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기 혐오와 학대의 시간이 길었던 인팁임

친구들과 관심사도 안 맞고 대화도 잘 안 되고 나만 혼자 겉도는 것 같고 별종인 것 같아서 자존감이 낮았음

관심사가 편협하고 현실적인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기가 어렵다고 느꼈고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음

우울감과 자살사고가 베이스였고 나 혼자 땅 파고 들어가면 정말 지구 끝까지 파고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음

그렇게 뒤늦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나이를 먹어 취업을 하고 여러 사람들과 접하게 되고 여러가지 일을 겪다보니 나도 바뀌더라

내가 힘든 내색을 하고 속을 보여주었을 때 사람들은 나를 더 편하게 느끼고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더라고 그리고 도움을 주고 싶어했음

나는 내가 너무 하찮고 한심한 존재여서 내 고민이나 어려운 점을 말하는 것이 남에게 민폐같았는데 사람들은 그렇지 않더라고

이론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어른이 된지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었지

그래서 나도 적당한 수준에서 나를 오픈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었음

인팁 커뮤를 보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은데 그래도 인팁들은 조용한 관종이라서 자기 속을 털어놓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느낌이었음 일부러 말 안 하는 비율이 많고

근데 인프제들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속을 털어놓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 난 그게 안타까워

완벽하지 않은 것이 사람이고 그래서 아름다운 건데

인프제들에게 벽을 느낄 때마다 개인적으로 서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함

30대 이상 인프제들은 그래도 낫지 않나? 생각되긴 하는데... 이건 mbti를 떠나 나이들면 모두가 성숙해지기 마련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