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나는 영화의 개연성 문제가 아니라 몰입도의 문제인거같음

ㅇㅇ · 2019.11.13 11: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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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존나길어서 2줄요약먼저해줌

1. 2번봐라

2. 근데 상영관이없네

전작은 눈물콧물 다빼면서 잘본새끼들이 왜 날아는 못물어뜯어서 안달인가. 이건 영화에 몰입을 할수있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여기서 차이난다 생각함. 나도 그랬기에 내 경험을 바탕으로 써보려함

날아는 주인공들의 환경적 배경이 특수한데다 개뜬금없이 남주가 총을줍더니 길거리에서 총질을 하질않나 큰 경찰서 깽판내놓고 도망쳐서 여자애 구해왔더니 엔딩에선 도시가 물에잠기기 시작함.

확실히 익숙치는 않은 비현실적인 설정임. 전작만봐도 평범한 소년 소녀가 뒤바껴서 누구나 겪어봄직한 일상생활을 그려냈으니까. 하지만 둘다 현실성이나 개연성은 개나줬고 애니메이션과 판타지물에 그런걸 따지는건 말이안됨.

호커가 사람에게 총질하고 공권력에 불응하고 선로를 뛰는 등 불법적인 행동들이 나와서 불쾌했다는 지적도 많은데 전작의 텟시는 마을 변전소를 폭탄을 구해와서는 터뜨림.

하지만 텟시 일당은 얘네들이 얼마나 절박했으면 이지랄을 떨까하는 생각이 먼저들음. 존나게 내로남불이지만 내가 영화 안에 서서 주인공에 몰입했는지, 아니면 영화 밖에서 주인공들을 바라보는지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것.

날아는 관객들이 주인공에 몰입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았음. 타키나 미츠하처럼 남자가 여자되서 가슴 쪼물락거리거나 시골촌년이 난생 처음가보는 카페가서 돈지랄하는 현실적이고 원초적인 욕구충족의 행복감을 보여주는게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든다다 생각함.

하지만 히나는 한번에 20만원이나 벌었는데 그 돈 쓰는장면은 없고 그저 난 이 일이 너무좋아! 하는 개호구같은 모습만 보여줌. 이게 표현방법이 잘못됐다는게 아니고 분량들이 너무적어서 이 행복한 감정들이 쌓여서 나에게 전달되기엔 부족했음.

전개방식도 한몫했음. 주인공들이 맑음소녀 일을 하는와중에도 화면이 전환되서 스가와 나츠미가 틀딱할배 인터뷰를하는데 맑음소녀 는 인간제물이된다는 부정적인 떡밥을 뿌림. 이러면 감정선이 끊기고 앞으로 나올 히나의 안위가 걱정되기 시작하지.

그리고 말 존나많은 총. 배경인 가부키초는 야쿠자들이 지배하는 환락가인데다가 실제로 총기사고가 많으니 고증이다! 하는데 일본에 큰 관심이있는 사람이아니면 그런건 다들 모르고 영화를 보는 상태임. 중학생이 쓰레기통에서 뚝딱 총을줍더니 그걸 길거리에서 쏴제끼는데 쉽게 납득할수 있을리가 없음.

위에서 너가 애니메이션에 현실성 운운하지말라면서요 병신이세요? 할수도있는데 대탈출처럼 완전히 허구같은 씬들은 거부감이 안들지만 총같이 현실에는 있어도 막상 내가 들고 쏠일은없는 그런 물건이 나온다면 이질감이 있지. 풀어말할려니 쓸데없이 복잡한데 걍 핍진성이 안맞음.

어쨋든, 결국 호커는 히나를 구출했지만 다시 비는내리고 둘이 기쁨의 재회를 하는 3년이 지난 시점의 도쿄는 절반이 물에잠겼음. 분명 우리가 기대한 긍정적인 풍경이 아님. 니이름에서 미츠하는 구했지만 이토모리는 그대로 개박살이나서 미츠하를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죽었다. 이러면 둘의 재회에 100% 감동할수있었을까?

1회차에 내가느꼈던 생각들임. 아마 개연성 운운하면서 영화를 까내리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들을 가지지않았나 싶고 나도 그랬음. 내가 호다카와 히나에 이입하는게 아니라 그저 제 3의 관중으로 바라보는거임. 호다카가 총질하고 선로뛰어다니고 도쿄는 물에잠기게하니까 쟤네가 울든 웃든 감동은 적고 쒸,,벌 고얀,,놈들!!@@ 하면서 주인공들의 합리성과 도덕성을 평가하며 현실성이 없었다고 영화를 까내리게됨.

근데 2회차는 확연히다름. 이제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물론이고 가부키초에서 총기사고 난것도 알게됨. 1회차처럼 영화에 호흡맞추면서 등장인물과 스토리구경하느라 바쁜데 왜 갑자기 총이나와서 지랄인데다가 저기 사는 사람들은 지 살던 도시가 침수되는데도 안슬퍼하네 하면서 태클걸일이 없음.

그러니까 주인공들에게 금방 몰입이되고 1회차때 가진 의문이 사라짐. 내가 여자친구를 구해왔는데 그때문에 비가 계속내릴거고 결국 도시가 물에잠겨서 점차 집잃는 사람들이 생길거라는 이런 걱정이 과연 들까? 우리는 이제껏 모두 다수의 행복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을 해왔고 희생당하는 소수의 입장은 잘모름. 감독은 이 생각을 꼬집고 싶었던건데 본능적으로 공리주의적 사고를 가진 우리는 이해할수 없음.

영화 내에서 선로를 뛰는 호다카를 보며 미쳤다고 조롱하고 비웃는 시민들, 경찰이나 깨닫기전의 스가같은 어른들이 호다카를 이해못하듯이 나도 마찬가지였음. 우리는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을 하고있는 어른들일 뿐이지 주인공같은 어린애들이 되지못했으니까. 이는 감독에 대입해도 똑같은 의미라고 생각함. 감독 본인과 그가 하고싶은 영화, 그리고 이에 따라오는 비난과 꼬리표.

감독이 말하고자 싶은거는 저뿐만이 아니라 저소득,가출청소년에 대한 소외나 윗세대를 부양하는 청년들의 희생에대한 이해와 위로 등등 굉장히 많다고봄. 각자 의미부여하기 나름이고 생각할수록 끝이없는듯함. 한마디로 사회는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파고들면 희생이 있을수밖에 없는 부조리한 구조다. 그렇다면 그 병신들 사이에서 이긴 병신이되라.

내가 1회차와 2회차 그리고 그 사이에서 느꼈던 생각들을 써봄. 남들처럼 세련되게는 못써서 아쉽지만 내 나름대로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는 오랜만에 의미있는 영화라 생각함.

1회차에선 분명 전작에 비해서 못만들고 두루뭉술한 영화라 생각했는데 집에와서 곱씹어보니 영화보면서 이해못했던 것들이 이런걸 의미했나 싶기도하고 자꾸 생각나서 다시봄.

그리고 2회차에 영화의 모든 의미..는 아직도 완벽하게 모르긴하고 적어도 마음껏 감동할수만은 있었음.

2번봐야하는 영화가 꼭 좋은 영화인것은 아니지만 감독의 의중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난하는것도 좋지않은 태도같다. 두 입장 다 겪어봐서 이해가 되긴하는데 서로를 설득하기는 어려우니까.

근데 왜 이제서야 보고 뽕차려는데 망해버렸냐? 살려내 씨발련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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