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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뭔가 바뀐 나주리와 한소이 관계 -8-

소이사랑(211.235) 2024.05.01 13:34:40
조회 504 추천 2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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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입대 후에 내 평가는 그닥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똑부러지지 못한 내 성정 때문인지 선임들은 그게 걸려서 자꾸만 내게 이 같은 말을 했었다.

 

‘너 그러다가 후임한테 먹힌다고!’

‘왜 자꾸 그런 표정을 짓는데, 그런 표정 지으면 불쌍하게 생각할 것 같아?’

‘여기 군대야, 군대라고!’

 

표정관리, 자신감 없어보이는 모습, 등등 다양한 이유로 선임들은 내게 구타를 걸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철도 두드리면 단단해진다.

그렇게 생각하고 내게 구타를 비롯한 가혹행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철도 두드리면 강해지는 것이 아닌 약해진다는 것을 말이다.

아무리 철이라고 해도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마모되기 마련이다.

그것처럼 내 마음 역시 서서히 무너져내렸다.

 

‘그래서 군대에 들어와서는 남친한테 너무 많이 의지했었지.’

 

그래, 군대에 들어와서는 온전히 나를 이해해줄 사람은 남친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소대면 모르겠으나, 적어도 내무반 안에는 내 동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리 근접 기수가 나를 잘 챙겨준다고 한들, 근접기수는 어디까지나 내 선임들이지, 친구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권정민 일경님은 항상 내게 의지해도 된다고 곁을 내주려고 했었지만, 나는 못내 그게 불편했었다.

그녀도 내게는 뫼셔야 할 선임이었다.

선임이란 존재에 불편함을 느끼던 나로서는 박현정, 권정민, 허정인에게 마음이 완전히 놓이지 않았다.

그러다 남친이랑 헤어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나의 마음은 완전히 무너져 내려서 갈피를 못잡은 채로 방황하고 있었을 때였다.

스멀스멀 내가 정산 당할 것들을 알아서 축적당하면서 점점 고문관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때쯤이었다.

 

“앙? 쉐벵이!”

“이경 나주리!”

“하. 그래도 본부에서 제대로 배운 모양이구만?”

“아직 모르는 거지 말입니다.”

 

그때 나는 마주했다.

 

“아.”

“소이야, 왜 그래?”

 

박현정 일경님이 내게 물었음에도 순간 나는 너를 보느라 넋을 놓고서 답하지 않았다.

선임이 물어보는 것에 답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데도 나는 이제 막 전입온 너에게 신경이 팔렸다.

 

“후임이 들어와서 신이라도 난 거야?”

“야, 고개 돌려. 그러다 걸리면 연대책임이야.”

“....”

 

박현정을 시작으로 허정인이 말을 해왔다.

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서 자세를 바로했다.

하지만 나는 만났다.

어쩌면 이건 운명의 장난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저 나주리라는 이경은 내가 사랑했던 이와 너무나 닮아있었다.

 

‘어떡해.’

 

분명 저 사람은 내가 사랑하던 사람과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완전히 다를 뿐만 아니라 성별조차 틀렸다.

그런데도 내 가슴은 마치 남친에게 고백받았을 때보다도 더욱 뛰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느꼈다.

어쩌면 나는 이전보다도 더욱 진짜 사랑하는 이와 마주하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고.

그 이후부터 나는 줄곧 너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자 노력했다.

고문관이라고 불리던 내 평가도 어느새 수직상승하게 되었고 류다희, 마리아네는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어필했다.

라시현에겐 다가가기 어려운 장벽이 있음에 차라리 내가 다가갈 수 있는 가장 고참선과 친해지면 후에 조금은 좋아지리라 생각했다.

 

“뭐? 주리가 그런다고?”

“넷슴다. 주리가 신병들에게 잘해주지 말입니다. 소대 전입 후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도 알려주고, 어떻게 생활하면 좋은지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 재밌네. 첫만남 때부터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소이 너는 그걸 다 기억한다?”

“후후. 자랑스러운 맞후임이라 그렇지 말입니다.”

“내 맞후임은 그닥 자랑스럽지 않다만, 그나저나 이경이 상경 앞에서 웃어도 되는 거냐?”

“이경 한소이. 시정하겠습니다.”

“짜샤 농담이야.”

 

그리고 지속적으로 주리의 평가도 좋게끔 나는 그녀가 해든 안했든 선임들 앞에서 그녀를 칭찬했다.

물론 그녀의 평가를 안 좋게 만들어서 말년에 내가 수인을 물려 받을 때 내가 온전히 독차지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로 인해 네가 망가지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의지하는 것은 좋지만, 사랑하는 이가 망가지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

네가 나보다 후임들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아슬아슬한 생활은 이어졌고, 네가 조금 곤란한 티를 낼 때면 나는 더더욱 조급함을 느끼면서 선을 넘으려 드는 나날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러선 옥상에서 마주하면서 나는 너에게 전했다.

처음으로 전했다.

내 마음을, 내 진심을, 그리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그러자 너는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그런 나의 품에 안겨서는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고 있었다.

 

“... 한소이 일... ... 언니.”

“응. 왜 주리야?”

 

품에 안긴채로 있는 주리는 잠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면서 내게 물었다.

 

“정말 날 좋아해?”

 

좋아하냐는 그 질문이 동성간에 장난으로 꺼내는 것이 아닌 이성들이 말하는 그 좋아햐나는 물음이라면.

 

“응. 정말 좋아해.”

 

정말 좋아한다.

너와 함께 웃으면서 사회에서도 만나고 싶을 정도로.

내 말을 들은 소이는 잠시 눈을 떨었지만, 이내 얼마 가지 않아서 진정된 듯 나의 시선을 피하면서 말했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

“주리야.”

“하지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말하 수 있어.”

 

싫어하지 않아.

그 말을 듣고서 나는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싫어하지 않는다라.

그렇다는 말은 아직 내게도 가능성이 있다는 걸까.



...

슬슬 끝이 다가오는 구만...
다음에 보고 싶은 거 잇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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