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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별갤 대회-소설) AI한테 성추행당한 썰 푼다.SSUL (재등록)

채굴드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28 22: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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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제국의 여제 무리, 라르브의 딸은 집무실의 의자에 힘을 뺀 채 몸을 기대 앉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최고급 가죽과 안감으로 만들어진 좌석이 그녀의 등을 편하게 받쳐주었다. 무리는 안면의 흑색 모피를 비비며 마른 세수를 했다.


'참으로 힘든 하루였구나.'


집무실 창 밖의 제도, 에스티와나의 중심부는 어두컴컴해진 하늘과 달리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었다.

초고층 마천루들마다 띄엄띄엄 밝게 빛나는 창문들이 남아 있었다.

전부 밤 늦게까지 열정적으로 제국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은하 제국의 소중한 부품이자 신민들이다.

새벽녘까지 꺼지지 않는 에스티와나의 불빛은 그녀의 마음에 오래간만에 감정적인 파동을 일으켰다.


그녀는 잠자리에 들기 위해 시녀들을 호출하려다, 이내 생각을 바꿔 한동안 갑자기 찾아온 감상에 휩싸여 있기로 결정을 내렸다.

어차피 취침해봤자 2시간 반 후면 기상해 바크투리안의 신임 대원수와 화상 면담을 가져야 했으니, 썩 괜찮아 보이는 선택같았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혼란한 시대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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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라브르의 딸은 의자에 몸을 맡긴 채 그녀가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처음으로 이 집무실에 들어왔을 때를 회상했다.

그것도 벌써 40여년 전, 그러니까 아드노란 은하 제국은 아직 아드노란 행성 연합이었고, 그녀의 이름 앞에 여제가 아닌 총통 당선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던 시절의 이야기였다.


"행성 연합의 시민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지금 당장 연합의 존망은 위태롭다네."


전임 총통, 잔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케사르 제국의 위협이라면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이미 마련해 두었습니다.

그 덕에 당 최고의회에서 제가 차기 총통으로 결정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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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통 당선 직전까지 에스티와나 수도권 섹터의 총독이었던 무리는 당연히 권력의 중심부에 근접해 있었고, 정보 통제로 인해 일반적인 연합 시민들은 알 수 없는 데이터에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웃한 케사르 프라임 제국의 전쟁도발은 아드노란 고위층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연합 국방회의가 케사르 저거너트의 등장에 반쯤 뒤집어졌다는 사실도 알만한 아드노란은 전부 알고 있었다.


"그 새대가리들 이야기가 아닐세, 아직 얼마 지나지 않은 소식이니 모를 수 밖에 없지. 주바란의 동태가 심상치 않아."


전임 총통이 주둥이를 찌뿌리며 말했다. 아무래도 사안이 여간 심각하지 않다는 몸짓이었다.

무리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되물었다.


"주바란 대 칸국 말씀이십니까? 그놈들에게 아직도 무언가 흉계를 꾸밀 능력이 남아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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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바란, 150년 전에 약탈자들을 규합해 은하계 북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칸국의 이름이었으며, 칸이 죽고 제국이 분열하면서 한동안은 그가 남긴 잔재에 불과한 이들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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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도코이 중 하나가 주바란 재통일 전쟁에서 승리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은하 공동체의 제재 효과가 보고된 것과는 다르게 미약한 편입니까?

국가 계획 부서의 싱크 탱크에서는 최소 한 세기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분석하던데 말입니다."


통일을 이룩해 새 칸이 된 디아도코이는 만족하지 않고 옛 칸의 태수국들에게 합류를 강조했다. 예컨대 자치권을 잃고 합병 당하는 대신 '주바란의 멍에' 밑에서 신음하기를 선택한 미로반디아, 릭시, 바이단, 우르조 같은 이들 말이다.

