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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도화의 영웅담 8화

ㅇㅇ(116.35) 2022.08.10 14:03:35
조회 679 추천 10 댓글 2
														



「그런데, 카산드라양은 대체 뭘 찾고 있는 거죠?」

「ㄴ, 네!?」


손을 잡고 의기양양하게 데이트를 시작한 벨은 반쯤 빌미가 되려던 목적을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질문을 받은 카산드라는 갑작스럽게 손을 잡았던 일의 동요가 아직 빠지지 않았는지 당황스럽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 그게...끈으로 포장된 녹색 감자를, 찾고 있어요」

「......?」


몇 번 심호흡을 하며 침착함을 되찾은 카산드라의 대답에 무심코 벨은 얼빠진 목소리를 내며 잘못 들은 것인지 의심했다.


「그러니까, 그...끈으로 포장된 녹색 감자를...」


마지막은 옆에서 걷는 벨도 알아들을 수 있을지 모를 정도의 성량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잘못 들은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도대체 왜 그녀는 그런 이상야릇한 것을 원하는 것일까.

납득할 만한 이유를 어떻게든 찾으려고 벨은 생각을 짜내었다.


「그건 매직 아이템 같은건가요? 아니면 제가 모르는거라던가...?」

「아, 아뇨...! 그게 아니라요...」


순간적으로 생각한 그럴듯한 이유는 깨끗이 부정되었다.

그러자 벨은 이미 어떤 이유로 그런 것을 찾고 있을지 예상도 안 가니, 반대로 흥미가 쏠렸다.

그리고 카산드라가 말한 이유는 역시 벨의 상상을 비껴가긴커녕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


「예、『예지몽』 꿈을 꿨어요!」

「.....꿈?」

「ㄴ, 네 실은 어젯밤 다프네와....아 다프네는 같은 파밀리아의 친구인데、근데, 그, 싸워버려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벨에 카산드라가 맥락 없이 주궁창설명을 시작한다

갑작스러운 사적인 이야기에 벨은 놀랐지만 분명 말주변이 없는 카산드라의 말허리를 꺾는 것도 꺼려졌기 때문에 잠자코 귀를 기울인다.


「툼이라고 해도, 내가 일방적으로 화나게한거뿐이고, 다프네는 잘못한거 없어요... 그러니까 어떻게해야 화해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잠들었더니 『예지몽』 꿈속에서 끈으로 랩핑되어있는 녹색의 감자를 건네면 화해할 수 있다, 라는 계시가 있었던거에요...」

「......」

「그래서 그...감자의 장소까지는 토끼가 안내해줬던 것 같고,오라리오에서 토끼라고 한다면 알미라지 일까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저 혼자서는 중층에는 가기 어려워서,어떻게 할까 생각하면서 마을을 걷고있었더니, 벨씨와 부딪혀서...」

「......」


이야기에는 따라오지 못하지만 뭐라할까 이해하려고 집중해서 듣고있던 벨은, 언제부턴가 이야기하고있던 카산드라가 왜 인가 조용히 힐끔힐끔 자신의 얼굴을 보고있던것에 눈치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자면, 그녀가 말을 끊은 이유는―


「즉...내 외모가 토끼와 닮아서 나와 함께 있으면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혹시 그런 것일까?」

「ㄴ,네! 그 말대로에요!」

「......」


설마 하는 생각에 엉뚱한 추측을 꺼내면 붕붕 세차게 머리를 흔들며 카산드라가 고개를 끄덕인다.하지만 꿈에서 화해의 도구를 찾았기 때문에 그것을 찾는다는 건 철든 아이의 주장도 아니고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이야기다.주위에 비해 꿈꾸기 쉬운 벨조차 너무 신빙성이 없어 그만 입을 다물고 말 정도.

하지만 평소 같으면 웃어넘기거나 장난치고 속일 법한 벨이 그러지 못했고, 순간 침묵을 선택해버린 데는 사연이 있었다.


「저, 저기, 그 역시 믿겨지지 않죠......?」


꿈에서 본 감자를 찾고 있다니 이런 망언을 이야기 하며 벨을 쳐다보는 카산드라의 표정이 불안과 낙담에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까 벨이 말을 선점해 추측을 입에 담았을 때는 기대와 기쁨으로 빛났을 눈동자가 순식간에 포기와 실망으로 어둡게 변해간다.

