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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에피메테우스 if

ㅇㅇ(218.157) 2021.09.06 19:10:09
조회 3010 추천 15 댓글 7
														

어째서냐... 어째서 묘비조차 세워 주지 않는 것이냐?!


사람들을 위해 용감하게 싸운 자들이 어째서 이름조차 남길 수 없는 거냐?


우롱하는 건 나로 족하지 않나?! 죽은 자에게 존엄이란 없단 말인가!?


그것이 너희의 처사란 말 이냐!


--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한 사내가 무릎을 꿇고서, 하늘을 우러러 한탄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래왔는지, 그것은 이미 사내 자신 조차 모른다.

몇 일인지, 몇 주간 인지, 몇 개월인지 조차, 사내는 이제 알 수 없다.

눈물은 이미 옛적에 말라버려, 통곡은 바다 저 너머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한탄은 멎지 않고, 무너진 존엄을 발판삼아 사내는 절망에 침식되어 간다.


보이는 것은, 기대에서 실망으로 바뀌어가는 사람들의 시선.

들리는 것은, 칭찬에서 매도로 바뀌어가는 사람들의 노성.


그것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사내의 영혼을 산산 조각내고 갈기갈기 찢어간다.

끝없는 비통함에 사내의 마음이 절망에 물들려 하는 순간, 사내를 불쌍히 여긴 신이 『신탁』을 내리려 하였다.

하지만 그 직전, 사내의 귀가 뒤에서 땅을 밟는 소리를 듣게 된다.


「누구냐? 너도 나를...... 비웃으려 온건가?」


매몰차게, 남자는 물었다

신뢰할 수 있는 동료를 잃은 사내는, 오랫 동안 조롱이나 욕설만을 들어왔다.

그러나 돌아온 말에는 남자가 예상치도 못한 밝은 목소리 였다.


「내가 당신 비웃으러? 하하핫, 재미있는 농담이다」


그것은 젊은 청년의 목소리였다.

돌아볼 기운조차 없는 사내는 확인조차 하지 않았지만, 하얀머리 청년은 남자의 태도 따위는 신경쓰지않고 밝게 웃는다.


「공교롭게도 나는 남에게 웃음거리가 될 지언정 남을 비웃을 만큼 대단한 사람은 아냐! 여동생에게도 쓰레기라 불릴 정도니 말야!」


한심한 소리를 당당히 말하며, 청년은 한치의 조롱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웃음 소리를 내었다.


「그렇다면..... 뭐 하러 온 거지?」


그 웃음소리가 심히 귀에 거슬려, 사내는 다시 묻는다.


「만군의 마물을 물리친다는 위대한 영웅의 소문을 듣고, 꼭 한번 뵙기 위해 먼길을 걸어 왔다! 이야~ 다리가 막대기처럼 뻣뻣해졌다구」


아무래도 청년은 마을 사람이 아니라 여행자인것 같다.

청년의 대답을 들은 남자는, 거기서 처음 사람다운 감정을 나타냈다.


「영웅...? 하핫 영웅인가」


그것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자신에게 향해진 것과 같은, 비웃음 이었다.


「그렇다면 헛수고 였군. 여기엔 더 이상, 영웅이라 불리는 자는 없어」


온갖 실망을 담아, 사내는 답한다.

그 대답에 청년은 의외란 듯이 반문하였다.


「아니, 그랬었나?」

「그래. 있는 것은 영웅따위가 아닌. 그저 패배자일 뿐이다. 검은 마물에게 어찌할 도리도 없이 동료를 죽게한, 어리석은 영웅의 그림자 뿐이야."」


입 꼬리를 비틀며, 사내가 비웃는다.

영혼의 한 편이 또 다시, 부서져 내리는 소리가 들리었다.


「그런가...」


청년이 수긍하는 기색이 보인다.

납득했다면 어디로든 사라지겠지 라며, 그리 생각하던 사내의 예상과 달리, 청년은 물러서지 않은 채 생각지도 않은 말을 계속했다.


「그런데 이상하네. 분명히 내가 나타나기 전에는, 위대한 영웅이 있다고 하건만」

「무슨?」


순간, 잘못 들었는가 하고 남자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러나 금새 청년의 말을 이해하고, 그 너무나도 어리석음에 사내는 적당히 물음을 던졌다.


