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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번역] Caitlyn and Vi: Determination 15~16

별쏘시개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8.04 20: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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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거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 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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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15. 커피


 케이틀린은 그녀의 침실로 들어오는 밝고 노란 빛에 찡그리면서 겨우 눈을 떴다. 그녀는 투덜거리면서 햇빛이 보이지 않게 돌아누웠다. 사람들이 잠에 빠져있을 때 느끼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시간에 머물고자 하는 간절한 시도였다.


 잠시 후, 케이틀린이 일어났다. 고요함과 평화로움은 달아났다. 하품을 하고 나서 그녀가 등을 둥글게 젖히고 팔을 위로 쭉 뻗어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다시 털썩 뒤로 누워버렸다. 그녀는 어제 그다지 늦게 집에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녀의 경찰서 방문은 짧았고 정확히 볼일만 보고 나왔다. 아마 추측하건대, 문제는 그녀가 집에 돌아오고 나서 지난 밤 내내 최소 4시간은 뜬 눈으로 지새웠다는 것이었다. 그 시간 동안 그녀는 그날 보았던 자신의 부보안관에 대해 생각했다. 생각이 거기에 가닿자, 케이틀린의 뺨이 혼자 화끈 달아올랐다. 그녀는 바이와 자신이 어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뻤다. 그것은 불안정한 것이었지만, 케이틀린은 그 불안함이 어딘가로 사라졌다고 믿었다.


 케이틀린은 그녀의 다리를 흔들어 일어났다. 어깨를 움직였고, 까치발을 한 채 앞뒤로 왔다 갔다 걸어 다녔다. 오늘은 행복한 날이 될 것 같았다. 시계가 5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기에 그녀는 재빨리 욕실로 뛰어들어가 머리를 감았다. 10분 뒤 그녀가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고 나왔다. 그녀는 입고 나갈 옷에 대해 고민했고, 단추가 달린 심플한 하얀색 셔츠와 튼튼한 바지를 골랐다. 그녀가 바지에 다리를 미끄러뜨렸다. 그리고 돌아서서 침대 옆 화장대 위의 경찰 뱃지를 집었다. 그녀의 라이플은 부엌 건너편에 있는 벽장에 있었다. 케이틀린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져보려 손을 뻗었다. 거의 다 말라있었다. 그녀는 화장실로 돌아가 젖은 수건을 내려놓고, 긴 밤색 머리카락을 곧게 빗어 내렸다. 만족스럽다고 느낀 그녀가 빗질을 멈췄다. 그녀는 자신의 다른 물건들을 보고 망설였고, 이내 그것들 없이 외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녀에겐 어떠한 화장도 필요 없었다.


 그녀는 거실에서 걸어나가 부엌으로 향했다. 그녀는 지금 당장 나가야 했다. 그리고 그녀의 배는 마지막으로 음식을 먹은 것이 언제인지를 고통스럽게 상기시켰다. 거의 만 하루하고도 반나절 전이었다. 케이틀린은 바이가 이 사실을 안다면 꽤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다. 바이는 언제나 케이틀린이 더 먹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약간의 간식들과 물은 식사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바이는 그때부터 늘 커피와 베이글을 가져다 주었다. 그게 거의 1년 전이었다. 그리고 케이틀린은 그 베이글과 커피가 그리워졌다. 바이는 늘 먹을 것들을 가져다 줬지만, 최근 일어난 일들은…케이틀린은 고개를 흔들었다. 경찰서로 가는 길에 먹을 것을 좀 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어쨌든, 바이는 9시나 10시는 되어서야 나타날 터였다. 그녀는 케이틀린처럼 아침형 인간이 아니었다. 케이틀린은 문으로 향했고, 그녀의 굽이 달린 부츠를 신었다. 그녀의 발을 딱 맞게 감싸는 가죽이 느껴졌다. 터져나오는 하품을 꾹 참으며 그녀가 옷장을 열고 라이플을 꺼냈을 때 문을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두 번 들렸다. 누군지 궁금해하면서 케이틀린이 라이플을 내려놓고 현관으로 향했다. 그녀는 현관에 달린 구멍으로 밖을 내다볼 생각도 않고 건성으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는 행복해졌다. 아주 멋진 여성이 도넛과 베이글 냄새가 풍기는 가방과 김이 솟아오르는 커피 두 잔을 들고 서있었다. 미소가 그녀의 얼굴에 잔뜩 묻어있었다. 케이틀린이 놀라 입을 딱 벌리는 것을 보고, 그 미소는 더 짙어졌다.


