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버전에 맞췄으니 글 문단 알아서 보셈)

현업 종사자한테 처음 그림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것들에 대해 조언들은거 정리해봄. 평소에 생각했던 궁금한 것들을 속시원하고 인상

깊게 풀어주셔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초보자들이 보고 깨달았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써봄. 문제되면 지울게

1. 기본기라도 절대 하나에 빠져서 그것만 그리려고 하지 마라.

- 그림을 수학의 정석이란 책으로 빗대어 표현해서, 1단원 (사칙연산) - 2단원 (방정식) - 3단원 (미적분) 등등 수 많은 단원이 겹쳐져 쌓여진 책이 수학의

정석이라는 책임. 막 수학을 공부해야겠다 라고 다짐하면서 1단원 몇페이지에 밑줄 쳐가고 공식 외우고 문제 풀고 1~2 페이지를 끝냈음. 여기까진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의 자세잖아? 나도 들으면서 저렇게 노력하면 되는구나 하고 있었는데 그분이 말하셨음. 공부 못하는 사람 특징이라고. 저렇게 하다가 얼마

못가 100퍼 책 덮고 구석에 처박는다고. ? 저게 원래 공부하는 법 아닌가? 그게 아니라고 함. 공부 잘하는 사람. 아니, 공부 할 줄 아는 사람은 1단원 부터

미친듯이 집중 안하고 삭삭 훑어보고 대충 이정도구나 하고 다음 단원으로 넘어간다고 함. 그렇게 슥슥 1단원 부터 끝까지 정독하고 대충 파악을 하고,

그 책을 또 1단원부터 다시 훑어보기 시작한다고 함. 그러면서 자연스레 "아! 이거였지." 하면서 1회차보다 뭔가 깨닫는게 생기고, 점점 깨달으면서 2회차,

3회차, 4회차, 5회차 됐을 때 해당 책에 담긴 지식을 흡수하는 양이 방대해진다고 함. 그림도 똑같이, 스케치, 인체, 채색 등 여러가지 과목이 있는데 한가지

에만 치중해서 스케치의 숙련도를 높인다 하더라도 후에 있을 인체, 채색 등 후에 산더미처럼 쌓여진 배움의 연속에 쉽게 지쳐버린다고 함. 그저 막막하게.

또, 다음 인체의 숙련도를 올리고, 채색을 올리고 하다보면 전에 쌓아놨던 스케치의 숙련도는 현저히 떨어져 있을거라고, 하나만 공부하는 사람의 부작용

이 그렇게 나타남. 하나에 목 매달 필요 없음. 대충까진 아니어도 어느정도 선에서 이해하고 여러가지를 천천히 공부하면서 계속해서 쌓아가는 식의 공부

를 하기 바람. 그래야 다양한 경험을 하며 지치지 않고 그림을 꾸준히 그릴 수 있음.

2. 그렸다 안 그렸다 하지말고 매일 30분이라도 꾸준히 그려라.

- 그림에 대해 가장 안좋은 습관이 "오늘 이만큼 하면 됐지." 라고 안심하는 태도라는 말이었음. 그림에는 절대 '이만큼' 이라는게 없음 취미라면 모를까, 정

말 잘 그리고 싶어서 노력했는데 실력이 안 느네, 난 재1능이 없는가보다 하면서 포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말임. 절대 그림을 대충그리고 쉬려고 하지 말라

고하심. 앞서 말했듯이 취미면 알아서 재미있게 즐기고~

3. 생각하면서 그려라

- 단순히 손을 움직이면서 선만 따라가는건 단순노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 항상 선을 긋고 형태를 다듬어가면서 이게 왜 이렇게 될까?, 이런 형태를

가지고 있구나? 하면서 생각하고 이해하며 그려야 실력이 느는거라고 함.

4. 같은 구도, 같은 비례, 같은 포즈, 같은 클리셰 늘 똑같은 것만 그리려 하지마라.

