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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스팀 조선 3앱에서 작성

그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1.24 11:54:38
조회 623 추천 33 댓글 17
														

심양부사 정주호는 소개령에 따라 성내로 들어오는 심양부민들을 보며 착잡하게 한숨을 쉬었다. 급한대로 입을 것과 먹을 것만 챙겨서 들어오게 하였으나 대처가 늦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부민들이 입성하지 못한 듯했다.

심양부는 부이기는 했으되 실은 인구가 그에 걸맞는 수준은 아니었다. 넓었으나 인구의 반수 이상이 귀화한 여진계 조선인들로 여전히 반유목의 풍습을 유지하며 때에 따라 부내에서 이리저리 옮겨다녔다. 평안도 등지에서 옮겨온 조선인들도 적지 않았으나 그들은 주로 성 인근에서 살았다. 그러므로 이번에도 큰 피해를 입은 것은 결국 여진계 조선인들이었다. 정주호는 수시로 여진계 부락들을 돌아다니며 순시를 돌곤 했기 때문에 어느 부락에 몇이 사는지 정도는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여진계 조선인들은 귀화하지 않은 여진족들에게도 배신자라며 수시로 공격당했다. 관군이 출동하면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정주호는 그들을 더 불쌍하게 여겼더랬다.

''부사 어른. 날이 찹니다. 이곳은 소직이 지킬테니 이만 안으로 드시지요.''

정주호는 곁에서 고개를 조아리는 젊은 군관을 쳐다보았다. 최가원이라고 무과에 급제하자마자 배치된 군관 초년생이었다.

"전란중이거늘 그 무슨 당치 않은 말이냐. 군관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구나."

"예, 송구합니다. 부사 어른."

주민들의 수용이 끝나자 심양성의 성문에도 빗장이 걸렸다.

사실 심양성은 방어하기에 썩 좋은 성은 아니었다. 본래 인근에 별도의 요새를 건축할 예정이었으나 예산 문제로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다. 심양성 자체는 과거 심왕부의 토성을 석축으로 개수한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정주호는 괜히 애꿎은 성벽을 툭 걷어찼다. 성벽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ㆍㆍㆍ

명나라 군대가 심양성에 닥쳐온 것은 바로 다음 날이었다. 진형이 어설픈 것이 실소를 금치 못할 정도였으나 숫자만은 무시할 수 없었다. 깃발의 수효나 부대의 규모로 봤을 때는 못해도 1만은 족히 되어 보였다. 반면 심양성에 틀어박힌 조선군은 속오군까지 합쳐서 2천 명 남짓이었다. 5군영 중에서 4개 군영이 경안선을 통해 안산에 전개되고는 있었으나 철도청 관원들을 갈아넣어 열차 운영계획을 빡빡하게 세웠더라도 일주일은 필요했다. 더군다나 감영이 있는 안산에서 심양까지는 아직 철길이 깔리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보름 정도는 심양성이 버텨줘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물론 요동도는 최전방이라는 특성상 1선급 장비가 비치되어 있었다. 아직도 뇌관총을 운용하는 하삼도 속오군과는 달리 이들은 완전히 볼트액션식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주호를 차분하게 해주는 증기기관총이 비치되어 있었다. 심양성에는 10문의 증기기관총이 있었는데 4대문마다 각 2정씩 배치되었으며, 2정은 예비였다.

"탄약만 좀 더 넉넉했으면 좋으련만."

그의 푸념에 시립하고 있던 최가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6만여 발이 있으니 괜찮지 않겠사옵니까."

"쏘는대로 족족 잡을 수 있다면야 그러하겠지만 사정이 그렇지 않음은 자네도 알지 않는가?"

ㅡ뿌우우우

ㅡ둥둥둥둥

최가원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명군이 공격을 개시했다. 포진할 때는 어설펐던 진형도 진격을 개시하자 어깨를 맞댄 꼴이 그럭저럭 훈련은 받았겠구나 싶었다.

ㅡ씌우우웅

ㅡ콰콰쾅

포탄이 날아와 성벽에 꽃혔다. 그나마 심양성은 겉만 석축이고 석벽 뒤쪽으로는 토성처럼 토사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았다. 어설픈 개수공사가 뜻하지 않게 도움이 된 것이다.

"응사하라!"

"방포!"

심양성의 포병들도 지지않고 포탄을 마주쏘았다. 성벽 위의 관측수들이 보낸 제원에 따라 성벽 뒤에 방열되어있던 곡사포들이 일제히 포탄을 쏘아올렸다. 힘차게 솟아오른 포탄은 명군의 포병진지에 내리꽃혔다. 완벽한 대포병사격이었다.

포병으로 딱히 재미를 보지 못한 명군은 성벽이 약간 허물어진 동문으로 보병을 투입시켰다. 아무리 토사가 버텨주더라도 성벽이 고폭탄을 멀쩡하게 받아낼 수는 없었다.

"석탄을 넣어라!"

때마침 동문을 지키던 최가원이 명령을 내리자 병사들이 화로에서 불붙은 무연탄 약간을 꺼내 소형 증기기관에 넣었다. 이내 증기기관의 실린더가 힘차게 움직였다.

"지금이다! 쏴라!"

ㅡ위이잉-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일반적인 기관총의 사격음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끔찍한 발사음이 울려퍼졌다. 6개의 총열이 증기의 힘으로 회전하며 분당 2천 발의 탄환을 퍼붓고 있었다. 처음으로 증기기관총을 실사격하는 것을 본 최가원은 왜 심양부사가 6만 발도 부족하다고 했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참상에 할 말을 잊었다.

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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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조선 2에서 상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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