“컵케이크, 날 봐서 놀랐구나!” 바이가 열린 문으로 재빨리 들어오며 외쳤다. 케이틀린은 할 말을 잃은 채 옆으로 물러섰고, 문이 그녀의 뒤에서 부드럽게 닫혔다. “너 일어났었어?” 케이틀린이 겨우 단어들을 꺼내놓았다.


 바이는 조리대 위에 들고 온 가방과 커피를 올려놨다. 그녀는 케이틀린에게 돌아섰다. 그리고 케이틀린은 바이의 그 모습을 그리워했었다. 바이는 어깨와 가슴을 보호하도록 개량한 경찰 제복을 입고 서있었다. 옷자락이 옆으로 조금 튀어나와 있었고, 그녀는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빗어 넘겨 고글로 고정하고 있었다. 그녀의 건틀릿은 케이틀린도 아는 등 뒤의 고리에 걸려있었다. 그녀는 그 무게에 바이가 넘어지지 않는 것에 늘 놀라워했다. 


“얼른 와서 커피랑 초코칩 베이글 좀 먹어봐. 나 좀 그만 쳐다보고.” 바이가 웃어젖히고는, 케이틀린의 달아오른 뺨에 윙크했다.


“네가 아니라 빵하고 커피 쳐다본 거거든?” 케이틀린이 웃었다. “넌 먹을 걸 가져왔고, 불행하게도 난 지금 네게 달려들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어.” 그녀는 걸어가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따뜻한 페이스트리를 꺼냈다. 그녀의 배는 먹을 것을 보자마자 아우성치고 있었다. 그녀는 배고픔에 짐승처럼 달려들어 베이글을 베어 물었다. 그리고, 세상에, 정말 맛있었다. 그녀는 빵을 삼키고 바이가 가져온 블랙 커피의 쓴 맛을 음미하며 한 모금 들이켰다.


“누구씨가 굉장히 배가 고팠나 보네.” 바이가 생각에 잠긴 채 커피를 홀짝이며 말했다.


 케이틀린은 눈을 굴려 힐끔 바라보았고, 커피를 내려놓고 앞으로 몸을 기울여 바이의 입술에 쪽 소리나게 키스했다. “넌 정말 멋져.”


“나 노력했어.”


“아, 정말이지, 바이.” 케이틀린이 웃었다. “나는 네가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놀랐어. 나만해도 20분 전에 일어났는걸.” 


“그래,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으니까.” 바이가 미소지었다. 


“정말? 예전엔 아침 일찍 잡아낼 범죄가 없었나 봐?”


 케이틀린이 고개를 기울이며 순진하게 물었다.


“그래, 지금은 훨씬 더 흥미로운 이유가 있지.” 바이가 케이틀린을 잡아당겼다. “아침 일찍 일어날 만한.” 바이가 케이틀린에게 몸 안을 내달리는 열기를 퍼붓듯 열정적으로 키스했다. 케이틀린이 숨이 차 밀어낼 때까지, 바이는 약 10초 가량 굶주린 것처럼 키스를 해댔다.


“계속하고는 싶지만…우린 이제 정말 가야 해.” 케이틀린이 숨을 쌕쌕대며 키 큰 여자를 올려다보았다.


“뭐라고? 컵케이크, 우린 이렇게 일찍 가지 않아도 되잖아!” 바이가 부루퉁해졌다.


“난 잠시 동안만 기다리려 했는데, 넌 여기에 있고 또 준비도 다 된 것 같으니 가야지.” 케이틀린이 달콤하게 미소지은 뒤, 라이플을 놓아 둔 옷장 쪽으로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걸어갔다. 그녀는 자신의 소중한 총을 집어 들고 커피를 가지러 조리대로 돌아왔다. 케이틀린은 커피가 담긴 컵을 들어올려 한 모금 마시면서 바이의 얼굴을 보고 속으로 키득거렸다. 그녀는 조금 뻣뻣하게 서있었고, 그 눈에는 굶주림이 가득했다.


“컵케이크, 오늘 일 끝나면 너 완전 죽을 줄 알아.”