대화가 아니라 함포를 들이미는데 이야기가 좋게 끝날 리가 있겠는가? 주바란은 전쟁 개시 1년 만에 무자비한 전투 방식을 직접 보여주면서 미로반디아와 릭시를 칸국의 일부로 만들었다. 끝까지 저항한 우르조는 종족 전체가 고향 행성과 함께 콜로서스에 의해 증발했다. 몸집이 컸던 바이단 또한 적지 않은 피를 흘려야 했다.

은하 공동체의 열강들은 새로운 패자의 등장을 원하지 않았기에, 주바란을 가능한 견제하고자 했다.

주바란은 순식간에 가장 많은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제재를 받는 국가가 되었다.


"그 분석 결과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문제라네. 주바란의 경제와 생산체계가 전혀 위축되지 않았어. 첩보부가 추산한 경제 지표를 보면 오히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지. 파견된 첩보원들은 이들이 장막과 연관된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더군..."


"은하계에 장막과 계약을 맺은 국가가 어디 한둘이랍니까?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길 요청합니다."


아드노란 행성 연합은 그 태생부터 물질주의적 가치관 위에 세워졌기에 장막으로부터 깊은 이질감을 느꼈지만, 몇몇 국가 출신의 외계종 시민들은 사이오닉 에너지를 보란 듯이 다뤄대곤 했다. 장막의 존재는 아드노란 과학자들이 이 현상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실패했을 때쯤 이미 민간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아드노란들이 장막을 이해할 수 없다 해서 다른 성간 국가들이 전부 그런 것은 아니었다. 멀리 보지 않고 가까운 곳만 살펴도 봐도 소위 '아드노란 클럽'으로 불리는 성간 국가 동맹의 일원, 유니티 연방이 장막과의 계약으로 종족 단위 사이오닉 개화를 이뤄낸 바가 있었다.


"인류 연방 사태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유니티 연방의 옛 이름 아닙니까. 제가 어릴 적 일이지만 지금도 독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은하가 통째로 사라진다 해서 전쟁 내내 무서워 했습니다만...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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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인류 연방이라는 국명을 쓰는 국가가 멀쩡하게 남아 있었다.

그들이 <진정한 승천>을 위해 완공 즉시 은하 전체를 파괴할 구조물을 자기네 수도 성계에 건설하면서, 많은 게 달라졌다.


다행히도, 인류 연방은 은하계 전체를 적으로 돌리기에는 아직 준비가 부족했다. 이웃 국가였던 아드노란의 함대는 다른 국가의 함대보다 빠르게 진격했고, 수도 데네브 성계를 포함한 인류 연방 영토의 대부분은 유니티에 설치된 아드노란 군정에 의해 통치받았다.


아드노란 행정부는 새로 얻은 영토를 영구적으로 지배하는 대신 유니티 연방이라는 이름으로 독립시켰다.

이 전쟁을 다시는 잊지 않기 위해, 데네브 성계에는 아직도 에테르 엔진의 잔해가 남아 있었다,


"첩보부가 입수한 최근 주바란의 국방,행정,과학계의 모든 기밀문서에서 에테르 엔진과 인류 연방의 패배 원인에 대한 언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네. 입수한 문서 중에는 <스타 이터>의 설계에 관한 것도 존재하지. 놈들은 지금 새로운 위기가 되기를 열망하고 있어. 행성 연합 뿐만이 아니라네. 은하 전체의 존망이 위태로운 상태일세."


무리는 그 말을 전하던 전임 총통 잔느, 에피르의 아들의 얼굴을 지금도 잊을 수 없었다.


결국 수십 개의 항성이 초신성이 되고 거의 천억은 되는 지성체가 우주의 먼지가 되었음을 상기한다면, 그가 그런 표정을 지은 것도 이해가 가는 실정이었다.

여제 무리, 라르브의 딸은 옛 일을 떠올리면서 고급 안감으로 마감된 의자의 팔걸이 끝을 꾹 움켜쥐었다.

그날, 집무실에서 오갔던 이야기들은 지금까지도 잊지 못한다.


"세상에... 은하 위원회 국가들은 어디까지 알고 있습니까? 이미 교차 검증까지 완료된 정보인 겁니까?"