「너는 마을에 들렀다 오지 않은건가?」

「아니. 조금 전에 숙소에 짐을 두고 온 길이다」

「그렇다면 들었을 것 이다. 거리의 사람들이 나를 매도하는 소리를, 무엇 하나 지키지 못하고, 모든걸 잃을 수 밖에 없었던, 영웅 에피메테우스의 비참한 패배를」


안 들어봤을 리가 없다. 그렇게 확신하며 남자는 하얀 청년에게 말을 내뱉는다.

그리고 남자가 예상한 대로 하얀 머리 청년은 그것을 긍정했다.


「그래, 분명히 들었다. 마을은 베히모스에게 패배한 당신에 대한 실망으로 가득차 있었어」


청년의 대답에, 남자는 흐릿한 소리없는 웃음을 지었다.


「그렇지...아아... 그렇고 말고!」


처음에는 작았던 소리없는 웃음은, 서서히 웃음 소리의 크기가 커져 갔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사이엔가 너털웃움이 되고, 남자는 미친 듯이 웃음을 지으면서 크게 양손을 펼쳤다.


「왜냐면 나는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한테 받았던 힘을 갖고 있어도 검은 괴수는 당해내지 못하고, 나는 그저 동료가 죽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도, 강대한 마물을 괴멸시키는 것도, 무엇 하나 할 수 없었다!」


자신의 무력함을 남자는 마치 과시하듯 외친다.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리 얼버무리려고 해도 끝까지 숨길 수 없는 비참한 한탄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어떤 우스갯스런 말이냐!? 너무나 우스꽝스럽다!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어차피 그저 신으로부터 힘을 받았을 뿐인 나 따위는, 어리석은 인간이었던 것이다!」


내뱉은 말 그대로 남자는 계속 미소를 지으며 웃고 있었다.

자신이 주역의 우스꽝스러운 희극에

닿지 않는 이상 앞에 굴복한 자신의 무력함에


「그렇다! 나는....나는――――영웅 따위, 될 수 없었다!」


진작에 말라버렸을 눈물을 눈에 띄우고, 남자는 비웃는다.

하늘을 보고, 마치 참회라도 하듯이.

표정도 감정도 동작도 뒤죽박죽, 남자는 스스로의 패배를 선언했다.


「……과연,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누구나 할 말을 잃게 될 남자의 애처로운 모습을 앞에 두고서, 하얀 청년은 조용히 의문을 제기했다.


「………………………………………………뭐라고?」


누구라 하더라도 말을 잃었을 남자의 애처로운 모습을 앞에 두고, 그럼에도 청년은 조용히 물음을 던졌다.

겁내지 않고, 염치없이. 남자의 탄식은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이다.


「꽤나 아는 체를 하는구나. 누구냐, 너는」


말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예리한 물음의 끝에 있는 것은, 그야말로 여행자 다운 모습을 한 청년이었다.

백발을 그을음으로 더럽힌 채 눈을 감고있는 청년은, 보통 사람이라면 위축되어 소리도 내지 못했을 사내의 물음에, 당당히 가슴에 손을 올린 채 자신을 소개하였다.


「인사가 늦었군. 나는 아르, 분수에 맞지 않는 과분한 무대에서 내려온 보잘것없는 도화의 여행자다.」

「도화……?」


이상한 이름에 남자는 눈을 찌푸렸다.

그리고 곧바로, 그 풍모와 호칭이 마을에서 들었던 시의 내용과 일치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기로부터 멀리 떨어진 남쪽의 땅, 대륙의 중심에 인류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왕도에서 미노타우로스에게 잡힌 공주를 구한 영웅이, 희대의 도화로 불리고있지」


희미한 기억을 끄집어낸 사내의 말에, 청년은 대답 없이 흐릿한 웃음을 보내었다.

그 모습에 눈썹을 찡그린채, 사내는 시에서 불리었던 청년의 이름을 입에 담는다.


「영웅의 배(아르고노트), 이었나? 죽었다고 들었다만, 바다 건너 이런 곳을 비틀대며 걸어 다니고 있을 줄이야. 구해낸 공주가 울겠군 」


자신과는 달리 영웅이라 칭송받는 청년에게, 사내는 빈정대며 말을 뱉었다.

