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아성현아! 밖에 꽃핀 것 좀 봐! 엄~청 예뻐!”

“오오~. 그러게, 저게 개나리인가? 엄청 예쁘게 펴있네.”

“너무 예쁜 거 아냐? 사진 찍어야지~.”

그러고는 가방을 뒤지며 주섬주섬 휴대폰을 꺼내 드는 다혜.

달리는 차 안에서 얼마나 잘 찍으려고 하는 건지 휴대폰을 창문에 딱 갖다붙인다.

“그렇게 해봤자 달리는 차 안에서는 제대로 안 찍혀~.”

곁눈질로 사진에 집중하고 있는 여자친구를 바라보며 성현이 던진 한 마디.

다혜는 발끈하며 “잘 찍을 수 있거든?”하고 연인을 흘겨보더니 다시 휴대폰 화면에 집중한다.

이윽고 찰칵찰칵 하고 들리는 촬영음.

하지만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다혜가 “으으음...”하고 고개를 이리저리 갸우뚱하고,

다시 한번 더 창문에 딱 붙어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잘 찍혔어?”

성현이 능숙하게 핸들을 돌리며 다혜에게 물으면,

다혜는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다 흔들렸어... 진짜 엄청 에뻤는데.”라며 투덜댄다.

그러면서 분한 듯이 조수석 시트를 팡팡 두드리며 “언제 도착해 우리?”하고 묻는 다혜.

성현은 피식 웃으며 네비게이션을 곁눈질하더니 “좀 있으면 도착하겠네~. 15분 남았대.”하고 대답한다.

그럼 그제서야 다혜도 화가 조금 풀린 듯이 창밖을 쳐다보며 “빨리 가고 싶다...”하고 중얼거린다.

“심심하면 과자라도 먹을래?”

성현이 조수석 서랍을 가리키며 말하면,

다혜는 금세 눈을 반짝이며 “과자?”하고 대답하더니 들뜬 표정으로 서랍을 연다.

“우와! 내가 좋아하는 거 다 있잖아~. 뭐야 권성현?”

다혜가 빙그레 웃으며 웃음 가득한 목소리 서랍을 뒤적거리며 말하자 성현은 다시 싱긋 웃으며 대답한다.

“박다혜랑 사귀려면 이 정도는 기본이지~.”

“오오~. 그 말 되게 좋은데?”

“히힛. 역시 오레오가 제일 맛있어. 달콤해.”

“박다혜 오레오 좋아하니까 특별히 사놓은거지~. 나 센스 좋지?”

“푸흐흐... 그런 걸 꼭 자기 입으로 말하는 거야?”

“뭐 어때~. 다혜 네가 좋아해주면 나도 좋은거지.”

그 말에 다혜가 생글생글 웃으며 오레오를 하나 집어 입에 넣더니 이윽고 행복한 웃음을 짓고,

성현은 마치 귀여운 생명체를 바라보듯 눈웃음을 지은 채 다혜를 계속해서 곁눈질한다.

“심심하면 음악이라도 틀까?”

과자를 먹느라 바쁜 다혜를 힐끗 보며 성현이 물으면,

다혜는 어느새 입안 가득 과자를 넣은 채 빵빵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온 성현이 던지는 한 마디.

“그러고 있으니까 꼭 햄스터 같네.”

뜬금없는 성현의 말에 다혜가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고개를 갸웃하고.

성현은 오른팔을 뻗어 다혜의 볼을 콕콕 찌르며 말한다.

“귀엽다는 거야~. 햄스터같이 볼 빵빵하게 하고 있으니까.”

“아닌가, 다람쥐? 다람쥐가 더 어울릴지도.”

성현이 혼자 말하고 혼자 대답하며 큭큭거리면, 다혜는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오물거린다.

마침내 입 안을 비운 다혜가 살짝 홍조를 띄우더니 “내가 그렇게 귀여워?”하고 성현에게 묻더니,

성현이 미처 대답도 하기전에 고개를 홱 돌리며 “아냐~. 대답하지 마. 내가 더 부끄러워.”하고 중얼거린다.

그런 연인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오는 성현.

마침 눈 앞의 빨간불에 차를 잠깐 세우더니 다혜의 턱을 잡고 얼굴을 제 쪽으로 돌린다.

“응. 엄청 귀여운데?”

“뭐, 뭐라는 거야 갑자기..”

“물었잖아, 너 귀엽냐고. 귀엽다니까?”

“아니이... 그러니까 굳이 대답을 안 해도..”

“지금 운전만 안 하고 있었어도 집에서처럼 물고빨고 했을텐데.”

“아, 아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아...”

연인의 말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다혜.

반면에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다혜에게 플러팅을 해대는 성현.

그렇게 가까워지던 두 사람의 얼굴은,

어느새 바뀌어버린 파란불에 뒤쪽 차가 ‘빠앙’하고 클락션을 울리자 황급히 멀어진다.

“나, 나중에... 나중에 도착하고 해줘..”

“푸흐흐.. 뭐를?”

“알잖아... 뽀뽀.”

“그건 지금도 할 수 있는데?”

그리고 동시에 다혜의 손을 잡아당겨 입술을 맞추는 성현.

다혜의 얼굴은 다시 한번 더 발갛게 달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