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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소울뱅커3 5장 비슈라바스앱에서 작성

루엘반쥬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09 18:31:39
조회 140 추천 8 댓글 2
														

반짝임

나세라:
구원받아야 할 자를 남김없이 구한다.

나세라:
이를 위한 은행이다.
로카팔라로는 그건 안 돼.
그러니까……우리끼리 한다.

루단:
무리야, 나세라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괴로움인 듯
루단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루단:
로카팔라 방침 문제가 아니야.
너의 기분은 이해하지만...무리다.

루단:
모든 것을 구하면 파탄난다.
구할 수 있는 자를 구할 수밖에 없어.

그렇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ㅡ
그런 씁쓸함이 말 뒤에 비치고 있었다.

나세라:
파탄시키지 않으면 된다.

나세라:
마법은 마력이 있어야한다.
그 원칙이 제한된다면ㅡ

나세라:
무한한 마력을 구하면 된다.

그 말에 너도 위즈도 화났다.

무한한 마력

너희들은 그것을 알고 있다.
아니, 알기는커녕ㅡ

일찍이 사용한 적도 있었다.

위즈:
설마....영세계!

나세라:
이계의 마도사는 과연 잘 알고 있군.

나세라:
맞아 영세계. 무한한 마력이 가득한 곳.

나세라:
그것을 얻기 위해
나는 로케샤에게 영혼을 팔았다.

나세라:
무한한 마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자산을 대출하고, 구원받아야 할 것을 구하고, 세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결코 파산하지 않는 은행.

나세라:
그것이 나의....
우리의 이상적인 은행이다.
그렇지 않나? 루단.

루단:
....맞아.

루단은 눈을 감고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루단:
로카팔라에는 세계를 바꿀 만한 자산이 있어.
올바른 사람에게 올바르게 맡기면, 사람도, 세상도, 더 좋고, 더 멋지게 만들 수 있지.

루단:
우리는 이 훌륭한 자산을 더 유용하고
적극적으로 대출해야해.

루단:
마력의 한계가 걸림돌이 되지만......
무한한 마력에 의해 그 제한이 없어진다면
더 이상 어떠한 지장이 없지.

루단:
나세라.... 너의 이상은 나의 이상이야.
세상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로카팔라의 힘을 쓴다. 그 방침에는 진심으로 동의해.

루단:
하지만, 나세라.

루단:
그만한 마도구를 얻는데ㅡ
너는 얼마나 마음을 잃었지?

미칠 정도의 괴로움에 범벅된 루단의 말.

그걸 듣고 너는 생각났다.

로카팔라의 자산 마법의 대부분은
발동에 있어서 "부족하기 때문"에
자격이 필요한거라고.

야샤라자:
시간의 흐름을 가속하는 <전광석화>는 지금의
자신에게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사용할 수 없고,
<강강무쌍>도 분노나 울화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제어할 수 없습니다.

루단:
자산번호 0002265 "시간의 흐름이 왜곡되는 마경"의 마법화. 칼날이 닿은 곳의 시간을 급격히 가속시켜 열화시킴으로써 모든 것을 베어버리는
마법.

루단:
어떤 질서가 어떻게 흐트러지든 알 바 아니다ㅡ 그런 마음씨를 가진 사람만이 다룰 수 있는 마법입니다.

나세라가 손에 넣은 마도구가
그것들에 필적한다면.

나세라의 그 너무나 부족한 듯한
모습은ㅡ그 자체가 바로,마음의 일부가 빠져
버린 탓인가.

과학이 발달한 이계에는
또 다른 힘을 찾아 육체를 기계로
대체해 간 사이보그가 있었는데.

나세라는 목적을 위해, 힘을 위해
불필요한 마음을 잘라내고 "기계화"한
마음의 사이보그라고나 할까.

그건ㅡ

그건 루단에게는 인정받지 못할 거야.