그것을 들은 청년은 미소를 지은채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를 부디 아르 라고 불러다오, 그 이름은 역사에 두고 왔다」


사내의 추측을 넌지시 긍정하고, 청년은 장난스레 어깨를 움츠려 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여행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너그러이 봐주었으면 해. 눈이 보이지 않는, 싸울 수 없는 영웅따위 전장에는 짐이 된다. 이제 그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것 따윈, 하나도 없을테니 말야」


그렇게 말하며, 조금 쓸쓸하게 청년은 웃는다.

그 답으로 부터 청년이 어째서 이곳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찌하여 죽은 것으로 되어 있는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싸울수 없다고 하지만, 나라를 구한 영웅이 마을을 떠난다는 것을 백성이 인정할리 없다.

무리 해서 떠나고자 한다면, 백성은 자신들이 버려졌다고 절망하여, 최악의 경우 나라를 구한 영웅의 존재가 나라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이름을 바꿔, 대외적으로는 죽은 것으로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사내에게 있어 어찌되도 좋은 일이었다.

「그래서? 진짜 영웅인 너는, 결국 뭘 하러 여기에 온거지? 일부러 바다를 건너, 이 몸에게 설교를 하러 왔다는 건가?」


백발 청년이 먼 땅의 영웅을 ㅗ불렸다는 사실을 알고도, 사내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그 목소리에는 적의가 깃들어 있는 것처럼도 들린다.

그러나 백발 청년은 그것을 알아 차렸지만, 두려운 기색조차 없이 남자의 물음에 웃는다


「하하하! 조금 저에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남에게 설교 같은걸 할 수 있을 만큼, 나는 훌륭한 사람이 아니야. 하물며 당신 같은 영웅에게 내가 설교라니, 분수를 넘어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어! 아무리 도화라 불리는 나라고 해도, 분에 넘치는 일이야!」


유쾌한 농담이라도 들은 듯 청년은 남자의 비꼬는 소리를 웃어넘겼다

그러나 그런것에 날아가버릴 정도로, 사내의 좌절감와 탄식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도화답게 바보 취급 하러 왔는가. 꼴사나워진 내 모습을 」


적의와 격노를 숨기려 하지도 않은 채, 사내는 내뱉었다.

그 박력에, 시종일관 경박한 태도를 취해왔던 청년도 입을 닫은 채 숨을 죽였다.

아직까지 무릎을 꿇은 채, 증오가 가득 담긴 사내의 안광이, 확실한 압박과 함께 청년을 꿰뚫고 있었다.


「그저 한마리의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친 것 만으로 영웅인가. 아주 간단한 것이로구나, 아르고노트」


조롱하듯 사내는 웃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중압에 더해 뚜렷한 적의가 청년을 덮쳐온다.

사내는 참을 수 없었다.

백발 청년의 태평스런 웃음이, 

좌절도 부조리도 모른채, 흘러가는 대로 영웅으로서의 영예를 손에 넣은 주제에, 그 영광을 마치 어떤 가치도 없다는 듯이 버렸다. 그 기가막힐 정도의 오만함이, 어찌할 도리 없이 사내의 진에에 불을 붙였다.


「그 정도의 위업으로 구국의 영웅이라 칭송받는 너에게는 모르겠지. 영웅이 되지 못한 가짜들의 탄식 따위는. 한솥밥을 먹고, 등 뒤를 맡겼던 동료조차 잃은 채, 그 원수조차 갚지 못하고 지키고 싶었던 자들로 부터 욕설과 규탄을 받는 패배자들의, 나락과 같은 절망과 무력감을!」


느긋하던 말투가, 점점 열기를 더해 감정과 함께 폭발한다.

동시에 사내는 황금빛의 눈동자에서 굵은 눈물 방울을 떨어트리며, 두 주먹으로 지면을 내리쳤다.


「진짜 이 몸이 영웅이었다면, 모든 것을 지키고, 구할 수 있었는가!? 이 몸을 믿고, 따라와준 전우들을 죽게 내버려 두는게 아니라, 그 용감한 삶에 합당한 영예를 안겨줄 수 있었는가!?」


대답 없는 물음을 짖어 대듯 외쳤다.

지금도 선명히 기억난다, 동료들의 웃는 얼굴과――처참한 죽음의 그림자.

