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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라떼]씹덕이 된 권라떼

럽붕이(112.163) 2024.04.08 07:44:29
조회 510 추천 15 댓글 8
														


















벌써 3년이라는 기간을 부부로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라떼와 현수.


여기까지 오기 전 까지 참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그랬던 만큼 둘의 결혼 생활은 굉장히 행복했다.


배려심이 가득한 남편은 가시돋힌 고슴도치였던 자신을 따뜻한 햄스터로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라떼는 씹덕이 되기로 결심했다!


언제까지나 그가 희생을 하게 내버려둘수는 없다.


혼자가 아닌 부부가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취미공유를 시작할 때가 다가온 것이다.



[헤헤, 나중에 딱 하고 애니메이션 전문가가 되서 씹덕 앞에 등장하면 좋아하겠지?]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는 학창시절 애니메이션 덕후들은 자기들끼리 뭉쳐다니는 걸 본적이 있다.



- 야 이번분기 신작 봤냐? 렘 진짜 개쩔음.


- 에밀리아 마지텐시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쉬는시간만 되면 도서실에서 웃음꽃을 활짝 피우고 얘기를 나눈다.


라떼도 그런 삶을 원했다.


씹덕이 진심으로 웃으면서 자신과 취미를 공유하고, 더 나아가 '역시 하늘이 너는 내 운명이야' 라는 말을 듣게 되는...



씨익 -


어느새 송곳니가 보일정도로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먼저 라떼는 구글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검색한 다음 나무위키에 접속했다.



1. 개요

2. 발전사

ㄴ 2.1. 제작기술의 역사

ㄴ 2.1.1. 탄생

ㄴ 2.1.2. 2D애니메이션의 탄생


.

.

.


"뭐가 이렇게 복잡해...?"


하지만 위키에는 그녀의 생각보다 훨씬 본격적인 글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대부분을 스킵하고 '일본' 애니메이션 쪽만 봤지만 그래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으음.. 게다가 뭔가 내가 바라던 느낌이 아니야."


라떼는 휴대폰 화면을 끄고 조심히 현수의 서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덕후가 되려면 씹덕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현수의 서재는 라떼에게 교보재가 잔뜩 들어있는 곳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 현수는 거실 구석에서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니 적어도 1시간에서 2시간동안은 완전 세이프다.



끼익 - 쿵.




[우와 대박... 이렇게나 많이 모았단 말이야?]



방안에 발을 딛자 예상대로 서재의 한면이 조금의 틈도 없이 만화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원나블부터 각종 미소녀들이 그려져있는 것까지.


새로운 세계를 접한 라떼의 동공은 순간 파르르 하고 떨렸다.


이 정도 반응은 사실 구역질을 하면서 이런 좆 같은걸 대체 왜 보냐? 라고 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성장한셈이다.



"어, 이거..."


그녀의 시선은 근처로 향했다.


가장 최근에 읽은듯, 다른 것들과는 달리 엉성하게 꽂혀져있는 책 하나.



"그 비스크돌은 사랑을 한다..? 대체 이게 무슨 이름이야? 비스크돌이 뭔데?"


일반인 라떼가 보기에는 만화책 이름 가운데서도 굉장히 해괴망측 했다.


그래도 읽었다. 유일하게 씹덕의 흔적이 남아있으니까.



[줄거리]


[늘 친구들 사이에서 중심에 있는 인기 많은 미소녀 키타가와 마린. 반 친구인 고죠 와카나는 그녀를 ‘다른 세상에서 사는 인간’이라 생각했다. 장래에 히나 인형을 만드는 장인이 되고 싶은 와카나. 그런 그가 방과 후 피복실습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곳에 나타난 사람은… 바로…?!]



"으음."


그녀는 머리를 긁적였다.


생각보다 내용자체는 역겹다거나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여자 주인공이 나를 꽤 많이 닮았잖아..."


재밌을지도.



"남자 주인공도 씹덕 만큼은 아니지만 좀 생긴편이고 성격도..."



"..."



그녀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듯 손바닥위로 꽁하고 주먹을 쳤다.



"미친 이거 완전 씹덕이랑 난데?"



흥미가 붙은 라떼는 당장 1권부터 주르륵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살면서 본 만화책 이라고는 어릴때 '무서운게 딱 좋아' 한 권 밖에없었던 그녀에게 본인과 남편을 닮은 캐릭터들이 풋풋한 감정을 나누는 책의 내용은 너무나도 자극적 이었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때마다 즐거웠고 여자 주인공인 마린이 남자 주인공인 고죠에게 빠졌을땐 자신도 모르게 몰입했다.



3시간. 4시간.



이미 정해둔 시간이 다 지나간지 오래지만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서브 컬쳐를 혐오하던 그녀가 '세미 덕후'로서 재 탄생한 순간이었다.



