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정식 검사를 받진 않았고, 정확도 높다고 한 검사에서 ni랑 ti가 유독 높게 나와 infj 라고 나왔었음. (infj or intp)
하지만 나도 내가 infj가 잘 모르겠으니, 그냥 나 자신이 느낀 내 성격을 이야기 해보려고 함
단언하는 말투를 주로 쓰는데 그건 내 말투일 뿐이니 이해해줘. 내 생각만으로 정확하게 이해했을 리는 없으니 안 맞는 부분은 알아서 걸러줘.


1. 마냥 착하지는 않음 

착한 척을 할 뿐이고. 무척 계산적임. 근데 그 착한 척과 계산적인 행동이 남을 상처 주려는 이유는 결코 아님. 그러면 왜 그렇게 행동을 하냐? 1차적으로 보면 "남을 배려하고 싶고, 존중하고 싶고, 이해해주고 싶기 때문임." 하지만 더 깊게 들어가서 생각해보면 "남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다." 라는 이유가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혹은 "이런 사람이 되고 싶어." 라는 사명감이 내면에 강하게 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건 그냥 넘어가고.

흔히 infj를 보고 속을 모르겠다, 가식적이다. 라고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무척 맞는 말임. 자신의 본능에서 우러나오는 말과 행동을 절제하려는 필터가 굉장히 강하게 있거든. infj는 언제 어디서든 본능적으로 남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이 보여져야 하는 역할을 꾸며냄. 그게 이 사람이 착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으로 여겨지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래도 착해보일 수는 있는데... 문제는 "남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다." 라는 마음임. 자존감이 낮아지고, 남에게 미움 받을 거 같은 상황에선 정말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할 수 있음.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한 죄책감은 일절 느끼지 않음. 자기 자신을 세뇌한 건가 싶을 정도로 자기 자신도 그렇게 믿음. 평소에 자기 이익을 위해선 결코 하지 않지만, 필요한 상황에선 정말 능숙하게 거짓말을 해낼 수 있는 사람임. 남을 위하는 마음보단 자신이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고, 건강한 infj는 속이 건강해서 겉도 건강하게 드러나지만, 건강하지 않은 infj는 속이 건강하지 않아도 겉이 건강하게 드러남. 그래서 음흉하다고 평가 받는 사람이 많은 거임. 

 
2. 웬만하면 남을 욕하지 않음.

여기 사람들 보면 다른 유형 욕하는 몇몇 사람이 있던데, 내 생각을 말하자면 그 사람들은 infj가 아니거나 무척 불건강한 상태라고 생각함. infj는 주 기능 Ni랑 부기능 Fe로 세상 사람들의 감정이나 행동의 이유를 굉장히 계산적이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음. 다른 유형이 infj인 척 하는 게 짜증난다고 해도 그걸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생각을 한다고 해도 글을 쓴 다음에 "그래도 이런 이유로 그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은 반드시 따라옴. 그래서 infj는 대부분의 상황에 있어 말을 아끼고 중립적임. 혹은 최대한 중재를 하려고 노력함. 스스로 분쟁을 만들지 않음. 남을 힐난하는 말을 입에 품으면 자기가 품은 말에 대한 반박이 그대로 머리속에 다 떠올라서 그대로 대가리 깨지는 사람이거든. 머리 엄청 아프게 사는 사람들임. 그렇다고 다른 유형 욕한 사람들을 보고 너네 infj 아니다! 라고 욕하려는 건 결코 아님. 3번으로 넘어간다.


3. 불건강(자존감 하락)할 땐 누구보다 자기파괴적이고 내면이 박살남.

infj는 늘 이런저런 가능성을 생각하느라 머리가 깨지는 유형이고, 그래서 자존감이 낮을 땐 늘 자기 자신을 공격하고, 자기 자신을 싫어하게 되고, 자기 자신의 모순적인 점들이나 무능력한 부분에 있어 비판적이게 됨. 남에게 관대하지만 자신에게 엄격함. 남에겐 기대하지 않지만 자신에겐 기대함. 남에겐 강요하지 않지만 자신에겐 강요함. 만약 이뤄져서 완벽한 사람이 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보통 박살나거나 마음을 열은 가까운 사람을 상처 입히게 됨.

그래서 이럴 때 그들은 하나의 명확한 정답이나 기준을 원함. 미칠 듯이 피어나는 생각을 정리해주고, 목표로 삼을 수 있는 하나의 거대한 이정표를 원함. 대표적으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흔히 infj가 서브컬쳐의 "얀데레"의 소재로 쓰이는 이유가 이거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라는 하나의 명확한 길을 따르게 되면 잡다한 생각을 더는 안 할 수 있거든. 이 사람만을 위해서 살면 돼. 라는 이유 하나로 사람도 죽이고, 전쟁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임. 정말 인생 복잡하게 사는 사람들이고, 무척 위험한 폭탄같은 사람들임. 다른 유형은 이렇게까지 잡생각이 많지 않거나, 남에게 피해를 끼칠 만큼의 실천력이 없거나, 이렇게나 감정적이고 자기파괴적이고 중2병적인 결론을 내지 않거든.

그래서 infj는 자존감이 굉장히, 굉장히 중요함. 너희는 모순적이지만 결코 나쁜 사람들이 아님. 오히려 내면에 선이 없더라도 선하게 지내고 싶고, 남을 위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임. 이해할 수 없고 공감할 수 없어도 이해하고 공감해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은 사람들임. 미움 받기 싫다는 마음이 앞선다고 해도, 그 결과로 상대방은 너희들이 해준 위로나 응원에 구원 받을 수 있음. 

종교를 믿는 것도 추천한다. 세상 사람 다 너희에 대해 몰라준다고 생각할 때, 하늘 너머에 있는 누군가가 너희를 알아준다고 생각하면 조금 더 스스로가 생각한 정의를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거임. 적어도 난 그랬음.

세상에 조금밖에 없는 유형이라는 걸 자존감으로 삼고 싶다면 자존감으로 삼으셈. 너희는 유난히 특별한 유형이 맞음. 그게 부정적으로 발현되지 않고,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고. 남이 아닌 자신에게도 결과가 아닌 과정을 조금 더 봐주고 자신을 용서하며 살 수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함.

내 mbti가 infj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나, 난 너희 엄청 좋아함. 그러니 불건강한 사람들은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음. 연휴 끝났는데 푹 자고 내일부터 또 힘내자. 자신에게 관대하게,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하며 건강하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