그것은 벨이 세상에서 가장 보고 싶은 않은 변화

정신 차렸을 때 벨은 웃는 얼굴로 입을 연다.


「그렇다면 나는, 이 무슨 행운아인가!」

「엣......?」


갑작스럽게 큰소리로 말하는 벨에 카산드라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러나 벨은 그것에 신경쓰지 않고 목소리를 높인다


「당신의 꿈 덕분에 우리는 오늘 만날 수 있었다! 나는 당신에게 도움을 줄수 있게 됐어! 이 무슨 기적! 이 무슨 기구한 만남! 분명 당신이 꾼 꿈은 아직 이 하계에 내려오지않은 신들의 축복 일겁니다!」


눈앞의 소녀가 말한 꿈 같은 것을 벨은 조금도 믿을 수 없다.

자신과 함께 있다고 해서 끈으로 포장된 녹색 감자 같은 이상한 물건이 발견될 리 없다.

하지만, 그래서 그녀의 웃는 얼굴이 흐려진다고 하면.

벨 클라넬은 온몸 온힘으로 그걸 찾자.

그녀가 꾼 꿈을 그냥 꿈이 아닌 진실로 바꿔보자.

그것이야말로 그녀가 의지해 손을 잡은 남자의 의무다.


「이 행운과 당신의 꿈에 감사를! 저는 반드시 당신의 찾는 물건을 찾아내겠습니다!」


손을 가슴앞까지 툭치며 벨은 카산드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선언한다

거리에서 소리를 크게 내며 멈춰 서 있기 때문에 주위의 주목 받았지만 벨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 카산드라도――


「축복...? 나의 『예지몽』이?」


어리둥절하게, 항상 반 정도밖에 뜨고 있지 않은 청록색 눈동자를 놀라울 정도로 크게 뜬다.

그 아름다운 눈동자는 벨을 비추고 있지만, 그녀의 의식 안에 벨은 없었다.

카산드라의 마음은 단지 그녀가 처음으로 들은 말을 음미하다, 불현듯 벨을 향하던 눈동자에 눈물이 밴다.


「아, 그, 죄송해요...저......!」


얼굴을 돌리면서 벨에게 잡히지 않은 반대 손으로 입을 막으며, 카산드라는 당황하며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말을 뱉는다.


「그런 말, 들은 적이 없어서, 그러니까, 그...」


이어질 말이 나오지 않는지, 고개를 떨구고 입을 다무는 카산드라.

그러나 그것도 겨우 10초정도였다.

한 손으로 눈물을 닦고, 크게 숨을 들이킨 카산드라가 얼굴을 든다.

그리고 벨 앞에, 눈가에 눈물이 맺힌 환한 웃는 얼굴이 비춘다.



「고맙...습니다...!」


오라리오의 여성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고, 벨은 생각했다.


.


「저, 저기.... 죄송해요 그런 곳에서 갑자기 울어버려서......」


꾸벅 미안한 듯 카산드라가 고개를 숙인다.

벨의 고성과 카산드라의 눈물로 주목을 받고 만 두 사람은 도망치듯 인근 가게로 뛰어들었다

다행히 음식점 이었어서 안쪽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 앉아 음료를 주문해 카산드라가 조금 전 사과한 지금 이 상황이다.


「신경 쓸 필요 없어! 오히려 나야말로 그런 곳에서 여성을 울려버려서 면목이 없군!」

「그런...! 베, 벨씨는 아무 잘못 없어요! 오, 오히려...!」

「......오히려?」

「아, 아니요! 그, 그러니까, 아무 것도 아니라... 하, 하지만 어쨌든 벨 씨가 잘못했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벨이 되묻자, 카산드라는 손을 허둥지둥 바쁘게 움직이며 동요를 드러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자신감 없는 태도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어조로 단언한다.


「하하하, 그렇게 말해주니 오히려 내가 더 고마워! 그 보답은 아니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카산드라 양의 물건은 찾아주겠어!」


카산드라의 배려에 벨은 환하게 웃는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그것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상상하며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 때 분위기에 타 반드시 찾아 내겠다고 말한 것에 후회는 없으나, 어려운 길이 되리라는 것은 우선 틀림 없다.