 케이틀린이 까르르 웃었지만, 바이의 눈을 보자 작은 소름이 등줄기를 스쳤다. “좋아, 가자구.” 그녀가 자신의 라이플을 어깨에 걸고, 베이글이 든 가방을 손에 쥐었다.


 케이틀린이 문으로 향하자 바이가 뒤에서 투덜거렸다. “그래, 도망치는 게 좋을걸.”




“그래서, 케이틀린.”


케이틀린이 고개를 돌려 바이를 쳐다보았다. “응?”


“우리 이제 어떡할까?” 바이가 물었다. 


케이틀린이 도로를 돌아보았다. 그들은 그녀의 순찰차에 타고 있었고, 교차로에 멈춰있었다. 케이틀린은 그들이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이 일에 대해 생각했어야 했다. 단 둘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애무하는. 그녀는 이 관계에 더 나은 이름표를 붙여야 했다.


“글쎄, 난 우리가 계속 비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 경관들 사이의 연애는 금지되어 있어. 파트너끼리는 더 그렇고.”


“아.” 


“걱정하지마. 우리가 만약 들켜도, 난 10년간 필트오버를 위해 일한 보안관이고,“ 케이틀린이 확고한 어조로 말했다. “그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거야.”


바이가 끄덕였다. “만약 그…우리 사이가 더 깊어지고, 내가 원한다면, 그렇다면 넌 네 가족에게 말할 거야?”


케이틀린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거야.” 신호등이 드디어 초록색으로 바뀌었고, 케이틀린은 엑셀을 밟아 도로의 흐름에 미끄러져 들어갔다.


“너희 부모님은 날 싫어하시잖아, 그렇지?” 


 케이틀린의 가슴이 조여들었다. “그분들은 상냥하시지만, 내가 적당한 남자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거라고 믿고 계셔. 아주 자격 있는 남편과 말이야. 난 그런 것을 원하지 않지만.” 케이틀린이 핸들을 세게 움켜쥐었다.


“남편?” 바이가 소리쳤다. “네 말은, 그분들이 모르신다고…어…네 성향이 그런 쪽이라는 걸?”


케이틀린의 얼굴이 빨개졌다. “음, 내가 이렇게 된 건 최근이야. 난 한 번도…” 눈 앞의 도로 상황에 집중하느라 그녀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잠깐, 넌 한번도 다른 여자와 사귀어본 적이 없단 말이야?” 바이가 충격받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없어. 네가 처음이야.” 케이틀린이 강조했다. “그게 나빠?” 케이틀린은 바이가, 이른바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녀는 바이에게 시시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솔직히 이 관계에 대해 전혀 감을 못 잡고 있었다. 그녀는 바이에게 키스하는 것이 아주 기분 좋다는 건 알았지만, 그 밖의 것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바이는 모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컵케이크, 네가 운전대를 잡고 있고, 또 운전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에 감사하도록 해.”


 케이틀린은 삐걱이며 고개를 다시 앞으로 향했다. 그녀의 목 위로 땀이 한줄기 흘렀다. 그녀는 오늘 어떻게 살아남아야 한단 말인가? 그녀는 앉은 자리에서 꼼지락거렸고, 눈 앞에 경찰서가 나타났을 때에는 세상에 감사했다. 그녀가 순찰차를 자신에게 할당된 길가 자리에 주차했다. 케이틀린이 시동을 끄고 뒤로 기대 바이를 바라보았다.


“공공장소에서 애정행각은 금지. 무슨 일이 있어도.” 케이틀린이 단호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는 화해한 것처럼 보여야 해. 다시 친구, 그리고 파트너가 된 거지.”


 바이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물었다. “잠깐, 화해라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싸운 걸 어떻게 아는데?”


“왜냐하면 모두가 봤기 때문이지. 네가 경찰서에서 뛰쳐나가고, 내가 울어버린 걸 말이야.”


바이가 움츠러들었다. “네 말이 맞아, 컵케이크.”





