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판타지 묻은 비잔틴 1

물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1.26 16:19:40
조회 454 추천 14 댓글 4
														

눈만 잠시 감았다 뜨면 풍경이 달라진다고 했다. 그거야 당연히 일평생을 다 살아도 60세를 채우기 어려운 인간이라면 당연한 노릇 아니었겠느냐 말이야. 한 시간에 300 스타디아씩 움직인다고 믿을 수나 있었겠어.


“우와악!”


지나가는 광경이 너무 어지러워 무릎이 당장 접힐 것만 같다.


“촌놈! 정신 차려! 가만히만 있으면 괜찮다고.”


한층 더 강하게 손을 움켜 쥔 큰형의 외침이 저 멀리 아련하게 들린다.


“그렇지만 이거..... 너무 어지럽....... 우웩! 정말 이걸 매일 타고 다닌다고?”


“적응되면 괜찮아져. 것보다 자꾸 움직이지 좀 마, 너만 힘 빼는 거야.”


자기도 이거 몇 년이나 타봤다고 잘난 척은.......

물론 궁시렁 대고는 있어도 큰형이 보조술식을 할 수 있어서 그나마 편하다는 것 정도는 모를 내가 아니지. 아, 이렇게 쪽팔릴 바에야 수도에서 공부하지 말고 가정교사나 초빙할 걸. 젠장.


“으........ 아니, 이거 이렇게 몇 시간을 가야되는 건데?”


어느새 어떤 시가지인가를 지나고 있다. 동네 시장거리인가 싶어 무서운 와중에 슬쩍슬쩍 곁눈질로 보는 중인데 도통 내가 아는 동네가 아닌데......?


“형. 혀엉~.”


외부로부터 수도교를 봉쇄하는 차단막과 보호조치가 있긴 해도 시가지에서 들려오는 소음만은 어쩔 수 없었다. 아사키온 형에게는 소리가 안 들리는 모양이다.


할 수 없지.


겁은 나지만 앞으로 몸을 숙여서 귓가 가까이 얼굴을 움직인다. 그런데 그 순간 보이는 저 밑바닥 허공은........!


“으악!”


순간 균형을 잃고 자세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제 짧은 12년 인생도 끝인 건가. 아아, 부모님, 스승님, 주교님, 불초 소자는 이렇게 가옵니다......! 모두 안녕히.......


“이런 멍청한 자식. 그러니까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 했냐 안했냐. 균형 무너지면 다시 고속이동 설정하느라 시간도 들고 시스템 부하 걸렸다고 욕먹는다고.”


투덜대는 아사키온은 급기야 옆구리에 나를 단단히 끼운 채 허공에 드러누워 버린다.


“제발 좀 잠이라도 자던지 어떻게 한 시간만 참아봐. 몰래 집 나온 김에 한번 끝까지 가보기라도 해보자고.”


한 시간, 하하, 한 시간. 미친 것 아냐? 지금도 이미 섬망증에 악액증에 뇌출혈이 미친 듯 똥줄을 타고 오르는데!


“내, 내가 잘모태써 혀....ㅇ. 그냥 돌아가자 우리.”


“뭔 소리야? 지금 우리는 이미 요단 강이든 스튁스 강이든 뭔가 하나는 건넌 거라고.”


뭐야 그게, 다 황천행이잖아.

근데 아까 전부터 뺨을 스쳐가는 공기가 한동안 따뜻하더니 이제는 시원해져간다. 아니, 시원하다기보다는 뭔가 습기에 차 있고. 음....... 짭조름한데. 어, 설마?


“검은 바다로 온 거야?”


아직 대낮인데도 삽시간에 주위는 어두워지고 눈에 안드로메다의 별자리가 떠다녔다.


“아오 씨, 이 답답이 같긴. 아까 우리가 지나온 번화가가 니코메데이아라고. 무슨 검은 바다 같은 소리야. 요즘 학교에선 지리공부도 안 가르쳐?”


그런 말을 하며 아사키온이 손가락을 빙빙 돌리니 욕지기가 거침없이 식도를 타고 오르지만 간신히 참아냈다. 맞으면 아직 너무 아프거든.