필시 그런 실재 존재할지도 의심되는 것을 찾아내기 보다는 그냥 친구와 화해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쪽이 간단하리라 생각되지만, 분명 그래서는 그녀를 완전히 기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든, 한 번 입에 담은 일을 번복하는 것은 벨의 신념에도 어긋난다.


「저기... 부끄러운데, 그...카산드라 양이라고 부르는건 그만둬 주면 안될까요?」

「흐음, 이거 실례를, 그럼 뭐라고 불러드릴까요? 공주?」

「고, 공주!? 저, 저는 그런게 아니에요! 그냥 평범하게 불러주세요... 경어 같은 것도 필요 없어요」


벨의 제안에 붕붕거리며 자신이 손해보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는 눈치로 고개를 내젓는 카산드라.

그 귀여운 반응에 미소를 지으며 벨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실은 존댓말 같은 건 잘 못하거든!」


그게 진심인지 아니면 농담인지를 떠나 한순간 말투를 평소로 되돌리며 벨도 같은 제안을 한다


「카산드라도 말 놔도 돼! 나이로는 내가 더 어리니까 경어는 필요없어!」

「아, 아뇨 저는 그, 반말이라던지 함부로 부르는건 익숙치 않아서, 그러니까 이대로도 괜찮아요...」

「그렇군, 그건 유감이야. 카산드라 같은 미녀는 꼭 내 이름은 친애하는 마음으로 담아서 불러주길 바랬는데」

「미, 미녀!?」


노골적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는 벨과 대조적으로 흐르듯 쏟아지는 찬사에 과잉 반응으로 돌려주는 카산드라.


「그런데 아까 싸웠다고 한 상대가 같은 파밀리아 라고 했는데, 카산드라는 어디 파밀리아 소속인가?」

「저, 저는 아폴론 파밀리아 그...던전 탐색계, 파밀리아예요」

「무슨! 그럼 카산드라도 모험자인가?」

「ㄴ,네 그런데 『도』라는 건, 혹시 벨 씨도 모험자 라는건가요?」

「그 말대로! 얼마 전 오라리오에 와서 모험자 등록을 막 마친 신출내기다!」


자랑스럽게 말하듯 벨은 가슴을 편다.

상대가 레피야 였다면 바로 배에 펀치를 날렸을 법 한데 카산드라는 놀라 감탄할 따름이었다.

그렇다고 할까, 던전에서 돌아온 자신은 방어구를 몸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한눈에 모험자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을 텐데, 그녀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걸까?

물어보고 싶었지만 숙녀에게 망신을 주는 것은 남자 실격, 속마음을 꺼내지 않고 벨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대화를 이어갔다.


「카산드라는 그다지 전선에서 싸우지 않게 보이는데 마법을 메인으로 싸우는 후위인가?」

「아, 아뇨 후위이긴 하지만 공격 마법은 쓸 수 없어서... 그래서 저는 지원겸 힐러에요」

「호오, 그건 굉장해! 회복 마법을 쓸 수 있는 모험자는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 중에서 드문 것으로 알고 있어!」

「그, 그렇게 치켜세울 정도는 아니에요... 저 같은 건 항상 민폐만 끼쳐서...」

「겸손할 필요 없어! 힐러는 파티를 지탱하는 존재! 카산드라의 마법에 도움을 받는 동료들은 말을 안해도 분명 고마워 할 것이다!」

「아으으~.....」


벨의 창친에 카산드라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인다.

귀엽지만 그 때문에 좀처럼 이야기가 진전되지 않았다.


「베, 벨 씨는 어디 파밀리아세요?」


라고 생각했더니 이번에는 카산드라 쪽에서 질문을 해온다.


「나? 나는 헤스티아 파밀리아다!」

「헤스티아 파밀리아... 죄송해요, 그, 들어 본적이 없어서...」

「무리도 아니야! 얼마 전에 우리가 들어가서 생긴 신 파밀리아 니까 오히려 아는게 놀라워」

「그, 그렇군요 그럼 벨 씨는 단독으로 던전 탐색을?」

「아니, 동생과 함께 하고 있어 내가 말하는 것도 뭣 하지만 난 그다지 강하지 않으니까 몬스터로부터 위기가 찾아오면 동생이 항상 나를 도와주지!」


하하하, 하고 웃으며 한심한 말을 가슴 펴고 당당하게 하는 벨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카산드라는 무언가 진지한 얼굴로 생각에 잠겼고, 기대하는 듯한 눈빛으로 벨을 본다.


