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유붕이들

오늘은 유희왕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고, 그렇기에 듀린이에게는 가장 이해가 안 갈 텍스트 재정인 때, 경우에, 한다, 할 수 있다에 대해 알아볼 거다


먼저 유희왕에는 특정 조건이 달성되면 발동하는 효과의 종류가 4가지 있다

가장 재정이 불리한 [때 ~할 수 있다.]

안정적인 [때 ~한다.]

텍스트만 다르고 때 ~한다.와 같은 [경우 ~한다.]

그리고 가장 재정이 좋은 [경우 ~할 수 있다.]가 있어.




얼핏 보면, 한다와 할 수 있다라는 것만 차이가 있는 거 아닌가 싶지만 유희왕에서는 때와 경우라는 텍스트 차이에 의해 큰 성능 차이가 생긴다

이 글은 그걸 심화해서 알아볼 거다

게임을 하다 보면 이런 문구를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 꽤 많을 거다 만약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 여태까지 판정이 좋은 카드만 썼거나, 특정 콤보 사이클 몇 가지 이외에는 돌린 적이 없다는 뜻이겠지.

이 타이밍을 놓친다의 개념은 [때 ~할 수 있다.] 카드에만 존재하는 개념이다

플레이 중 효과를 발동할 수 있는 타이밍이 분명 거쳐갔지만, 특정 처리에 의해 그 타이밍에 효과를 선언하지 못 하고 씹히는 경우에 해당된다

아까 봤던 유벨 리터를 보자

필드에서 벗어났을 때 드라헨을 특수 소환할 수 있다면,

당연히 교활을 맞고 터졌을 때 드라헨을 특수 소환할 수 있을 거다 실제로도 그렇고

하지만 같은 교활에 맞고 터진 경우라도 드라헨을 소환할 수 없는 때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상대가 자신의 세트된 교활에 코싸를 찍고, 그 교활을 열어서 체인 2에 리터를 파괴한다고 선언했다

나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고, 리터가 파괴됐다.

그럼 이번에도 드라헨이 나올까? 아니, 이번엔 나올 수 없다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타이밍을 놓치는 건 교활로 리터가 터졌을 때, 리터가 효과 선언을 해야 할 타이밍에 코싸가 먼저 약속했던 효과 처리를 하기 때문이다

체인 시스템은 간략하게나마 알고 있겠지만, 체인 1부터 점점 쌓이고, 처리는 역순으로 하며, 처리가 시작되면 다른 효과 발동이 끼어들 수 없다

즉, 체인 2 교활로 리터가 터져도 체인 1 코싸의 효과 처리가 남았기 때문에 리터의 효과 발동이 끼어들 수 없고, 코싸 효과 처리가 시작된 시점부터 이미 리터가 파괴된 때라는 시점이 지났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이게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타이밍을 놓치는 케이스고, 잘 알고 있다면 강력한 플레이 실력으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알아두는 게 좋다

그럼 얘는 어떨까? 얘도 체인 2에서 터지면 다른 사매가 안 나올까?

그렇지 않다 얘는 나온다 왜 나오냐고? 얘는 텍스트가 경우거든.

도대체 때랑 경우가 뭔 차이길래 이런 성능 차이가 나냐고 얘기한다면 이런 식으로 정리 가능하다


때 = 조건에 맞는 효과 처리 '시점'
경우 = 조건에 맞는 효과 처리 이후 한 체인 블록 완료시까지

즉, 때는 효과 딱 한 문장에만 적용되는 것이라면 경우는 체인 블록 한 묶음 전체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이렇게 설명했는데도 어렵다면 코난으로 예시를 들어보자

살인사건이 일어난 '경우' 피해자가 죽은 그 '때'의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코난

살인이 일어난 경우는 그 살인사건 전체를 포괄하고, 살인이 일어난 때는 피해자가 죽었을 시점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지

아무튼 유희왕에서는 경우가 때의 상위호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얘네는 똑같다 어차피 ~한다라는 강제 효과라 내가 정할 수가 없고, 한 체인 블록 처리가 끝나면 강제로 발동하는 효과라 타이밍을 안 놓친다

얘네가 때 ~할 수 있다보다 훨씬 낫다 타이밍을 놓치진 않으니까


결국 순위를 매기자면

[경우 ~할 수 있다.] > [때 ~한다.] = [경우 ~한다.] > [때 ~할 수 있다.]가 되겠다



여태까진 체인 블록에 대한 타이밍 놓침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경우를 보자

아까 말한 리터를 크로스 소울로 지정하고 릴리스하면(제물로 바치면) 드라헨이 나올까?