“다시 얘기할 거니까 잘 들어봐. 아버지가 지금 제도에 계시니까,”


형이 자신을 한 번 가리키더니 나도 가리킨다.


“우리는 아버지용 비상통행 열쇠를 가지고 이 길로 곧장 궁궐까지 들어가면 아버지하고 같이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의기양양한 모양인데, 문제는 다른 데 있지.


“가만, 이거 관용 특수 인증을 사용하면 정부에 보고가 올라가는 거 아냐.....?”


“응? 당연히 그렇겠지. 근데 그건 왜?”


“........지금 아버지는 제도에 있다며. 그것도 관청에.”


“어....... 그랬지?”


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럼, 우리가 가고 있는 걸 관.청.에.선.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어......”


지금이 그런 소리나 내뱉을 때냐! 보나마나 궁의 숙위병들이 간첩이나 암살자가 잠입한다고 잔뜩 경계 중에 있겠지. 그리고 우리가 보이는 대로.......


“어! 아, 잠깐!”


아사키온이 등 뒤를 향해 손을 뻗어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설마.


‘콘스탄티노플까지 마지막 정거장’


죽었다.

아버지인지 무장한 군인 아저씨인진 몰라도 그것만은 틀림없다.


얼싸안은 두 형제의 간절한 절규가 어느 땅속 지점 도관 사이로 아스라이 퍼져나갔다.




- 실존 지명, 실존 인명을 흉내, 심지어 실존 행적까지 벌써 따라왔네...ㄷㄷ 창조집필력이 간절하다.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4