「그, 그럼 역시 꽤 다치거나 하는건가요?」

「아아 모험자라면 당연하지만, 매일 상처가 끊이질 않아 아직 탐색을 시작한지 5일 정도 밖에 안됐는데 몇번이고 죽을 뻔했어!」

「그, 그렇다면 저와 함께――」

「그 때 여동생이 없었다면 정말 죽었을지도 몰라, 다치면 늘 여동생이 치료해주는데 그때마다 엉뚱한 짓 좀 그만하라는 잔소리를 자주 듣지」

「앗, 여동생씨도 힐러 였군요...」


카산드라는 어꺠를 축 늘어틀린다


「어, 어라? 나 무슨 이상한 소리라도 한건가?」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여러가지 생각 탓인지 카산드라의 눈이 촉촉해 보였지만, 거기에 파고들면 안될 것 같다고 직감한 벨이었다.

자신의 감각을 믿고 벨은 파고들지 않고 곧 바로 화제를 바꿨다


「그, 그러고 보니, 카산드라는 싸운 친구와 화해를 위해 물건을 찾고 있었다 했었지, 그 친구도 같은 파밀리아인가?」

「네, 네 같은 아폴론 파밀리아로 던전 탐색 같은 것도 항상 함께 가는 편 이에요……」

「그렇군. 만약 괜찮다면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한다!」

「다, 다프네 씨의 이야기를요!? 그, 그런, 대체 왜...!?」


몸을 내미는 기세로 책상을 치며 카산드라가 물어온다.

아까까지의 지나친 과잉 반응보다 더욱 지나치고 과장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태도에 그 벨 도 흠칫 놀란다.


「아니, 신참 모험자로서 꼭 경험있는 선배의 이야기를 들어두고 싶었는데... 뭔가 곤란했을까?」

「앗. 그, 그런 겁니까?... 에에, 저어, 다행...이네요...」

「다행이라니?」


영문을 모르는 대답에 벨은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돌아온 대답은 없다.

카산드라는 고개를 돌리며 혼잣말을 하며,「...다프네를 좋아하는게 아니었구나..」라는 중얼거림이 새어나온다.


「어, 그, 던전 얘기군요. 물론 괜찮아요. 그럼 전에 간 원정 말인데요...」


정신을 차리고 카산드라가 서투르게 말하기 시작한다. 듣고 있던 벨은 가끔 과장된 리액션을 하며 웃음을 짓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은 옆에서 보면 틀림없이 데이트 그 차제였다.


-


「슬슬 해가 지는군」

「죄, 죄송해요... 시간 생각도 안하고 계속 얘기해 버려서...」


가게에서 나와 하늘을 올려보니, 벌써 파랗던 하늘이 빨갛게 물들고, 태양의 반댓편에 별들이 깜박이고 있었다.


「무슨 소리! 던전 얘기를 듣고 싶다고 한 건 내 쪽이고 매우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이었어! 오히려 내가 고맙다 말을 하고 싶을 정도다!」

「그, 그런...」


정말 진정하면 바로 나갈 예정이었지만, 예상외로 이야기가 무르익어서 시간을 깜빡하고 즐겨버렸다.

그건 데이트라는 의미로서는 이 이상이 없을만큼 성공인 것이지만, 애초의 목적으로 보면 완전히 실패였다.


「이대로면 더이상 찾을 시간이 없어...」

「그렇네요...」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해는 지고 밤이 될 것이다.

그렇게되면 감자를 팔고있는 가게는 모두 닫고, 그녀가 목표로 했던 '끈으로 묶인 녹색의 감자'를 입수하는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카산드라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표정이 가게서 이야기할 때보다 훨씬 어두워졌다.


「카산드라, 혹시 괜찮다면... 내일도 함께 꿈에 나왔다는 녹색 감자를 찾지 않을래?」

「엣...」


그녀의 침울한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 벨은 그런 제안을 했다.