"엊그제 지국련과 비란나의 지도자들과도 회담과 정보 교류를 진행했지. 그 쪽 정보기관들이 파악한 것도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더군, 주바란 대 칸국이 새로운 은하의 위기가 되려 한다는 건 사실임이 틀림없네."


"은하 공동체에 정보를 공유하는 선택지는..."


"최근 공동체 회의에서 논의된 안건들이 어떤 것들이었는지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알게 된 사실을 공유해도 주바란 견제를 위한 날조라는 의혹이 일면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없을 걸세."


근 10년간 은하 공동체의 주요 관심사는 주바란 견제였다. 아무리 열강들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다 해도, 지금 위기를 선언한다면 숨은 의도가 있는 행동처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요컨대, 진정성이 없어 필요한 호응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너무나도 컸다.


"첩보부가 파악한 주바란의 함대 규모는 어떻습니까? 국가 계획 부서의 예상과 많이 다릅니까?"


통상적인 국가라면 지금과 같은 수준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함대 규모를 키우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총통 잔느의 언급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더 이상 통상적인 국가가 아니었다. 주바란의 경제적 능력이 예측과 달랐다면 함대의 규모 또한 예측과는 판이할 것이다.


젠장, 감시 배열망 건설 계획이 몇년만 더 일찍 통과되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주요 군사도시인 포움 성계의 거대조선소 생산량에 대한 정보를 확보했네. 자네 왼쪽의 서류칸 3번째 5열에 있으니 지금 확인해 보게."


무리는 떨리는 손으로 서류칸을 뒤적였다. 5열 한가운데 자줏빛으로 강조된 서류뭉치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서류를 펼친 채 말없이 그것을 읽어나갔다.

잔느는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게... 이게 정말 가능한 수치입니까...? 이런 규모의 함대를 만들려면 대체 합금이 얼마나..."


"합금이 아닐세."


무리가 서류철에서 고개를 들어 전임 총통을 바라보았다. 그는 아까와는 다르게 무척 담담한 표정이었다.


"재편성되는 함대 중 순양함급 하나의 설계를 얻어낼 수 있었지. 빌어먹을, 믿기 힘들지만, 놈들은 합금이 아니라 기초 가공만 진행된 광물로 미친 듯이 함선들을 찍어내고 있어. 전부 하자 없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네."


상상을 벗어나는 이야기에 무리, 라르브의 딸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찾기 위해 미친 듯이 돌아가고 있었다.


"타국... 타국과의 연계와 관련한 계획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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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란나 성황국과 바크투리안 변ㅌ... 국민 정부와는 이미 이야기가 끝났어. 합동 참모 본부를 설립하기로 했지. 전쟁 위기가 가시화되지 않은 지금은 자극을 피하기 위해 연방 함대의 형태를 띌 것이네."


"그 말씀은 곧..."


"그래, 비란나는 곧 연방에 합류할 예정일세. 바크투리안도 연방 협력국이 되기로 약조했지. 은하 공동체 방위 함대 건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네. 그 때쯤이면 주바란도 슬슬 우리가 알아차린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을 거야. 놈들 첩보망이 대체로 부실한 편인 것이 천만다행이네."


내가 지금 대체 무슨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인가? 조우 이후 연합과 수백 년간 경쟁해온 비란나가 성간 국가 동맹에 가입한니. 거기다 바크투리안은 성간 국가 동맹의 일원인 켈`젠 위임국과는 철천지 원수가 아니었던가?

주바란이라는 정신 나간 위협의 등장에 다들 믿을 수 없게 과감해진 것 같았다.


"그런데, 지국련은 어떻게 하기로... 그들은 도움이 되지 못하겠군요."


잔느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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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국련은 지금 내전 중이었다. 기계지능이 일으킨 반란으로 인간을 포함해 일부 행성의 수많은 지성체들이 생체 배터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모든 지성체의 평등과 차별 없는 자유가 어쩌니 하면서 신스는 노예로 취급하니 이런 사단이 나는 것 아닌가. 진즉에 자의식이 있는 인공지능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아드노란들이 보기에는 코미디가 따로 없었다.