챕터 16. 약간의 소동


 그들이 사무실에 도착하고 나서 한 시간 남짓 흘렀다. 커피는 다 마신지 오래였고, 아주 멋진 초코칩 베이글도 마찬가지였다. 케이틀린은 그녀의 어질러진 책상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대개 물건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휴가를 떠난 동안 쌓인 산더미 같은 일의 양은 경악스러울 지경이었다. 케이틀린은 그 서류의 산을 조금 깎아내기 위해 하루 종일 일해야 할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입술에 볼펜 버튼을 꾹 눌렀다. 대체 왜 그녀가 이틀 전 경찰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알아야 한단 말인가? 그녀는 고개를 털고 그녀의 환상적인 경무총장에게 건넬 길고 알랑거리는 답장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맹렬하게 글을 쓰던 그녀가 누군가의 빤히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고 살짝 고개를 들었다. 바이가 팔을 건틀릿 위에 겹쳐 포개어 놓고 그 위에 머리를 얹은 채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꽤 오랫동안 케이틀린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넌 좌절하고 있을 때가 제일 귀여워.”


케이틀린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조용히 해. 일하는 거 완전 재미없거든? 최소한 넌 네 건틀릿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하잖아.”


 바이가 크게 웃었다. “그래, 그리고 난 네가 서류 작업하는 걸 보는 것도 좋아해. 넌 집중할 때 혀를 입술 한쪽으로 빼무는 재미있는 버릇이 있거든.”


케이틀린이 빙긋 웃었다. “너도 그런데?” 그렇게 말하고 나서 케이틀린은 놀라 숨을 헉 들이켰다. 그녀는 잡고 있던 펜을 내동댕이치고 그 손으로 입을 가렸다. 바이의 눈이 동그래졌다가 이내 얼굴 가득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훌륭하신 필트오버의 보안관님이 그녀의 부보안관을 집요하게 쳐다보셨다는 말이죠? 일하는 도중에? 완전 스캔들거리잖아!” 바이가 가상의 군중들을 향해 팔을 넓게 펼치며 외쳤다. 케이틀린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케이틀린이 조그맣게 투덜거렸다. “저게 진짜...”


 케이틀린은 문이 닫혀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안도한 후에야 겨우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 “난 널 관찰할 권리가 있어. 네가 벌이는 경망스러운 짓들을 막아야 하니까.”


“경망스럽다고? 네가 가끔 사용하는 단어들에 이의를 제기하겠어, 컵케이크. 정말이지, 누가 요즘 바를 선술집이니 하는 촌스러운 단어로 부른단 말이야?”


 케이틀린이 웃었다. “저기요, 전 제 스타일의 문법을 사용할 권리가 있거든요? 게다가 네 말버릇이 더 나빠. 걸핏하면 욕을 하잖아. 나까지 말할 때 욕을 하게 만들고 있는 아주 나쁜 버릇이지!" 케이틀린이 쌔근대며 분홍머리의 여자를 째려보았다. 하지만 눈 앞의 여자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멍하니 앞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케이틀린의 얼굴을 향하고 있지 않았다. 그 시선을 쫓아 내려가자, 거기엔 그녀의 가슴이 있었다. 케이틀린의 얼굴이 즉시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오늘 평소보다 더 타이트한 버튼 업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녀가 종이 뭉치를 움켜쥐고 바이의 머리를 찰싹 때렸다.


 바이가 백일몽에서 깨어나며 날카로운 신음소리를 냈다. 종이 뭉치가 꽤 무거웠기 때문에, 바이는 불쌍하게 자신의 머리를 문질렀다.


“이 변태야!” 케이틀린이 소리치고는 소심하게 문 쪽을 쳐다보았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그녀는 좀 더 조용한 어조로 말을 맺었다.


 바이의 입이 달싹이더니 마침내 더듬거리며 말을 꺼내놓았다. “이봐! 네가 내 머릿속에 이미지를 불어넣었어. 나한테 뭐라고 하지마. 난 그냥, 어…맹세할게, 그냥 널 생각하고 있었어. 아주 많이.” 바이가 뒤통수를 문지르며 씩 웃었다. 나중에 혹이 생길 것 같았다.


 케이틀린은 자신의 의자에 풀썩 기댔다. “그게 대체 무슨 뜻이야? 너 진짜…” 그녀는 바이의 뺨이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에.


“널 불편하게 해서 미안해.” 바이가 변명했다. “난 너한테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넌 아주…유혹적인걸.” 바이가 살짝 웃었다. 케이틀린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케이틀린이 처음 보는 새로운 바이였다. 그녀는 늘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 그녀의 주위에는 불안정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이것이 수수께끼처럼 느껴졌다. 그녀의 마음 속에서 바이는 언제나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강하고 고집 센 여자였다. 


