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게임 자체가 나쁘진 않다. 정교하게 스킬이나 스탯 하나 하나 메카닉도 잘 되어있고, 어느정도 공을 들인 티는 나는 게임이다. 근데 이 게임을 플레이해보기전까진 절대로 알 수 없는 짜증나는 점이 있다. 뭐 여러가지가 있는데 본인이 제일 빡친거만 2가지 적고 간다.

1. 유저를 기만한다.

예를 들어서, 어떤 스킬을 쓰면 회피율이 올라가고 이것이 2턴동안 지속된다고 하자. 근데 실제적으로는 1턴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스킬을 쓰자마자, 2턴이 활성화되는데, 근데 여기서 턴을 넘겨버리면 2턴이 유지되는게 아니라, 바로 1턴으로 줄어들고, 이 이후에 몹들이 캐릭을 때린다. 그리고 다시 캐릭 차례가 오면 1턴이 남는데, 여기서 턴을 넘겨버리면, 턴이 제로(0)가 되어버린다, 즉 활성화가 사라진다. 다시 말해서 설명에서는 2턴이라고 되어있지만, 실질적으로 캐릭이 증가한 회피율을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로지 1턴이라는 뜻이다, 즉 설명창에 대놓고 '구라'를 깐다

* 수정본 = 캐릭터가 행동을 마치면 즉시, 해당 캐릭터가 지닌 버프/디버프 지속시간이 줄어드는 경우와, 전체 라운드가 끝나야 아군, 적군 둘다 버프/디버프 지속시간이 줄어드는 게임으로 타입이 나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Homm3에서는 한 라운드당, 스킬을 걸면, 그 버프 스킬을 받은 아군이 행동을 마쳐도, 적군과 교전중인 해당 턴까지는 여전히 버프가 유지되는데, 이 게임은 해당 캐릭의 행동이 끝나면 버프 지속시간이 줄어버려서, 이런 게임에 익숙치 않아서 다소 일어난 혼동인 듯 합니다. 이젠 충분히 차이를 이해했으니까 오해하지 않을 듯 합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이런 차이점으로 저처럼 잘못 계산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더군요. 

2. ㅈ같은 상점 시스템

이게 제일 빡치는건데, 상점 주인 새끼들이 하나같이 돈도 좆만하게 들고 있고, 더군다나 사는 아이템도 제각각 랜덤으로 달라진다. 즉 다시 말해서, 한 상점에서 주인에게 있는 물건을 판매할 수가 없다는 뜻이고, 가진 물건중에서 제한적으로 부분적으로만 판매가 가능하다. 당연히 돈도 쪼끔쪼끔 들어온다. 결국엔 자신이 가진 아이템들을 모두 팔려면, 동네방네 여기 저기 상점 주인들에게 들러서, 모두 판매를 해야 한다는건데, 이게 시간을 존나게 잡아먹는다. 더군다나 상점이 가진 돈은 '현실' 시간 기준으로 2시간 이후에 새로 리셋된다. 뭐 현실적으로 한 상점 주인이 무한적인 돈을 가지고 있는건 이상하다는 것을 반영하고자, 그렇게 설정했다고 해도 솔직히 존나게 노가다다. 사실 과장 안보태고, 이 게임은 전투나 대화로 퀘스트 진행하는 시간보다, 지역 이동하는 것에 시간을 대부분 잡아먹는다. 물론 빠른 이동 기능이 몇개 있긴 하지만, 솔직히 크게 도움은 되지 않는다. 어찌됐든 결국엔 발로 하나 하나 걸어서 마을 상점 주인들한테 팔아야 한다. 그렇다면 아이템을 팔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고 물을 수 있는데 이 게임 은근히 돈 존나게 요구된다. 특히 상술 스킬 투자라도 안하면, 무슨 퀘스트 진행할 때마다 애새끼들이 뇌물을 요구해서 빠져나가는 돈이 소리로 들릴 정도이다. 그 밖에도 뭐만 하면 돈이 빠져나간다. 이건 겪어보면 안다. 결국엔 강제적인 노가다로 발품 팔아서 돈을 일정량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이 진짜 귀찮다. 전투나 퀘스트 진행, 스토리 진행에서 시간을 잡아먹는게 아니라,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시간이 소모된다. 즉 지역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전체 플레이 시간의 비중에서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 이 게임이 플탐이 긴 이유가, 결코 퀘스트나 컨텐츠가 많아서가 아니고, 그냥 지역 이동에서 시간이 존나 걸리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이다.

