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스온을 시작한지 어언 1개월 20일이 되었다
시작하자마자 얼마 안되어 일본인 팀에 줍줍당해
이틀전에는 술잔을 나누며 랜선 망년회도 같이 했다.
그런 늒네에게 위기가 다가오는데..

먼저 내가 지금 있는 팀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보자
대부분이 훗카이도에 거주하며 PSU시절부터 17년간 함께해온 팀원들이라고 한다
팀 순위는 상당히 높은 팀이지만
론너가 단 한명 (포에버 노리고 있다고 하니 포에버는 아닌듯함)
있고 나머지는 그냥저냥 자캐딸치는 라이트 유저들이다
익퍼를 딴 유저도 반절이하.
그런 팀 분위기다 보니
뉴비가 처음 들어왔을때는 이것저것 친절히 알려주고 같이 긴급도 가고 필요한거 도와주고 했었는데
2달이 다되어가는 지금은
본인들이 하지 못하는 컨텐츠를 혼자서 하나 둘 돌파해 나가는 모습이 아니꼬운 것 같다
표준 김치인답게 컨텐츠 소모량이 빠른편이긴 하지만
사실 그렇게 게임을 잘하는 편은 아니다

1차 빈정거림은 3주정도 됬을 무렵 포보스셋으로 섭퀘 파레그를 때려잡았을 때였다
어른의 보호를 벗어나 홀로서기를 한 것이 자랑스러운 아이마냥
팀내 선생님들에게 축하를 받고 싶어 자랑을 했다
시큰둥한 축하를 해주며 파레그 아직 팀원 내 대부분이 못잡은거라고 하더라
그 뒤 일주일이 안되어 익퍼를 땄다
"ㅊㅊ 그런데 익퍼는 전체유저중 30퍼뿐이 안된다고 해요"
"익퍼 대행 같은 것도 있는 모양이에요"
그리고는 팀룸에서 일반챗으로 팀마스터도 아직 익퍼를 못땄다고 눈치를 주었다
난 그저 축하를 받고 싶었는데..
씁쓸한 마음으로 갤붕이들에게 축하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런 분위기에 확신이 든건
팀내에 있는 단한명의 론너 유저가 다른 팀원들에게
팀룸 일반챗으로 뒷담을 까이는것을 보고 나서였다
모든 부위 300작에 론너까지 딴 하드유저인데
승패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며 오지게 까이고 있더라..
내가 팀룸에 온것을 눈치까고
"호호 여기에서의 이야기니까 론너 유저에겐 말하면 안돼요"

그들이 항상 하던 말이 있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개개인이 다른 것이니까"
정작 그들은 나나 그 론너 유저의 즐기는 방식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회의감이 들어 그 뒤 2주일 이상을 인사도 없이 혼자
엔드레스, 솔얼티 연습을 하며 지냈다
그러는 도중 팀마스터가 왕따가 되어버린 나를 챙긴다고 졸졸 따라다니며 계속 스크래치템 주며 뇌물공세를 퍼부었다
그런 팀마스터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일주일 정도 전부터 다시 팀원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전과같이 인사도 활발히 하고
농담도 나누었다.
그렇게 별일 없이 지나가나 싶었다

팀내에는 내가 박찬호라고 부르는 설명충이 있다.
꽤나 오래 즐기다 얼마전 다시하게 된 복귀유저인데
항상 팀트리에 세워두고 잠수를 해서 팀원들은 그를
코다마(산신령같은) 라고 부른다

op작을 슬슬 해볼까 생각해요 라고 초심자가 한마디 이야기하면
"아 오피작을 하려고 하시는군요w 오피작은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복잡하지만 기본적으로 똑같은 옵션을 3개 모아 확정적으로 다른곳에 붙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w 그런데 3개가 아니라 5개인 경우도 있는데요w 아 마나레블리같은 특수한 조합도 존재하지요w"
이런식이다
사실 박찬호의 문제점은 그가 설명하는것은 절대적어야하며 혹여나 오점이 있어 다른 사람이 보충 설명을 해주거나 이건 아니다라고 말을 하면 반감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에 말에 따르면 자신이 부정당하는 것 같다고 느낄수 있다 하더라
그렇다, 전형적인 비틱이다
다른 팀원들은 그런 박찬호에게 익숙해졌는지
간혹 초심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어도 가만히 있는다

그런 그와의 논쟁이 오늘 벌어졌다
이틀전 샤발 대검을 주웠다
평소 가지고 싶던 무기였기에 오피작을 하기 앞서 갤럼들의 조문 및 실험글 dps비교글들을 찾아보았다
결론은 sop의 부재때문에 전체적인 성능은 시온 및 아트라보다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초심자인 팀원이 샤발완드를 득템해서
-ㅊㅊ 오메 그거 당첨이라규 에트왈도 기대해볼수 있고"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박찬호의 츳코미가 0.05초만에 들어왔다
"샤발 대검도 충분히 당첨인데요w"
그동안 쌓였던 것이 터졌다.
뭔 말만 하면 하나하나 태클을 거는
저 주둥아리를 오늘에야말로 침묵하게 해주리라
-샤발 대검 좋긴한데 대부분의 대검 유저들 사이에선 미채용무기로 통하는 모양이에요. 잠재능력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또다시 박찬호의 날카로운 마구가 날아온다
"헌터가 쓰면 구리긴 한데 히로는 다르지요w 샤발대검은 엄연히 히.로.용.무.기.라구요? 실제로 히로에겐 시온보다 쎈 대검이구요w"
-음 뭐 개인마다 상황따라 다르긴 한데 와타시와 개인적인 생각보다는 실험이라던가 지표적인걸 우선해서요. 그 결과로는 시온보다는 아래였어요.
"제가 말한 것은 개인적인 감상이 아니에요!"
그의 깊은 빡침이 느껴졌다
내 승리다..
희열에 찬 나는 마무리 일격을 날렸다
-종합적으로는 그런 모양입니다. sop의 부재가 원인인 것 같네요. 시온은 커녕 아트라보다도 밑이네요.
...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팀코맨드를 눌러보았다


없었다
박찬호의 로그아웃
삼진아웃도 아닌 로그아웃

그러나 그 희열도 잠시
팀내에서 또다시 왕따가 되어 혼자 외롭게 게임을 해야하는 나를 상상하며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4쉽 팀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