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1500 자체는 그리 높은 레이팅도 아니고 팁/가이드를 쓸 실력이 안되는 걸 충분히 인지함

내 실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시야가 얼마나 부족한지, 이 글을 쓰는 게 얼마나 오만한 것인지 나도 잘 알고 있음

그러나 내가 1200일 때 1500이 알려주는 팁들이 엄청 도움이 되었던 걸 기억해서 한 번 글 적어봄

체스 자체를 제대로 둔진 얼마 되지도 않았고 1500 찍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바로 점수가 떨어져서 신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양해 부탁

팁

1. 블런더 먹고 올라가자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함.

전략, 전술? 그런 거 제끼고 블런더를 최소화하자는 마인드로만 해도 1300은 달게 되어 있음

물론 메이트각, 교환, 핀, 스큐어, 포크 등 기초적인 지식은 아는 게 중요하지만 아무리 게임을 해도 1300을 넘지 못하는 건 근본적으로 내가 자멸한다는 신호임

당장 1500에서도 자멸하면서 지는 경우가 대부분임

내가 1500 찍고 나서 느끼는 게 생각보다 내 전술/전략 실력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거임. 물론 실력이 늘고 시야도 늘고 했겠지만 근본적으로 블런더를 줄인 게 가장 크다고 느낌. 당장 블런더만 줄여도 1400은 단다. 당장 상대가 폰 지켜지지 않는 채로 냅둬서 생기는 1점 이득만 쌓아가도 게임 운영상 밀릴 위험 적음.

특정 기물을 움직이며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상대 기물이 있는지? 디스커버드 어택을 할 수 있는지? 이 정도는 용어들의 개념만 알아도 직관적으로 할 수 있잖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함. 특히 폰 무방비하게 노출 이거 큼. 나도 이 실수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고 상대가 그 실수를 했을 때 캐치하는 게 중요함.

2. 오프닝 공부는 조금만 해도 충분하다

오프닝 공부 하면 좋지. 근데 1300을 못 다는 이유가 오프닝 떄문은 절대 아님. 오프닝을 내가 잘 몰라서 1300을 못 단다? 엄청 우스운 말임 (매번 다미아노 디펜스하고 봉클라우드를 쓰지 않는 이상)

내가 오프닝은 크게 밀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진 않았음. 어지간히 오프닝을 조지지 않는 이상 충분히 극복 가능한 1400까지는 충분히 극복 가능한 점수대임

내가 말하는 오프닝 공부는 최소한 내가 쓰고자 하는 오프닝의 아이디어와 첫 3수 정도만 파악하자는 거임.

예시 :

백일 때

나는 e4 좋아하니까 e4 해야지. 상대가 e5로 응수하면 대니쉬 갬빗 써야지

대니쉬 갬빗은 열린 비숍을 활용하고 빠른 전개 속도로 상대를 응징하는 플레이를 해야지

흑일 때

상대가 e4를 하네? 그럼 나는 프렌치 디펜스를 써야지

e6 - d5하고 폰 브레이크를 의식하며 게임해야 겠네

이 정도만 알아도 충분하다는 거임.

물론 나는 d4를 좋아하는데 상대가 e4를 하네? 어? 잉글런드 갬빗 모르는데? 어 함정 당했네? 조졌네?

혹은

나는 백인데 킹즈 갬빗해야지. 어 상대 시실리안 하네? 에라이 그냥 즉흥적으로 둬자

라는 경우의 수가 나올 수는 있긴 한데, 해봤자 얼마나 된다고. 그리고 그렇게 해도 결국 미들 게임에서 뒤집을 수 있음. 오프닝 지식 부족은 핑계일 뿐임.

3. 엔드 게임 룩 + 킹, 퀸 + 킹, 폰 + 킹 정도만 연습하자

이거 못하는 경우 자주 봄. 저거 못해서 지는 경우가 제일 억울하니 꼭 연습하도록 하자.

룩하고 퀸은 박스를 만들고 조금씩 좁혀간 후 메이트시킨다고 생각하면 되고

폰 + 킹은 폰 앞에 킹을 보내서 스테일 메이트 각을 막아야 한다는 거만 알아두면 됨

4. 시간 조절 및 블런더 줄이는 팁

정말 중요한게 시간 분배를 잘해야 함. 점수가 잘 안 올라가고 블런더를 많이 하는 유저들의 대표적인 특징이 두 가지 있는데

1) 중요할 때 수 대충 확확 두다가 블런더 나와서 겜 터짐

2) 게임 터지고 나서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이미 게임은 엎어짐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집중력임. 기물들이 무지막지하게 교환될 거 같은 느낌이다? 그럼 일단 고민하고 생각해봐. 핀을 걸거나 디스커버드 어택을 할 수 있는지. 내가 이 기물을 움직이고 나면 이 기물이 지키고 있는 게 약해지지 않는지. 꼭 생각하자.

중요할 때 오래 고민하고 덜 중요할 때 시간을 아끼는 게 중요함

그리고 플러스로 상대 시간이 얼마 안 남았고 스테일 메이트할까 무섭다? 그러면 그냥 무지성 체크 및 교환하며 상대 시간이 다 떨어지는 걸 노리는 게 나음

괜히 체크메이트 시도하다가 실수해서 역관광 당하거나 스테일메이트 한다.

5. 복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함. 게임 한 판 무지성으로 하고 에잉 졌네 담판 해야지

이 생각으로 하면 천재가 아닌 이상 오르기 쉽지 않음.

복기는 꼭 하는거 추천. 필자는 inaccurarcy, mistake, blunder 수 복기 뿐만이 아니라 good 뜬 것도 다 복기함

물론 엔진 억까가 있을 때 있고 비현실적일 때가 있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던 전개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내가 했어야 하는 플레이의 방향성을 알 수 있음

또한 내가 자주하는 실수가 어떤 건지 (폰을 쉽게 버린다, 메이트각을 못 본다, 포크를 자꾸 당한다) 등 알 수 있으니 복기하는 건 꼭 추천함

도움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