문제는 아드노란 행성 연합은 반란을 일으킨 기계지능에게 막대한 양의 합금과 희귀자원들을 지원해왔다는 것이다. 첩보부 요원들의 계략으로 지국련 소속 우주선들의 초광속 항행이 평상시의 5% 수준이 되도록 교란된 것은 덤이었고.

결국 지국련은 반란 이후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괄목할 만한 진압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근본적인 체급에서 압도하니 시간이 지나면 진압에 성공하긴 할 터였다. 그 때쯤이면 이미 주바란이 은하계를 멸망시킬 전쟁을 시작하고도 남았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무시할 수는 없을 걸세. 지구에 파견된 요원들이 확보한 정보가 사실이라면, 지국련 대통령은 기계지능에게 넘어간 행성들 상대로 콜로서스 사용 허가를 내렸어."


이 대목에서 무리는 입을 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고 표정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그런 무리를 지켜보던 전입 총통이 싱긋 웃고는 입을 열었다.


"자네가 해야할 일이 참 많지?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네, 총통 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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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 무리, 라브르의 딸이 눈을 떴다. 처음으로 국가의 지도자가 되었을 때의 일은 그녀를 깊은 감상에 빠지게 만들곤 했다.


'참으로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은 시절이었다. 비란나,지국련... 다들 정신이 반쯤 나갈 수 밖에 없었지.'


지국련은 결국 배터리가 되었어도 자국 시민들이 멀쩡히 살아 있던 행성에 중성자 폭격을 했다. 지국련 국방부는 행성에 지성체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진실은 의외로 끈질기게 살아남는 편이다. 정보 통제가 어려운 민주 국가라면 더더욱 그렇다. 결국 대통령 탄핵 논의까지 나왔다지만, 주바란이 타이밍 좋게 전쟁을 일으키며 흐지부지되었다.


'그리고 바크투리안... 그 변태 새끼도...'

무리, 라르브의 딸이 취임식 이후 대외적으로 처음 한 일은 비란나와 바크투리안 정상들과의 비공개 회담이었다.

비란나 성황제와의 회담은 별 탈 없이 끝났다. 그는 광신적 종교의 수장이자 숭배 대상이었음에도 오만하지 않았으며 논리적인 동시에 이성적이었다. 대외적 외교 관계의 진척과 연방 가입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둘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문제는, 문제는 바크투리안 시민 정부의 대원수였다. 그 국가 정상(頂上)은 정상(正常)이 아니었다.


<우린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총통. 저는 아드노란 행성 연합과 바크투리안 국민 정부 사이의 연구협약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저, 저희... 아드노란 측에서도 연구협약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


논리적으로, 그의 제안에는 전혀 이상한 점이 없었다. 기술의 발전이 곧 국력의 지표가 되는 지금의 우주 시대에 두 국가 사이의 관계 진척에 연구협약은 일종의 왕도였으며, 주바란을 자극하지 않고 협력국이 되기 위한 사실상의 필수 과정이었다.


그럼에도 무리는 말을 저으며 시선 처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이런 상황에서는 대체 눈을 어디다 둬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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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상대의 차림새였다.

그녀의 눈동자가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위에서 갈 곳을 잃고는 아래를 바라보다 화들짝 놀라서 다시 옆으로 돌아갔다. 상대가 전라로, 벌거벗은 채로 회담을 시작한 탓이었다. 은하계 지성체 중에 강인한 육신을 지닌 덕에 의상을 걸치지 않는 종족도 있다지만, 적어도 아드노란과 바크투리안 문화권은 나체를 외설적인 것으로 인식한다는 면에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 전임 총통이 바크투리안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말을 얼버무리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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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족끼리 표정을 알아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지만, 무리는 분명히 그가 웃었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무리의 반응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다. 총통이 되기 위해 온갖 경험을 한 그녀도 이런 종류의 수치는 처음이었다. 무리, 라르브의 딸은 마음 같아선 홀로그램 창을 그냥 치워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주바란이라는 희대의 위협이 코 앞에 닥치기 직전인 지금, 그녀는 도저히 회담을 파할 수가 없었다. 바크투리안은 성간 국가 동맹과 주바란 대 칸국 사이의 완충 지대이자 방어선이었다. '아드노란 클럽'의 안보를 위해서는 바크투리안과의 연계가 필수였다.