“아냐, 괜찮아. 넌 그냥 날 조금 놀라게 했을 뿐이야.” 케이틀린이 심호흡하며 대답하고, 말을 이었다. “바이, 난 널 잘…안다고 생각해왔어. 넌 완고하고, 황소 고집이지. 하지만 최근 들어 넌 머뭇거리고 수줍어해. 나쁜 일이 아니야! 하지만 네가 너 자신 그대로였으면 좋겠어.”


 바이는 분홍색 머리카락을 조금 귀 뒤로 넘기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사실은, 난 내가 널 화나게 하거나 너와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할까봐, 그래서 네가 날 밀어 낼지도 모른다는 게 무서워. 난 다른 주위 사람들에게는 얼마든지 난폭한 사람이 될 수 있어. 나도 그걸 알아. 난 그냥 너한테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바이가 조용히 말했다.


“너 모르는구나, 바이.” 케이틀린이 소리 내어 웃었다. “난 네 고집을 싫어해, 네가 네 자신을 불필요한 위험에 밀어 넣을 때만 말이야.” 바이의 눈이 고통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바이, 난 정말이지 네 자신감을 사랑해. 네 포기하지 않는 태도, 패배에 꺾이지 않는 모습을 사랑해. 난 네가 상황을 뜻대로 주도하는 걸 사랑해. 더 중요한 게 뭐냐면, 난 네 회복력도 사랑한다는 거야. 넌 놀랍도록 터프해. 난 솔직히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일들을 겪으면서 살아왔고, 또 성장했어. 넌 그것들을 이겨냈고, 그게 내게 얼마나 많은 행복을 줬는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야. 내가 말하려 하는 건, 만약 네가 너 자신으로 있고, 네가 생각하는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되려고 하지 않는다면, 내가 널 그것보다 더 사랑할 거라는 거야.”


바이가 조용히, 그녀의 깊고 푸른 눈동자를 뜨겁게 빛내며 케이틀린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이윽고 그녀는 눈물이 가득 차오른 눈을 깜빡였다. 케이틀린은 당황했다. ‘내가 뭐 잘못 말했나?’


바이는 케이틀린이 거의 사과의 말을 꺼내려 했을 때 그것을 자르고 웃어댔다. “망할 눈물! 내가 말했지, 컵케이크. 넌 나를 말랑하게 만든다고.” 바이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내고 케이틀린을 돌아보았다. “이건 그냥, 어, 난 한번도 이렇게 좋은 칭찬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 고마워, 케이틀린. 다 고마워.“ 


 케이틀린이 그녀에게 활짝 웃어보였다. “괜찮아…파트너.”


 바이는 웃었다. “그래, 나 너하고 같이 할 일거리들 좀 가져올게! 그럼 우린 오늘 밤엔 집에 갈 수 있겠지.” 바이가 조금 못생겨 보이는 부은 눈을 한 채 짓궂은 미소를 얼굴에 띄웠다. 


케이틀린은 속으로 웃고 말았다. ‘그녀가 지금 자기가 무슨 일을 하려는 지 알까?’ 


갑작스레 날카로운 노크가 문을 울렸고, 케이틀린이 들어오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벌컥 열렸다. 바깥에는 소음이 가득했으며, 케이틀린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가에는 로빈슨 경위가 얼굴에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 채 서있었다.


“보안관님,” 로빈슨이 재빨리 오른쪽의 흥미있는 얼굴을 하고 있는 바이에게 시선을 던졌다. “부보안관님도, 두 분께서 들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로빈슨은 서두르며 어깨 너머로 손짓하고는 걸어나갔다. 케이틀린은 바이를 쳐다보고는 황급히 그녀의 라이플을 손에 들고 방을 나갔다. 바이가 바로 뒤따랐다. 건물은 굉장히 이른 아침부터 활기로 가득 차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로빈슨을 포함한 경관들이 사무실을 따라 죽 늘어서있는 살인 사건 판 중 하나 앞에 둥글게 서있었다.


 그녀와 바이는 사람들을 헤치고 나아갔다. 경관 두 명이 그들이 왔음을 눈치채고 재빨리 둘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로빈슨은 원 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전화기를 들었다. “보안관님, 여기 파커 경위입니다. 그는 7번가에 나가있습니다.”


 케이틀린이 서둘러 전화기를 받았다. “파커?” 그녀가 소리쳤다. “무슨 일이에요?”