루단:
사람의 마음에는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습니다. 나쁜 면만 제거하면 필연적으로 좋은 인간이 될 수 있겠지만ㅡ

루단:
결점을 마주하고
스스로 그것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사람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루단:
안이하게 마음을 베는 것은
그 노력을 게을리하고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나 마찬가지. 사람으로서 선택할 길이 아닙니다.

아무리 이상적이어도.
아무리 인정하고 싶어도.

루단:
너는, 너의 마음대로,
이상을 위해 나아갔어야 했어....
영혼을 팔아넘기는 일 없이!

루단:
네가 너이기 위한 마음을……
단 하나라도 잃지 말았어야 했어!

그에게는ㅡ단지 그 한 점에서
결코 양립할 수 없다.

나세라:
내가 무엇을 잃는다던가,
이젠 어떻든 상관없는거야.... 루단.

나세라는 말한다.
진흙 같은 목소리로.

나세라:
구할 수 없는 것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 하나밖에 선택할 수 없는 것을,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나세라:
이제 누구도 고뇌의 결단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기 위해서....

나세라:
모든 결단, 모든 선택을
지금 여기서 내가 맡는다.

루단:
나세라!

나세라:
나한테 와라,루단.

나세라:
너는 생각났을 거다.
진흙투성이가 되어 싸우고,
그래도 저항하려는 마음을.

나세라:
괴로워하고, 괴로워하고, 괴로워하고
…그래도 싸우고, 맞선 그 뒤라야
너는 빛난다.

나세라:
그 빛을....나에게 줘.

나세라가 손에 쥔 철지팡이을 뽑았다.

그뿐 아니라 그의 몸에서 넘치는 마력이
물결치며 솟구쳤고, 루단한테 몰려들었다.

너는 루단 앞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방어 장벽을 전개ㅡ
나세라가 뿜어내는 마력을 받아들인다.

무겁다. 장벽이 삐걱거리고 갈라질 정도의 위력.

제대로 부딪히는 것은 득책이 아니다.
너는 몇 개의 카드를 주머니에서 꺼낸다.

나세라가 직접 발을 들여놓는 데 맞춰,
첫 번째 마법을 풀어냈다.

시간 간섭

시계의 성녀 세티에의 힘을 빌린 마법이
나세라 주위의 시간 흐름을 지연시킨다.

이것으로 조금은 움직임이 둔해지지ㅡ

않았다.

시간 간섭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고,
엄청난 기세로 돌진해 온다.

너는 당황해서 옆으로 뛴다.
뽑아낸 철지팡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이
바로 옆 대지를 깊숙이 도려낸다.

위즈:
시간 간섭을 무효화하는 마도구다냥!

너는 이를 깨물면서 다음 카드를 번쩍인다.
???:
천편일률(마헤슈바라)ㅡ
모든 시간의 변화를 무효화하는 물건ㅡ

어디선가 낯선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
미래에 기쁨을 느끼지도,
과거에 슬픔을 느끼지 않는 자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지.

목소리에 상관 없이, 너는 마법을 날렸다.

카드에서 마력의 덩굴이 날아가
나세라의 온몸에 얽힌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나세라의 몸에서 불길이 치솟아
마력의 덩굴을 태워버린다.

???:
파사현정(우추스마)ㅡ
모든 부정을 불태우는 불길ㅡ

???:
어떤 장애에도 현혹되지는 않지만,
대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불태워도
상관없다는 각오가 있는ㅡ

얽힌 손이 통하지 않는다면
직접 공격으로 쓰러뜨릴 수밖에 없다.

나세라가 휘두르는 철지팡이,
솟구치는 마력파에서 벗어나면서
너는 익숙한 카드를 손에 쥔다.

카드에서 인페르나그의 번개가 치면서
나세라를 직격했다.

아니.

오른손으로 움켜쥐고 있다.
번개가ㅡ
닿으면 불타는 뇌격의 마법이.