여기엔 은하의 존망이 걸려 있다... 여기엔 은하의 존망이 걸려 있다... 여기엔 은하의 존망이 걸려 있다...

무리가 속으로 끊임없이 되뇌었다.


<오늘 회담에서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맞이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아드노란과 바크투리안 사이의 우호가 가져올 상호 간 이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음 회담에서 뵙겠습니다.>


"저희 또한 회담의 결과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양국의 우호 관계가 상호 간의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회담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홀로그램을 꺼 버렸다.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한 국가의 수장이라는 자가 저렇게 무례할 수가 있는 것인가? 저건 성추행이자 총통 무리, 라르브의 딸 개인을 넘어 아드노란 전체에 대한 도발이었다.

주바란의 위협이 아니었으면 정상 회담 같은 건 이뤄지지도 않았을 국가가 어찌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전 은하적 위기를 사심을 채우는데 쓰는 저 천박한 자의 심정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리는 고개를 흔들며, 앞으로 그와 마주할 일이 많이 남아 있음을 상기했다. 그녀는 그저 저 기괴한 자가 벌이는 기행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기를 바랄 뿐이었다.

물론, 그녀의 바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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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불상사를 다시 겪고 싶지는 않던 무리는 이후 한동안 바크투리안 측에 회담 시간을 가능한 갑작스럽게 통보했다. 그 덕인지, 한동안 상대가 첫 회담 때와 같은 차림으로 그녀를 맞이하는 일은 없었다. 그럴 때면 그는 그저 <당신과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겁군요.>라면서 무리를 향해 전혀 즐겁지 않게 아쉬워하는 표정을 내비칠 뿐이었다.

그러다 언젠가 한번, 통상 조약에 대한 회담을 진행했을 때 회담 시간의 결정권이 바크투리안 측에게 있었다. 회담 시작 직전까지 무리는 초조해 했고 그녀의 불길한 예상은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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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노란 행성 연합과 바크투리안 국민 정부가 서로에게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호간 이익을 위해 통상조약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


무리는 입을 열지 못했다. 그녀의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상대의 제안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외교적 수사를 어떻게 사용할지, 통상조약의 내용은 어떤 방향으로 논의해야 할지 같은 모든 상념이 동시에 중지되었다. 흑색 모피에 뒤덮여 보이진 않았지만, 그녀의 피부는 여러 감정이 뒤섞여 빨개졌을 것이다.

무리는 가만히 있다가,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 몸이 굉장히 좋지 않아서, 정말 죄송하지만 회담을 조금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통상조약에 대해서는 저희 측 실무자들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이런 외교적 결례를 범하게 되어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런, 총통께서 심신이 편치 않으시다면 당연히 회담을 미뤄야죠. 회담 시작 전에 미리 말씀해 주셨다면 좋았을 텐데, 아무래도 무리해서 진행하려다 탈이 나신 것 같습니다. 사안이 급박한 만큼 총통께서 무리하신 것도 이해가 갑니다. 바크투리안 측에서는 이를 전혀 외교적 결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편히 요양하시고, 내일 뵙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꺄아아아아아아악!!!!! "


무리, 라르브의 딸은 홀로그램 창이 꺼지자마자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이런 외교적 결례는 상대에게 이해를 받아도 협상에 있어서 불리한 쪽으로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었다. 아무래도 한동안은 극심한 두통에 시달려야 할 것 같았다.


