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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불칸 vs. 매그너스

피쉬앤칩스(97.113) 2020.09.29 21:30:46
조회 5892 추천 72 댓글 44
														

"새 군단을 내려주시겠다는 겁니까?"


'그렇다. 그들은 새로운 인류제국의 자랑이 되리라.'


매그너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이 환상적인 새 미래를 머릿속에 그려볼 뿐이었다. 그의 군단의 아이들이 타락에서 자유로운 미래를, 한발 한발을 내딛을 때마다 따라붙던 공포에서 자유로운 미래를. 그들 모두의 내면에 또아리를 튼 어두운 그림자에 언젠가 집어삼켜지리라는 위협에서부터 자유로운 미래를.


그리고 그 자신이 아버지의 곁에 서서, 이 새 전사들을 이끌고 별들을 탈환하는 성전에 나서는 모습을. 이번에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이번에는 은하를 그래 마땅한 모습으로 빚어내고 말리라.


그것이야말로 그가 여태껏 바래왔던 그 전부였다... 허나...


"어떻게 제가 당신 곁에서 싸울 수 있겠습니까, 제 손으로 그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것을 알면서요?" 그가 말했다. "새로운 전사들을 볼 때마다 배반당한 저의 군단의 얼굴을 떠올리게 될텐데 말입니다. 도대체 어떤 아비가 제 아이들을 저버리겠습니까? 도대체 어떻게 당신께서는 제게 이런 걸 요구하실 수 있습니까?"


'다른 길이 없다, 매그너스. 사실대로 말하자면, 네 아이들은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불과 수 년 안에 네 아이들 중 가장 강한 자조차도 겉잡을 수 없는 변이에 휩쓸리고 말리라. 어떻게 되든간에 그들은 죽음을 피할 수 없으리라.'


"저... 저는 제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 그가 주먹을 꽉 움켜쥐며 말했다. "그들의 운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들을 구할 방법을 찾겠습니다. 찾고야 말 겁니다."


'제발 부탁이네, 형제여.' 불칸이 한 발짝 그에게로 다가오며 말했다. '우리에게 돌아오게, 내 이렇게 비네."


군단 갑주가 덜그럭거리고 볼트건이 철컥이는 소리에 매그너스는 몸을 돌렸다. 거대한 황금 연단의 마루에 샐러맨더즈 군단의 색으로 몸을 두른 세 명의 전사들이 보였다.

자신들의 유전적 아비와 재회한 그들의 기쁨을 매그너스는 느낄 수 있었다. 허나, 그들의 눈에 황제가 들어온 그 순간, 그들은 <그>의 어마어마한 존재감에 압도당해 본능적으로 무릎을 꿇고 경배를 바쳤다.


매그너스가 불칸에게로 몸을 돌리고는 물었다. "자네라면 저들을 희생하겠나? 자네의 갈망을 충족하기 위해 저들 중 단 하나라도 배신할 수 있겠나?"


'그럴 수 없을 걸세.' 크나큰 슬픔과 괴로움이 실린 무거운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그의 오른손이 혁대에 매인 전투망치 울드라큘Urdrakule로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었다.


매그너스는 자신의 지팡이 끝이 다시금 날선 창끝으로 변화하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 왜 나는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그가 울부짖었다.


둘은 동시에 몸을 날렸다.


매그너스의 팔이 굽더니 황제를 향해 지팡이를 쏘아냈다. 빗나갈 여지가 없는 치명적이고 완벽한 투창이었다. 이 일격에 그의 진노fury가 전부 담겨 있었다.


이 끔찍한 선택을 자신에게 던진 아비를 향한 진노가.


매그너스가 이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 생각한 <그>에 대한 진노가.


허나 그 무엇보다도 더 큰, 제안을 거의 받아들일 뻔한 자신을 향한 진노가.


아비데미는 진홍왕의 손으로부터 불타는 창이 쏘아져 나가는 것을 보았다. 흡사 반신이 신들의 왕을 죽이려 던진 번갯줄기를 보는 것 같았다. 그는 거의 반응할 수조차 없었다. 거의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인류의 주인에게 이만큼이나 인접해 있다는 그 자체가 그에게서 생각과 자유의지를 앗아가고 있었다. 그 누가, 아스타티스가 되었든 필멸자가 되었든, 감히 그 눈길 아래에서 움직일 수 있겠는가?


불칸의 망치가 치솟으며 공중에서 창과 충돌했다. 저편으로 튕겨져 나가던 창은 곧 혜성과도 같이 궤도를 바꿔 돌아갔다. 매그너스가 다시 창을 손에 쥔 그 순간, 불칸은 증오와 슬픔으로 얼룩진 얼굴로 타락한 형제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다.


