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계에서는 같은 G1이라 하더라도 엄연히 서열의 차이가 존재한다. 일본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나라도 그런데 여기서는 일본만 다룰 거임. 그리고 예전에 썼던 팔대경주 설명에 대한 글과 많이 겹침. 그 글 봤었던 사람은 팔대경주 파트는 걍 스킵해도 됨.
1. 전통
2. 상금
3. 개최시기
서열 차이가 발생하는 건 대충 이런 이유들로 인해 대회의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
먼저 최상위티어부터 보자. 한국에서 경마는 꾀죄죄한 옷차림의 도박광들이 깔려있는 아수라장이란 이미지이지만 원래 왕족과 귀족들의 유희로 시작되었던지라 굉장히 보수적이고 전통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음. 일본의 경우는 '팔대경주'라고 불리는 8개의 레이스가 특별 대우를 받았는데
사츠키상 / 도쿄우준(더비) / 킷카상 / 오카상 / 우준빈마(오크스)
천황상(봄) / 천황상(가을) / 아리마기념
이렇게 8개다. 위의 대회들은 클래식, 오대클래식 등의 별칭으로 부르기도 함. 삼관 레이스와 관련된 대회들인데, 암말 삼관의 마지막 무대인 슈카상은 역사가 짧아서 여기에 안 껴준다. 천황상이야 이름에 천황이 붙는데 권위가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고, 과거에는 천황상 우승하면 더 이룰 게 없으니 그대로 은퇴하고 종자마 전업하는 시절도 있었다. 아리마기념은 1956년에 처음 열려서 팔대경주 중에서는 제일 역사가 짧긴 한데, 팬투표로 참가마를 정하는 연말 그랑프리인데다 상금도 엄청 크겠다 다른 팔대경주와 달리 외국산 말에 대한 제한도 없어서 자연스레 일본경마 최고의 무대가 되었음. 이 팔대경주는 1984년 일본에 그레이드제가 도입되었을 때부터 자연스레 G1이었고, 상금도 크고, 일본 경마의 1년 플랜이 이 대회들을 중심으로 짜여져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이 대회들이 대접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이중에서 킷카상(3000m)와 천황상(봄)(3200m)는 거리의 벽 때문에 갈수록 경원시되는 경향이 있기는 함.
한편 이 팔대경주에 준하는 대회가 있으니 그게 바로 1981년부터 시작된 재팬컵. 일본 경마의 수준 제고를 위해 일본에도 해외 유력마를 초청하자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대회였던지라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위상을 자랑했고, 바로 팔대경주와 동급 취급을 받았다. 팔대경주를 넘어 일본 최고의 대회라고 부를 만한 시기도 있었는데, 그레이드제가 도입되었을 때부터 G1이었던 건 물론이고 테이오가 우승한 걸로도 알려진 92년에 일본 경주 최초로 국제G1으로 지정받았기 때문(후술하겠지만 84년의 G1카테고리는 국제 공인이 아니라 일본의 독자규격이었음) 98년 엘콘도르파사가 재팬컵을 우승했을 당시 마주 와타나베가 '국제적으로 봤을 땐 아리마기념보다 재팬컵이 더 위'라면서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었고, 이 해 스페셜위크가 아리마기념 우승마 그래스원더보다 높은 레이팅을 받았던 것도 재팬컵에서 3위를 했기 때문. 뭐 지금은 아리마랑 비슷한 거 같긴 한데 아리마가 나카야마에서 펼쳐지는 2500m라는 점 때문에 기피하는 말들이 있기는 함. 보드카라던가 아몬드아이라던가.
이밖에 팔대경주를 언급할 때 같이 언급할 만한 대회로는 타카라즈카기념이 있다. 6월 말 관서에서 치러지는 상반기 그랑프리라는 점에서 아리마기념과 묶어서 취급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냉정히 말하면 아리마기념하고는 넘어설 수 없는 격차가 있음. 아리마기념 따라해서 만든 대회인 것도 있고, 개최시기가 6-7월이라서 아리마랑 달리 클래식시즌의 말들은 나오기 부담스럽고, 고마들도 걍 걸러버리고 일찌감치 가을시즌이나 해외원정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 거기에 상금 차이도 굉장히 많이 남(현재 기준 아리마가 3억, 타카라즈카가 1.5억) 연도에 따라서는 이게 G1인가 G2인가 싶을 정도로 형편없는 라인업이 나왔던 적도 있는데 대표적인 게 마야노탑건이 우승한 96년으로, 탑건이 G1 4승에도 불구하고 현창마가 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로 '96타카라즈카를 G1 1승으로 쳐야되나?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 그외에 일본 위키에서는 엘리자베스여왕배까지 팔대경주랑 세트로 엮는 경우도 있었다곤 하는데 일반론적인 얘기는 아님.