그뿐아니라.

자산마법 초월금강(인페르나그)ㅡ발동.

움켜쥔 번개가,
곧장 너에게 돌아왔다.

몸을 뒤틀었지만 왼쪽 어깨를 맞아
열과 격통이 온다.

위즈:
반사....아니....이건!

루단:
자산의 봉인과 마법화....!

나세라:
그래ㅡ이것이야말로
내가 로케샤로부터 하사받은 마도구다.

나세라:
천지만유(로카팔라)

나세라:
모든 자산을 손에 넣고, 내 것으로 하는ㅡ
나 자신의 육체를 그릇으로 하는 마도구다.

이미.

사람으로서의 육체마저 버리고 있었단 말인가. 아니ㅡ그렇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마도구였던것인가.

모든 자산을 손에 넣고, 자기것으로 만드는ㅡ
로카팔라 그 자체가 되는 마도구.

그런 것을 잘 다룰 수 있다면ㅡ

루단:
대체ㅡ어느정도의 마음을 대가로한거냐!?
나세라!

나세라:
필요한 만큼 모든 걸.

그렇게 말하는 나세라의 눈빛에는
후회도 절망도 망설임도, 결의조차 없다.

눈앞에 있는 남자는
과연 나세라라고 부를 수 있을까.

구원받아야 할 모든 것을 구하기 위해
육체도 마음도 필요한 만큼 다 바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잘라낸 남자를.

그건 이제 [나세라였던] 남자가 아닌가.

루단:
어째서냐....

루단:
왜 그런 업을 짊어진거냐!
왜 주저하지 않은거냐!

루단:
왜 항상 그런거냐 네녀석은!!

비명 같은 루단의 외침에.

나세라:
누구에게도 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루단ㅡ너한테도.

대답하는 나세라의 목소리에는
아주 약간 감정의 흔들림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언젠가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가 새로 마도구를 손에 넣을 때마다ㅡ
언젠가 버려져 버리는
전제가 아닌가.

나세라:
내가 은행이 된다.

나세라:
무한한 마력, 무수한 자산....
모든 것을 담은 은행이.

나세라:
그러니깐 루단, 너가 은행장이 되어줘.

나세라:
나를, 잘 다루어줘....

루단:
나세라!!

???:
안됩니다.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언제부터ㅡ그리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너희들 뒤에 나타나 있던
묵직한 문이 열리고 그 안쪽에서
또각또각거리는 규칙적인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야샤라자:
그는 우리 은행의 부행장입니다.

비레스와 라슐리ㅡ
살인마와 복수귀,
두 사람의 야차를 거느린 소녀가.

야샤라자:
드릴 수는 없습니다.

야차왕(야샤라자)의 이름을 잇는 소녀가
여신처럼 초연한 미소를 지으며
이 땅에 발을 들여놓고 있었다.



치열한 것

???:
이야ㅡ역시 은행장.
서둘렀습니다만,
앞서가셨네요.

표표한 목소리가 흘러들어온다.

뒤돌아보니 사쥬, 티릴카, 리니다
세 사람이 다른 방향에서 걸어오는 중이었다.

야샤라자:
아니요, 지금 막 도착했어요.
제시간에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야샤라자:
아무래도 마법사님과 위즈님이
부행장님을 도와주신 것 같네요.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그러자 야샤라자는
입을 딱 벌리고 있는 루단을 발견했다.

야샤라자:
무슨 일이세요? 부행장.

루단:
으,은행장. 그 옷은....

그가 깜짝놀라 가리키고 있는 것은
비레스들이 입은 제복이다.

여느 제복과는 달리
어딘지 모르게 위엄있는 느낌이 든다.

루단:
결전제복 용맹과감(마니바도라)!
이, 이런 것을....한 번 사용할 때마다
1000년의 리차지가 있다고 하는데!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루단은 비명 그 자체와 같은 절규를 질렀다.