그들에게 보답도 하지 못한 채, 뻔뻔하게 살아남은 자신의 추태를, 사내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이름을 그토록 쉽게 내던져 버리고 이 곳에 있는 너 따위가 알겠는가! 누구보다 용감하게 싸웠던 자들이, 죽어 무덤에서 쉬지도 못한 채, 존엄을 쓰레기처럼 짓밟힌 그 억울함을! 영웅이 되지 못하고, 함께 싸워준 자들의 이름조차 남겨주지 못한 이 몸의 회한을! 무엇도 잃어 본 적 없는 네놈 따위가 알겠느냔 말이다---!」


피를 토하는 외침이 메아리 쳤다.

그 포효에는, 사내의 모든 감정이 담겨 있었다.

사력을 다한것도 부족했는지, 지키고자 했던 것들은 손바닥으로 부터 떨어져 내려, 자신을 내바친 대가는, 비참하다는 표현도 부족할 만큼의 오명과 멸시 뿐.

사내의 눈동자로 부터 끝없이 흘러 넘치는 눈물이 바람을 타고 지면을 적셔간다.

그 모습을 청년은 결코 외면하는 일 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알고말고. 나는――구하지 못했으니까 가족도 마을도 나라도 사람도」


눈동자 뒤에 일찍히 자신이 곁은 절망을 비추었고, 사내의 통곡에 청년은 공감을 표시했다.

어제까지 살았던 거리가 하루아침 사이에 불바다로 변하는 가운데, 마주서서 한 하프엘프의 손을 잡은 그 날을 생각한다.

줄곧 동경했던 『백』 을 구하는 영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인생의 마지막 눈물을 흘린 자신의 모습을, 눈앞의 사내에게 거듭한다


「당신은 영웅이야 에피메테우스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가짜라는 평가는, 내 쪽이 훨씬 어울려」


마음으로부터 경외심을 담아, 청년은 사내의 통곡의 부정한다.

그것은 사내와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로부터 힘을 받으면서 『이』 밖에 구할 수 없었던 백발 청년의 속마음 이었다.


「아직도 너는, 그런 농담을……!」

「여행 도중에, 이 땅에서 떠나고자 하는 무리와 조우했다. 사정인 즉슨 그 무리가 살고 있던 마을이 베히모스의 이동 경로에 위치하였기에, 죽기 전에 도망쳐 왔다고 한다.」


격분한 사내는 대꾸하려 했지만, 백발 청년은 그것을 가로막고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다.

말문이 막혀, 사내가 머뭇거리는 틈에 백발 청년은 잽싸게 말을 이어간다.


「검은 마물의 재앙에 대해서는 나도 들은적 있다. 마을에서는 이미 피난을 가기 시작했을 테니, 뭔가 도울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 나는 이 땅을 찾아왔다.」

「……」

「그러나, 마을 사람은 피난 같은건 하지 않고 있었다. 원래라면 흔적도 없이 짓밟혔을 마을은 지도에서 사라지질 일도 없이, 그 몸이 시체로 변했었어야 했을 그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은, 검은 마물에 대한 공포가 아닌, 영웅 에피메테우스의 대한 실망 이었다.」


그것이 뜻하는 바를 제대로 해석한, 청년은 경의를 표하듯 무릎을 꿇었다.

눈을 동그랗게뜬 사내를 앞에 두고, 백발 청년은 단 한사람, 아무도 보지 않은 사내의 공적을 기린다.


「뭐가 패잔자라 말인가, 당신을 향한 욕은 말 그대로, 당신이 한 위업 그 자체다」


망설임 없이 단언하며, 백발 청년은 미소를 지었다.

상냥하게 웃는 그 모습에서는 조롱도 멸시도, 거리의 인간이 사내를 향한 감정 같은 건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말을 걸어오는 백발 청년의 목소리는 사내에 대한 경의 존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에피메테우스 하지 못했다고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다. 당신 외에 누가 할 수 있는가? 그 검은 재앙을 상대로,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내는 것을. 당신 외에 누가 있는가? 수많은 용사를 이끌어, 그 괴물에게 맞설 수 있는 자가.」


감긴 눈으로 백발 청년는 사내를 잡는다

빛을 비추지 않는 백발 청년의 눈동자에는 한 영웅의 모습이 있었다.


「질책 받았다면 가슴을 펴도록 하자. 돌이 날라 오더라도 웃어 넘겨 버리면 된다. 욕을 먹은 만큼 당신은 생명을 구하고, 실망의 크기 만큼 당신은 위대한 영웅이었다는 것이다.」


만군의 마물을 물리쳤다. 망국을 마물로부터 구해냈다.

