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글은 음모론적 시각이 좀 있다는 점을 깔아두고 간다

인터뷰 초반에 쵸비가 할 말이 있었는데 까먹었다라고 말 함

걍 쵸비가 말을 못한 걸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첫 승을 거둔 소감을 묻는데 할 말 있었는데 까먹었다고 굳이 할 필요가 있나?라고 트집잡을 수 있음

근데 이 할 말이란 거 어디서 들어본 말 같지 않냐?

https://sports.news.naver.com/lol/news/read.nhn?oid=005&aid=0001249038 국민일보 바이퍼 인터뷰

https://sports.news.naver.com/lol/news/read.nhn?oid=236&aid=0000195968 포모스 소드 인터뷰

국민일보 바이퍼 인터뷰랑 포모스 소드 인터뷰를 보면 공통적으로 말미에 마지막으로 할 말 있느냐는 질문이 등장함.

보통 기자들은 이렇게 모호한 질문을 잘 안 함. 상식적으로 봐도 내 옆에 친구가 "야 너 뭐 할 말 있냐?" 이렇게 물으면 "할 말? 없는데?" 이런 아무 내용 없는 대답이 나오잖아. 기사에 아무 내용 없는 문답이 들어갈 이유가 없는 거지.

물론 선수한테 아무 의도 없이 할 말 있냐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다른 인터뷰들을 보면 이런 질문은 찾아볼 수가 없음. 하다못해 할 말이 있냐고 물으려면 누구에게 할 말인지 특정을 해줘야 함. 다시 말해 인터뷰어는 질문할 때 내가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반드시 특정을 해줌.

그런데 이런 이례적인 질문이 심지어 같은 언론사에서 나온 것도 아님. 솔직히 이례적인 것도 아니고 걍 영양가 없는 질문임. 우연히 어떤 기자가 영양가 없는 질문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우연이 두 번 일어나면 뭔가 의심해봐야 함. 아무 의미도 없는지 아니면 뭔가 의미가 있는지는 따져봐야 아니까.

일단 여기서 팩트만 나열하면,

포모스는 영양가 없어 보이는 질문을 했다.

국민일보는 영양가 없어 보이는 질문을 했다.

바이퍼는 할 말이 있었다.

소드는 할 말이 있었다.

쵸비는 할 말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까먹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한 마디 근거 없는 소리 한 번 해봄. 그리핀 선수들은 각자 인터뷰어에게 "인터뷰에서 할 말이 있다"라며 따로 발언할 시간을 요청했음.

근데 사실 근거가 아주 없지는 않음. 왜 서로 다른 두 언론사에서 똑같이 의미 없는 걸 물었을까? 선수들이 인터뷰어한테 그런 요청을 했다면 일반적으로는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설명됨.

친구들끼리 대화를 할 때도 뭐 할 말 있냐고 물으면 없다고 대답하지만, 그 앞에 "야, 나 할 말 있어."가 붙으면 대화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지지. 그러면 "할 말이 뭔데?"라고 묻게 되고, 그 할 말을 꺼내면서 영양가 없는 대화에 내용이란 게 생김.

다시 말해서 바이퍼, 소드, 쵸비 셋 모두 원래 씨맥 얘기를 할 생각이었던 거임.

이렇게 되면 쵸비가 할 말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도 설명이 됨. 애슐리 강 님한테 인터뷰 전에 할 말이 있으니 그 부분에 관해 꼭 물어봐달라고 한거지.

그런데 쵸비는 바이퍼나 소드랑 달리 그 내용을 말하지 않았고, 까먹었다고 말했지. 그것도 인터뷰 첫 질문에. 첫 질문이 첫 승 소감인 걸 생각하면 굳이 그 말 안하고 애슐리 강 님이 할 말 있느냐고 질문할 때 "아... 까먹었어요..." 이러면 알아서 편집되는데 굳이 까먹었다고 왜 그랬을까? 왜 묻지도 않은 걸 까먹었다고 말한 거지?

내가 생각한 답은 '까먹은 게 아니라 양심에 찔려서 그랬다'임.

espn 영상 처음부터 소리 키워서 잘 들어보면, 소드가 인터뷰하는 곳이랑 같은 시간, 같은 곳임.