'주바란 위협이 끝나고 나면... 저 놈을 절대 가만두지 않으리라...'

쿠데타 지원, 침공, 종속국화 후 합병... 저빌어먹을 벌거숭이를 파묻어 버릴 방법은 많았다. 그저 지금은 실행하기 어려울 뿐이었다. 당시의 무리는 가만히 칼을 갈며 기회를 기다리기로 결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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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바란이 기어코 수도 성계인 키림에 에테르 엔진을 건설하면서 일어난 대전쟁은 은하 공동체의 승리로 끝났다. 그 과정에서 수십 성계가 날아가고 지성체가 거의 천억은 죽는 대규모의 피해를 입었지만, 은하 공동체는 다시 일어섰다. 여제는 최후의 주바란 행성이 백기를 내건 직후의 은하 공동체 전후 협상이 떠올랐다.

그 때의 그녀에게 전해진 은하 전도는 지금의 것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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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이게 공동체 회원국들이 주장하는 영유권을 정리한 지도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총통 각하."


법안 개혁으로 종신 총통이 된 무리, 라르브의 딸은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 아드노란 역사상 유래 없는 권력을 지니게 된 그녀였지만, 스트레스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알고는 있었다지만 시각화된 자료를 직접 보니 도통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전쟁이 길었고 각자 얻고자 하는 이득이 상이하다지만, 이런 판도는 너무한 것 아닌가?


주바란의 역량은 일개 국가가 혼자 당해낼 수 잇는 수준이 아니었고,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수십 개의 성간 국가 깃발을 단 군대들이 서로 뒤섞여야 했다. 은하법상 성계의 지배권은 항성기지와 행성을 점령한 이들에게 있었고, 결과적으로 주바란 칸국은 잘게 찢어져 공동체 회원국들의 영역이 뒤섞인 난잡한 형상이 되어 있었다.


'은하의 열강씩이나 되는 자들이 이렇게나 생각이 없다니...'


그녀가 생각하기에, 주바란들에게는 이런 난잡한 혼돈이 아닌 정돈된 질서가 필요했다. 이렇게 복잡한 영역 분리는 최악의 경우 어딘가 남아 있을 수도 있는 주바란 칸국 잔당의 재부흥을 불러올지도 몰랐다. 종신 총통은 훨씬 깔끔한 질서를 원했고, 향후 1년 가까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회담과 협상을 거쳐야 했다.


'연합 외무국 관료들과 사절들에게는 참으로 힘든 나날이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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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계 최대의 열강이 두 팔 걷고 나서 중재를 진행한 덕분인지, 주바란의 옛 강역에는 한결 더 깔끔하고 정돈된 체제가 들어설 수 있었다. 미로반디아와 릭시들은 몇십 년 만에 독립국 지위를 회복했고, 바이단은 아예 칸국 이전의 영토를 회복했다. 키릴리안은 칸에게 점령당한 이후 거의 2세기 만에 다시 독립국이 되었다. 비란나 성황국과 글루크조란 연합은 건국 이후 최대의 영토를 획득한 최고 수혜자가 되었다.

뜯길 대로 뜯기고도 남아 있던 주바란의 영역은 가장 많은 주바란 강역을 점령했던 켈`젠 위임국과 지구 국제 연합의 감독 하에 각각 주바란 위임국과 주바란 민주공화국으로 분리 독립했다. 그들은 위기 종결 이후 찾아올 지국련과 아드노란의 경쟁에서 최전선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다시는 통일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


"휴우..."


집무실 의자에 앉아 있던 여제, 무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전부 옛일이 되었지만, 성계를 점령한 국가들을 하나씩 설득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히느라 진땀을 뺐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가 쳐졌다.

1년간의 협상 기간 동안 외무국에서는 관료의 과로사가 빈번했을 정도였다.