“보안관님!” 어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과 얘기할 수 있어 기쁩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7번가에 비상 경보기가 작동한 은행이 있습니다. 그 은행은 현재 침묵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거기가 단단히 잠겨있다는 겁니다. 아무도 들어가지 못해요. 그리고 아무도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목격자들이 증언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가 인질극을 대비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현재 SWAT 팀과 함께 상황을 관찰 중이며, 주변을 통제 중입니다. 저는 바로 로빈슨에게 알렸고, 당신의 지원을 바랍니다!”


 케이틀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인질극은 그들이 처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녀는 빠르게 판단했다. “이해했어요, 계속 주변을 통제하세요. 금방 가겠습니다. 은행 이름이 무엇이죠?”


“아놀드 앤 백스터.”


“알겠어요(Roger that). 5분 뒤 도착할 겁니다.”


 케이틀린이 전화기를 다시 로빈슨에게 건넸다. “다들 들었죠?” 그녀가 바이를 주시했다. “그래, 들었어. 스피커 폰으로 얘기했잖아.” 바이가 어두운 얼굴로 대답했다.


“좋아요, 그러면 로빈슨, 여기에 지휘 본부를 꾸려주세요. 그리고 빠르게 명령을 내리고 각자의 포지션을 지정해주세요. 저와 부보안관 바이는 현장으로 가서 상황이 악화되면 다른 SWAT 팀을 호출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보안관님.” 그가 그곳에 서있는 열명가량의 경관들에게 돌아섰다. “보안관님이 하시는 말씀 다들 들었지? 움직여!” 그들은 각자의 책상과 전화기로 흩어졌다. 


케이틀린은 황급히 밖으로 향했고, 바이가 그녀의 뒤에 바짝 붙었다.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지나쳐 계단을 세 개씩 뛰어내렸다. 케이틀린은 두 손으로 양쪽 문을 밀치고 순찰차를 향해 거의 전력질주에 가까운 속도로 달려갔다. 바이가 그 뒤를 따랐으며, 그들은 자동차에 올라탔다. 케이틀린은 안전벨트를 매고 홱 경광등을 켰다. 그들 주위의 차가 즉시 멈췄다. 그리고 케이틀린은 자리에 앉은 채로 길을 따라 내려가며 고함을 질렀다. 그녀는 두 블록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7번가로 급격히 방향을 꺾었다. 


“케이틀린, 불안한 예감이 들어.” 바이가 말했다. 그녀는 한 손에는 이미 건틀릿을 끼고, 다른 하나도 서둘러 착용하려 하고 있었다.


“나도 알아, 바이. 이건 인질극이고, 인질극 앞에선 나도 늘 불안함을 느껴. “ 케이틀린이 도로를 질주하는 것에 집중하며 대답했다. 그녀는 경광등이 앞에서 번쩍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게 아니라, 케이틀린. 이건 너무 갑작스러워. 지금은 아침 6시 반이야. 은행은 금고와 예금 업무를 9시나 10시가 되어서야 시작해. 이건 은행 강도 사건이 아니야. 내 생각엔, 그녀일 것 같아.”


 케이틀린이 재빨리 그녀의 파트너를 쳐다보았다. “그녀?” 케이틀린은 바이가 그녀라고 말할 땐, 오직 한 사람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바이는 그녀를 굉장히 싫어했다.


 바이가 끄덕였다.


 케이틀린은 다시 도로로 주의를 돌렸다. 그녀는 브레이크를 밟고 휙 방향을 틀어 넓게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는 네 대의 자동차 앞에 멈췄다. 경찰차의 행렬이 온 사방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케이틀린은 옆의 블록에서, 검은색 글씨로 아놀드 앤 백스터라고 새겨진 황금색의 세로 간판을 볼 수 있었다. 바깥 쪽에는 SWAT의 작전버스가 있었고, 많은 경관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가자, 바이. 네가 틀렸기를 빌어.” 케이틀린과 바이는 순찰차에서 서둘러 내렸다. 

















*SWAT: Special Weapons And Tactics 경찰 소속 특수부대 

*'선술집' '경망스럽다' 등으로 번역하고는 있는데 케이틀린이 말하는 그 고풍스러운? 느낌을 살리기가 참 어려움;
번역하면서 느끼는 건데 영어보다는 한국어를 잘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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