「오늘 못 찾은 건 이제 어쩔 수 없어. 하지만, 반드시, 내일은 찾을 수 있을거다. 그러니 만약 예정이 없다면 나와 함께 내일도 감자 찾기를 하자」


예정이 있으면 혼자서라도 찾아보려고 생각은 했지만 내색조차 하지 않고 벨은 그저 웃어보인다.

원래 그녀가 없을 때 몰래 찾아서 선물하는편이 멋지겠지만 카산드라가 원하는 것은 친구와 화해하기 위한 도구다.

그것이 '끈으로 묶인 녹색 감자'라고 하는 것은 한마디 불평이라도 하고싶지만, 만약 찾았다고 해도 그게 진짜 그녀의 꿈에 나온 것인지 벨은 확인할 수도 없다.

그녀에게 건낸 후에 확인해볼 수도 있겠지만, 화해하기 위해서 찾는 것이니까 아닐 경우도 대비해서 가능한 한 시간 낭비는 피해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카산드라 본인과 함께 찾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다. 덤으로 벨에게 있어서도 미녀와 데이트하는 것은 바라는 바다.


「괘, 괜찮나요? 그, 내일도 붙잡게 되어버리는건데...」

「물론이다! 무엇보다 난 당신이 찾는 것을 찾겠다고 약속했어! 이 벨 크라넬, 자랑은 아니지만 여자와의 약속을 어긴 적은 한 번도 없어! 반드시 당신이 찾는 걸 내가 찾아주겠다!」


가슴을 툭 치며 남자답게 선언하는 벨

실은 예전부터 꽤나 여러번 여동생의 말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해 왔지만, 그런 건 완전히 머릿 속에서 잊혀지고 말았다.


「그, 그럼, 내일도 함께――」

「어~! 벨 군 이잖아!」


벨의 제안에 얼굴이 환하게 빛난 카산드라가 기쁜 그대로 고개를 끄덕이려던 직후, 떠들썩함을 잠재우는 큰 목소리가 옆쪽에서 날아왔다.

두 사람이 나란히 돌아보니, 그곳에는 흑발 거유의, 앞가슴이 훤히 드러난 하얀 원피스에 푸른 끈을 휘감은 여신이 있었다.


「오옷, 헤스티아 인가! 우연이네!」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는거냐? 혹시, 마중 나와준.... 어라, 그 아이는?」


무언가 들어있는 종이봉투를 안고 다가오는 헤스티아는 벨옆에 있던 카산드라를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자 곧바로 벨이 두 사람 사이로 들어왔다


「소개하지! 오늘 알게 된 선배인 모험자 카산드라다 카산드라, 그녀는 나의 주신, 화로의 여신 헤스티아다!」

「잘 부탁해 카산드라군!」

「아, 앗 네, 잘 부탁드립니다...」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하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헤스티아에게 카산드라는 황급히 고개를 숙인다.

자신의 주신이랑 정 반대인 헤스티아의 태도에 카산드라는 당황했지만, 헤스티아는 그것을 개의치 않고, 들고 있던 종이봉투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그녀에게 건넨다.


「친해진 의미로 이걸 줄게. 어차피 벨 군이 쓸데없이 떠들어대서 폐를 끼쳤을 테고.」

「그렇지 않아 헤스티아! 여자에게 폐를 끼치는 일을 내가 할 리가 없잖아!」

「너, 레피야군 앞에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물론!」


째려보는 헤스티아에게 벨이 즉답하자, 왠일인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참고로 그건, 한정판 녹차크림 맛 감자돌이야! 매출에 기여했다고 여주인이 서비스로 줬어!」

「오, 역시 헤스티아! 우리 주신인 답게 맹활약하고 있구나!」

「그치? 그치?! 벨군과 레피야군의 몫도 딱 있으니까 나중에 같이 먹자」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이고, 헤스티아는 윙크하며 엄지척을 날린다.

벨도 함께 신이나서, 주신과 권속은 신경쓰지않고 떠들어댄다.


「녹차, 감자돌이, 끈……」


눈앞에서 떠드는 두 사람을 보며 카산드라는 툭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진지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눈을 부릅뜨면서 벨의 팔뚝에 걸친 옷을 두 손으로 잡아당긴다.


