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오르는 화염처럼 거대한 날개로 드넓은 하늘을 누비는 거조형 디지몬.

그 멋진 모습은 마치 불사조 피닉스와 드래곤을 한데 모은 듯 하다.

호전성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덤벼오는 적에게는 철저히 반격.

무척이나 난폭하면서도 잔혹한 공격을 펼쳐온다. 절대로 분노케 해선 안 되는 몬스터.

위의 도감은 버전1과 버전2 합본 가이드북 <최강의 디지털 몬스터 Ver.1・2 궁극본>에 나오는 서술.

다들 공식 도감이라고 부르는 반다이 오피셜 도감(현재의 웹 도감)과는 같은 이야기를 말하되 살짝 다른 내용이 눈에 띈다.

내용이 실린 서적은 초창기 다마고치 붐을 타고 여러 출판사에서 난립하듯이 나온 공략 가이드북 겸 도감 해설집 중 하나.

타 서적들은 V점프 오피셜 외에도 디지몬 도감 시리즈(패미통), 최강 데이터북 시리즈(에닉스), 대백과 시리즈(케이분샤)

~등등 게임계에서 상당한 네임밸류를 자랑하던 쟁쟁한 업체에서 나왔는데 이 서적 만큼은 'KK 베스트셀러즈'라는 인지도 살짝 낮은 곳에서 나온 게 별나다.

사실 이 출판사는 위키피디아 왈, 1967년에 설립되었고 여러 잡지를 출간했을 정도로 탄탄한 중견 출판사지만

하나 같이 성인용 만화, 패션, 요리 등등, 서브컬쳐와는 조금 먼 그런 곳.

이런 곳에서도 디지털 몬스터의 서적을 냈을 정도로 당대 디지몬 붐은 제법 컸던 것이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다.

참고로 최강의 디지털 몬스터 시리즈의 도감 내용은 타 출판사에서 나온 것이다 보니 구체적인 묘사에서 절제된게 많은 편.

개인적으로는 초창기 서적들중에서 도감 측면으로는 가장 재미없는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와중에 이건 좀 독특하다 싶은 것이 바로 본문에 게재한 버드라몬의 '피닉스와 드래곤을 한데 모은 멋'에 대한 서술.

이름 그대로 버드라몬이 드라몬(ドラモン)인 건 누구나가 아는 정보.

하지만 다른 드라몬들과 비교하면 이 녀석 진짜 드래곤 요소가 있긴 한 건가? 싶을 정도로 뭔가 특색이랄게 없는 디자인인데,

이걸 뻔뻔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버드라몬은 드래곤과 피닉스의 짬뽕이다! ~하는 게 백미다.

반다이 공식은 물론이고 타 서적에도 실리지 않은 드래곤과의 연관성을 직접 서술한 유일무이한 도감이란 점에선 가치가 높은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