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명령하신대로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친구는 많이 사귀었냐구요?

그 전에, 친구의 정의를 다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겠군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친구인지 확실하게 정해주세요.

그냥 같이 밥 먹고 얘기하는 사이..?

친구로는 C&C의 선배들이 있습니다.

같은 반 에서의 친구라뇨? 음..

뒷자리의 모브 양이 말을 걸어주긴 했지만, 지우개를 주워달라는 시시한 부탁이었습니다.

애초에 저는 비밀 에이전트, 정체가 알려지면 안 되기에 가까운 사람을 만드는 게 이상합니다.

친구가 한 명도 없는 거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C&C의 선배들이 있습니다.

자꾸 기분 나쁘게 웃지 마세요.

선생님, 미치셨습니까?

저만 샬레에 놔두고 게임 센터에 가다뇨. 치사합니다.

게임개발부 아이들의 부탁으로 같이 간 거라구요? 그럼 괜찮습니다.

귀여운 아리스는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입니다. 

선생님도 그런 딸 한 명 갖고 싶지 않으십니까?

갖고 싶다구요? 아, 마침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초 우수 최강 완벽 메이드가.. 아얏!

까불지 말라뇨, 선생님.  레이디에게 꿀밤은 중죄입니다.

리오님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계실까요?

제가 없으면 쓸쓸하실텐데, 잘 살고 계시나 모르겠습니다.

리오님'도' 외로움을 잘 타냐구요?

음. 그건 잘 모르겠지만 저같은 최강 메이드가 옆에 없다는 사실은 분명 굉장한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도 제가 3일만 없어도..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시는 건가요?

아, 선생님. 마트에서 뵙다니 별일이네요.

저는 샬레 냉장고가 비어 있길래 장을 좀 보려고 나와있던 참이였습니다.

샬레 냉장고를 왜 신경쓰냐뇨, 그야 배달음식만 먹으면 몸에 안 좋기 때문입니다.

아, 샬레에 완전히 눌러살 얘기냐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애초에 두 명이 같이 살명 집세도 아끼고, 생활비도 아끼고, 여러모로 도움되는게 많습니다.

당번 학생들에게 이상한 오해를 살 것 같다니.. 걱정 마십시오 선생님.

저는 그저 24시간 밀착 경호원일 뿐이라고 일러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