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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창약 6권 서장 (미리보기)

ㅇㅇ(116.122) 2022.04.02 15:24:11
조회 682 추천 8 댓글 7
														

서장 몸무게는 의외로 안 빠진다 Dying_Hungry.



 먹지 않으면 인간은 자연스럽게 마른다는 이야기는 환상이다. 실제로는 몸에 축적한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로 변환하기 전에 비타민이나 전해질의 균형이 붕괴하기에, 식사를 일절 섭취하지 않으면 뚱뚱한 채로 아사하는 전개도 아무렇지 않게 있을 수 있다.


 「하, 하후. 하후후우……」


 12월 31일, 오전 9시.

 사람이 죽을 때는 픽 죽는다, 가 지금 그야말로 찾아온 카미조 토우마였다.

 학생기숙사에서 학구를 건너는 데 전차를 이용할 수도 없었다. 가난할수록 여유가 없다는 말처럼, 부족한 부분은 자기 발을 움직여 어떻게든 할 수밖에 없다.

 제11학구, 『외벽』 동쪽 게이트 앞.

 인덱스는 어디로 갔지? 오티누스는? 공복으로 도중에 리타이어한 건 아니겠지.

 「하후우」

 29일 시점에서 이미 잔금은 49엔이었다. 냉장고는 텅 비었고, 레토르트나 컵라면도 떨어졌다. 연말연시 점검기간을 거쳐 ATM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건 1월 4일이었다. 죽을 것이 뻔하다. 카미조 토우마, 인덱스, 삼색 고양이, 오티누스 넷(?)이 모여 원룸에서 생활하겠다는 게 처음부터 잘못됐던 건지도 모른다.

 은행기관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건, 멀리 떨어진 부모님한테 생활비를 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다. 받는 사람한테는 꿈만 같은 1월 1일이 지나가는데 세뱃돈은 4일이 되어야 만질 수 있다. 무엇보다 끔찍한 건 연휴기간을 이용한 대규모 점검이었다. 은행, 역 구내, 편의점의 ATM까지 전부 멈추지 말라고.

 떼를 써봤자 소용없다. 이런 결론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 아르바이트 안 하면 죽는다……」

 그냥 생각해도 서류, 면접, 급료 지급을 위한 계좌등록 등 다양한 절차가 필요하고, 그것들을 끝마쳐 지금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도 초임급이 손에 들어오는 건 먼 훗날인 월말 급료일이 될 것 같지만, 그건 그거다. 이제는 자잘한 조건 따위를 고려할 상황이 아니었다. 일급을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지급, 아니 식사가 제공되는 직장이라면 돈 같은 건 나중으로 미뤄도 좋다. 일단 영양이었다, 남자 고등학생의 육체가 칼로리를 미친 듯이 원했다.

 (……『연말 타관벌이 아르바이트』인가. 처음으로 고등학생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렇고 선배도 참, 부탁했더니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가져오네)

 쿠모카와 세리아.

 윤기 흐르는 흑발에 이마, 그리고 몹시 어른스러운 가슴. 학교에서 가장 미스터리어스한 여선배가 한 말을 떠올린다.

 『타관벌이라고 해봤자 말도 안 통하는 외국으로 떠나는 게 아니라, 기껏해야 벽 하나 넘는 거지만. 다시 말해 연말연시 대목에 학원도시 「바깥」으로 나가 단기결전 아르바이트에 도전해 거금을 얻고 돌아오는 느낌인 거지. 겨울방학 귀성으로 나가는 3, 40% 정도의 학생들한테 섞여서』

 참고로 이건 저학년 아이일수록 본가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 자기 나름대로 방학을 보낼 계획이 있다면 몰라도, 괜히 어른스러운 척 구는 녀석들은 그냥 학원도시에 남으려다가 최종적으로 어째서인지 혼자 외로이 정월을 보내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건 원래 너처럼 진짜 궁핍한 사람이 아니라, 「바깥」으로 외출허가를 받기 쉬운 겨울방학을 이용해 연말연시를 전부 아르바이트로 채워서 두둑한 임시수입을 손에 넣을 만큼 넣으면, 나머지는 겨울방학 마지막 며칠을 쉬면서 확실하게 놀고 학원도시로 돌아오는 것까지 포함한 자가발전 호유(豪遊)투어지만 말이야……』

 『하아. 그런데 돈에 영혼을 팔아넘긴 전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하나요, 섣달 그믐에 살인급으로 시끌벅적하다면 토요스의 어시장 같은 곳인가?』

 『무슨 소리야, 시부야는 바다랑 인접하지 않은데』

 『SHIBUYA!!!???』

 『나도 잠시 그쪽에 볼일이 있었거든. 지금이라면 함께 가줄 수 있는데. 사실 진짜 바쁘지만, 뭐, 뭐 네가 제발 부탁이라고 한다면』

 갑자기 북풍의 추위가 거세졌다.

 카미조는 부들부들 떨며,

 (……어,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본가로 돌아가 세뱃돈을 받는 것보다 더 많이 벌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무리가 어느 정도 있다는 거잖아. 그렇다면, 뭐 가망은 있나?)

