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울티마 온라인

사진은 직접찍은건 아니고 내가 할 당시랑 가장 비슷한 스샷 긁어왔다

나도 겜창까진 아니더라도 꽤 많은 게임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게임은 그 전으로도 후로도 없었던거같다 

이게임은 그냥 울온의 세계 안에서 살아가는 시민중 한명이라는 느낌이 드는 게임이었음

뭐 보스몹을 잡고 캐릭터를 만렙까지 키우고 최고의 장비를 파밍하고 그런게 최종 목적인 대부분의 게임하고는 달랐는데

물론 그런 요소가 아예 없는건 아니었지만 그것 또한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시민으로 선택할수 있는 길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누군가는 광산에 들어가 광물을 캐서 돈을 벌고 그 와중에 누군가는 그런 광부들을 털어먹는 강도 집단을 만들었고 또 누군가는 그런 강도들한테서 

광부들을 지켜주는 자경단을 만들기도 했고 아예 전투를 포기하고 생산에 몰빵해서 자기 가게를 굴리는 부유한 상인들은 돈을주고 유저를 용병으로 

고용하기도 했음

필드에 지형만 적합하면 내 집을 지을수 있었는데 단칸방 하나 마련한답시고 친구랑 둘이 똥꼬 째져가며 겨우겨우 4만원인가 모아서 첫집 마련하고 

가구 들여놓을 돈은 없어서 텅빈집에서 수다떨던 기억도 나고, 그런 첫집에 애지중지 모아두던 아이템들을 도둑놈이 털어가서 망연자실하던 기억도 남

나중에 우리집같은 이런 단칸방이 존나 듬성듬성 박힌 큰 땅을 본적있는데 그게 어떤놈이 큰 부지가 있어야

지을수 있는 성이나 요새같은거 지을 땅에 알박기 해놨던거고 그런 단칸방 하나에 수십만원씩 되팔면서 시세차익 보는거 보고 어린나이부터 부동산이 위대하다 

생각하기도 했었고 처음에 내 집없을땐 마을 여관가서 자야 안전하게 로그아웃되는데 겜 끌려고 여관앞에 술집같은데 잠깐 들어갔는데 거기서 첨보는 유저랑 

밤새 체스뒀던 기억도 나고 심지어 구걸 스킬이 있어서 컨셉잡고 마을 순회하면서 엔피씨들한테 구걸만해서 먹고사는 놈도 있었음

죽인놈 시체 분해해서 한조각씩 집에 장식하는 싸패 머더러도 만나보고 걔랑 친해져서 전투쪽 스킬 수련하다가 왠 웃통벗고 뛰어다니는 후줄근한 머더러 선빵쳤는데

갑자기 뒤에서 나온 용한테 개쳐맞고 뒤진적도 있었음 (동물 길들이는 스킬을 만땅 올리면 실제 필드에 있는 용도 길들일수 있는걸 나중에 알았음)

지금도 이런일들을 구현할수 있는 겜은 없다고 생각한다

뭔가 게임에서 의도적으로 제시하는 컨텐츠가 아니라 울온은 마치 샌드박스 게임처럼 시대를 앞서간 획기적인 시스템과 자유도를 유저들한테 제공했고

이게 온라인과 유저들의 손에서 완전히 포텐이 터지고 직접 하나의 사회를 만들어지는 그런 느낌?

물론 추억보정도 있겠지만 걍 갑자기 울온이 생각나서 주절주절 적어봤다 

너네도 이런 인생겜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