확실히 비레스들이 입는 옷에서는
강한 마력이 느껴진다. 신체능력의 강화와
방호력의 향상이 도모되고 있을 것이다.

사쥬:
좋잖아요. 잉여분의 마력으로
완만하게~ 충전되는 덕분에
예산을 신경 쓰지 않고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루단:
반대로 1000년이 지나야 쓸 수 있다고!?
이런 건 정말 중요할 때ㅡ

말을 하고 루단은 입을 다물었다.

"루단 구출"이 "정말 중요할 때"이다.
그것이 야샤라자의 판단이라고ㅡ

총명한 그가 이해할 수 없을 리 없었다.

야샤라자:
그건 그렇고....

야샤라자가 나세라를 향해 돌아선다.

야샤라자:
오랜만입니다, 나세라 씨.
왠지 모르게 사정은 알고 있습니다.

나세라:
"지금의" 야샤라자인가....

나세라:
왜, 네가 은행장인거지?

나세라:
왜 루단이 아닌거지?
루단이 훨씬
사람이나 세상을 생각하고 있었다.

야샤라자:
사람이나 세상 일 따위를 생각하면,
로카팔라의 은행장은 맡을 수 없습니다.

야샤라자는 시원하게 말했다.

야샤라자:
우리 은행은 예로부터 위험한 자산을 봉해 왔습니다. 잘못 사용했지만 마지막, 큰 파멸을 초래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많이.

야샤라자:
만약 당행이 앞장서 세상을 위해 남을 위해
그것들을 구사한다면 언젠가는 어딘가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돌이킬 수 없는 참극을 초래할 것입니다.

야샤라자:
그러니까 지금 정도가 딱 좋은 거에요.
인연이 닿아 저희 은행을 찾아주신 고객님께
아주 조금 마법의 힘을 빌려드리는 정도가.

나세라:
그것은 태만이다.
구원받아야 할 자를 구하지 않는 것은.

야샤라자:
구해도 인연, 구하지 못하는것도 인연.

야샤라자:
누구라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하지 않습니까?

나세라:
사람이라면
구하고 싶어 마땅할 것이다.

야샤라자:
그럴수도 있습니다.

야샤라자:
하지만 공교롭게도 우리는 악귀나찰과 야차떼.

야샤라자:
그런 감상, 어쩌고저쩌고.

야샤라자는 미소를 지었다.

어디까지나 남의 영영에서 벗어난 여신처럼.
초연히.

그리고는 어디선가 결전용 제복과
커다란 총 같은 것을 두 자루 꺼내
루단에게 내밀었다.

야샤라자:
이쪽으로 오세요, 부행장.

야샤라자:
당신과 같은 "일의 귀신"도
당행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입니다.

루단은 고충을 깨문 듯한 얼굴로,
야샤라자를 응시해ㅡ

루단:
잘알겠습니다.

신음하듯 대답하고 그 장비들을 받았다.

탁하고 소리를 내며
1000년의 리차지를 필요로 하는 제복을 걸쳤다.

그것을 지켜 보고, 야샤라자는
"문" 너머로 사라져 갔다.

루단:
手早く締めるぞ!

적은 나세라만이 아니었다.

주위의 마력이 뒤틀려 마물이 되어 엄습한다.

사쥬:
아무래도 나세라씨랑은 궁합이 안 좋아서요.
저는 마물 퇴치에 전념하겠습니다.

말이 빠른지 사쥬는 두 칼을 번쩍이며
나타나는 마물을 차례로 베어버린다.

대신 비레스와 라슐리가
검을 들고 나세라에게로 향했다.

호흡이 잘 맞는 연계를
나세라는 교묘하게 철지팡이로 받아친다.

나세라:
비레스 뉴난과 라슐리 미스크.
로케샤로부터 들었다.

나세라의 눈빛이 순간 라슐리를 향했다.