팔대경주 + 재팬컵 + 타카라즈카기념을 제외한 대회들은 대개 특정 카테고리에서의 최고를 가리는 대회로서 기능하고 있는데
춘추마일 - 야스다기념 / 마일CS
춘추스프린트 - 타카마츠노미야기념 / 스프린터즈S
춘추더트 - 페브러리S / 챔피언즈컵
암말전용 - 빅토리아마일(1600m) / 엘리자베스여왕배(2200m)
2세최강전 - 한신JF(1600m/암말용) / 아사히FS(1600m) / 호프풀S(2000m)
다들 역사는 조금씩 다르지만 현 시점에서는 같은 카테고리끼리는 1등 상금 맞춰놔서 동급의 대회로 만들어두긴 했고 예외적으로 한신JF의 우승상금이 6500만엔으로 다른 2세최강전보다 500만엔 적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현 시점 기준이라서 옛날 말들 얘기할 때는 좀 뒤죽박죽이긴 함. 예를 들어 사쿠라바쿠신오가 현역으로 뛰던 시절에는 타카마츠노미야기념이 없었고, G2 2000미터의 타카마츠노미야배라는 대회가 있었다(나이스네이처의 커리어 마지막 우승이 이 대회) 관동/관서에서 각각 아사히/한신 2세최강자전이 열리던 시기가 있었고(테이오/네이처가 마지막 세대), 히시아마존이 우승하던 시절의 엘리자베스여왕배는 암말 삼관의 마지막 무대였음. 또한 팔대경주는 아니더라도 야스다기념이 단거리최강자전으로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등 옛날 말 얘기할 때는 당시 대회가 어떻게 굴러갔는지 찾아볼 필요가 있음.
이밖에 봄의 고마 중거리전선의 본격개막을 알리는 1.5티어 대회였다가 2017년에 아예 G1으로 승격한 오사카배, 96년부터 암말 삼관의 마지막 무대로 만들어진 슈카상과 3세한정 1600m인 NHK마일컵이 있음. 덕분에 오사카배는 고마왕도의 여섯 G1 중에서 가장 위상이 떨어지고, 슈카상도 킷카상과는 달리 클래식레이스 중에서 존재감이 떨어짐. 뭐 요새는 암말들이 원체 강세인데다 2000m라는 점 때문에 예전보단 위상이 높아진 거 같기는 함. NHK마일은 클래식에 나갈 수 없는 외국산 말들과 지방소속의 말들이 나갈 수 있다는 의의도 있었는데 요새는 그런 거 없다보니까 그냥 거리적성 짧아서 사츠키상도 못 나가는 3세 숫말들을 위한 대회가 되었다. 아 장애물경주인 나카야마그랜드점프랑 나카야마대장해도 일단 G1에 국제경주이긴 한데 장애물은 나도 모르니까 주딱이나 파딱한테 물어봐
한편 Jpn1이란 그레이드가 있다. 이게 뭐고 하면 국제기구인 ICSC의 인증을 받지 못한, 일본의 독자규격으로서의 G1이다. 84년에 G1이 되었다는 대회들도 사실 처음에는 국제경주로 공인받지 못했던지라 다른 나라에서 봤을 땐 그냥 오픈이나 리스티드 레이스였음. 이게 문제가 되어서 G1 우승하고 해외원정 떠난 일본마가 핸디캡 얼마 받을 거냐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었고, 일본 G1 야스다기념은 국제등급이 없는데 그 전초전인 케이오스프링컵은 국제G2였던 적도 있었음. 왜 국제경주로 공인받지 못했냐 하면 대부분 외국산 말, 해외조교마에 대한 폐쇄적인 태도 때문이었음. 이런 게 없었던 재팬컵이 가장 먼저 92년에 G1으로 공인받을 수 있었던 거고. 현 시점에서 일본 평지경주의 G1들은 다 국제 G1이긴 한데 예전에는 그게 아니었기 때문에 Jpn1으로 구별해서 정리해두는 사이트들도 있음.
그리고 꼭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도 존재하는데, 지방경마에서 주최하고 중앙-지방 둘 다 참여하는 이른바 더트그레이드 교류중상의 G1들은 대부분 Jpn1이기 때문. 유일하게 국제 G1으로 인정받는 건 연말에 펼쳐지는 도쿄대상전. 이건 상금도 8000만엔으로 JBC클래식과 공동 1위인지라 사실상 지방경마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음. 아무래도 이런 차이가 있다보니까 지방 더트에서 우승한 G1 기록은 보통 따로 집계하곤 함. 엘콘도르파사의 아들인 버밀리언은 중앙 2승, 지방 7승으로 G1/Jpn1 9승을 달성했었는데 아무도 이걸 두고 버밀리언을 G1 9관이라고 불러주지 않았음. 역대 1위 기록을 보유한 11승의 코파노리키도 마찬가지.
지방경마 Jpn1들의 서열은 그냥 상금 보면 대충 답이 나오는데 주로 6000만엔짜리들이 많다. 이쯤 되면 중앙 G2랑 비교해야 되는 수준. 그중에서도 특히 논란이 되는 건 이와테현의 모리오카경마장에서 펼쳐지는 난부배인데 이거 우승상금이 5000만엔이라서 이게 어딜 봐서 1팅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