왜 이런 이야기를 할까? 안 나오니까다 타이밍을 놓치거든

ㅇ? 리터가 체인 2 이상에서 날라간 것도 아닌데 왜 드라헨이 안 나와?라고 질문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리터가 효과를 발동할 수 있는 타이밍에 소환 처리가 끼어들어서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유희왕의 어드밴스 소환(제물 소환)은 하나의 처리가 아니라 제물로 바친다 -> 몬스터를 소환한다.라는 2가지의 처리를 거친다


즉 리터가 타이밍을 놓치는 이유는 릴리스되었을 때라는 타이밍에 효과 조건이 충족되었어도, 이어지는 소환 처리가 리터의 효과가 선언되기 전에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게 돼서 드라헨을 소환할 수 없는 거다

이건 좀 다른 경우의 타이밍 놓침인데, 체인 우선권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다

이걸 이해하기 위해선 카드 발동에 대한 우선권을 알아야 한다

유희왕의 효과 발동 우선권은 동일 조건 하에서 턴 플레이어가 가진다

정리하면 카드의 효과 발동 우선권 순서는,
[턴 플레이어의 강제 효과 → 상대 플레이어의 강제 효과 → 턴 플레이어의 임의 효과 → 상대 플레이어의 임의 효과]순으로 넘어가고,
강제 효과 발동 선언이 전부 끝나고 나서, 이후 임의로 발동하는 카드들은 각 발동에 대해 상대 플레이어가 먼저 체인할 권리를 가진다

예를 들어 내가 버제스토마를 소환하고 싶어서 메인 페이즈에 은막을 열었다 그럼 버제스토마를 소환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바로 체인창이 뜨진 않을 거다 왜냐면 이때는 내 버제스토마 체인 선언 권리보다 상대가 체인해서 발동하는 카드 권리의 순서가 먼저거든

만약 상대가 체인할 수 있는 카드가 있었고, 그게 코싸였으며 체인해서 발동했다면? 버제를 소환할 수 없다 코싸는 마법이기 때문에 버제의 함정 반응 체인 소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때 상대가 발동한 게 함정이라면 그 발동에 대해서 다시 내가 우선권을 갖기 때문에 이런 경우엔 타이밍을 놓칠 걱정 없이 소환 가능하다

이것 외에도 다른 자주 일어나는 상황으로 내 함정에 상대 묘지의 버제가 소환 효과로 체인해서 내 묘지의 버제를 소환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버제는 필드에서 발동한 함정만 반응하기 때문에 이렇게 상대가 먼저 묘지에서 버제를 체인하면 내 버제의 소환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다른 타이밍 놓침으로는 한 카드에 두 개 이상의 효과 처리가 있을 때가 있다

대타 메뚜기를 부화로 먹고 레벨 5 곤충족을 덱에서 소환하고 나서 메뚜기의 효과를 써서 패의 곤충족을 소환할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오다 릴리스하고 발동한다. 그 다음 소환한다. 텍스트가 이런 식으로 쓰여 있기 때문에 효과 처리를 2번 하는 것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즉 메뚜기는 첫 번째 효과 처리인 릴리스에서 묘지로 갔는데, 메뚜기는 여기서 효과를 쓸 타이밍이지만 바로 이어져서 두 번째 효과 처리인 특수 소환이 나오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친다


대부분 코스트(~하고 발동한다. & ~ 것으로,) 처리 이후 다른 효과를 처리하는 경우에서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몬스터를 코스트로 묘지로 보내고 다른 효과 처리를 하는 카드에다가 [묘지로 보내졌을 때 발동할 수 있다.] 효과를 가진 몬스터를 코스트로 쓰면 타이밍을 놓친다

아까 위에서 이야기 한 어드밴스 소환의 경우에도 릴리스한다 -> 몬스터를 어드밴스 소환한다.라는 두 가지 처리를 하는 것으로 취급해서 타이밍을 놓치는 거니까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럼 이건 어떨까? 이것도 메뚜기의 타이밍을 놓칠까?

이건 안 놓친다 텍스트가 [하고,]라서 효과 처리 하나에서 두 행동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으로 취급해서다 국어에서 쉼표 들어가면 한 문장인 거랑 같은 거다 쉼표가 들어갔기 때문에 효과가 끊어져서 두 번 처리되는 게 아니고 한 번에 처리하는 취급이다

즉, 이거로 메뚜기를 먹으면 덱에서도 곤충족이 하나 나오고, 메뚜기 효과로 패에서도 곤충족이 하나 나온다


아 그러면 코스트는 타이밍을 놓치고 효과로 동시 처리하는 건 타이밍을 안 놓치는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그건 또 아니다

이 카드는 유지 코스트로 제물을 요구하지만 타이밍을 안 놓친다 실제로도 이거로 메뚜기를 제물로 바치면 메뚜기 효과가 나온다

코스트임에도 타이밍을 안 놓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코스트로 쓰고 나서 처리할 효과가 없어서다 중요한 건 효과 발동이 가능한 타이밍에 직후 효과 처리가 끼어드냐 아니냐지 코스트로 묘지로 가냐 효과로 묘지로 가냐의 문제가 아니다





글이 많이 길었다 단순히 타이밍을 놓친다 하나를 설명하는 데에 너무 많은 글이 필요하다 싶을 정도로 유희왕은 룰이 복잡하다 괜히 국어겜이라고 욕 먹는 게 아니다

이것 외에도 유희왕은 자잘한 재정이 많지만 이 경우가 가장 많은 상황에 해당하는 재정이라 써봤다 유희왕은 하면서 계속 배워야 하고, 10년 이상 해온 나도 아직 모르는 재정이 꽤 있다 궁금하면 계속 인터넷에 질문하고 검색하고, 게임 켜서 직접 npc 상대로 실험해보고 그래야 한다 그게 최고다


아무튼 갤럼들은 이제 타이밍을 놓쳐서 손해보는 경우는 없었으면 한다 오히려 자신이 이용해서 상대 타이밍을 놓치게 하는 멋진 플레이를 노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