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트...가 아니라 알버트 아인슈타인.

시대를 이끄는 과학자요, 모두가 탐내는 두뇌의 보유자는 지금

세계의 이치보다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다.

"어...  그러니까... 자네 지금 뭐라고 했는가?"

확장된 동공. 가빠진 숨소리.

이 모든 일의 발단은 미 서부의 그... 뭐시기냐 51구역?에서 파견된

스미스 요원이라는 작자에게서 시작되었다.

"이 아이들이 당신의 딸이란 말입니다!"

"아니 자네... 지금 자네가 정부요원이라는 말도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겐가? 아무렴 내가 물리학자라고 인류가 포자나 꽃가루로 번식하지는 않는다네."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쾌락없는 책임 - 그 밀레니엄인지 뭐시긴지 출신 젊은이들이 많이 써서 기억한다 - 이라는건가?

아무렴 하반신 써먹은 날짜도 기억 못하려고. 저 모모.... 아니 미도... 뭐? 아무튼 두 아가씨가 또래 딸이 생길 짓은 안했단 말이다.

"그게 아닙니다, 박사님. 

저 아이들이 바로 박사님이 세우신 '상대성 이론' 그 자체라구요!"

뭬야? 상대성이론?

그 뭐시냐 내가 말하긴 뭣하지만 나도 못알아보게 개같이 써놓은 상대성이론이... 저 아가씨들이라니 무슨소리지?

나는 이윽고 경청하는 자세를 취하고 스미스를 응시했다.

"이제야 좀 들을 기분이 드셨나보군요.

뭐... 저희도 어안이 벙벙합니다만, 이론 자체는 간단합니다.

저 밀레니엄도, 나치놈들에게 협력하는 비열한 '게헨나'의 악마들도,

결국은 무언가 관념적인 것이 인간의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것이 최신 연구로 판명되었어요."

그리고 그는 라이터에 손을 대며 말을 이었다.

"예컨대 이 라이터에서 뿜어내는 불.

그리고 그 불에 의해 팽창하는 공기.

이 모든 것에는 법칙성이 있지요.

그리고 그 법칙성의 일부가 '신비'가 되어 모종의 방법으로 인간의 형태를 띈 것.

저희는 그것이 바로 저 '학생'이라는 것의 정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믿기 힘든 이야기다.

관념이 인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것도 물론 정신나간 소리지만,

그것을 떠나 이 모든 이론을 어떻게 밝혀내고 증명한다는 말인가?

아마 저치의 발언은 증거 하나 없는 가설에 불과하리라.

그런데 묘하게도.... 가만히 보고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옆에서 시끌벅적하게 조막만한 벤.... 벤텐도?인가 뭔가를 하는 아가씨들에게서 친밀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증거는?"

그러자 스미스는 웃었다.

"그 질문을 하신분들은 예외없이 이미 예감하셨더군요."

그랬다.

저런 터무니없는 소리를 듣고 증거를 찾는다니, 아마도 나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내 자식같은 이론이 정말 자식이 되어 돌아왔다는 것을

그 날,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때늦은 딸을 둘이나 얻게 되었다.

2. 나는 너같은 딸을 둔 기억 없다!

사나이 에드워드.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행복한 미래를 꿈꿨을 청년은,

지금 정신나간 부탁을 듣고 있었다.

"제발... 제발 박사님! 아니, 아직 박사가 아니던가 아무튼! 

씨발(Fuck) 카오스 이론같은거 만들지 마세요!"

이게 다 무슨 개같은 소리라는 말인가.

난 아직 박사는 커녕 학부 졸업도 안했는데.

아니 그보다 나는 지금 군복무중이다.

남들이 죄다 꿀빠는 보직이라고 놀리는 기상관측병....

하지만 이 좆같은 미국이란 나라는 마쵸사회라서,

꿀빤다 싶으면 좆부터 떼라고 놀리는 미친 꼬라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이날 이때까지 군복무는 군복무대로 다 하면서 욕먹는 지랄맞은 인생인데....

이제는 뭐? 카오스 이론인지 뭐시긴지를 만들지 말라고?

양복 멀쩡히 차려입고 나와서는 무슨 정신나간 소리냐.

"오... 오해하지 말고 잘 들으세요.

군... 군복무중이시면 아실거 아닙니까? 그, 좀 특별한 '학생'들이 저희를 지원중인걸."

아, 학생.

그래 들어는 봤다.

흔히 강철판도 구부리고 대포에 맞아도 꿈쩍도 안한다던데,

학생의 특징이 그것뿐이었으면 이 후방 관측병이 알고있을리 없지.

저 '밀레니엄 학생'이라는 것들은 저마다 특기라면 특기가 되는 기술을 가졌는데,

개중에는 숟가락으로 수류탄을 만든다던지, 장난감으로 전투기계(War Machine)를 만드는 등 별 해괴한 짓이 다 가능했다.

덕분에 후방에서도 그들이 하는 기행은 많이 봤고,

그런데 그게 지금 이 상황이랑 무슨 연관이란 말인가?

"그... 시간이 없으니 잘 들으십시오.

저 밀레니엄의 학생...이라는건 사실 당신네 과학자들이 만든 법칙이 살아숨쉬는 겁니다.

그리고 당신이 한 십수년 뒤에 만드는 - 정확히는 (밀레니엄에 전해지는 과학 교양서적들에 의하면) 만들 예정인 -

카오스 이론이 바로 지금 이 사진에 찍힌 여자아이입니다.

"어어.... 어어.... 일단 듣고있어요.

어디 개소리 어디까지 하는지 들어나 봅시다."

나는 이 사람이 꺼내는 말을 이해하기를 포기하고 그냥 안주삼아 듣기로 했다.

"그... 그런데 이 카오스 이론 - 아, 인간 이름은 코유키라고 합니다 - 이 걸어다니는 재앙이라...

전자식 장치만 보면 자기 멋대로 조작한다는 말입니다!"

오, 그건 신박하군.

군에서 도입한 신형 계산 컴퓨터들도 건드릴 수 있는건가?

"덕분에 군 통신과 전산은 엉망진창입니다.

이래서는 안그래도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유럽을 지원할 방법이 영영 사라집니다!"

그래서 그게 대체 나랑 무슨.... 어?

내가 카오스 이론을 세우고, 그 이론이 이 여자아이가 된거라면....

"드디어 눈치채셨군요. 당신은 절대로 그 어떤 상황에도 이론의 연구와 기록물화를 멈춰야..."

그래. 나라의 명운이 걸린 일이라면 반드시...

"싫은데 에베벱?!"

그래 난 미국인이야. 하지말라면 더 하고싶어지는 에베벱 정신이 바로 이 나라의 근간 아니던가.

내가 세운 이론이 없던 사람도 생길만큼 중요하다는데, 대체 뭐하러 그 명성을 포기하겠는가?

나는 더욱 더 세차게 공부하여 연구를 진행해볼 것이다!

하지만 일주일 뒤 '딸내미'의 잘못으로 인한 피해금액의 청구서가 도착했고,

나는 거짓말처럼 연구를 그만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