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업로드 끝!

ㅎㅇ 이번 이벤도 돌아온 이벤트 모티브 빌런임

신나는 카시미어 여행이 되고 있음?

카시미어의 모티프가 폴란드인건 알지?

그래서 대충 무슨 이야기를 떠들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폴란드 이야기를 좀 가져왔어

이벤트에서 명일방주답게 감염자 이야기만 하면 될텐데,

'출정기사'니, '나이츠모라'니, '감정회'니, '섹터 제로'니 복잡한 단어들이 너무 많아서 복잡하단 말이야

카시미어의 모든 내용이 폴란드의 역사와 1대1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카시미어가 처한 상황은 폴란드 역사의 전성기였던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 공화국이 당시 처했던 상황과 비슷해

이름에 나라가 두 개가 들어가는 것에서 짐작이 가듯이

폴란드-리투아니아라는 두개의 나라가 합쳐지면서 생겼던 연방이었어

원래 두 나라 사이가 마냥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워낙 넓은 땅을 다스리게 되었고, 외부에 공통의 적이 많다보니 둘이 연합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성사된 결과였어

특히 둘 중에서 리투아니아의 경우에는 작은 부족국가에서 시작해서

몽골이 휩쓸고 지나간 러시아땅을 많이 집어먹는 바람에

그 넓은 땅들을 다스리는데 이런저런 문제점을 겪고 있었기에 외부의 도움이 필요했지

이렇게 나라가 커지고 발전했다면 나라를 하나로 묶을 사상이 발달해야할거 아니야?

폴란드말로 "우리나라 사람들 손들어보세요~" 하면 통해야할거 아니야?

그래서 '사르마티즘', 우리나라말로 하자면 '사르마티아주의'라고 할만한 게 등장해

폴란드-리투아니아의 기사귀족들에 해당하는 "슐라흐타(Szlachta)"들이

그리스-로마 시절 동유럽을 지배했다고 알려진 유목민족 사르마티아인들의 후손이라고 주장한거야

"슐라흐타는 천한 것들과 다르다! 사르마티아를 기억하는가! 그리스인들이 두려워하던 스키타이의 한 일파로

로마인들조차 사르마티아의 땅에는 얼씬조차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저런 이상한 옷을 입고 다니면서,

농사짓는 슬라브 촌놈, 독일 놈들, 야만적인 코사크 유목민들과는 우리는 핏줄부터 다르거든요! 라고 으스거린거지

왜 폴란드-리투아니아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이야기가 아니라

굳이 그 중에서 '기사'들의 소속감을 위한 이야기가 먼저 나왔을까?

당시 폴란드-리투아니아는 넓은 땅에서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을 받아주고 있었고,

다른 나라들의 세습귀족이 5%도 안되는 상황에서 10%나 되는 인구가 슐라흐타 작위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개방적이었어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남쪽 약간의 산맥 말고는 사방이 평야랑 얕은 바다로 둘러쌓여있으니 연방의 적은 수없이 많았고

동방 (우르수스/러시아)에서 정교회를 믿던 출신이든,

독일/라이타니엔에서 종교전쟁 중에 구교면 구교 신교면 신교라고 피난을 오면 받아주는 등,

갑옷을 입고 전쟁에서 공만 세운다면 주변 사람 누구나 이곳에서 기사귀족이 되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었지

이걸 폴란드의 역사에서는 "황금의 자유"라고 표현해,

출신불문 모든 기사는 동등하며, 그들의 합의로 정정당당하게 모든 것이 집행되는 이상향 폴란드-리투아니아 연합 공화국

(여기서 공화국은 요즘 말처럼 서민에게 투표권이 있단 뜻이 아니야. 감정회... 그러니까 '셰임' 회의는 슐라흐타들의 모임이었어)

그런데 슐라흐타만 핏줄이 대단하다고 하면, 그걸 듣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했겠어?

아니 그래서 폴란드-리투아니아/카시미어가 기사만의 나라냐고요?

말좀 타고 다니던 말쟁이들이 정신줄을 놓으셨나?

진짜 지들이 플라잉 페가수스인줄 아네? 라고 주장하는 무리가 있지 않았겠어?

폴란드-리투아니아의 전성기는 러시아땅이 몽골-타타르와 전쟁하고

서유럽이 종교전쟁으로 황폐해졌을때 찾아왔어, 진정한 자유의 땅에 도착한 모든 사람들이 기사인것은 당연히 아니었지

스텝평야의 무역로를 쥐고 있던 것은 이 나라에 이주해 장사를 시작한 독일계/유대계 상인들이었고

이들의 횡포가 오죽 심했으면 당시 연방에는 이런 벽보가 붙고는 했다고 해

"폴란드-리투아니아. 이곳은 기사에게는 천국, 유대인에게는 낙원, 도시민에게는 연옥, 농노에게는 지옥이구나!"

기사는 상인과 싸웠고, 이 두 세력에 속하지도 못하고 단지 세금을 바칠뿐인 서민들의 고통은 늘어만 갈수밖에...

심지어 리투아니아 땅에는 '립카 타타르'라고 해서 정말로 몽골에서 온 원정대의 먼 후손까지 살고 있었던

이 다양함과 평등을 추구하던 제국은 상업이 발달할수록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는 불협화음을 쏟아내기 시작했지

다른 지역을 다루는 명일방주 이야기가 그랬듯이

감염자라는 존재가 있음에도, 오히려 감염자라는 문제를 자신들의 권력투쟁에 대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민낯을

카시미어의 이야기에서도 볼 수가 있었어

게임 속 이야기는 비록 출정기사들의 귀환으로 적당히 내부투쟁으로 끝났지만

폴란드-리투아니아의 실제 결말은 그보다 더 끔찍했던 것도 어쩌면 당연할 거야

폴란드-리투아니아에서 가장 무시당하던 우크라이나 코사크들의 반란으로 시작된 폴란드-리투아니아의 쇠퇴는

쇠락이 진행될수록, 기사, 상인, 서민마저도 '이 나라는 안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어

결국 3번의 분할 끝에 폴란드-리투아니아는 완전히 사라져버렸고

훗날 모든 사람들의 힘을 모은 독립운동에서 정체성을 찾고서야 하나의 폴란드인이 등장하지

과연 그 이전의 폴란드를 모델로 하고 있는 카시미어가 명일방주에서 어떤 역사를 앞으로 경험할지 궁금해지지 않아?

출처들:

https://en.wikipedia.org/wiki/Golden_Liberty

https://en.wikipedia.org/wiki/Paradisus_Judaeorum

https://en.wikipedia.org/wiki/Rzeczpospolita

https://en.wikipedia.org/wiki/Sarmatism

https://www.calvertjournal.com/features/show/9945/polish-muslim-lipka-tatars

https://culture.pl/en/article/the-elegant-downfall-of-the-polish-sarmati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