1번은 뭐 그냥 애교로 넘어간다고 해도, 2번이 결국엔 필자로 하여금 이 게임을 접게 만들었다.

뭐 그 밖에도 빌드 좆망으로 키우면 후반가면 ㅈ된다 이런 문제점들도 많은데 사실 노멀 난이도로만 한다면, 어느정도 위키로 스탯, 스킬 설명 참고해가면서 조심스럽게 찍으면 망캐 찍는 경우는 많이 없다. 그건 걱정 안해도 된다. 근데 다시 말하지만 이 게임은 진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게임이다. 그냥 본인이 '현실적'으로 이 게임의 주인공처럼,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천천히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이 게임 꽤 나쁘지 않다. 근데, 본인이 노가다를 싫어한다면 완전히 비추하는 게임이다. 뭐 닼던이 노가다성 게임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그 게임은 전투하면서, 나름의 매커니즘을 즐기면서 노가다라도 하지, 이 게임은 말 그대로 걍 지역 이동하는것 자체가 고역이다. 그냥 걷고, 또 걷고, 또 걸어야 한다. 나중에 확장팩 가면 바다 위로 다녀야 하는데, 보트 주는데, 그냥 보트 타고 존나게 타고 또 타고 또 타야 한다. 시간 빨리 감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노가다성을 줄여주는데 감히 택도 없다.

괜히 오 괜찮은 CRPG네 해볼까? 이런 생각으로 도전했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잘 생각하고 관심있으면 해봐라. 내가 진짜 노가다 RPG 게임 많이 해봤지만, 이 게임은 단연 TOP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은 게임의 정의란, 어느정도 룰을 기반으로, 승패를 겨루는 활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게임은 그 역할을 수행하긴 하지만, 진짜 액기스는 아니고, 결국엔 매니지먼트가 주가 되는 게임이다. 여러 제작 시스템이나 재료 등으로 인하여, 그걸 관리하고, 또 상점에 팔고, 더욱 좋은 재료를 찾고, 그러기 위해서 여기저기 마을을 동네방네 뛰어다니고 발품을 파는게 주가 되는 게임이다. 참고로 말하지만 이 게임 맵이 꽤나 넓다. 방대하다. 근데 빠른 이동이라는 것도 기능이 제한적이고, 결국엔 맵 하나 하나 직접 뛰어다녀야 한다. 이게 제일 큰 단점이다.

이 현실적인 지역 이동의 과정이 시간적으로 너무 길고도 장황해서, 심지어는 현재 맡고 있는 퀘스트에 집중과 몰입이 안될 정도이다.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매니지먼트와 제작 시스템은 즐거움을 주지만, 이것이 과도해버리면, 오히려 유저에게 장황함을 제공한다.

즉 본인이 생각하는 게임의 정의와는 거리가 꽤나 먼 게임이다. 차라리 실제 생활과도 같은 '현실성'이나 '리얼리즘'이 가득 깃든 게임이라면 모를까. 근데 누가 RPG에서 애꿎은 리얼리즘을 찾냐. 여러 메커니즘과 룰 속에서, 승패를 겨루면서 희열을 즐기기 위해 게임을 하지. 즉 이런 면에 있어서는 다키스트 던전은 그다지 노가다 게임 축에도 못 낀다.

이 게임이 진정한 노가다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