바다를 사이에 두었어도, 대륙에는 영웅 에피메테우스의 팔면육비의 활약이 들려왔다. 그 위업은 비록, 검은 마물에게 이기지 못하더라도 조금도 빛바랠 만한 것이 아니다.

백발 청년도, 그런 영웅의 활약을 듣고 동경했던 자의 중 한 사람 이었다.


「웃기지 마라……!」


하지만 청년의 칭찬에도, 사내는 온 몸과 목소리를 떨어며 내뱉는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공적을 인정 받지 못하는 한 사내는, 스스로의 무력함과 세계의 처사를 저주하며 짖었다.


「네가 뭐라 말하든, 현실은 변하지 않아! 목숨을 다해, 생명부지의 사람들을 지키고자 한 자들이 묘비 조차 만들지 못 하고 썩어간 사실은, 무엇 하나 변하지 않아! 아니면 네놈은 칭송 받아야 할 영웅들이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된 부조리를, 웃으며 용서하란 말이냐!」


그것이 자신만을 향한 비난 이었다면, 사내는 백발 청년의 말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돌을 맞은 것이 자신뿐 이었다면, 백발 청년의 말대로 그런 것은 웃어넘겼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함께 웃고, 울며, 맹세를 하며, 이상을 위해 싸운 전우들 조차 사내의 무력한 희생물이 되었다.

보상도 받지 못하고, 진흙에 묻히고, 조소를 당한 채, 이름을 남기는 일도 못한 채 이대로 역사에 잊혀지게 될 것이다.

그런 불합리한 것을 앞에 두고, 뻔뻔하게 자신의 공적을 자랑하는 일 따위는 사내가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것은 죽은 동료에 대한 배신이나 다름없으니까.


「용서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백발 청년도 그런 말은 할 생각이 없었다.

사내의 한탄을 직접 듣고, 그 생각을 남김 없이 받아들인 청년은, 안이한 용서 따위 하등 필요가 없음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왜냐면 당신의 슬픔과 분노야 말로, 죽어간 자들에 대한 최고의 공양이 되었을 테니」

「――!」


백발 청년의 말에 사내가 숨을 죽인다


「동경하고, 열망하고, 함께 싸웠던 영웅이 자신들을 위해 눈물을 흘려준다. 이만큼 기쁜 일이 있을까.」


마치 자신의 일인 것 처럼, 백발 청년은 미소를 지으며 죽은 자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사실 청년은, 그들의 기분을 아플 정도로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당신이 원한과 증오에 사로잡혀 절망의 늪에 빠져 버리는 것을, 죽은 동료들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아직 일어서지 못하고, 원차(원망과 탄식)의 말만 계속하는 영웅

백발 청년은 보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사내의 동료들에게 무엇보다 괴로운 광경이라고 확신하고 호소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내의 분노의 부추길 뿐 이었다.


「뭐든지 안다는 듯한 입을……!그녀석들의 얼굴을 본 적도, 만나서 이야기한 적도 없는 네가, 우리를 뭘 안다는거냐!?」

「나도 영웅을 동경 하며, 그 길을 목표로 한 자. 비록 만난 적이 없더라도 말을 나눈 적이 없더라도 그 생각을 이해할 수는 있다.」


흥분한 사내에게 조금도 기가 꺽이지 않고, 백발 청년은 대꾸한다.

누구보다도 영웅에 대한 동경을 한 백발 청년은, 자신의 추측이 빗나갔다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눈앞의 사내야말로 그 동경의 존재라고, 스스로가 이상으로 하는 영웅의 모습을 거듭해 백발 청년은 묻는다



「당신과 그 동료들은 칭찬이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닌, 사람들의 생명과 미소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 그렇지?」

「윽!」


백발 청년의 물음에, 사내는 할 말을 잃고 침묵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백발 청년에게도, 사내의 동요는 전해져 왔다.

사내의 기색에 청년은 당황한다.

그러나 그런 백발 청년을 신경 쓸 여유가 사내에게는 없었다.

백발 청년의 질문은 백발 청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사내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남자의 인생의 의미를 묻는 것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에

뿜어져 나오던 격정은 겉으로는 잦아들고, 그러나 사라지지 않은채 사내의 마음을 흔들어, 수많은 희생과 회한이 사내의 영혼에 지금에 이르기 까지의 시비를 묻는다.


신탁이 내려지고 검을 뽑고 마물을 물리치고, 전우를 얻고, 사람들을 구했다.