나세라:
모든 것에 합당한 보답이 있어야 한다.
보답을 받아야 할 자도,
보답을 받아야 할 자도 말이다.

비레스:
당신이라면 그걸 가져다 줄 거라고요?

나세라:
그래. 구원받아야 할 자는 바르게 구원받고,
심판받아야 할 자는 바르게 심판받는다.
이 세상 누구나 똑같다.

나세라:
라슐리 너도 나한테 와야한다.
그 남자에게 정당한 심판을 내리고고
싶다면 말이야.

라슐리:
정당한 심판 따위는 불필요합니다.

라슐리:
저는
이 손으로 비레스 씨를 죽이지 않으면
마음이 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라슐리는 성모처럼 미소지었다.

나세라가 옆으로 철지팡이를 내민다.

엄청난 마력이 작렬해
비레스들을 집어삼키려고 날뛴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비레스들은
마력의 공격권 내 밖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라슐리:
감사합니다, 마법사님.

결선 제복의 기능에 더해
네가 쏜 강화 마법이
그들의 민첩성을 높이고 있었던 것이다.

위즈:
직접 부딪치는 마법이 아니라면
자산으로 빼앗길 일은 없는거같다냥.

너는 고개를 끄덕이고 엄호용 카드를 쥔다.

만약 나세라가 영세계의 마력과
로카팔라의 모든 자산을 손에 넣고
그것들을 마음껏 구사한다면ㅡ

그의 말처럼 구원받아야 할 자가 구원받고
보상받아야 할 자가 보상받고,심판받아야 할 자가 심판받는 그런 세상이 실현될지 모른다.

하지만 영세계의 힘은 너무나 위험하다.
너무 강대하다ㅡ
그리고 너무 자유롭다.

야샤라자 말을 빌리자면.
뭔가 하나라도 잘못을 저지른다면 마지막에는, 108개의 세계 모두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

그런 힘을 사람이 가져도 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현자, 어느 정도의 성자라도
결코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보장이란 없다.

게다가ㅡ

분명 그 세계에서는
구원도, 보답도, 심판조차
나세라 개인의 주관으로 결정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세라가 아무리 착하고, 성실하고, 이타적이며, 사욕이 없는 인간이었다고 해도ㅡ

아펜:
자신이 전부 옳다니, 잘못된 생각이다.

아무리 올바르게 있으려 하든,
얼마나 올바른 세상을 원하든,
오해나 잘못이나 실수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묻는 사람.
그래도 되냐고 계속 물어보는 사람이.

혹은 나세라 자신,
그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루단이 그렇게 되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구원, 보답, 심판하는 자신에 대해
항상 주교와 같은 엄격함으로,
그렇게 해도 되냐고 묻는 사람으로서.

옆에 있기를 바랬을 수도 있다.

티릴카:
핏빛 빨간색이 어울리는 걸로 보여주세요.
나세라씨! 앗하하하!

"피의샘"의 힘을 얻은 티릴카가
짐승 같은 기세로 나셀라에 육박한다.

늑대 떼가 줄줄이 물어뜯기는 듯한
두 칼에 의한 사나운 연격을
나세라는 철지팡이를 조금씩 움직여 버틴다.

그 틈을 타 라슐리가 왼쪽에서 다가와
인정이라는 건 전혀 느끼지 못하는
정성스럽게 다듬어진 검격을 가한다.

나세라는 가볍게 땅을 박차고 뒤로 뛰어
기계적인 냉정함과 정확성으로 라슐리의 검이
그리는 원호의 아슬아슬하게 밖으로 빠져나간다.

직후 등 뒤에서 비레스가 덮쳤다.

무언. 아무렇게나. 무표정.

술술 서류에 펜을 돌리는 듯한
담담한 찌르기.

나세라의 지팡이로 펼친 문에 막혀
딱딱한 소리를 내며 튕긴다.