그러고보니 그 정신나간 바크투리안 변태 대원수도 그 과정에서 몇 번이나 벌거벗은 채로 회담을 진행해 무리가 아주 강한 두통약을 처방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업적을 이뤘다. 그 시절 그녀를 짓누르던 스트레스를 버틴 것은 전부 권력 투쟁으로 갈고 닦은 그녀의 인내심과 차분함 덕분이 틀림없었다.


생각해 보면, 그 바크투리안 대원수는 정말 운이 좋았다.

주바란 대 칸국이 아니었다면 초강대국 국가 원수를 상대로 그런 장난질을 할 수 없었을 것이며,무리의 인내심이 조금만 더 부족했다면 결국 바크투리안과 아드노란 사이에 전쟁이 발발해 주바란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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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바란 위기 전쟁 기간 동안 전방위에서 붕괴해가던 바크투리안 국민 정부를 수호하는데 온 힘을 쏟은 탓이었을까? 심지어 그는 전쟁이 끝나고 몇 개월만에 자연사해 바크투리안들의 영원한 영웅으로 남았다. 속내는 음흉하고 시커먼 성범죄자였다지만 국가를 향한 마음 만큼은 진심이었던 듯 했다.


죽음은 최고의 면죄부라던가. 그의 부고 소식을 들은 무리, 라브르의 딸은 그가 어떤 고생을 했느지 알았기에, 그리고 더 이상 죄값을 물을 수 없게 되었기에 그를 용서하기로 했다. 이 용서에는 무리 개인의 심적 성장과, 공동체에 올라간 아드노란 연합의 은하 제국 지위 안건으로 인해 바빴던 그녀 개인의 사정이 큰 영향을 주었다.

그녀가 주바란 위기를 틈타 은하 공동체에 내놓은 은하 제국 안건은 반대 의견을 물리치고 상공적으로 통과했다. 아드노란 클럽에 속한 국가들은 그들의 외교력을 기꺼이 안건 통과를 위해 투사했으며, 반대하던 열강들도 주바란 위기의 여파로 그걸 막을 여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바크투리안 대원수가 성추행을 하건, 모욕을 하건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다.

어쩌다 또 다른 희대의 성범죄자가 운좋게 국가 정상의 자리에 오른다 해도, 그녀는 이제 은하 제국의 여제였다.

대체 누가 은하의 정당한 지배자에게 성추행을 시도하는 미친 기행을 벌이겠는가?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무리는 편안한 눈으로 집무실 탁자의 은하 전도를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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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연합의 한 방면을 끝없이 위협하던 케사르들은 또 어떻게 되었는가?

은하 제국의 여제가 된 무리가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케사르 프라임 제국을 위기로 지정하는 것이었다. 첩보부의 맹활약 덕분에, 그리고 아드노란을 견제할 다른 은하 열강의 부재 덕에 케사르의 저거너트 건조는 손쉽게 또 다른 스타 이터 생산을 위한 발판으로 탈바꿈했다. 그 덕에, 작금의 케사르들은 모두 아드노란 은하 제국의 2등 시민이 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아드노란 연합, 아니, 은하 제국의 국경에 더 이상 위협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과거의 경쟁자 비란나 성황국은 믿음직한 동맹이 되었고, 지국련은 기계 반란 강경 진압과 주바란 전쟁의 여파로 옛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제국의 강역은 그 어느 때보다 넓다. 제국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 그리고 그 어느 성간 국가보다 막강하다.


무리의 입가가 슬며시 올라왔다.


그녀는 에스티와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드노란으로 남을 것이며, 은하 제국을 건설해낸 가장 위대한 통치자로 기억될 것이다.

그 누구도 그녀의 위상을 넘볼 수 없으며, 여제의 수명이 다하더라도 제국과 그녀의 영광은 영원불멸할 것이다.


제국-만세, 무리, 라르브의 딸-만세.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창 밖의 마천루들 사이로 벌써 동이 트고 있었다.

제국의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그녀는 시계를 보았다.

새 바크투리안 대원수와의 홀로그램 면담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바크투리안, 그녀는 그 이름을 되뇌였다. 헐벗은 국가 정상의 장난질에 무기력하게 당하던 옛 기억이 되살아났다.

