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본인은 개ㅈ밥이고 감히 누구에게 훈수둘 자격이 없는 건 알지만, 나보다도 더 초보인 사람들에게 내가 초보일 때 알았으면 좋았을 거 같은 체스의 기본 공식(?)같은 내용을 적어봄. 몇개는 전술적 조언이고 몇개는 전략적 조언이니 관심있으면 한번 읽어보셈.

1. 킹사이드에 나이트가 없는 경우 킹사이드 어택을 생각해라(필요하다면 희생을 해서라도)

가장 유명한 건 역시 그릭 기프트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퀸즈 갬빗 디클라인드에서 자주 나오는 형식인데, 나이트가 h열 폰을 지키고 있지 않아서 주로 발생하는 문제임. 상대가 나이트가 없다면 h열 폰을 퀸비숍 배터리나 나이트 비숍 연계공격을 생각하고, 반대로 내가 나이트가 없다면 상대의 전술각을 주의깊게 보는 게 좋음. 

2. 비숍이 전개되었다면 b열 폰이 약하다는 것을 인지해라.

프렌치에서 자주 나오는 함정인데, 룩에게 지켜지는 a열 폰과 캐슬링 이후 킹에게 지켜지는 fgh열 폰과는 달리 b열 폰은 오로지 비숍 하나로만 지켜지고 있고 비숍은 게임 중 가장 빨리 전개되는 기물 중 하나이기 때문에 b열이 위험할 때가 많음. 그렇기에 주로 퀸이 중앙폰과  b열 폰을 동시에 공격해서 폰을 얻어내는 전술이 많이 쓰임. 물론 이걸 전술적으로 사용하는 포이즌드 폰 바리에이션도 있긴 하지만, 포이즌드 폰 바리에이션은 워낙에 정신나간 난이도로 악명이 높다보니 초보는 그냥 b열 폰을 지키는 걸 추천함. 반대로 내가 비숍을 전개했을 때는 언제나 b열 폰을 생각하기를 바람

3. 캐슬링 이후 룩을 전개해서 킹 옆 자리를 이용해라

루이로페즈에서 자주 나오는 전개법인데, 캐슬링 이후 퀸사이드쪽 나이트가 원래 룩이 있는 자리를 통해서 킹사이드로 가는 경우가 많음. 이러한 나이트의 움직임은 상대 킹사이드를 집요하게 두드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나이트 뿐만 아니라 비숍 역시 이곳이 좋은데, 비숍이 킹 옆에 전개되면 상대 폰이나 나이트의 공격에 피해 매우 안전하게 퀸사이드를 저격할 수 있음. 내가 초보 때 많이 하던 실수가 기물들을 뒤로 물리지 않고 무조건 공격이나 교환에만 사용한 건데 생각보다 체스에서는 조용한 수의 중요성이 매우 높음. 전개를 하기 전에 먼저 이걸 생각했으면 좋겠음.

4. 킹사이드 어택은 중앙으로 맞받아쳐라

이건 유명한 체스 격언인데, 체스는 기본적으로 중앙을 지배하는 자가 게임을 지배함. 그렇기 때문에 킹사이드 어택을 위해 킹사이드에 기물을 집중시키면 그 대가로 중앙이 약해질 수 밖에 없음. 그 말은 내가 중앙을 빠르게 치고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임. 중앙 공격을 통해 상대의 킹사이드 어택을 중화시키면 킹사이드 어택을 한 상대방은 결국 너무 과하게 전진된 폰이 약점이 될 수 밖에 없음. 그래서 상대가 킹사이드 어택으로 폰을 밀 경우 중앙을 강하게 가져가는 식으로 플레이하면 좋음.

5. 비숍쌍을 가지면 포지션을 열어라

이것 역시 매우 유명한 체스 격언으로, 비숍은 폰이 교환될 수록 강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폰을 교환하면 매우 좋음. 특히 킹사이드 폰을 공격하면 상대 킹을 위협하기 좋기 때문에 아예 무지성으로 킹사이드를 두들겨도 괜찮을 정도임.

6. 내 비숍을 피앙케토 하고 싶을 땐 퀸사이드를 확장하며 전개하는 것이 좋다.

QGA나 세미 슬라브,. 루이로페즈 아크엔젤 바리에이션 등에서 보이는데, 내 비숍을 전개하고 싶을 때 그냥 b열 폰을 전진시키는 것보다 a열 폰과 b열 폰을 움직여 상대 기물을 움직이게 강요해서 템포를 벌고 내 기물을 전개하는 동시에 퀸사이드 확장까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니 내 비숍이 중앙에 마땅히 전개될 칸이 없다면 퀸사이드 확장하며 전개하는 걸 추천함. 반대로 상대가 a열 폰을 전진시킨다면 내 기물을 재전개해서 굳이 상대에게 템포를 내어주지 않겠다는 선택도 가능함.

7. 희생각을 볼 땐 최소한 4개의 활성화된 기물이 있어야 한다. 다만 퀸이 있을 땐 3개만 있어도 된다.

체크메이트를 위해선 대부분 최소 기물이 3개는 필요함. 물론 룩 두개로도 체크메이트를 할 순 있겠지만 룩 두개가 킹사이드를 두들기는 건 매우 가능성이 낮으니까. 그렇기에 내가 상대를 폭파시키기 위해선 최소 기물 4개는 가지고 있어야 함. 그래야 기물 하나를 희생하더라도 나머지 기물들로 상대를 체크메이트 시킬 수 있음. 하지만 퀸은 ㅈㄴ 쎄기 때문에 퀸 + 기물 1개로도 체크메이트가 자주 나옴. 그래서 퀸을 대동하고 있을 땐 3개 정도만 킹사이드를 두들기고 있어도 각이 나오는 경우가 많음. 다만 이건 포지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스모더드 메이트는 나이트 하나만으로도 만들 수 있음) 무조건 이렇다는 건 아니고 걍 이정도 기물 있으면 희생을 한번 생각해봐라~ 정도로만 이해하면 좋음.

8. IQP를 가졌다면e4와 c4(혹은 e5와 c5)칸을 나이트 전초기지로, 상대가 IQP를 가졌다면 d4(혹은 d5)칸을 나이트 전초기지로 활용하자

이건 IQP의 기본적인 전략이지만 처음 맞딱드린 초보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경우가 많음. 침착하게 나이트 아웃포스트를 장악하고 맘껏 공간 우위를 만끽하자.

갠적으로 추상적이고 전략적인 내용보다는 구체적이고 전술적인 내용 위주로 쓰려고 노력했음. 다만 4번이랑 5번은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게임 스타일(비숍쌍 가지고 상대 압박하면서 킹사이드 두들기기)에 필수적인 내용이라 그냥 넣어봄. 고수님들이 보고 아니다 싶은 건 댓글로 말해주면 알아서 고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