「이, 이거에요 벨 씨!」

「응?」

「꿈에서 나온 끈으로 포장된 녹색 감자는 이 감자돌이을 말하는거 였어요!」


흥분하며, 오늘 가장 큰 소리를 내며 카산드라가 단언한다

카산드라 목소리에 벨은 놀라면서도 그 내용을 이해하고 툭 손뼉을 쳤다.


「아아~ 그렇군, 끈은 헤스티아의 옷이고 녹색은 녹차맛, 그리고 감자가 감자돌이란 말인가」


하나하나 꿈에 나왔다는 요소를 확인하다 보면 분명 그렇다고도 할 수 없는 것들이 갖추어져 있다.

윙윙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카산드라에게 벨은 엄청난 우연도 있었던 것이라며 이 억지 같은 행운에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꿈에서 나온 찾기는 무사히 발견되었다는 말인가.내 손으로 찾지 못한 것은 유감이지만 수색이 길어지지 않아 다행이야!」

「앗, 그렇군요...찾아버렸네요....」


자신의 힘은 일절 개입되지 않은 모양으로 목적이 달성되고 만 것에 복잡한 마음을 품으면서, 그래도 진심으로 기쁨을 전하는 벨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카산드라는 그것을 듣고 아쉬운 듯이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마치 발견되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 같은 태도이지만, 대체 어째서일까.


「으음, 뭔가 이해가 잘 안가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두 사람의 대화에 옆에서 지켜보던 헤스티아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자 벨은 곧바로 사정을 설명하려 했지만 그 전에 카산드라가 손과 고개를 동시에 흔들었다.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벨 씨, 그...감사합니다」

「무슨, 신경 쓸 필요 없어! 사실 난 아무것도 한게 없는 걸!」


감사의 말을 하는 카산드라에 벨은 웃으며 손을 흔든다

꼭 찾겠다고 말해놓고 자기가 한 일이라고는 가게에 들어가서 말을 건넸을 정도.

그 시간은 엄청난 역득이긴 했지만 카산드라 찾기에 기여한 곳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카산드라의 의견은 달랐는지 크게 고개를 저으며 벨의 손을 잡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니, 그렇지 않아요...! 정말로, 정말로 고마워요! 저를 믿어줘서...저의 예지몽을 인정해줘서...!」


두 손으로 벨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카산드라는 몇 번이고 고맙다고 표한다.

무엇이 그녀의 심금을 울렸는지, 그걸 묻는 것도 볼품없는 짓이리라고, 벨은 놀라면서도 그녀의 감사를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저, 그 벨씨... 혹시 괜찮으시다면... 다시, 만나주시겠어요?」


자신없는 듯한 눈동자를 더욱 불안하게 동요하면서, 머뭇머뭇 쳐다보며 카산드라가 응시해 온다.

물건을 무사히 찾은 이상, 여기서 벨에게 더 어울려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이유가 있냐 없냐를 따진다면 애초에 물건을 찾는 것을 도와줄 이유가 있었는지 또한 의문스럽다.


「물론이다! 카산드라 같은 미인의 권유라면 언제든지 시간을 내지! 아니 오히려 내가 만나고 싶어질지도 몰라!」

「~~~!」


벨의 말에 카산드라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었고, 그것이 부끄러웠는지 두 손으로 표정을 감추었다.

이후 서로 홈의 위치를 알려주며 헤어진 벨은 기다려준 헤스티아와 마주한다.


「영웅이야 어찌됐든 벨군이 하렘을 만든다고 하는 건, 농담인 줄 알았는데...」


벨의 얼굴을 마지못해 바라보며 헤스티아는 의아한 듯 납득이 가지 않는 듯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너는 의외로 인기가 많은 타입 이었던거냐?」

「인기냐 아니냐를 떠나 항상 인기 있고 싶어!」


마치 질문의 의도와는 빗나간 적나라한 사내아이의 진심을 당당히 대답하는 벨. 어떻게 보면 그건 그래서 남자다운지도 몰랐다


「처녀신의 대답으로 그것도 어떨까 싶은데...뭐 상관없나. 그럼 돌아가서, 감자돌이 파티와 멋을 내자, 벨군!」

「아아, 돌아가자! 우리의 홈으로!」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은 나란히 걷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벨과 기묘한 예언자의 데이트는 끝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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