둘은 전장에 나선 신의 전쟁병기가 낼 법한 귀가 멀듯한 천둥소리와 함께 격돌했다.


아비데미는 겨우겨우 고개를 돌려 바렉 자이토스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 또한 황제의 힘과 장엄에 짓눌려 있었다.


'우리는 뭘 하면 되지?' 그가 말했다.


'나도 모르겠네.' 아비데미가 답했다.


하나는 망치로 우레와 같은 소리를 울려퍼뜨리며, 다른 하나는 타오르는 창으로 베고 찌르며, 불칸과 매그너스는 서로를 맹렬히 공격하고 있었다. 싸우는 프라이마크들 사이로 난입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자살이나 다름없을 것이었다.


'자네가 본 것이 바로 이것이로군, 형제여.' 귓가의 통신기 너머로 이겐 가르고가 속삭이듯 말했다. '불꽃을 휘감은 비룡들drakes. 자네는 우리를 똑바로 인도해냈네."


아텔루스 누메온의 근엄하고 단호한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아비데미가 드라우코로스Draukoros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그라면 무엇을 해야할지 알고 있었으리라.


불칸이 매그너스의 엉치에 망치를 때려박으며 뼈를 으스러뜨리고 근육을 뭉갰다. 그에 답하듯 매그너스는 불칸의 견갑에 창끝을 깊숙히 묻었다. 갑주에 막히는 기색조차 없이 깨끗하게 뚫고 들어간 것이었다. 피가 뿜어져 나왔지만 불칸은 상처를 인지하지조차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너희들 모두 거짓말쟁이야." 매그너스가 비명질렀다. "너는 용서를 약속했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잖아."


'자네는 틀렸어, 매그너스.' 불칸이 대꾸했다. '오만이 자네를 눈멀게 만들고 있네.'


"아니야!" 매그너스가 포효했다. 그의 두 손이 불꽃에 휩싸이더니 불칸의 공격 하나하나를 쳐내기 시작했다.


아비데미는 그의 프라이마크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가 알기로 불칸은 근접전에 있어서 극한에 달해 있었다. 허나 매그너스를 상대로, 그는 완전히 압도당해 가망이 없는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페인트 하나하나가 전부 무시당했고, 치명타 하나하나가 창에 빗겨나가고, 회피당하고, 쉽사리 막혔다.


'마술사가 아버지의 동작 하나하나를 미리 앞서 읽고 있는게야!' 가르고가 소리쳤다.


아비데미는 일어서고 싶었다. 프라이마크의 곁으로 뛰어들어가 함께 싸우고 싶었다. 허나 근육은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그는 단지 저 사투의 방관자에 지나지 않았다.


매그너스가 불칸의 뒤를 잡고는 창을 등에 때려박았다. 타오르는 창끝이 갑옷을 도려내며 깨끗하게 미끄러져 들어갔다. 불칸이 왼쪽으로 반의 반쯤 몸을 돌렸지만 매그너스의 지팡이 반대쪽 끝이 그의 투구를 후려쳤다. 무쇠가 뜯겨나가며 스파크를 튀겼다. 불칸은 몸을 숙여 다시 한번 휘둘러지는 창날을 피하고는 울드라큘을 위로 휘둘렀다.


매그너스의 턱끝에 망치가 명중하면서 그의 머리가 뒤로 홱 젖혀졌다. 그의 뺨이 무너지는 듯 하더니 그가 비현실적일 정도로 선명한 색채를 발하는 이빨과 피를 뱉어냈다. 불칸이 그의 가드 안쪽으로 밀고들어가며 벽을 때려부수는 듯 망치를 그의 가슴에 내리쳤다.


매그너스의 황동 흉갑이 찌그러지며 누런 뿔 한쪽이 부러져 나갔다. 우유처럼 새하얀 피가 가슴에서 흘러나오고, 망치가 내리쳐질 때마다 가죽과 쇳덩어리가 허공에 흩뿌려졌다. 매그너스가 씩 웃으며 뒷쪽으로 몸을 날렸다.


불칸이 뒤따르던 그 순간 황금과 강철조각이 바닥에서 뜯겨나와 솟구치기 시작했다. 매그너스가 불칸을 향해 찌그러진 기둥을, 강철판을, 구부러진 케이블을 던져대고 있었다.


불칸은 망치로 그 모든 장해를 쳐나며 사이킥 돌풍을 뚫고 나아갔다.