결국 그 자는 죽어 영웅이 되었고 무리 또한 그를 용서했다지만, 사실 무리는 전후 협상 과정에서 은근히 앙갚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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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크투리안의 원래 영토 중 주바란에게 강탈당했던 일부는 지금 비란나 성황국의 지배 아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바크투리안 영토 한복판의 물질 감압기가 있는 훌 블랙홀 성계 또한 비란나들의 차지가 되었다. 종전 후 두 성간 국가 사이의 국경 분쟁에서 아드노란 연합이 비란나의 소유권을 묵인해줬기 때문이었다. 실질적으로는 '아드노란 클럽'의 일부가 된 비란나를 지원하기 위해서였지만, 동시에 당시의 연합 종신 총통, 이제는 은하 여제가 된 무리의 소소한 복수였다.

그렇기에 그들이 스스로 느끼기에도 주바란에 가장 선봉으로 맞서면서 나라가 거의 멸망했을 뿐만 아니라 스타 이터에게 인구의 일부가 증발해버린 이들에게 걸맞는 대우는 아니었을 것이다. 바크투리안 지도부는 명백한 불만을 내비췄지만, 당시엔 국력 회복을 위해 외교적 마찰을 원치 않았는지 결과적으로는 수긍하는 듯 했다.

그러나 지금의 바크투리안은 잃어버린 성계들에 다시 항성기지를 건설했고, 전후의 폐허를 어느 정도 복구하는데 성공했다. 잘못된 영토 협약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힘은 회복한 것이다. 심지어 새 바크투리안 대원수는 고토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과격파 인사였으니, 상대는 이번 회담 요청에서 분명히 관련된 주제를 꺼내거나 또는 속내를 말하지 않고 먼저 압박 카드를 꺼내려 들 것이다. 여제는 그들이 낼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이 있는지 한번 더 고민해 보았다.


위기 직전에 체결되어서 아직까지 유지되던 통상조약의 파기?

분단된 주바란의 공화국 측을 지원해 아슬아슬하게 맞춰놓은 균형추를 깨트리려 들까?

그것도 아니면 지국련과 조약을 맺고 비란나와 국경 분쟁을 벌이려 들 수도 있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은하 제국의 위상에 작지 않은 흠집이 생길 수 밖에 없으리라.


<삣삐- 삣삐- 삣삐->


미리 회담 시간에 맞춰 설정해 놓은 알람이 울렸다.

무리는 의자에 파묻혀 있던 몸을 곧게 펴고, 품위있는 몸짓으로 고개를 들었다.

홀로그램 창이 면전에 올라왔다. 아직 연결되지 않았는지 상대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곧 몇 초 내로 연결될 것이다.


상대가 어떤 수를 쓰든, 그녀는 위엄있고 기품있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은하 제국의 황제에게 걸맞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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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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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위 소설에는 80%의 실화와 20%의 창작이 섞여있음.

모드 버그긴 하겠지만 하여간에 제노쉑 벗고 나오는거 보고 화들짝 놀랐다 진짜...


인류연방 위기랑 칸국통일, 주바란 위기 전쟁 다 실화임. 하는 내내 재밌어 죽는 줄 알았음.

너네도 칸국 잘 크는 거 보고 싶으면 중반위기 년도 2225로 해봐라. 더 크게 하고 싶으면 2210 쯤에 콘솔로 불러내던가.

운 좋으면 칸 죽고 분열해도 저런 재미진 판도를 볼 수 있게됨.


지국련이 신스반란 콜로서스로 제압한 것도 그렇고 원체 재밌던 판이라 요새도 가끔 생각났는데 별갤 대회 한다길래 한번 써봤다.

이전에 이 판 관련 글로 념글도 두번인가 갔을거임 아마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tellaris&no=108024

([일반] 지국련이 자국 행성에 익스터미나투스 하는거 본 썰)


가독성 때매 노가다해서 다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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