- 3번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의 말인데, 항상 같은것만 그리면 그것만 그리게 되어있음. 해당 사항의 예가 바로 대갈치기, 상반신 치기. 이거만 그리는

사람. 절대 한 가지에 치중하지말고 다양한 포즈와 다양한 디자인, 다양한 색감등을 고민하고 연구하며 그려야함.

5. 누구는 인체 도형화를 엄청 파라고 하고, 누구는 도형화는 어느정도 알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데, 어느 사람의 말을 들어야할 지 모르겠다.

- 이 질문 했을 때 엄청 웃으셨었음.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한다면서. 정답은 "둘 다 틀렸다." 라고 답변해주심. 이유는 그 때 그 때 다르다는 거.

예를 들어, A는 도형화를 안봐도 잘 하는 사람이고, B는 도형화를 힘들어하는 사람임. 근데 그 두 사람에게 "인체 도형화를 집중적으로 해라." 하면 A는 이

미도형화에 대해선 잘 알고 또 잘할 수 있는데, 쓸 데 없는 시간만 버리게 되는 셈이고, B는 효율적인 시간을 보내게 되는거임. 말했듯이, 지금 니가 A의

성향을 띄고 있는지, B의 성향을 띄고 있는지에 따라, 그 때마다 다르다는거임. 못하는 종목이 있으면 그에 맞춰서 보완하는 시간을 가지면 되는거임.

대충이란 없음.어차피 나중에 잘그리려면 도형화던 뭐던 다 잘해야 잘그리는거임. 엄청 파라고 하는것도, 알기만 하면 됐다고 하는것도 다 틀렸음. 그

과목 원래 잘해야하는거임. 다만 부족한점을 알고는 있으라는 뜻이고, 또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거만 엄청나게 파지만은 말라는거지. 다른 과목 보다 

시간을 더 투자할지언정.

6. 너무 잘그리려고 하지마라.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야한다. 지금은 재미있는 그림을 그릴 때다.

- 1번 사항에 말했듯이, 쉽게 지치는 요인중 하나임. 대표적으로 모작할 때 그 점이 부각되는데, 모작의 모티브가 되는 프로의 멋깔나는 작품을 보고 내 그림

은 왜 이렇게 쓰레기 같을까, 진짜 못그리네. 이러면서 점점 흥미를 잃게 되는 부류. 나 이거 질문했다가 혼났음. 배우지도 않았는데, 수년간 배우고 노력한

사람의 그림과 똑같은 결과물이 나오길 기대하는거 양아치 심보 아니냐고. 그게 맞음. 난 배우지도 않았는데? 프로 그림처럼 안나오는게 당연함. 못나보이고

찢어버리고 싶은 감정이 드는게 당연하다고. 눈은 높아졌는데 머리와 손은 그렇지 않으니 그런 그림이 나올 수밖에. 프로의 그림을 모작하고 빼껴가며 그

프로의 장점만 쏙 빼집어와서 자기 지식을 쌓으며 점점더 그림에 대한 지식을 뇌에 새기고, 그게 쌓이고 쌓여서 내 그림에 적용했을 때 프로의 그림과 비슷

해지는거야. 다만 저 과정을 겪기엔 아직 이르다는거임. 모든 일의 시작은 흥미부터. 그림이 재미있어서 그리려는거 아님? 그게 흥미가 있다는거지. 그 흥

미가 떨어지면 쉽게 그림을 그만두게 되는거고. 니가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며 흥미를 키워가면 자동으로 알아서 잘그리고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참고하

게 될꺼임. 모든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되어있음.

그림 갤에서도 대부분 똑같은 말이 나올거임. 나도 이분한테 그 소리 듣고 다 똑같구나 생각했음. 이게 답이 아닐 수도 있는데, 이게 경력자, 중급자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그 말이 신빙성 있는 말이라는 뜻임. 믿거나 말거나 자유지만, 해답을 못찾고 방황하는 그림쟁이들한테 나름 도움이 됐

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