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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스포, 장문) 강철비를 보고....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7) 2017.12.14 19:57:27
조회 382 추천 12 댓글 5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별로다. 예고편이나 광고, 원작 웹툰을 보면 첩보물 같지만 사실 첩보물 보다는 드라마에 가깝다. 양우석 감독은 전작 ‘변호인’에서도 그러했듯이 소재를 이용한 뜨거움만을 과시하지 첩보물에 필요한 차가움과 침착함은 보여주지 않는다. 어쩌면 아예 그런 요소엔 관심이 없는 것 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철비의 몇몇 장면들은 관객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 두근거림은 실제로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는 남북 전쟁 시뮬레이션을 보는 두근거림에서 오는 것이지 연출이 만든 두근거림이나 긴장감은 아니다. 연출에서 굳이 칭찬할 것을 찾자면 배경음이 극의 긴장감을 더 끈끈하게 만든다는 정도? 영화 ‘관상’에서 이정재가 등장할 때 나오는 그 배경음, ‘곡성’에서 황정민이 등장할 때 그 배경음이 ‘강철비’ 에도 있다.

이 영화는 한국 첩보물이 다룰 수 있는 최고의 설정을 끌어다 썻으면서도 첩보물에 요구되는 각본의 치밀함은 갖추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엉뚱한 부분에서 쓸데없는 설명을 남발하며 치밀해 보이려는 척을 한다. 예를 들면 초반 쿠데타가 있기 까지 카메라는 북한과 남한을 계속 왔다갔다 하며 중요 관료들, 해외 요원들을 일일이 보여주고 소개한다. 또한 북한의 쿠데타 내부 상황은 사건이나 작전 위주가 아닌 인물 위주로 브리핑 해준다. 그리고 앞에서 설명해준 인물 대부분이 사실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으며 금방 죽는다. 남북 전쟁이 터지기 일보직전 북한, 미국이 핵을 쏘네 마네 하는 상황에 대통령이 계엄령 까지 내렸지만 어쩌서인지 북한 요원들은 한국에서 자유롭게 활개를 치고 다니고 심지어 북한1호가 있다는 군인이 쫙 깔린 병원에 까지 아무 문제 없이 쉽게 잠임 해버린다.

그럼 강철비는 이런 첩보물의 치밀함을 포기하면서 액션의 화려함을 얻었는가? 그것도 아니다. 그냥 영화 자체가 내내 어설프다. 남한 사람이 봐도 ‘아 이건 아닌데’ 싶은 정우성의 북한 사투리 만큼 영화는 모든걸 설렁설렁 대충대충 넘어간다. 감독이 힘 줘서 만든 장면, 회심의 개그 같은 것 들은 하나 같이 투박하며 진부하다. 심지어 감독이 목적을 가지고 시의성을 매우 의식하며 만든 것이 눈에 뻔히 보여 더 추레해 보인다.

이 영화는 매우 정치적인 영화다. 물론 나쁜 의미로 정치적이다. 이건 내가 좌성향이냐 우성향이냐가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하다.

미국이 북한에 핵공격을 하는 것에 동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이 대립하는 장면이 있다. 한 쪽은 동의 해야한다, 한 쪽은 그래도 핵은 안된다로 대립하게 되는데 양 쪽 다 정말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 아닌 국민과 국가를 위한 답을 말 하고 근거도 충분하다. 비교적 초반에 나오는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오 이거 설마 남한산성 같은 분위가로 가는건가’ 기대했다. 그 기대는 이 시퀀스 마지막에 박살난다. 한참 열띤 토론을 하다가 한 쪽에서 내린 결정에 ‘당신 같은 역사의식 없는 사람’의 결정은 파멸을 불러올 꺼라는 저주로 시퀀스가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그 저주를 받은 쪽은 후에 ‘역사의식 없는 사람’의 선택을 한 ‘바보’ 처럼 나온다. 그 저주를 내린 쪽은 후에 이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는 ‘리더’ 처럼 나온다.

“분단국가에 국민들은 분단 그 자체 보다 분단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 때문에 고통받는다”는 메인 슬로건은 이 영화의 태도에도 그대로 적용해 볼 수 있겠다. 또한 영화의 결말에서 선택한 정치적 결정이 앞 부분에서 \'정의\' 라고 선언해버린 그 진영의 논리와 맞지도 않는다.

강철비는 그냥 요즘 한국 영화계에서 유행하는 소재주의 한탕 영화 그 이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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