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사람: "저 파이프 안에 있는 남자 참 이상해...뭐라고 말을 걸면 '으...어...'라고만 대답한다니까?"

에어리스: "저 사람은 환자에요. 이 근처에서 의식을 잃었는데 누군가가 도와준게 틀림없어요."

에어리스: "이 사람이에요...도와줄 수 없을까요?"

정체불명의 남자: '으...어...."

클라우드: "저기, 난 의사가 아니야."

에어리스: "아무래도 그렇겠죠...저기, 저 남자 문신이 있는데...숫자 2라고 써져있는 것 같아요."

에어리스 부활 루머가 쳤던 구라는 대충 요약하자면 이렇다.

미드가르 슬럼가 5구역 파이프 안에 살고 있는 이 정체불명의 남자를 도와주면

이 남자가 나중에 에어리스를 살릴 방법 혹은 아이템을 준다는 것이다.

당연히 개씹구라이며 오히려 이 남자는 후일 다시 찾아가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며 더이상 찾을수도 없게된다.

<그래서 이 구라로 판정된 쉰 떡밥을 소개하는 이유가 뭔데???>

비록 에어리스 부활 방법은 (당연히) 루머이자 구라로 결론났지만

우리는 저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좀비처럼 신음만 내는 '숫자2 문신'이 적힌 남자...

이 남자는 원작뿐만 아니라 리메이크에도 등장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눈치빠르거나, 원작 설정에 능한 사람들은 이미 알아챘을 것이다.)

검은 후드와 천옷을 뒤집어쓴 채 좀비처럼 떠도는 이들의 정체는

사실상 '제노바 프로젝트'의 '실험체'라고 기정 사실화 된 상태.

게임 극후반인 챕터 17에서 '49번 실험체'(챕터3 사이드 퀘스트에 볼 수 있는 그 자가 맞다)

는 '제노바 Beat'라는 괴물로 변하지만 클라우드 일행에게 패배하게 되고

이 '49번 실험체'의 시신(?)을 '2번 실험체'가 데려가면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쯤되면 참 궁금해진다.

원작에서 제노바 프로젝트의 희생자로 추정되던 '2번 실험체'는

별 존재감도 없었고 스토리의 연관성도 없었던... 그저 하나의 엑스트라에 불과했다.

기껏해야 에어리스 부활 루머에서 낚시용 NPC로 이름날렸을 뿐이었다.

이에 반해 리메이크의 '2번 실험체'는

비록 그 등장은 짧았지만 확실히 원작보다는 뭔가 많은 떡밥을 뿌리고 있는 뉘앙스가 팍팍 풍긴다.

대체 개발진들은 무슨 의도로 '2번 실험체'를 다시 리메이크 버전에 등장시킨 것일까???

<리메이크 본 세계관에서도 '잭스'는 살아있다????>

'2번 실험체' 얘기하다가 왜 갑자기 잭스 생존타령이야? 라고 할수들 있겠지만...

여태까지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사족을 많이 붙였던 이유는 바로

이 '2번 실험체'가 바로 '잭스'라는 가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가설은 실제로 리메이크가 나오기 한참 전부터 팬들로부터 떠돌던 가설중 하나였다.

위 장면이 '다른 세계관'의 살아남은 잭스라면 리메이크판 (혹은 원작) 본래 세계관의 잭스는

신라병들에게 패배하여 쓰러졌지만 제노바 세포를 주입받고 '2번 실험체'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개발자들은 리메이크판의 세계관은 AC와 CC와 독립적인 세계관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위 사진은 '2번 실험체'의 얼굴을 클로즈 업한 모습이다.

솔직히 잭스와는 닮은 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노바 실험체들의 의의가 어디까지나 세피로스의 '카피'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실험으로 인해 잭스의 외형이나 얼굴이 변했다는 것도 무리한 설정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2번 실험체의 정체가 정말 잭스라면 이야기는 더욱 재밌어지게 된다.

리메이크 판에서 클라우드와 칼을 맞대면서 싸우게 되는 것도...

그리고 에어리스를 죽일수 있게 되는 것도...

모두 세피로스에게 조종당하는 잭스가 저지를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대로 '에어리스 부활의 열쇠'도 잭스가 가지고 있을 가능성 역시 열려있게 된다.

'잭스의 정체 떡밥'을 설명하기 전에 에어리스 부활 루머'를 먼저 서술한 이유는 이것이다.

만약 <스퀘어에닉스>가 팬들이 퍼뜨린 루머나 설정을 실제 게임에 역수입해서 적용한다면???

이게 뭔 짭퉁이 진퉁 브랜드 다는 개소리냐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팬들이 지지하는 설정이 공식 설정으로 굳혀진 사례는 생각보다 적지 않다.

파판 7만 보더라도 세피로스의 주제가는 원래 '별에게 선택받은 자'라는 곡이었지만

압도적인 팬들의 성원으로 인해 이제는 '편익의 천사'가 사실상 세피로스의 공식 주제가가 되지 않았는가?

후속 파트에서 이 2번 실험체의 정체가 정말 죽은줄 알았던 잭스라면?

더 나아가 2번 실험체가 20년 전과는 달리 단순 루머로만 그치지 않고

실제로 에어리스 부활의 열쇠나 방법을 지니고 있게 된다면?

누군가는 개발진들의 뇌절이자 무리수라고 폄하하겠지만

20년 전 이 루머 하나만 믿고 온갖 뻘짓을 해오던 올드팬들에게는

하나의 팬서비스이자 소소한 행복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