문은 곧 무수한 장갑조각이 되어
나세라의 지팡이로 돌아가고, 동시에 나세라가
고속으로 뒤돌아 그 지팡이로 때린다.

비레스는 상체를 피해 이를 피했지만
지팡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파까지는
피하지 못해 직격탄을 맞고 날아갔다.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한 타이밍에
라슐리와 티릴카가 날을 날뛴다.

다시 장갑편이 지팡이에서 박리.
세 개의 문이 되어 세 자루의 칼을 세웠다.

이어 그 문이 열리고
인페르나그의 천둥을 토해낸다.

라슐리는 왼쪽 어깨를 맞고 땅에 뒹굴고
티릴카는 두 줄기 천둥 사이로 가느다란 몸을
미끄러뜨리듯 피한다.

티릴카:
으응ㅡ, 심술쟁이.
좀처럼 죽이게 해주지 않네.

티릴카:
하지만 그만큼 피의 시세가 오른다!

티릴카가 매달리는 동안
비레스와 라슐리에게 치유 마법을 날리면서
너는 흐르는 땀을 떨쳐낸다.

강하다. 그렇다기보단. 치열하다.

누구에게도 희생을 선택하지 않도록 자신의
영혼을 팔아치우고, 앞으로 인류가 짊어질 업의 모든 것을 선불로 치르기로 결정한 남자의
치열함.

심상치 않을리가 없다.

또 다른 엄호마법을 쏘면서
너는 힐끗 루단에게 눈을 준다.

라이플을 왼손에 쥔 채
공중에 뜬 빛의 주판을 오른손만으로
고속으로 튀기며 마력 제어에 전념하고 있다.

제어가 완료됐다고 쏠 수 있나.
망설임이 있어서는 쏠 수 없다는 그 총의
방아쇠를 이중의 의미로 주저 없이 당길 수 있는가.

지금은 믿을 수 밖에 없어ㅡ

위즈:
너!

위즈의 경고.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ㅡ
즉 뭔지 모르지만 큰일났다는 것.

장갑편으로 문을 열고 티릴카의 참격을
받은 나세라가 무려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뛰어들었다.

순간 그 몸은 문과 함께 사라진다.

전이? 뛸 수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목적은?
이 국면에서 그가 노리는건ㅡ

너는 돌아서, 리니다! 하고 외친다.

휴대용 혼백산반(소울아바커스)제어에 주력하던
리니다가 벌떡 고개를 든다.

그 눈앞에 문이 생겼다.

거기서 뛰쳐나온 나세라가
사정없이 철지팡이를 휘두른다.

리니다에게, 아니.

순간 네가 날린 불꽃의 마법에 말이다.

한순간은 벌었다. 하지만 한순간이다.

그 순간에 뭘 할 수 있지? 무엇을ㅡ

티릴카:
리니다!!

육박.

티릴카.
맹렬히 뛰어다니고, 다가와, 베고 있었다.
네가 벌은 순간에 눈 깜빡이는 기세로.

하지만 그것은 리니다에 대한 공격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무리하게 끼어들기 위해서만,
심지어 그녀라도, 너무나 무리한 움직임이었다.

그 무리를 나세라는 찔렀다.

티릴카의 검을 철지팡이로 받아 들이고
쓱 그녀의 머리에 왼손을 뻗고 있었다.

리니다:
언니!!

잡아. 그리고.

뽑아냈다

티릴카:
오ㅡ아ㅡ아앗....!

그녀에게 깃든 붉은 마력을.
빼앗고 자기 안으로 끌어들였다.

티릴카가 갑자기 쓰러졌다.

마른 가지 떨어지듯이.
섬뜩할 정도로 가볍게.

리니다:
언니!!

이 세상의 종말을 본 듯한
리니다의 외침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ㅡ

루단:
바이슈라바나,개문.

엄연히 토해낸 그 선고를
나세라는 놓치지 않았다.

