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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참피조선 - 01

ㅇㅇ(1.227) 2019.01.26 23:23:00
조회 921 추천 20 댓글 16
														

참피가 싫으시면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조선이 참피라는 뜻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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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가르기 전에 녹변을 제거하지 않고 조리를 할 경우 조리 중 녹변을 내뿜기 때문에 변비에 효과가 있는 약초를 달여 한 방울 먹여라.

그럼 분대 속의 녹변(운치)은 모두 빠져나간다.

그 다음 배를 갈라 분대를 제거하고 그 속에 있는 위석을 꺼낸다.

이후 가마솥을 데워 물을 끓인 다음에 된장이나 간장과 함께 손질한 녹돼지를 넣는다.

1시간동안 삶은 다음 건져내어 칼로 썰어 침채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가히 최상이다. -음식디미방, 녹돼지수육을 만드는 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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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유년(1669), 강희 8년의 어느 봄날, 조선의 어느 고을에는 성은 토씨요 이름은 시아키라는 자가 살고 있었다.

그의 조상은 지난 왜란 때 조선으로 귀순한 항왜병이었는데 포로로 잡힌 게 아닌 스스로 조선으로 귀부하였고 왜적을 베는 것에 망설임이 없어 사뭇 군사들의 신임을 받았다.

왜군이 그들의 땅으로 돌아가 전란이 끝난 후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약간의 땅을 나라에서 내려주었고 혼인할 양인 조선 처녀도 얻어 조선 땅에 정착을 하였다. 이후에도 자손이 끊기지 않고 번성하여 3대째 집안을 잇고 있었다.

토시아키는 아침 댓바람부터 마을 뒷산에 올라 산을 구석구석 뒤지고 있었다.

목적은 산에서 나는 봄나물이나 겨울을 지낸 버섯 같은 것들을 따 가족의 식량 사정에 보탬을 주기 위함이었다.

창고에는 작년에 거둔 곡식이 아직 남았지만 작년이 흉년이어서 생각만큼 많이 수확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리미리 양식을 아낄 필요가 있었다.


운이 상당히 좋아.”


토시아키는 이제 막 순이 올라온 고사리를 캐면서 흥얼거렸다.

아직 이 뒷산에는 마을사람들의 손길이 닿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고사리도 많고 쑥도 많고 달래도 많았다. 버섯은 찾지 못했지만 봄나물은 많이 캤다.

고사리는 데쳐서 말린 다음 필요할 때 먹으면 되고, 쑥은 국에 넣어도 맛있고 떡을 찧을 때 가루를 내어 쑥떡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달래는 간장과 참기름을 섞은 양념에 달래와 대파를 총총 썰어 넣어 달래장을 만든 다음 밥과 함께 먹으면 그게 또 밥도둑이 따로 없을 정도였다.

토시아키는 이 근방에 자란 마지막 봄나물을 캐어 옆에 내려놓은 주루막(새끼줄로 엮은 가방)에 넣었다.

대충 훑어보아도 주루막은 터질 것처럼 가득 찬 게 더 이상 넣는 것은 힘들어 보였다.

토시아키는 미련 없이 주루막을 등에 메고 산을 내려왔다.

나물을 가득 캤다지만 어깨에 묘하게 느껴지는 육중함이 느껴졌다. 뭔가 신경 쓰였지만 얼른 내려가 나물은 다듬고 농사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지체 없이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에 도착한 토시아키는 마당에 만들어 놓은 다용도 평상위에 올라 앉아 주루막에 들은 나물들을 모두 쏟아 부었다.

그런데 마땅히 나물이라면 쏟아 붓는다 쳐도 아무런 느낌도 없고 소리도 미미하여야 하는데 평상 위로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기분나쁜 비명소리 비슷한 게 들리는 것이 아닌가? 목을 살짝 숙여서 보니 봄나물 위에는 웬 새끼녹돼지(자실장) 한 마리가 성질을 내고 있었다.


테챠앗! 똥닌겐이 세레브한 와타치의 머리씨를 아프게 한테치! 게다가 먹을 것이라곤 세레브한 와타치에게 맞지 않은 풀쪼가리만 가득한 테치! 당장 머리를 숙이고 스시와 스테키를 대령하는 테치!”


아뿔싸 봄나물을 캔다고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어미녹돼지(친실장)가 탁아를 하였구나! 토시아키는 속으로 탄식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안심했다.

비싼 약초라도 넣어 놓았다가 저 녹돼지가 먹어치우기라도 했으면 화가 머리까지 차올라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 뻔하지 않은가.

녹돼지 때문에 홧병이 나서 쓰러지기라도 하면 마을은커녕 조선 8도에서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릴 것이었다. 녹돼지 때문에 쓰러진 한심한 놈이라고.


테챠앗! 멍청한 똥마마 때문에 먹을 것도 없는 곳으로 온테치! 똥닌겐은 빨리 와타치에게 음식을 대령하는테치!”


이 와중에도 저 녹돼지는 자기 어미를 욕하면서 먹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참으로 분충 그 자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언동이었다.

토시아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녹돼지에게 탁아당한 것은 처음이었다. 왜국 땅에서 실장석-왜 그렇게 부르는지는 모른다.-이라 불리는 저 녹돼지들은 뛰어난 구석이 하나도 없으면서 번식력만 무식하게 높아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는 짐승이었다.

마을에 돌아다니는 개들의 간식거리나 고양이들의 장난감으로도 하루에 수십 마리씩 죽어나가는 놈들이라 구경한지 꽤 오래 되었는데 지난 겨울을 나기 위해 뒷산에 터를 잡은 모양이었다.

순간 토시아키의 머리에 그의 조부가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탁아를 한 어미녹돼지는 어디선가 지켜보다가 자신의 새끼가 사람에게 받아들여지면 나타나서 그 집에 기생을 한다고 했다. 탁아가 성공한 적은 조부께서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했지만 저 짐승들은 무슨 자신감으로 저렇게 당당한지 이해가지 않았다.







그냥 생각없이 휘갈겨 써서 다음 화는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참피를 먹어서 기근을 이겨낸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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