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 코어 금형을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

금형사출에는 '언더컷'이라는 개념이 있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을 보면 단박에 이해가 된다

금형이 상하로 열고 닫히는 기본적인 구조를 나타낸건데 빨간색 금형에서 오른쪽으로 툭 튀어나온 요철이 바로 언더컷임

사출물의 형상이 금형의 개폐 경로와 간섭을 일으켜서 닫은 금형을 다시 열 수 없는 구조를 말함

이것을 해결하는 방식은 두가지가 있음

1. 언더컷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금형을 설계하거나

2. 슬라이드 코어 금형을 도입해 다방향 성형을 가능케 하거나

슬라이드 금형은 대충 이렇게 생김

기본적인 상하 금형 외에 좌우로 슬라이드가 되는 금형을 추가로 도입하여 언더컷이 발생하는 구조임에도 금형 개폐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음

슬라이드 코어 금형의 단점은 오질라게 비싸다는 것임

아주 기본적인 2단 상하 금형조차도 존나게 비싼데 (일반적인 1/35 스케일 탱크 프라모델을 만드는데 필요한 금형 설계비용은 억대라고 알려져 있음)

사출시 복잡한 형태의 사출물을 파손시키지 않도록 여러 방향으로 정교한 동작을 요구하는 금형이라면 더더욱 비싸겠지

이런 비싼 놈을 도입하지 않고도 언더컷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복잡한 모형을 뽑는게 가능할까? 가능함

언더컷이 발생하지 않을 때까지 분할을 존나 하면 됨

바로 지땁이 하는 방식이고, 지금도 말많은 맠6 마린 어깨패드나 컨템터 드넛의 반갈죽 대가리도 이런 사유로 나온것임

이걸 통짜로 한번에 뽑는다고 생각해보자

위에서 설명한 언더컷이 발생하리란게 대충 보이지?

그럼 이런 의문을 가질수도 있다

아니 스마 헤드들은 프라로도 멀쩡히 통짜로 나오는데 그건 어케 한거임?

어케 했긴, 눈속임을 쓴거지

각종 몰드의 요철을 교묘하게 상하 금형의 개폐 방향과 일치시켜서 언더컷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설계한거임

스마 헤드 정도 되면 작아서 눈에 잘 안띄니까

이런 사례는 찾아보면 많이 있다

탱크들 포신에 붙어있는 리벳같은 디테일도 자세히 보면 방향이 한쪽으로 쏠려있음

프라제품 만져보면 지땁이 딴건 몰라도 이쪽 스킬은 확실히 도가 튼게 느껴짐

그래봤자 꼼수라는게 문제지만

요즘 나오는 프라 제품들을 보면 지땁은 슬라이드 코어 금형을 여전히 도입하지 않았음

반다이까지 갈 것도 없이 영세한 스케일 프라 업체들도 슬라이드 금형 썼다고 생색내는 판에 

지땁 정도의 기업이면 하려면 충분히 할 수 있겠지만 아마 돈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