구원의 손은 닿지 않고, 통곡이 귓가를 때리고, 실망을 받고, 조소를 등에, 검을 계속 휘둘렀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영원할 것 같은 문답과 갈등이 반복되었고, 그것이 끝남과 동시에 사내는 힘없이 다시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그렇다. 하지만 그것도 전부, 허사였다――!」


사내의 결론은, 자신의 삶 자체의 부정이었다.


「구하고 구해도, 다 구할 수 없다. 또다른 비극이 잠깐 동안의 행복을 덮어 감춘다. 내가 아무리 싸워도, 사람들의 눈물은 멈추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마물들을 해치워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사람들을 구해도, 소용이 없었다

다음 날에는 그 전에 물리쳤던 수의 배가 되는 마물이 몰려들고, 구했던 목숨은 손바닥으로부터 흘러 떨어져 갔다.


「성과를 웃도는 희생에 매도가 날아든다. 희생을 웃도는 생명을 지켰어도, 돌이 날아들었다.」


하나라도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녔다. 그럼에도 지키지 못한 생명은 있었다.

백』을 구하더라도 지키지 못한 『일』이 있는 한, 인정 받지 못 하였다.

나 자신 조차, 구하였다고 자신할 수 없었다.


「미안하다고 끝없이 사죄하고, 그럼에도 사람들의 생명과 웃음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싸워 나갔다. 끝없는 상처를 치유할 틈도 없이, 통곡이 흘러나오면 동쪽으로, 오열이 새어나오면 서쪽으로 향해, 세기조차 힘들 정도로 마물을 퇴치 하였다. 그 결과가――――이 꼴이다!」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던 얼굴을 백발청년을 향해 돌리고, 남자는 비웃었다.

커다란 눈물 방울을 끝없이 눈동자로부터 흘리면서, 있는 힘껏 고함을 지르고.


「모든 것을 구할 수 없는 영웅 따위, 검은 마물을 토벌하지 못하는 영웅 따위, 그저 패잔자일뿐! 그런 영웅을 따라온 용감한 사람들은, 원래대로라면 역사에 이름을 남겼을 용자들은, 쓰레기나 찌꺼기와 마찬가지로 모멸당하고 그 묘를 세우는 일조차 이루지 못했다! 구했던 목숨도 웃는 얼굴도, 거기에는 진실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양팔을 벌려, 마음 속 깊이 유쾌하다는 듯이 남자는 계속 비웃는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우스꽝스러운 자신의 삶을, 도화 처럼 꼴사나운 인생을


「쓸모 없는 일이었던 거다! 역사는, 세계는, 이름을 남기는 것조차도 할 수 없었던 영웅 따위 뒤돌아보는 일도 없이 망각한다! 우리들이 구했던 목숨은, 패잔자 에피메테우스를 저주하고 그 생을 마치면서, 그 생애에 단 한번의 미소도 새기는 일이 없다!」


남자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져 간다.

그것에 반비례하듯이 흘러내리는 눈물의 양이 늘어간다.

멈추는 것을 모르는 회환이, 끝없는 원통함이, 절규와 함께 남자의 목 안쪽으로부터 용솟음쳤다.


「나는 단지 잠깐 동안, 적은 수의 목숨을 구했을 뿐으로, 그 절망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 나는... 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진짜 영웅으로는 될 수 없었다――!」


자신이 어리석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엇다

평범함을 뛰어넘은 재능 따위 없다. 선택받은 것은 어찌어찌 하다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 정도, 누구에게 듣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자신이라도, 할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을 제대로 해야지라며, 싸우고 싸우고... 계속 싸워왔건만.

결국 세상이 바라고 있던 것은, 신에게 우연히 선택받았을 뿐인 '영웅 흉내' 따위가 아니었다.


「에피메테우스」


절망에 사로잡힌 사내의 이름을, 백발 청년은 부른다.

누구라도 불쌍히 여기고, 말을 잃어 버릴 듯한 비탄소리를 들으며, 그래도 사내가 일어설 것을 믿으며.


「그 말을, 당신은 죽어간 동료들에게도 말할 수 있나?」

「!」


「희망을 주는 것은 불가능 했다고? 정말로 그런 것인가? 어떤 고난이 있어도, 절망으로 좌절하지 않고, 계속 싸워온 당신의 삶은, 암흑세계를 비추는 희망의 빛으로 동료들에게는 비쳤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을 믿고 같이 싸웠던 것이 아닌가?」


백발 청년의 말에 사내는 기억을 되살린다.