루단:
자산마법 건곤일척(마가반)ㅡ한정발동.

루단이 들고 있던 라이플에서
파성망치 같은 거대한 마력의 총알이
발사됐다.

쏠 수 있었다는 건지
쏠 수 없었다는 건지
루단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단지.

망설임은 없었다.
자산마법이 발동한 이상
그것만은 확실했다.

철장으로부터 장갑편이 박리되어,
문이 되어 전개ㅡ
쏘아붙인 마력의 빛을 막는다.

아니.

두 사람:
바이슈라바나,개문.

미끄러져 들어온 두 사람이
손에 든 검을 철썩! 하고
협의해, 동시에 흔들고 있었다.

두 사람:
자산마법 쾌도난마(프라듀무나)ㅡ한정발동.

빛을 두른 대검이 문으로 쳐들어와ㅡ
루단이 쏜 광탄과 함께
엄청난 위력으로 문을 분쇄한다.

문이 박살나면서
멈춰있던 빛의 총알이 풀려
나세라의 오른쪽 어깨를 직격ㅡ폭쇄했다.

나세라:
자산마법 초월금강(인페르나그)ㅡ발동.

한쪽 팔을 잃은 나세라는
순식간에 비레스들에게 뇌격을 가한다.

순간 너는 나세라의 영창에
씌우듯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내 소환에 응하라.

<삼라만상을 사랑하고 빼앗는 신> 마케슈라!

나세라가 쏜 번개가
너에게 소유권을 빼앗기고
빙글빙글 반전해 나세라 자신을 덮친다.

나세라가 옆으로 뛰어 피한 순간,

사쥬:
바이슈라바나,개문.

그의 등 뒤에서 사쥬가 입술을 치켜 올리고 있었다.

사쥬:
자산마법(마하카라)ㅡ한정발동.

풀어놓은 칼이 벤 건
나세라가 아니라.

후퇴하는 나세라의 배후,
그 발밑의 땅이었다.

검격의 기세로 가볍게 솟아오른 흙과 모래가
딱 그대로 공중에 고정된다.

나세라의 등이 그것들에 부딪혀
쿵, 하고 멈췄다.
그 흙과 모래만 시간이 멈춰 있는 것처럼.

순간이라고는 하지만 움직임이 멈춘 곳에
네가 빼앗은 번개가 더욱 반전,
이번에야말로 나세라를 직격한다.

모여서 나세라가 무릎을 꿇은 곳으로,

두 사람:
돌아가주십시오.

발을 디딘 비레스와 라슐리가
빛의 칼날을 거침없이 내리쳤다.

나세라:
큭ㅡ

나세라의 몸에서 성대한 피비말이 뿜어져 나온다.

나세라:
그렇군ㅡ

힐끗 루단에게 눈을 주고
나세라는 피와 함께 말을 내뱉는다.

나세라:
괴로운 끝에 망설임을 봉쇄한다ㅡ
그것이 가능하게 되었나ㅡ
루단ㅡ

루단은 말없이 나세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스스로의 선택을 스스로의 의사로 짊어진다ㅡ
그 흔들림 없는 각오와 함께.

위즈:
! 녀석의 발밑!

장갑편이 나세라 아래 땅에 모여
문을 형성하려 하고 있었다.

비레스와 라슐리가 검을 휘둘렀지만.

순간 빠르게 나세라는 열린 문으로
떨어지듯 빨려 들어갔다.

라슐리가 옆의 비레스를 올려다본다.

라슐리:
마무리, 찌르지 않으셨네요?

비레스:
죄송합니다.

비레스:
저 벌레도 못 죽이는 몸이라서요.

"살의"를 은행에 맡긴 남자는
별로 미안한 기색도 없이 정색을 하고
담담하게 그렇게 말했다.

3aad8073dac128e864afd19528d52703fac83845ae2c9f

번역하긴 했는데 읽기 불편한건 쩔수없음....
이제 하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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