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재검법은 삼류무공이고 열여섯이 지난 이는 대성할 수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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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5

[일반] "삼재검법은 삼류무공이고 열여섯이 지난 이는 대성할 수 없소."앱에서 작성

ㅇㅇ(110.70) 2020.12.23 11:18:33

조회 8995 추천 151 댓글 40

노인은 청년의 건방진 태도에 쓴 웃음 지었다. 고급비단을 쓴 장포와 금으로 된 옥관. 명문세가의 자제였다.

무림 비무대회장이 위치한 인공섬까지 통한 다음 나룻배의 마지막 남은 표를 노인이 먼저 집었고, 청년이 뒤이어 왔을 뿐이었다.

표를 자신에게 넘길 수 없느냐, 그것은 곤란하다, 노인과 티격거리던 청년은 노인이 검을 지닌 것을 보고 무슨 무공을 쓰느냐 물었고, 또 언제 무공 연마를 시작했는지 물었다. 노인은 삼재검법이라 답했고, 무공 연마를 그가 스물 여섯 먹었을 때 시작했노라 답했다. 그 답을 들은 청년이 한 말이 저것이었다.

그러니까 청년은, 이를 테면 노인의 속을 긁으려 하는 중이었다.

"근골과 혈도가 막혀 상승의 무공을 익힐 수 없다는 거 아니겠소. 그 다음에야 제 아무리 기연을 얻어도 내력으로 혈도를 강제로 뚫다 주화입마로 골로 가지. 아니 그렇소, 노인장?"

노인은 청년의 말을 듣고 차분히 입을 열었다.

"소협. 무는 자신의 심신을 단련하는 길이고, 나는 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내게 조언하는 것에 감사하오만, 나는 수련을 그치지 않을 터입니다."

노인의 말에 청년이 비웃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답했다.

"하, 노인장. 정말 말귀를 못 알아들으시는구려. 나는 길을 바른 때에 나서 바른 길로 걸어왔소. 노인장은 늦은 때에 출발하여 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다, 이 말이오. 허니 더 늦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시고 그 표는 나에게 넘기시오. 내 노잣돈까지 쳐서 세 배는 드리리다."

노인은 청년의 말에 눈빛을 가라앉히다, 보따리를 조용히 길 가에 내려두었다. 무림맹 타격대원들이 재밌는 것을 본다는 양 팔짱을 끼고 저들끼리 속삭이는 것을 본 노인이 검집을 매단 옆구리에 손을 가져가 검집의 입구를 틀어쥐었다.

그러나 노인은 출수하는 대신 다시 입을 열었다.

"소협. 무사가 몸을 단련해 자신의 근골을 세우고 정확히 원하는 위치에 칼을 멈출수 있다면 이를 삼류라 하오."

"그런데?"

"그리고 스승에게 5년을 배워, 보는 앞에서 틀리지 아니하고 올바른 형을 선보일 수 있게 되면 이를 이류라 하오."

"그리고?"

"다시 10년을 고련해 스승이 보지 않고 조언해주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이 사사받은 검술의 형을 잃지 않고 그대로 펼쳐낸다면 이를 일류라 할 것이요, 거기서 멈추지 아니하고 자신만의 형으로 고친다면 이를 절정이라 하고, 마침내 형을 잊고서도 올바르게 검을 휘두를 수 있다면 이를 초절정이라 하지요."

"헌데?"

"그대는 자신이 어느 단계에 있다고 보오?"

청년은 노인의 물음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파안대소 했다.

"하하하!"

직후, 벼락같이 출수한 청년의 검이 태산압정의 묘리로 찍어내려쳤다.

챙!

노인이 슬며시 뽑아든 협봉검은, 청년의 보검을 칼날을 타고 흘려내렸고, 노인은 그대로 일검을 휘둘렀다.

"......!"

노인의 검이 청년의 목울대 앞에서 정확히 멈췄다.

노인은 평정을 잃지 않은 태도로 계속 말했다.

"삼재검법의 세가지 형, 가로로 베고, 찌르고, 세로로 벤다. 소협은 방금의 한 수가 삼재검법의 묘리를 넘어섰다 자신할 수 있겠소?"

청년은 답 하지 않았다.

길가에서 이 양을 지켜보던 거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형을 올바로 펼치면 일류요, 형을 고쳐나가면 절정이요, 형을 잊는 다면 초절정이라...... 그리고 새롭게 형을 만든다면 이는."

거지는 노인의 등을 바라보며 마저 내뱉었다.

"일대종사의 길이라!"

세찬 강바람이 강가를 따라 청년과, 노인, 그리고 거지를 뒤덮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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