매그너스는 웃으면서 두 팔을 크게 벌렸다. 황금 연단 바닥과 주변 기계에서 강철 케이블이 뜯겨나와 허공을 가로질러 불칸의 발목과 손목에 휘감겼다. 불칸은 저항했지만, 그럴수록 속박은 더욱 더 단단해질 뿐이었다. 매그너스가 두 주먹을 움켜쥐자 구속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샐러맨더즈에게 있어 불칸의 갑주는 드라켄 스케일Draken Scale, 녹턴의 데스파이어 산 아래 비밀의 전당에서 최고의 대장장이들이 만들어낸 전설의 무구였다. 이스트반 V의 분노와 콘라드 커즈의 폭력 그 모두를 그 갑주는 견뎌냈었다.


허나 그것이 지금 찌그러지고 있었다.


매그너스로부터 화염이, 환영과도 같은 마술의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마치 저 너머에서 그를 사정없이 잡아당기는 것에 저항하기라도 하는 양, 그의 외곽이 흔들리고 있었다.


불칸은 온 힘을 다해 속박에 맞섰다. 매그너스의 권능에 갑주가 뒤틀리며 세라마이트와 강철 가루가 부스러져 나갔다. 땀에 젖고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매그너스를 향해 나아갔다.


매그너스가 창을 높이 들어올렸다. 창끝은 쳐다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내 아이들과 함께 파멸해야 한다면 기꺼히 그러도록 하겠네, 형제여."


진홍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창이 섬전처럼 뻗어져 나와 불칸의 흉갑을 꿰뚫고, 가슴과 심장과 폐를 찢고는 폭발하듯 등에서 튀어나와 공중에 솟구쳐 올랐다. 불칸은 고통에 울부짖지도, 몸을 움츠리지도 않았다. 속박이 그의 갑옷을 갈아내고 안쪽의 뼈를 부숴뭉개도 있음에도 그는 그저 앞으로 나아갔다. 한 발짝 한 발짝 그는 계속 나아갔다.


아비데미는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를 여태껏 묶어두고 있던 주문이 무엇이었던간에, 그의 유전적 아비가 그토록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 모습에 깨어져 나간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다른 형제들도 구속에서 풀려났다. 이겐 가르고가 그의 왼편에, 바렉 자이토스가 조금 늦게 그의 오른편에 와 섰다.


'그분을 풀어드려야 한다.' 아비데미가 가르고에게 말했다.


아비데미는 드라우코로스를 빼들고 프라이마크의 곁으로 달려나갔다. 철조각이 마치 눈보라처럼 휘날리며 불칸의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 아비데미가 불칸의 오른팔을 잡아끌며 드라켄코로스를 휘두르는 것과 동시에, 가르고가 긴날 창으로 줄을 후볐다. 검은 칼날이 강철 밧줄을 잘라내었고, 비룡들의 주인은 다시금 자유를 얻었다.


해방된 폭풍과도 같이, 불칸은 매그너스를 향해 온몸을 던지며 망치를 휘둘렀다. 마술사 군주의 머리를 노렸던 일격은 빗겨나가 망치 끝자락이 프라이마크의 어깨에 내리쳐졌지만, 그것만으로도 매그너스를 휘청이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피칠갑을 한 매그너스의 얼굴 위로, 그의 외눈에 번쩍 불길이 일었다.


불칸의 팔이 앞으로 내뻗어졌다.


그리고, 마치 하늘에서 내리쳐지는 번개와도 같이, 매그너스의 창이 떨어져 내렸다. 불칸의 해골에 정확히 조준된 필중의 일격, 불칸의 전설을 한 순간만에 끝낼 사악한 일격이었다.


아비데미는 그 일격이 내리쳐지기 직전에야 알아챌 수 있었다. 그의 심장이 얼어붙었다.


바렉 자이토스는 그보다 조금 전에 알아챘다.


돌진하는 황소비룡처럼, 거대한 샐러맨더는 자신의 아비를 몸으로 들이받았다.


그 불칸조차도 그만큼 격렬한 충돌에는 몸을 지탱할 수 없었다. 그의 몸이 한 발짝 앞으로 휘청했다.


딱 한 발짝. 허나 고작 그 한 발짝이 생사를 갈랐다.


매그너스의 창이 자이토스를 쪼개고 지나갔다. 불꽃이 쇄골부터 골반까지 그를 반으로 갈랐다. 두 조각난 그의 몸이 피를 흩뿌리며 쓰러지고, 불칸은 자신의 아이가 앗아져가는 모습에 울부짖었다.


아직도 바렉의 손에 단단히 쥐어져 있던 망치가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불칸은 포효하면서 망치를 낚아챘다.


'안돼!' 아비데미가 비명을 토해냈다.