고정닉 2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82535 정보 19세기 프랑스인이 상상한 2000년대 [15] ㅇㅇ(223.52) 19.05.14 633 10
82529 일반 (대충 로맨스 참고하라는 글) [13] ㅇㅇ(1.227) 19.05.14 765 31
82523 일반 영구밴 각오하고 소신발언한다 [7] ㅇㅇ(117.111) 19.05.14 876 31
82502 창작 근대 조선 여인이 은장도 대신 은권총을 쓰는 대체역사 [11] ㅁㄴㅇㄹ(124.137) 19.05.14 918 40
82412 창작 선생님, 조선은 로마 그 자체란 말입니다 (54) [7] 그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4 864 34
82401 일반 폭종) 어드미럴 리급은 큰 충격은 못줄듯. [9] ㅇㅇ(106.248) 19.05.14 1393 30
82261 일반 친정의 장점 가르쳐준다 [7] ㅇㅇ(218.52) 19.05.13 867 27
82254 일반 그리고 독자문명인지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 [6] 00(58.238) 19.05.13 243 11
82142 일반 임진왜란 일본은 총력전한 거 아니라고 딸치는 게 [7] 김치랜드에영광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3 955 36
82126 일반 일본이 무기 수출 못하는게 아니라 한국이 무기 수출을 잘하는것 [12] ㅇㅇ(175.215) 19.05.13 974 31
82071 정보 [18세기] 한중일의 경제편성.jpg [25] ㅇㅇ(223.38) 19.05.13 1111 25
81961 리뷰 여명의 세기서 뽕차는 장면들을 꼽자면 [9] ㄷㄹㄲ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3 958 24
81957 일반 여명의 세기가 재밌는건 그 고구마 때문임 [9] ㅇㅇ(175.223) 19.05.13 393 13
81846 일반 경록좌 블로그에서 뭐하는 것 ㅋㅋㅋㅋ [6] ㅈㅇ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3 1481 17
81821 창작 선생님, 조선은 로마 그 자체란 말입니다 (53) [11] 그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3 871 38
81776 일반 오늘자 폭종 제목이 숨은 보석인데 [9] 칼도어드라이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3 1416 21
81763 창작 [몽골 테메레르] 송나라의 멸망 (2) [26] ㅁㄴㅇㄹ도사람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3 837 12
81750 홍보 윾붕..이.. 12화..올렸..다.. [13] 김윾붕(124.51) 19.05.13 539 13
81745 홍보 근육조선 9화 올렸습니다 [9] 차돌박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3 675 17
81732 정보 러시아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는 나라가 있다? 뿌슝빠슝 [8] ㅇㅇㅇ(112.133) 19.05.12 1024 22
81716 일반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 미사작전 수준을 보여주는 영상 [11] (61.98) 19.05.12 882 24
81714 일반 대붕이들이 만따먹 하는 소설 [3] 천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757 15
81712 일반 객관적인 세계가 실재하는가? 에 대한 성리학자들의 의견. [10] ㅇㅇ(125.184) 19.05.12 921 16
81698 일반 티무르는 ㄹㅇ 웃기는 인간이지 [10] ㅇㅇ(175.223) 19.05.12 1267 38
81679 일반 재업) 불교 논리학의 하나- 삼지작법 [6] ㅇㅇ(125.184) 19.05.12 569 13
81658 일반 개인적으로 정리해본 조선이 요동먹는 시나리오들 [24] ㅇㅇ(175.215) 19.05.12 1420 27
81551 일반 병먹금 못하는 애들도 차단 먹여야 함 [12] ㅇㅇ(223.38) 19.05.12 440 17
81521 창작 경성활극록 -44- [2] РКК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183 11
81483 일반 폭종) (한글 수정) 범아시아 조약기구 선전 포스터 [25] o0__0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2413 43
81475 창작 [그가 돌아왔다 !] - 2 [16] 비커스M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1733 47
81397 일반 폭종) 범아시아 조약기구 선전 포스터 - '단결' [6] o0__0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1988 25
81379 일반 생각해보니 프랑스가 영국보다 위대한 나라가 맞는것 같다 [7] ㅇㅇ(211.36) 19.05.12 686 26
81257 정보 조선에서 대만 개척성공 이후 관리문제는 [18] 앨런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1081 30
81211 일반 역사도 아니고 군대얘기를 왜 하는거야 [3] 파라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656 13
81130 창작 [단편] 한성 1936년 겨울 [8] ㅇㅇ(58.126) 19.05.12 673 17
81111 리뷰 저번에 선생님들께서 추천해주신 여명의 세기 다 먹었습니다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767 28
81103 일반 항우 이야기 나와서 그러는데 중국 유학생에게 물어봤음 [10] 차돌박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954 22
80948 창작 띵군) (폴란드볼) 동북아 자강세천 삼인방 + a 배경화면 [14] o0__0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1 1674 26
80938 일반 대역갤 현상황 [7] ㅇㅇ(110.70) 19.05.11 1290 25
80917 일반 진짜 송나라는 좆도 아니네 ㅋㅋㅋ [24] ㅇㅇ(107.170) 19.05.11 1205 23
80888 창작 [그가 돌아왔다 !] - 1 [34] 비커스M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1 1288 49
80829 일반 정답은 <조선 국왕의 상점창>이다 [14] ㅇㅇ(220.116) 19.05.11 786 33
80826 창작 내가 스탈린이라니?! 1944년 독립 조선군단의 편제 (계획) [29] 세상밖으로(61.102) 19.05.11 1465 33
80794 일반 스웨덴보다 더한 노빠꾸 동원력의 나라 [5] ㅇㅇㅇ(112.133) 19.05.11 853 33
80782 정보 동원력 따진다면 스웨덴을 봐야지. [22] 앨런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1 644 13
80738 일반 자기가 이해 못할거 같으면 다 과장이래 [5] ㅈㅈ(121.165) 19.05.11 726 38
80635 일반 수나라 113만은 윾갤 현자가 명쾌하게 해결해줬잖어 ㅋㅋㅋ [2] ㅇㅇ(39.7) 19.05.11 1036 41
80633 일반 프랑스 부역자 숙청 특징 [9] ㅇㅇ(175.223) 19.05.11 804 28
80628 일반 오늘만큼은 갓랑스 인정한다 [4] 만렙잉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1 213 14
80625 창작 선생님, 조선은 로마 그 자체란 말입니다 (52) [9] 그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1 838 3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