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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 씨. 오늘만 휴가를 내도 될까요?」

「네가 어떤 입장인지 알고 있나?…라고 말하고 싶지만, 역시 그런 눈매로는 두고 볼 수 없군. 얼른 고치고 돌아와라.」

워게임에 져버려서 풍요의 여주인으로 일하게 된 헤이즈는 잠깐의 휴가를 달라고 여주인에게 밑져야 본전이니 물어봤더니 뜻밖의 OK를 받고 말았다.

이것은 요행이라고 헤이즈는 하루 휴가를 충당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방에서 자는 건 아까운 것 같기도 하다.

아니 그래도 별로 나쁘지는 않은데 이왕이면.

문득 생각에 꽂힌 헤이즈는 어느 장소로 향했다.

────그곳은, 화덕관이다.

문을 울리자 안에서 소년의 목소리가 난다.

「네……엣, 헤이즈 씨? 이 시간에는 가게에서 일하는거 아니셨나요?」

「미아 씨가 피곤에 찬 눈을 보더니 쉽게 휴가를 받았어요.」

「아, 저기, 수고가 많으십니다……」

벨은 헤이즈의 말에 신경이 쓰였는지 목소리 톤이 조금 낮아진다.

헤이즈는 열린 문으로 안의 모습을 확인하지만 그 외에 다른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당신뿐인가요?」

「음, 주신님은 아르바이트, 벨프는 공방에 있고, 릴리랑 다른 사람들은 옷을 사러 나갔어요.」

「그런가요.………그렇다면」

아무래도 사람이 없는 것을 알게 된 헤이즈는,

「실례합니다.」라고 벨의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홈으로 들어갔다.

벨은 갑작스런 사건에 깜짝 놀라고 있었지만 헤이즈는 개의치 않았다.

헤이즈는 거실로 향하자 소파에 걸터앉았다.

「벨, 이리 와요.」

「어, 어?」

전혀 의도를 모른 채 벨은 지시받은 대로 그녀 옆에 걸터앉았다.

그러자, 헤이즈는 무려 벨의 무릎을 향해 쓰러졌다.

「에, 에엣?!」

「졸려서 그런데 무릎 좀 빌려주세요.」

「에, 아, 에에?! 어???」

벨의 동요를 무시하고 헤이즈는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대로 곧바로 잠들고 말았다.

「헉...헤이즈 씨!? 벌써 잠든건가요?!」

「……………」

귀여운 여자애가 갑자기 찾아오는가 하면 멋대로 무릎을 베고 자기 시작했다.

무방비에도 정도가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쁜 짓을 한다면 반격이 날아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벨은 어떻게 할까 하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뾰족한 방안이 나올 리가 없으니 벨은 이대로 굳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몇 시간 후.

헤이즈가 눈을 뜨자,

「───헤이즈 군~? 네 녀석! 팔자 좋게 벨 군의 무릎에서 푹 자고, 필시 좋은 꿈을 꾸었겠지~?!!」

이곳에 여신이 돌아왔다.

아니, 다른 단원들도 있었다.

「그러니까! 【프레이야 파밀리아】 따위 진작에 내쫓았어야 했어요!!」

「그, 그렇지만 벨 님도 분명 협박이라든가 받은건 아닌것 같사옵니다만!?」

아아, 1시간 정도만 잘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꽤 오랫동안 잠들어 버린 것 같다.

헤이즈는 일어나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단 사과해 두었다.

「헤스티아 님, 그리고 여러분. 제멋대로 행동해서 죄송합니다. 충분히 회복되었으니 가게로 돌아가겠습니다.」

아무래도 조금 민망해서 여기서 발빠르게 떠나기로 했다.

……랄까, 무언가를 생각해 낸 듯, 다시 멈춰서 뒤돌아보았다.

「그럼 벨. 다음번에는 제 기숙사에서 부탁드릴게요.」

「─────엣!?」

헤스티아와 모두의 시선이 그의 곁으로 다시 집중됐다.

혼란이 일어나기 직전, 헤이즈는 조금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가게로 돌아왔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