아직 영웅으로 불리던 날, 동료들이 자신에게 보여 준 틀림없는 신뢰와, 올곧은 동경.

당신 처럼 되고 싶다고 해줬던, 동료들의 말을


「그렇다면 당신만큼은 그것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좌절을 맛보고, 끝없는 절망의 늪에 빠져 눈이 감겨 오더라도, 누구보다 당신 만큼은, 그들의 위업이 헛된 것이었다고 단정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목숨을 걸고 믿은, 당신 뿐이니까」


고개숙여 침묵하는 사내에게, 백발청년은 온 생각을 부딪혀 오듯 말해갔다.

비록 사내가 자신을 얼마만큼 부정하든, 그런건 믿지 않는다고 태도로 보이듯이.


"기억해 내길 바란다. 당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수많은 욕설을 퍼붓더라도, 당신의 위업은 그런 것 따위에 덮혀질만한 것이 아니다. 당신에게 구원받은 자들 중에는, 당신의 용맹함을 잊지 않을 자가 반드시 있어. 그리고 그런 자가 하나라도 있는 한, 당신의 행동이 헛되이 될일은 절대 없다"


백발 청년의 말에 사내의 뇌리에 잊혀져 갔던 광경이 떠오른다.


『고마워요, 영웅님!』


소녀가 넘쳐흐는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향을 되찾아줘서, 고마워.....!』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기억 났다


미소를 되돌릴 수 있었다.

눈물을 닦아낼 수 있었다.


단지 그것이――자랑스러웠다.

그것만이, 내가 검을 휘두르는 이유였다.

그런데――


「그래도 나로서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미소를 되돌려줄 수는 없다. 희망적인 상황으로는 될 수 없다. 아무리 목숨을 구하려고 해도, 녀석들은 이미... 나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


목적을 생각해 내고 다시 켜지기 시작한 기력은, 대적할 수 없는 절망 앞에서 사라져간다.

검은 마물에게 패한 사내는, 더 이상 영웅이 될 수 없다

이제 앞으로 사내가 얼마 만큼의 마물을 몰살한다 해도, 그 끝에는 결코 격퇴할 수 없는 괴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밝은 미래를 남자의 뒷모습에서 볼 일은 없다.

어차피 도래한 멸망이라는 결말에 두려워하고, 미소를 잊고, 몸을 부르르 떨며 목숨이 끝날 때를 기다린다.

그것을 뒵는, 영웅이 아닌 사내의 로선 불가능했다.

그래서 사내는, 무릎을 꿇은 것 이다.


「그러면 당신이 잃어 버린 미소는, 내가 주어담아 보여주겠어」


백발 청년은 그런 사내가 체념하고 관망하는 모습을 너무나도 쉽게 뛰어넘고 웃어 보였다.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내가 그들의 마음에 빛을 비추겠다. 지금은 힘들어도, 언제가 반드시 인류는 저 검은 악귀를 쳐부수고, 이 암흑시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사람들이 웃으며 살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 내가 모두가 미소짓게 해 보일 것 이다」

「무슨 말을... 그런 일이 가능할 리...」


눈을 부릅뜨고 드러내는 사내의 동요에, 백발 청년은 미소를 띤 채 고개를 흔든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데, 그런데도 그것을 믿게 해 버리는 불가사의한 설득력을 갖고, 백발 청년은 힘차게 말했다.


「그 정도라면 가짜인 나도 분명히 할 수 있다. '백성'을 구해준 영웅이 어이없게 잃어버린 '일'을 구하는 정도라면, 영웅의 가죽을 뒤집어 쓰지 않은 도화 에게도 전해질 것이니...」


도화의 본분은 사람을 웃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듯이, 영웅이 안 된 청년은 가슴을 폈다.

그것이 얼마나 터무니 없이 곤란한 일이라고는 알고 있건만, 하나도 주눅들지 않고.


「당신이 목숨을, 내가 미소를 지킨다면, 설령 검은 마물를 토벌할 수 없어도, 우리들은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킬 수 있다. 틀린가? 에피메테우스」


웃으면서 물어오는 백발 청년

어리둥절하며 그런 말을 들으면서, 남자는 거기에서 영웅담으로 칭송받았던 영웅의 위풍당당함을 봤다.

