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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대몽항쟁기 배경으로 소설 써봤는데 보쉴?앱에서 작성

탈탈(1.210) 2019.01.26 00:31:32
조회 350 추천 19 댓글 7
														

오랑캐 종락이 아무리 완악하다지만 / 虜種雖云頑
어떻게 이 물을 뛰어 건너랴 / 安能飛渡水
저들도 건널 수 없음을 알기에 / 彼亦知未能
와서 진치고 시위(示威)만 한다오 / 來以耀兵耳
누가 물에 들어가라 타이르겠는가 / 誰能諭到水
물에 들어가면 곧 다 죽을 건데 / 到水卽皆死
어리석은 백성들아 놀라지 말고 / 愚民且莫驚
안심하고 단잠이나 자소 / 高枕甘爾寐
그들은 응당 저절로 물러가리니 / 行當自退歸
나라가 어찌 갑자기 무너지겠는가 / 國業寧遽已
- 이규보

"나라가 어찌 갑자기 무너지겠는가, 라."

소년은 하늘을 올려다 보며 중얼거렸다. 손에 들린 것은 1장 8척(약 4m)의 창. 소년은 숨을 크게 들이켰다. 다음 순간, 창날이 벽력같은 속도로 앞을 향한다.

“컥!”

그를 겨냥하고 달려오던 몽골 기병이 핏물을 울컥 뿜으며 쓰러졌다. 생명이 끊어지며 나오는 단말마가 소년의 귀를 찌른다.
몇 명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십 여기를 헤아리던 적들은 이미 그의 손에 죽었든, 등을 돌려 도망쳤든 보이지 않았다. 그런 낌새를 눈치챘는지 그의 등 뒤, 멀찍이 몸을 웅크리고 겁을 내던 백성들도 슬금슬금 일어서기 시작했다.

감사 인사. 그리고 압도적인 무력에 대한 경외. 공포. 익숙해지지 않는 살인의 감각과 더불어 그런 시선들이 그의 몸을 휘감았다.

"네가 정녕 이 자들을 해치웠단 말이냐?"

뒤늦게 뭍으로 나온 장수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가 위도(葦島)에서 끌고 나온 병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습니다."

뿜어낸 숨이 하얗게 얼어 허공으로 사라졌다.

"대단한 용력이로다……"

서북면 병마판관(西北面 兵馬判官) 김방경은 자기도 모르게 그리 중얼거렸다.
몽골이 침략해온지도 근 30년. 고려 조정은 이 땅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철저히 방관했다. 그들이 내놓은 단 하나의 전술은 백성들을 산성과 섬으로 옮겨 알아서 싸우게 하는 것이었다. 몽골군과 정면승부로는 상대가 되지 않으니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기도 했다.

이곳 평안도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김방경이 위도(葦島)에 입보하여 몽골군의 후방을 교란하라는 명을 받은지 어언 1년. 서북면의 백성을 북계 병마사와 나누어 섬에 들어 왔지만 위도의 땅에는 바닷물이 차 농사를 지을 수 없었다. 무작정 백성만 끌고 들어온 마당에 그들을 굶겨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생계를 유지하게 해주어야 했다. 그것이, 고려의 장수로서 김방경의 의무였다. 사람들을 동원해 둑을 쌓고 그 안쪽을 개간하는 것은 그도 익히 생각했던 바였으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식수였다. 마실 물이 곧 부족해져 백성 몇이 육지로 물을 뜨러 간 사이 몽골 병사들에게 납치 된 것이다.

그리고 소년은 그들을 단신으로 구해냈다.

"너, 나를 따를 생각이 있느냐?"

때이른 진눈깨비가 머리 위를 흩날려 땅을 덮어간다. 적의 피도, 고려 백성의 피도 몰아치는 냉기에 차갑게 식었다.

"나는 언제고 위도를 떠나 강화 조정에 들어갈 것이다. 네 용맹을 궁벽한 곳에서 썩히기 보다는 나라를 위해 씀이 어떠하냐?"

아직은 어린애의 피부인 것일까, 칼바람에 에인 뺨이 시큰거렸다. 볼이 붉어지고 가슴이 두방망이질치는 것도 아마 추위 때문이리라.
그러나 소년은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변방의 아전 따위가 경(京)에 나아가 무엇을 하겠습니까? 제 일신의 무예가 남들보다 조금 낫다하나 궐문의 문지기나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허어……"

김방경의 신음을 뒤로 하고 돌아선 발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힘겹게 걸음을 내딛었다.

김방경은 1년내에 견룡행수로 임명되어 강화도로 돌아갈 것이다. 그의 휘하에 있다면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고, 아전 따위는 살아서 만나보기도 힘든 귀족 자제들과 친분을 쌓을수도 있다. 몽골군이 끝까지 함락시키지 못한, 혹은 그러지 않은 안전한 곳에서 말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 자신만은 그런 삶에 안주해서는 안되었다.

소년, 한희유는 가끔 그 겨울날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의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 그 날도 오늘처럼 눈이 왔었다.





한희유가 누군지는 구글 검색ㄱㄱㄱ
제목 뭘로 할지 고민되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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