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어떤 역사책에도 루나가 과연 어떤 이와 결혼을 했는지,

혹은 누구와 정을 통했는지에 대해서는 기록된 바가 없었다.

혹자는 세계를 위기에서 구해낸 천재 군사에게

루시리스 여신의 가호가 내려

그녀가 처녀잉태를 한 것이 아니냐고 했고

다른이는 사실 나암이 직계후손이 아닌,

루나가 암암리에 들인 양자 혹은 양녀에게서

얻은 자손이 아닐까 라는 추측을 했다.

그러나 진실은 그들의 생각과는 다소 달랐고

루나를 제외하고 제대로 된 진실을 아는 이는

그녀의 마굿간지기 뿐이었다.

그녀의 말을 돌보던 마굿간지기는

세계가 평화로워지고 각 나라가 치세에 힘쓸 무렵,

그녀를 찾아온 한 기사를 기억하고 있었다.

노란 머리칼을 한 채 언동이 시원시원했던

그 쾌남의 기사가 찾아온 날, 그는 언제나 냉철함을 유지했던

자신의 고용주인 루나가 얼굴을 붉히며 어쩔줄 몰라하는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의문의 기사를 대접한답시고

그녀가 기사를 내원으로 들였던 그 다음날,

마굿간지기는 기사를 배웅하기 위해 그녀가 유니콘에 오르려던 순간

유니콘이 거칠게 땅을 박차고 콧김을 불며 난동을 부리는것을 보았다.

어쩔 수 없이 평소에 날개가 거치적거려 안장을 얹기 힘들단 이유로

잘 타지않던 페가수스를 타고 나갔던 그녀가

그 의문의 기사를 배웅하고 돌아온 날부터

밖에 외출하는것을 근 10개월간 삼갔던 것 또한 마굿간지기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온갖 미식에 탐닉해 사람마저도 먹는다는 소문이 퍼져있던

자신의 고용주의 비밀을 감히 퍼뜨릴 수 없었던 그 마굿간지기는

죽기 전, 자신을 보러 온 몇몇 친지들에게 '디하르트...디하르트라고 했어!'

라는 의문의 한마디를 외친 채 죽고 말았기에

결혼도 하지 않았던 루나가 어떻게 자손을 가졌는지에 대한 비밀은

영영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미스테리로 남고 말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