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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이잖아요.」

「아, 헤이즈 씨……」

거리를 걷다가 낯익은 식당의 점원복을 입고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그러나, 시르나 아냐들이 아니라, 최근 점원이 된 헤이즈였다.

영업 중에는 기본 조리를 하는 그녀지만,

주방이 전쟁터가 되지 않은 지금 같은 시간대는 가끔 밖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휴식 중이에요?」

「네, 드디어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수고하세요……」

왠지 전보다 그녀의 피로도가 더해진 것 같다.

그녀는 [프레이야 파밀리아]에 있을 때부터 아스피에 필적할 정도의 [과로]라는 소문이다.

벨도 당시 현장을 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진실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가게도 상당한 듯, 눈가의 다크서클이 사라지는 일은 없다.

「벨. 잠깐 시간을 주지 않을래요?」

「네? 괜찮은데...무슨 일인가요?」

갑작스러운 제의에 벨은 의도를 묻는다.

그러자 예상 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데이트입니다.」

「………에?」

** **

** **

그대로 두 사람은 거리를 걷고 있었다.

목적지는 특별히 없다. 

그냥 천천히 거리를 산책할 뿐.

「아, 그렇지. 간단하게 감자돌이라도 먹어볼까요?」

「에? 아, 네.」

너무 당돌해서 반응이 늦어 버렸다.

그녀의 분위기가 [헤스티아 파밀리아]나 친밀하게 지내는 파벌에는 없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아직 대하는 방법이 어렵다.

「뭐든지 좋아요. 마침 이 근처에 맛있는 포장마차가 있대요.」

「그런가요?………어, 여기는…………」

여기서 벨은 알아차렸다.

뭔가 굉장히 낯익은 곳에.

구체적으로는, 자신이 잘 아는 여신이 이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어서 오세요………벨 군? 에엥!? 옆에는 헤이즈 군?! 왜 둘이서 사이좋게 걷고 있는것이냐! 너는 그 가게에서 일하고 있어야 하지 않느냐아앗~!!」

「저기, 헤이즈 씨는 휴식중인것 같아서, 저도 방금전에 만나서요……」

「지금은 벨과 데이트 중입니다.」

「뭣이라아아앗?! 벨 군에게서 떨어져라! 이 도둑고양이야!!!」

모처럼 조용히 얼버무리려 했는데 헤이즈는 상관없다는듯이 폭탄을 던졌다.

벨의 얼굴은 이미 새파랗다.

그러나 헤이즈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주문을 생각하는 것이다.

역시 대파벌의 힐러가 되면 이렇게까지 간이 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었던 것일까.

「헤스티아, 손님한테 그런 태도는 안 되지.」

「아니다! 아줌마! 이건 깊은 이유가 있단말이다!」

「뭔지 몰라도, 손님은 손님이잖아?」

「크흑………,」

그리고 헤이즈는 피눈물을 흘리는 헤스티아로부터 따끈따끈한 감자돌이를 2개 받았다.

하나는 기간 한정 치즈 페퍼 맛.

또 하나는 기간한정 명란크림 맛이었다.

뭐랄까, 기간 한정이 너무 많아.

그녀는 치즈페퍼 쪽을 벨에게 건네고

「그럼 저쪽 벤치에서 먹을까요?」

라고 헤스티아가 일하는 포장마차에서는 사각지대가 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었다.

뒤에서 「헤이즈 군 기억해둬라! 시르아무개 군에게 일러줄테니까!」라는 비통한 목소리가 들리지만 정작 본인은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두 사람은 원하는 벤치로 이동해 앉았다.

「자, 그럼 벨, 그 치즈 페퍼 먹어도 돼요?」

「네?」

틀림없이 명란크림을 먹는 줄 알았는데 치즈페퍼를 요구받았기 때문에 벨은 머리에 물음표를 띄운다.

하지만 딱히 벨은 이 요청에 구애받지 않았다.

「그럼 반으로 나눠서 둘 다 드실래요?」

라고, 멋진 안을 내어, 감자돌이를 포장지째 반으로 나눠──

「아앙~」

「에?」

하기도 전에 벨의 손에 쥔 감자돌이를 헤이즈가 한입 베어문다.

그녀는 입가에 묻은걸 손가락으로 닦으며 벨을 지그시 쳐다본다.

「데이트인데 『아앙~』하는게 당연하잖아요. 헤딘 님께 배우지 않았나요?」

「아, 에, 에... 죄,죄송합니다...」

실념하고 있었다.

이거 완전 저질렀다.

그녀가 알기 쉬운 사인도 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둔한 토끼」라고 머릿속에서 헤딘이 매도하고 있다.

…아니, 그건 평소와 똑같다.

하면서 우울해져있자 왼쪽에서 감자돌이를 내민다.

명란크림이 뿌려져 있는 헤이즈 것이다.

「자, 아앙~」

「엣, 그건……」

「저만 먹는 건 불공평하니까요, 저도.아까 먹었으니까 나눠주는거에요.」

「어, 어, 어, 어…………」

그런 말을 듣고 나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벨은 얼굴을 붉히며 딱 한 입 베어문다.

고소함과 크리미한 맛이 입에 퍼진다.

「………아, 벨.」

「？」

여기서 헤이즈가 무엇인가 깨닫고 벨의 얼굴을 응시한다.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을까 생각해 보지만 짚이는 대목은 없다.

그러자 벨의 입가에 그녀의 손가락이 닿았다.

「크림 묻었는데요?」

「……엣!?」

아무래도 명란크림이 묻어있었나보다.

어린애 같은 일에 부끄러워서 그녀를 응시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헤이즈는 손가락으로 벨 입가에 묻은 크림을 떼서 홀짝홀짝 핥아버렸다.

그리고 사랑스럽게 미소짓는다.

「그럼 벨. 한번더 아앙~해주세요.」

「………………네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눈을 감고 감자돌이를 기다리는 그녀의 입가에 자신이 손에 쥔 것을 권한다.

뭔가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되어 버린다.

바삭바삭 소리를 내면서 헤이즈는 맛있게 먹고 있다.

그녀는 이번에는 만족스러워 보였다.

「……자,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네? 하지만 아직 감자돌이 밖에 먹지 못했잖아요.」

「……그럼 다음에 또 보자는 거죠?」

벨의 발언을 받아서 다음 데이트 약속의 빌미로 사용됐다.

그렇게 이해해 버린 벨은, 지금 자신이 말을 꺼낸 것처럼 되어 있는데, 이 권유를 거절할 수 있을리가 없다.

「아,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 이 시간에 여기서 만나는 거 맞죠?」

「네, 네에…」

약속이 정해져 버렸다.

다음주, 모두와 던전 탐색은 아니었지...?

자리에서 일어나 치마를 정리하고 혼자 가게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벨은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거절했다.

「역시 혼자서도 돌아갈 수 있어요? ……게다가 시르 님에게 들키면 좀 위험하니까요.」

라고 하는 것 같다.

벨은 돌아가는 그녀를 바라보며 손에 든 감자돌이를 먹어 치우기로 했다.

「………아, 이거 헤이즈 씨가.」

두 입, 그녀가 맛보았던 음식.

그렇다고는 해도, 먹지 않을 수는 없고,

「………………」

얼굴이 빨개진 벨은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치즈의 풍미와 함께 오는 후추는 약간 자극이 강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