 「무섭다무섭다무섭다……. 시부야라니 진짠가, 텔레비전과 패션과 염색한 머리와 하얀 가루의 나라 아니었냐고. 게다가 완벽하게 연말 31일, 카운트다운을 눈앞에 둔 이 암흑 세기말 파티가 한창인데 진심으로 길에 주차한 자동차 수준으로 제어 안 되는 군중 손에 오미코시(お神輿)처럼 들리는 거 아니야……?」 (※ お神輿: 제사나 축제 때 들쳐업는 가마. - 역자 주)

 냉랭한 북풍이 아닌 이유로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었다. 시부아에 볼일이라고? 그야 세련되고 유능한 부자, 인생이 송두리째 반짝이는 흑발거유미인은 쿵쿵 울리는 VIP룸 소파에서 긴 다리라도 꼬고 있으면 잘 어울리겠지만, 이쪽은 시부야 구 부지 가장자리에 발가락만 올려도 전신이 재로 변할지도 모르는 음침한 인도어 생물이다. 이건 이제 구조의 문제일 것이다. 아마 이런, 세련된 사람만이 태어났을 때부터 가진 물고기의 아가미 같은 게 없다면 그 도시에서 호흡하는 것도 불가능한데 가차없이 찾아오고 말았다, 적지 중에서도 적지가!!

 돈이 밉다.

 궁핍하지 않았다면 이 세상이 끝장난 것처럼 시끌벅적할 사랑과 욕망의 도시에는 굳이 가까이 가지도 않았을 텐데. 제3차 세계대전, 오티누스와의 북유럽권 도피행, 그리고 기묘한 인연으로 아레이스타와 함께 대악마 코론존과 싸웠던 영국연방 전 영역 기습전쟁. 분위기가 비슷했다. 피부에 따끔따끔 전해지는 긴장의 고통은, 태풍 앞의 그것이었다.

 (딱 한 번. 오늘이라는 악몽의 31일만 넘기면……. 해내자. 나, 나한테는 지켜야 할 게 있다고. 언제까지나 그림자처럼 들러붙은 가난에서 벗어나 모두와 함께 아무 걱정도 없이 틀어박혀 풍족한 정월을 보내는 거야. 이런, 운동 안 했더니 어느새 살이 찌고 말았네 같은 사치스럽기 짝이 없는 잠꼬대를 밤하늘에 대고 소리치는 거야아아아아!!)

 인덱스나 오티누스는 물론, 굶주린 남자 고등학생을 꾀어낸 미인 선배(의미심장) 쿠모카와 세리아도 아직 만나기로 한 장소에는 안 온 것 같았다.

 제11학구에 있는, 외벽 동쪽 게이트를 올려다본다. 지방의 거대한 역 앞 같은 느낌이 드는 풍경이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다. 터미널역이라는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대량의 금속 컨테이너가 피라미드처럼 쌓여 있었다. 동쪽 가장자리이고, 신주쿠와 직접 접한 이 학구는 육로의 동맥을 형성하는 물류기지였다.

 이러는 지금도 대형 트럭이나 트레일러가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자 돈의 흐름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다. 지금부터 저곳으로 뛰어들어 살아가고자 돈을 벌어야 한다. 시부야까지. 시부야라니. 완전 무섭잖아!!!???

 (그런데 인덱스는 정확하게 몇 살이지? 호적도 마이넘버도 아무것도 없는데 이 나라에서 일할 수가 있나? ……신장 15cm 신은……??? 얼레, 잠깐만 있어봐 설마 결국 이래저래 해서 나 혼자만 일하는 불행한 패턴인가!? 잠깐잠깐잠깐 마왕성 SHIBUYA에서 설마 혼자 있어야 해? 세상에, 오줌 지리겠다!!)

 그때,

 「……응, 응」

 카미조의 바로 뒤를 지나가는 모습으로, 차분한 여성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호응하는 목소리가 없으므로 아마 스마트폰 같은 것으로 통화하는 것이리라. 그만 그런 게 아니라, 연말은 어디든 바쁜 모양이다.

 「이쪽은 이미 도착했다니까, 볼로니 서큐버스. 후후, 굉장하지? 무리야, 지금부터 날개를 펼쳐 대공을 날아도 제때 못 올 텐데. 그래, 네가 생각한 대로 『리로드 쓰리타임즈(삼배율의 장전)』도 끝났어. 이제 목적에 닿아. 쿡쿡」

 거기서, 갑자기 바로 뒤의 목소리가 끊겼다. 전화 상대에 집중했던 주의를 다시 자기 주변으로 돌린 듯한,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는 지연과도 비슷한 짧은 침묵.

 아무튼 바로 뒤에서 이런 목소리가 날아왔다.

 「저기 잠시! 네가 카미조 토우마지?」

 ? 하고 삐죽머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길안내 희망 같은 게 아니다. 상대가 확인하고 싶은 건 이쪽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소년은 마지막까지 돌아볼 수가 없었다. 그저, 방울 소리 같은 높은 금속음을 들었고, 시야 끝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천이 힐끔 보인 게 고작이었다.


 푹!!!!!! 하고.


 갑자기        등    뒤    에서    꽂

                 힌                가느다란 손.

 부드

                러운

다섯 손가락이 카미조의 몸

                한가운데에

        서 튀어나와, 그의    피로 점철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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