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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체자레의 영전앞에 바쳐진 저항의 추도시

ㅇㅇ(175.198) 2022.03.11 10:57:30
조회 686 추천 28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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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브-위예의 구름에서 저항까지는 체자레 파베제의 작품 레코와의 대화와 달과 불을 영화화 한것입니다

영화는 1,2부로 나뉘어 전개되지만 그것을 저항이란 주제 아래 한데 엮은 작품으로

이 오묘한 구조에 원작을 읽지 못한 분들은 감상할시 다소 당혹스러울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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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 작가가 죽기 불과 몇년전에 남긴 작품들을 여러 차원에서 풀어냈습니다

신화적인 측면, 또 생존자의 시선으로, 하여튼 이 모든 것들은 앞서 말한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합니다

모르겠네요 이러한 부분은 영화외적으로 과연 달가워해야할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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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이 소멸한, 혹은 어딘가에선 다른 이름으로 연명하고 있을 시대에

어쨌든 우린 저마다의 야만과 맞서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론 우리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사회 현상으로 번져 몸소 그 아이러니를 끌어안으며 살아야할때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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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를 옮기듯 상처를 주는것이 관습화된 세상에 조심스레 구름을 향한 반기를 들며

지금과 다를바 없는 1978년의 어느날, 스트로브-위예가 저항을 읊조렸습니다

아직도 이러한 물결이 이는가라는 질문이 메아리로만 돌아오는 현시대의 공허한 복판,

그 어딘가 한 구석에 재생되고 있었던 정신에 관해 제가 목격한 것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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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서 저항까지


장 마리 스트로브

다니엘 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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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올림포스의 신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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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의 사르페돈은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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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실 틀린말은 아니죠


다만 간과하면 안되는것이 저 이야기를 한 사르페돈이야 명예롭게 싸우다 죽은 영웅이었습니다만

이야기속 주체인 벨레로폰은 신이 어떤 존재였건간에 오만했던것은 맞습니다

아울러 1부의 첫파트에 등장하는 익시온또한 영화속의 분위기완 다르게 굉장히 불손했던 인간으로

자신이 신과 다를바 없다는 자아도취에 빠져 훗날 타르타로스에서 불타는 수레바퀴에 묶이는 형벌을 받게됩니다


반 파쇼활동으로 옥살이를 했던 체사레 파베세는 이들의 운명이 자신이 겪은 시대의 파편과 닮았다 여겼던건지

벨레로폰과 익시온을 자신들 나름대로의 일그러진 신념을 가진 입체적인 존재로 묘사했습니다


감독인 내외는 이 재해석이 썩 맘에 들었던것일까요

스트로브-위예가 보다 사르페돈의 캐릭터를 굉장히 급진적이게 연출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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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이렇게 느껴지지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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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려 현실에 있을법한 이야기처럼

와닿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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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하게 요약하자면 1부는 익시온과 네펠레의 미묘한 밀당, 사르페돈과 히폴로코스의 뒷담화

오이디푸스와 테이레시아스의 인터뷰, 리카온의 파멸 등등 신화속의 여러 에피소드들을 현대적으로 다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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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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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라고 볼수있겠네요


어디까지나 쉽게 설명하자면 그렇단겁니다


이쯤에서 저는 여러분들에게 신은 어떤 존재인가를 다시 묻고 싶은데


난봉꾼 제우스라던지(참고로 앞서 언급한 익시온은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를 탐하다 벌을 받게된것인데 그 제우스가 나중에 익시온의 아내를... 아시죠?)

히스테리가 심한 아테네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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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중독의 주범인 디오니소스라던지...

다 좋아요 뭐 저마다의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여기서 신이 어떤것을 의미하느냐를 굉장히 많이 궁리했던것같아요
어떻게보면 뻔한것이라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을것같지만 생각할수록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처럼 단순한것만은 아닌것 같아서요

이를 단면적으로 해석했을땐 순수한 권력의 민낯으로 볼 소지가 다분하나
전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있는 불안과 무기력을 나타낸다고도 생각되더군요

그 이유에 관해 얘기해보자면 여기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은 아직 신이 되지 못한, 혹은 근접했으나 추락하고만, 아예 신이 될 가능성도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래도 엄연히 신화속의 주역들인데 왜 이들의 곁에 신은 나타나지 않으며 모욕에 가까운 발언을 서슴치 않음에도 귀기울이지 않는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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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기는 하는걸까요?


영화속에 제우스의 자식이자 훗날 신들의 구세주가 되는 반인'반신' 헤라클레스가 등장하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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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적인 관점에서 볼법한 작품이라기엔 괴리감이 큰 이 작품이 종교영화와 확실히 구별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믿음과 반대되는 '불신'입니다. 두가지 다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들이죠

영화속에서 구름으로 통칭되는 그들의 세계와는 달리 등장인물들은 우리처럼 땅에 발을 디디고 있습니다

너무나 멀어서 닿을수 없는, 그래서 좀 처럼 믿기지 않는 그들을 향해 사르페돈과 그외 인물들은 그들을 원망하고 또 한없이 원합니다


마음속에서요


이들이 토로하는 신의 가혹한 행적은 과연 실제로 목격한 사례가 있는 것들일까요

페가수스를 타고 올라 구름위를 꿈꾸었던 벨레로폰은 진정 제우스의 벼락에 좌절된것인지

자신을 신과 동일시 여겼던 어그로꾼 익시온이 실제로 지옥에서 무한한 형벌을 받고있는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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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작품안에서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한가지 분명한것은 인과관계상 무슨일이 벌어졌긴해서 걔네들이 죽거나 혹은 나쁘게 된것만은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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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주역인 누노는 레지스탕스에 가담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으나 보복이 두려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합니다

이후 재앙에 가까운 파시스트와 빨치산의 대립속에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며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게된 사회의 부조리와 후유증등을 곱씹게 되죠


마음속으로


한 시대의 심연을 비추듯 화면이 어두워지며 그가 고뇌하고 있음을 암시할때에

그 정적의 틈을 뚫고 나온것은 그의 마음의 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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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부에서 오이디푸스에게 삶의 진리와 무상함을 설파한 '눈이 먼' 테이레시아스의 캄캄한 시야와도 같은 갈래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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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와 2부의 사이가 마음의 목소리로 묶여지며 하나의 영화로서 끝나갈때 왜 스트로브-위예가 이 두 작품을 하나의 필름으로 담아낸것인지

그들이 작가의 글을 빌려 이야기 하고 싶었던 구름이란 무엇이고 저항이란 무엇인지 비로소 이해한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확신에 차 얘기하는것은 아닙니다만 앞서 말씀드렸던 작품속에 존재하는 신의 의미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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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를 보면서 도무지 이해할수 없었던 장면들이 꽤 있고

제가 미처 알지못한 영화 외적인 배경도 있을것 같아 과연 맞는 해석을 내린것인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좀 헷갈립니다만

어쨌든 제 나름의 결론이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생각되었을까 궁금하네요

이렇다할 정답을 내리지 못해 좀 아쉬움이 남지만 언젠가 영화를 다시 보고 여러분들과 함께 남은 미답지를 마저 채우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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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영화를 보고싶은데 어디서 봐야할지 막막한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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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주소

https://rarefilmm.com/2018/04/dalla-nube-alla-resistenza-1979/


자막 주소

https://cineaste.co.kr/bbs/board.php?bo_table=psd_caption&wr_id=1225316


남겨드리며 이만 끝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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