매그너스조차도 자이토스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불칸에게는 오직 찰나의 한 순간밖에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망치 두 자루가 휘둘러지며, 진홍왕 위로 공격이 빗줄기처럼 쏟아지고 또 쏟아졌다.


첫 번째 강타가 매그너스의 견갑을 으깼고, 두 번째가 벌써 움푹 패인 흉갑을 한층 더 찌그러뜨렸다. 하나 남아있던 뿔도 불칸의 공격에 마저 부러져 나갔다.


불칸이 몸을 수그리며 휘두른 세 번째 강타가 매그너스의 무릎을 부수었다.


네 번째는 옆구리에 박히며 그의 갈빗대를 조각냈다.


이 가차없는 진노를 정면으로 받은 매그너스가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불칸의 움켜쥔 두 주먹에서 불꽃이 솟구침과 함께 그는 형제의 얼굴을 내리치고 또 내리쳤다. 매그너스가 무릎을 꿇었다. 그의 진홍색 갈기가 불길에 휩싸이고, 피부가 검게 타들어갔다. 해골에서 탄 피부가 떨어져 나가며 하얀 뼈가 드러나 보였다.


아비데미와 가르고 또한 바렉 자이토스의 복수를 부르짖으며 매그너스를 난도질했다.


드라우코로스가 들어올려지고 내리쳐지며 매그너스의 몸에서 빛나는 살점을 앗아갔다. 적 프라이마크가 고통에 울부짖는 가운데 이겐 가르고의 창이 깊숙히 쑤셔박히고 또 쑤셔박혔다. 샐러맨더즈가 그를 조각내는 가운데 피로 가득 찬 커다란 눈에서 진홍색 눈물이 흘러내렸다.


매그너스가 손을 들어올렸고, 아비데미는 드라우코로스를 휘둘러 그걸 잘라냈다. 손목에서 떨어져 나간 손이 바닥을 구르는 가운데 가르고는 뱃속에 쑤셔박힌 창날을 뒤틀며 매그너스의 내장을 곤죽내고 있었다.


결코 피일 수가 없을, 우유처럼 하얀 피가 상처로부터 흩뿌려져 나왔다. 매그너스가 목을 가득 채운 피를 토해내고는, 피로 물든 외눈으로 불칸을 올려다보았다.


"이게 끝인 건가?" 그가 말했다.


부러진 턱과 뺨으로, 산산히 조각난 이빨과 도려져나간 혀로 내뱉은 알아듣기도 힘들 정도로 불분명한 말이었다. 족히 세 번은 죽고도 남았을 끔찍한 부상을 입고 하는 말이었다.


'끝이 아닐 수도 있었네.' 불칸이 진심으로 후회를 담아 말했다. '자네는 우리 편에 설 수 있었어. 자네는 다시 한번 내 형제가 될 수 있었어.'


매그너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가가 너무 컸어."


'천 명의 아이들이?' 불칸이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애원하듯 말했다. '인류제국의 안녕을, 이미 파멸을 맞은 아이들 천 명 때문에 저버린 건가?


"설령 단 한 명이라고 해도 너무 큰 대가야." 매그너스가 말했다.


진홍왕은 빙긋 웃고는 머리를 뒤로 젖혔다.


허나 그것은 항복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사형수의 앞에서 목을 길게 빼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피맺힌 눈이 기이한 청옥 빛으로 물들었고, 그의 팔다리가 청색과 분홍색 불꽃에 휘감김과 함께 만신창이가 된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깃털 달린 날개와도 같은 불꽃이 그의 등 뒤로 돋아났다.


그가 입은 수많은 치명상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상처 위로 새살이 돋아나 깨끗하게 사라졌다. 뼈가 다시 붙고, 잘려나간 혈관이 이어지며 비물질적인 살점이 그의 몸을 뒤덮었다.


그의 갑옷조각이 그에게로 날아와 싸움이 시작되기 전 흠없는 모습으로 다시금 재결합되었다.


진홍왕이 가지고 있던, 그를 물질계에 붙들어놓던 마지막 한 조각이 마침내 완전히 사라졌고, 그의 몸은 워프의 어둠 속에 거하는 극악한 주인들에게 자진해서 바쳐진 것이었다.


그는 샐러맨더들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외눈이 사악한 별들의 역겨운 푸른 빛으로, 태어난 적 없는 것들에게 온전히 바쳐진 세상의 유독한 빛으로 번뜩였다.


그리고 그의 권능이 비로소 완전히 펼쳐짐과 함께, 황궁의 결계는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생텀 임페리얼리스Sanctum Imperialis에서 그를 영원히 추방했다.


그의 마지막 한 마디가 마치 저주처럼 허공을 떠돌았다.


모든 것은 먼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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