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발두르님. 다시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렇게 경외하지 않아도 돼요, 레피아. 이제 여기는 우리밖에 없어요. 부디 예전처럼 대해주길 바래"

처음 만났을 때 레피야는 이분이야말로 진짜 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눈앞의 신물은 현명하고 온화하며 아름답고 무엇보다 신격자였다.

항상 닫혀 있는 눈꺼풀, 언제나 부드러운 미소를 그리는 입술.

아이즈보다 짙은 색의 금빛 장발에 남신 중에서도 돋보이는 가는 선. 한편으로 신장은 170전후 .의복은 옷자락이 길고 신성한 법의로 오른쪽 어깨가 팔에 걸쳐 노출되어 있고 고운 피부는 여성스러워 신이 부러워할 정도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레피야는 그 이상의 선신을 알지 못한다.

고대 하계 주민들이 상상했을 신 구현. 빛의 광신.

그것이 바로 발두르라는 남신이었다.

그러한 빛의 신이기에 이른바 악신-파천황 이란 단어를 압축한 듯한 로키와는 궁합이 맞질 않았다.

그렇다기보단 로키가 일방적으로 적대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인연는 천계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았고, 심지어는 '언제나 짓고 있는 그 헛방귀같은 미소가 짜증난다' 는 이유만으로 로키는 발두르를 살해하려 한 모양이다.덧붙여서 발두르은 천계의 수목과 동생을 자기편으로 내세워 웃으며 회피했다고 한다.

경애하고 있는 발두르에게 이렇게까지 생트집을 잡는 로키에게, 레피야는 만났을때무터 당황해, 【로키 파밀리아】에 입단하는 것이 결정된 후에도 불안해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발두르 쪽은 로키의 말에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트집을 잡는 몇 안 되는 신이라고 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의 관계를 보고 레피야는 생각한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은 괴롭히고 싶어진다는, 그것인가요?

【로키 파밀리아】에 들어가기 전 발도르에서 개종할 때 무심코 로키에게 물었었다.

"우리가 눈여겨본 미소녀 엘프라도, 그 이상 말하면 용서못한데이~"

로키는 조용히 웃었다.

푸른 불꽃이 헛보일 정도의 신위를 떨치며.

레피야가 로키를 인지를 초월한 존재로서 두렵다고 느낀 것은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