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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스팀 조선 2앱에서 작성

그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1.22 22:46:06
조회 658 추천 24 댓글 2
														

전쟁은 정말 사소한 이유로도 터진다. 국민들의 의사는 사실 별로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생판 남이라도 내 뒤통수 한 대 맞고 나면 되갚아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었으니까. 하물며 명나라는 상전이랍시고 시도때도 없이 이것저것 요구하면서 조선을 피곤하게 했더랬다. 사대부들이야 어떻든, 백성들 입장에서 명나라는 이제 그저 떼국놈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금상이 명나라 칙사를 겁줘서 쫓아냈다는 소식이 들리자 백성들은 환호했다.

여진족은 조선과 명나라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더러는 조선으로 귀화하기도 했고 더러는 명나라에 붙기도 했으나 건주여진을 비롯한 대다수의 여진족들은 여전히 두 강대국의 틈에 끼어 열심히 새우등 터지는 중이었다. 누르하치가 결국 산해관을 넘지 못하고 어설프게 조선 건드리려다가 제대로 얻어맞고 K.O. 당한 이래로 여진족은 양 쪽에서 핍박받으며 고달픈 삶을 살았다. 아이신기오로 훙리는 최근 험악해지기 시작한 조명 양국의 관계에서 기회가 보이는 듯했다. 둘이서 치고받으면 주요 전장은 그들이 사는 요동일 것임은 틀림없었으나 일단 싸우기 시작하면 여진족이 전쟁의 승패를 가름짓는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칙한 상상이었다. 양국은 명분만 주어지면 언제든 개전할 것이고, 적당히 눈치를 보다 승산이 있는 곳에 붙으면 될 것이다. 그리고 떨어지는 떡고물을 챙기면 된다. 훙리는 명분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명나라는 명나라대로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새하얗게 질려 내쫓기듯 돌아온 칙사는 두려움과 분노에 차 황제의 앞에서 있는대로 조선을 까내렸다. 조선의 방자한 태도에 분노한 명나라 또한 조선을 한 번 밟아줄 때가 되었다고 여기고 전비를 늘리기 시작했다. 공중전함이 두렵기는 했으나 어차피 한 척이었고 활동반경에 제약이 있으리라는 것은 명나라 조정에서도 익히 예상할 수 있었다. 겨우 한 척이다. 수개월 내로 한두 척 더 취역한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여겼다. 다른 모든 부대를 제압하면 그뿐이다.

심양부사 정주호는 최근 여진족들의 낌새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건주여진은 길들일 수 없다는 선배들의 충고에 따라 그는 수시로 정찰병을 보내 건주여진의 동태를 파악하게 했다. 수천 기의 여진 기병들이 사라졌다는 보고는 무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 사실을 적어 바로 요동 감영으로 보냈다.

그러나 사흘 뒤 정주호는 전혀 뜻밖의 상황을 마주했다.

''뭐라고? 여진족이 아니라 명군들이더란 말이냐?''

''예, 부사어른! 떼국놈들이 습격해왔습니다!''

정주호는 즉시 심양부 속오군을 소집하고 국경 인근의 마을에 소개령을 내리는 한 편 상황을 적어 파발을 띄웠다. 여진 기병 수천 기가 사라진 지 사흘 만에 뜬금없이 명나라 군대가 습격해오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상대가 여진족이든 명군이든 해야 할 일은 자명했다.

''허,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일세. 명나라 놈들이 갑자기 왜 쳐들어온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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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군대가 쳐들어왔다는 소식은 요동 감영을 거쳐 경안선(서울-요동 안산 간 철도 노선)을 통해 한성으로 전해졌다. 비변사가 즉시 소집되었고 동원령이 선포되었다.

일부 성리학이 골수에 새겨진 사대부들이 광화문 앞에서 연좌하며 명나라에 죄를 청해야 한다고 시위를 벌였지만 백성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그들에게 돌이 날아들지 않는 것은 어디까지나 포도청 군사들이 눈을 부릅 뜨고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시골 선비들이 뭐라 하든 비변사에서는 빠르게 전쟁 준비를 개시했다. 영의정 심환중은 도체찰사에 봉해졌고 총융사 이상직이 도원수에 봉해졌다. 금위영을 제외한 4군영이 경안선을 통해 전방으로 이동했고 바로 병참 계획이 수립되어 보급품이 요동 감영이 있는 안산으로 이동했다.

''여전히 연좌는 그치지 않았다던가?''

임금이 한심하다는 어조로 툭 내뱉자 도체찰사 심환중 이하 관료들은 그저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임금은 한숨을 푹 쉬었다. 무종조 이래 명나라 중심의 사대관에서 벗어나려고 발악한 왕들이 한둘이 아니었으나 여전히 상당수의 유자들은 명나라에 맞서기를 두려워했다.

''사흘 내로 해산치 않으면 강제로 해산하겠다고 전하라.''

''예, 전하.''

포도청의 포졸 이판돌은 있는 짜증 없는 짜증을 다 부리며 동료와 교대했다. 사대부들이 며칠 째 연좌를 풀지 않는 통에 쉬는 날도 없이 교대로 그 곁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전하! 대국에 맞설 수는 없는 일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개새끼 존나 짖네. 미친 개처럼 짖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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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돌은 중얼거리며 연좌한 사대부들을 노려보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건륭제는 이름만 땄다.
등장인물은 전부 다 가상 인물들이다.
근데 왜 디씨콘을 못 쓰게 해놨냐?
이건 또 신박한 폭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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