우스꽝스러운 희극의 그림자에 숨어 있던, 영웅의 그릇을


「아르고노트 너는......」


경악과 함께 남자가 백발 청년의 으름을 입에 올린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은 생각처럼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사내가 자신의 안에 있는 말을 발견하는것 보다, 더 빨리 백발 청년은 가슴에 손을 얹고, 눈앞의 영웅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했다.


「영웅 에피메테우스 당신과 당신의 동료가 해낸 위업은 결코 헛된 것 따위는 아니다. 설령 검은 야수한테는 대적하지 못해도, 수많은 소중한 목숨을 지키고, 검을 떨어뜨리는 일 없이 계속 싸운 당신의 삶은 반드시 후세에게로 이야기 되어질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다음 시대의 영웅이 후세로 이어질 토대가 되겠지. 그리고, 당신이 토벌하지 못한 검은 마물에게 전해질 '최후의 영웅'을 낳을 것이다.」


확신과 함께 단언하며, 백발 청년은 사내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더 일어나 주지 않겠는가? 에피메테우스」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겠다고 한 백발 청년은, 누구보다 밝은 미소를 지으며 영웅에게 손을 내민다.

우선은 그 자신이 계속 싸우다 잃어버린 미소를 되찾기 위해서.


「욕설 같은 건 웃어 넘기고, 자신이 한 위업에 가슴을 피는거다. 죽은 자들도 틀림없이, 그것을 바라고 있을 것 이다.」


영웅을 동경했지만, 영웅의 그릇이 아님을 깨닫고, 그래도 계속 발버둥쳐서 영웅이 된 백발 청년은, 영웅이 아닌 지금도 여전히 영웅을 믿으며 의심치 않는다.

어린 마음에 자리잡은 동경을, 바보처럼 올곧게 계속 지니고 있다.

패배하든, 절망에 굴복하든, 그런 것은 청년의 동경을 조금도 먹칠 하지 않는다

백발 청년은 알고있으니까

자신이 동경했던 영웅,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마지막에는 반드시 일어설 것을

거기엔 어떠한 근거도 논리도 필요없다

그렇기에 백발 청년는, 그저 믿고 미소를 짓는다.


「당신과 같은 진짜 영웅이 풀어낸 영웅담을, 사람들과 우리들은 언제라도 마음속으로 기다리고 있다.」


남자가 쥐어 잡은 것을 의심하지 않고, 이쪽으로 손을 계속 뻗고 있는 청년의 미소를 봐.

끝없이 흐르고 있던 남자의 억수같은 눈물이 멎는다.

그리고 사내는 그제서야,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백발 청년이 어떤 사람인지를 깨달았다


――과연. 이것이 그 음유시인 엘프가 짓 던, 우스꽝스러운 영웅


처음 들었을 때는 그저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사람에게 속고, 비웃음을당하고, 그런데도 어리석음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 도화

웃기도 전에 화가 났었지만, 두 번 들었을때에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서야 알것같다

자신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그것이 장난스러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니라, 동경했기 때문이다.

어떤 비웃음도, 어떤 고난도, 마치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며 극복해 나가는, 그런 강한 마음을

결코 내가 가질 수 없는, 영웅의 그릇


――비록 힘이 부족해도, 절망을 깨끗이 털어내고 사람들이 미소를 짓게 한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힘보다도 훨씬 존엄하고, 얻기 어려운 힘이다.

사내는 그것을 이해하고, 백발 청년과의 차이를 깨닫는다.


아르고노트와 에피메테우스


정령과 신, 차이는 있어도 미지의 존재로 부터 힘을 받아, 한 때는 영웅이라 불렸던 자들

둘의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영웅이 된 경위


힘을 받은 결과, 영웅의 일을 시작한 남자와

영웅을 향해, 매진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그 영웅이라는 이름을 왕관처럼 쓰게 된 남자.


희망을 모르고, 스스로가 희망 그 자체였던 남자와

이상이라는 희망을 품고, 동경과 함께 그것을 계속 목표로 삼았던 남자.


겨우 그 정도의 차이

그 조금의 차이로 한 사람은 희망을 잃었고, 또 한 사람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아르고노트 이것이 사람들의 희망이 된 희극의 도화


――영웅의 배로 불리는, 진정한 영웅인가...


처음으로 본 진정한 영웅의 모습에, 사내는 지친 듯 입꼬리를 올리며, 그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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