쵸비랑 애슐리 님 목소리에 묻혀서 잘 안 들리긴 하는데, "겨우 이겨가지고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부분이랑 "사실, 사람들이 그 인베 때 좀 놀랐을 거 같애요." 부분 사이에 '생각'이라는, 어떤 문장의 단어를 말하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림. (espn 인터뷰 29초? 30초? 부근. 그 앞부분도 들어보면 소드 목소리 들리는데 내 청력 때문인지 단어 특정은 그 부분밖에 안되네)

그러면 포모스 인터뷰 그 발언 부분을 보자고. 소드가 "진짜 저희를 위하고 저희를 위했던 감독님이었다면 저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대호 형이니까, 대호 형이니까" 이 부분에 '생각'이라는 단어가 존재함.

그리고 이 문장 직전 포모스 인터뷰 영상을 보면, 3분 53초? 52초라고 해야하나? 애슐리 강님 목소리가 들림. 뭐라고 말하시는지, 누구인지는 몰라도 인터뷰를 하고 계셨던 거지. 포모스 영상 보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서 바로 캐치함.

다시 말해서 소드의 포모스 인터뷰(적어도 그 발언 부분은)와 쵸비의 espn 인터뷰는 가까운 곳에서 진행되었음. 그렇기 때문에 쵸비는 할 말을 까먹을래야 까먹을 수가 없어. 바로 옆에 형이 같은 얘기하고 있는 게 들리는데. 정말로 까먹었다손 치더라도 소드 목소리 들리니까 말할 게 당연히 떠올라야됨.

쵸비는 근처에서 소드가 씨맥 발언을 하고 있는데 그 자리에서 까먹었다고 말한 거야. 왜냐? 분명히 말은 맞췄는데, 이거 espn에 올라간대. 전세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런 소리하면 씨맥은 외국이고 나발이고 평생 팀 못구하고 업계 추방이야.

쵸비 애초에 그리핀은 내 인생의 시작이라고 어디서였는지는 잘 기억 안나는데 아무튼 그렇게 말한 놈임. 그 그리핀에 데려온 게 씨맥이고. 그런데 스스로 머호형 등에 칼을 꽂는다? 이건 도저히 사람새끼가 할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애슐리 님 입에서 할 말 있냐는 질문 나오기 전에 빨리 주워담은 거임.

그래서 인터뷰 머리부분부터 사족이 붙은 거고. 

물론, 정말로 까먹었다는 가능성도 존재함. 이 경우는 사전에 문장을 토씨 하나 안 틀리게 맞추고 인터뷰 왔는데 막상 와보니 생각이 안나는거지. 그렇다고 소드한테 가서 묻자니 애슐리 님이 바보도 아니고 눈치챌 텐데. 어쩔 수 없이 까먹었다고 하는 거지.

그런데 이건 왜 배제하냐면 일단 이 사람들도 선수인 이상 최대한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임. 그거 문장 하나하나 맞출 시간에 나 같으면 논지만 같으면 된다고 말하고 솔랭이나 돌렸을 거임. 아니면 잠을 자든지. 아무튼 단체로 말을 맞추는 건 비효율적이란 말이지.

롤밥잠해야 할 놈들이 그러고 있다면 그건 lck의 수치야. 그따위 마인드 가진 놈들도 롤드컵 시드를 주는 4부따리가 되어버린다고. 자기들도 일단 롤드컵 성적 잘 나오면 좋은 거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일단 배제했음.

만약에 선수들 의지와 무관하게 누군가 시켰다면 그놈이 lck의 수치고.

그래서 이 글 왜썼냐, 어차피 다 아는 사실인데, 안물어봤다라고 말할 수 있음. 나도 걍 마려워서 쓰는 거임. 이런 시시콜콜한 거라도 안 쓰고 있으면 뭔가 답답해서.

결론: 선수들이 모두 씨맥을 거부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꽤 있다. 적어도 선수들 간에 씨맥에 대한 스탠스 차이가 있거나, 누군가가 씨맥에게 안 좋은 내용을 말하라고 선수들에게 시켰거나, 둘 다거나.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여기까지 읽느라 좀 꼬왔을 텐데, 혹시 읽었으면 읽어줘서 고맙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글은 음모론적 시각이 좀 있고, 애초에 새벽감성으로 몇 문장 싸질러 본 것뿐이고, 여기에 이름이 언급된 사람 그 누구에게도 악의를 갖지 않음. 이 글을 믿는 건 읽는 사람 자유고, 내가 쓴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을 수 있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비판적으로 읽어주기를 바람. 그리고 졸려서 잘 거임. 난 백수니까. 너네도 잘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