[씹덕도 나처럼 몰입하면서 봤을까?]



반짝이는 눈동자로 만화책을 바라보는 라떼의 머릿속에는 온통 남편으로 가득 차올랐다.


이제 그만 나가야지, 나가야지 하면서도 계속해서 고죠와 마린의 닿을듯 닿이지 않는 이야기가 그녀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빨리 너희들도 씹덕이랑 나처럼 결혼 하란말이야!


라떼는 뒹굴뒹굴 만화책을 안고 바닥을 굴러다녔다.



"하늘아 뭐해?"



"엥?"




...





작업을 끝내고 서재에 들어와보니 아내가 침까지 질질 흘려가며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아, 아니 그게...! 씹덕... 오해하지 말고 잘 들어봐..."


한참을 찾다가 혹시나 싶어서 들어 와봤는데 정말 있었을줄이야.


평소 서재에 잘 드나들지 않는 그녀라서 더욱 당황 스러웠다.


다만 그것보다 훨씬 놀라운 건... 도대체 왜 라떼손에 비스크돌 10권이 들려있는거지?


그녀도 전혀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했는지 이미 얼굴이 토마토 처럼 빨개져 있었다.



"내, 내가 내, 내, 가 말이지? 그..."



그리고 마치 고장난 말하는 인형처럼 말을 더듬었다.


본인도 수습하기가 불가능 하다는 걸 이제 알게 된걸까.


장난을 치다 부모에게 걸린 어린 아이처럼 고개를 푹하고 숙였다.



"...."


"하늘아 괜찮아, 죄 지은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부끄러워 해. 이리와 안아줄게."


"씹덕..."



포옥 -



팔을 벌리자마자 품속에 불덩어리 처럼 활활 타오르는 라떼가 들어왔다.



"....."


"비스크돌 재미있었어?"



나는 다정한 어투로 그녀에게 물었다.



끄덕...


그러자 아무말없이 그녀가 끄덕였다.


이렇게 얌전한 라떼는 처음이다. 나는 그녀의 고사리 같은 손에 쥐어져있는 만화책을 조심히 가져왔다.



"언제부터 읽었어?"


"너랑 점심먹구... 좀 있다가..."



그런것 치고는 굉장히 많이 읽은 편이다. 배우로서 대본을 읽는데 익숙한 그녀의 특성상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파고 들었을테니까.


다만, 왜 갑자기 만화책을 읽었냐는 건데...


내 머릿속에는 단 한가지의 답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취미 공유 하고 싶다는게 이런거였어?"


두 달전부터 나와 라떼는 틈틈이 시간날때마다 취미 공유에 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현수씨, 죄송하지만 이번 활동에는 실장업무까지 겸해서 처리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라떼의 스케줄에다 개인 업무까지 쌓여 있었던 시절이라, 언젠가는 하리라고 다짐했지만.


설마 휴가를 받은지 5일도 지나지 않아 행동을 취할줄은 생각치도 못했다.



"..."



또 다시 고개만 끄덕.


눈가가 촉촉해지기 시작한것을 보니, 내 답이 정곡을 찔렀나 보다.


모든 궁금증이 풀리자마자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토닥여주었다. 그제서야 강아지처럼 온 몸을 벌벌떨던 라떼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듯 보였다.



정말 결혼전이나 후나 변함없이 사랑스러운 아내다.


일본 애니메이션 소리만 나와도 질겁 했던 그녀가 이렇게까지 할 정도면, 얼마나 각오를 했을지 가늠이 안간다.


하지만 억지로 봤던 거라면 앞으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 헤, 고죠군 알고보면 마린을 너무 아끼는거 아니야?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



갑자기 처음 방에 들어왔을때 들렸던 라떼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나는 정했다.



"하늘아."


"응..."


"앞으로 보고 싶으면 부담갖지 말고 얼마든지 나한테 얘기해줘, 같이 보자."


그녀가 용기를 낸 만큼,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로.



"...!"


꾹 다물었던 그녀의 입이 미동을 하기 시작했다.



"헤헤... 그럼 나 씹덕이랑 같이 볼래."


"정말? 이거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는데, 우리 거실에 가서 같이 볼까?"


"응!"



그러고는 마치 생일에 원했던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부부는 눈만 마주쳐도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이런 날이 올줄은 몰랐지만, 내가 라떼를 덕후의 길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궈버리게 만든 것 같다.



그녀는 내 가슴을 쿡쿡 찌르고 저 멀리 도망간 다음 내게 손을 흔들었다.



"빨리 와 고죠... 아니 씹덕~"


"..."



아니 어쩌면 나보다 더 심하게 빠져 버렸을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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