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연재] 사토리의 새 애완동물 -프롤로그-

ㅇㅇ(211.36) 2019.08.30 11:38:12
조회 900 추천 11 댓글 8
														

viewimage.php?id=39b8c832e2d335a3&no=24b0d769e1d32ca73ded87fa11d02831b24d3c2d27291c406c42f02d18553e4d1d2c19834a073723b0a0406992b49fa59b45dde4849f56570061c429a2382d




언제나처럼 무의식 저편으로 점멸하던, 그러나 늘 2주 내로는 지령전에 얼굴을 비추던 코이시가 3주째 나타나지 않았다.

사토리는 엄지를 깨물었다.



"코이시... 도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건가요..."

초조해진 그녀는 오린과 오쿠에게 지령전을 맡긴 뒤 스스로 지상에 올라와 코이시를 찾기 시작했다.




코이시를 찾는 건 허망할 정도로 쉬웠다. 요괴의 산 중턱에서 무려 시키에이키에게 설교를 듣던 코이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토리는 염마께 대신 사과를 올리고 코이시를 엄중히 꾸짖을 생각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무의식 저편으로 나른하게 빨려들어갔다.



볼을 잔뜩 부풀리며 슬금슬금 빠져나가려던 코이시가 언니를 보고 능력을 썼기 때문이다.



사토리는 의식이 날아가기 전, 코이시가 상큼한 미소로 '언니 미안해~♡' 라고 속삭이는 것을 얼핏 들었다.




몽유병자처럼 횡설수설하는 염마와 맹한 눈으로 앉아서 설교를 들으며 손가락으로 꽃을 그리는 사토리.



그 진기한 광경을 텐구 한 마리가 도촬해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둘은 동시에 정신을 차렸다.



결국 사토리는 염마에게 팔자에 없는 사과와 코이시에 대한 우려(를 빙자한 설교)를 듣고 나서야 하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해는 이미 져버린 후였다.




"하... 도대체 내 동생은 언제쯤 철이 드는 걸까?"


사토리는 약한 두통에 머리를 짚었다.

무릎을 꿇고 있었더니 다리도 뻐근했다. 너무 피곤한데다 원래 체력도 약하니 맘 같아서는 그냥 노숙이라도 하고 싶었다. 안될 일이지만.



"...뭐, 그래도 코이시가 별 탈 없는건 알았으니까."

이 상황에서도 분노보다 안도감이 앞서니 나도 참 한심한 언니야. 그렇게 스스로를 비웃던 그녀는 어둠에 싸인 길을 내려다본다.



요괴의 산. 숲은 어둠에 잠겨있다.



'...문제는 없겠지.'

인간마을도 아닌 요괴의 산이라면 오히려 안전하다. 지상에서 자신을 아는 요괴라면, 그 누구라도 다가오지 않을테니.



그녀는 지령전의 주인이다. 본래 지옥이었으며 현재도 질 나쁜 망령과 요괴로 가득한 작열지옥터. 그리고 그 중심인 지령전의 주인.

마음을 읽는 능력으로 상대가 누구라도 빈틈을 보이지 않는, 현자 야쿠모 유카리마저 대면을 꺼리는 거부와 공포의 존재.

그런 그녀가 '여름밤이라도 산은 선선하구나...' 같은 시답잖은 생각을 하며 하산하는데





'읏...!?'



어떤 울림이 그녀의 머리를 강타했다.



무거운, 격정적인, 그러나 아무 의미도 없는 사고음. 그래, 코이시가 제 '눈'을 영영 닫아버리기 직전 쏟아내던 사고음과 같은 성질의.


그러나 약간 다르다. 잔뜩 고조되었으나 낮고 우울한, 축축한, 배배 꼬인, 물에 젖은 실타래.


그 실 끝이 그녀의 의식을 한쪽으로 잡아당겼다.



고개를 돌린 방향은 길의 왼쪽, 샛길조차 없는 숲의 어둠 속.

그 너머에 소리의 근원이 있을 터다. 필시 누군가가 울고 있다. 지금 퍼지는 마음의 울림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숲은 불규칙한 사념의 울림과는 반대로 조용했다.




어째서 조용하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인걸까.



광인의 울음은 커녕, 흔한 풀벌레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물리적 고요함 속에서, 오직 사토리의 '눈' 만이 그 이질적인 울음을 좇았다.



왜? 도와주려고?



무시하면 그만이잖아.



사토리 요괴인걸 알면 누구든 도망칠걸?

사토리의 무의식이 속삭인다. 그러나 다리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흐느끼는 이 마음은 그 때의 코이시와 너무나 닮았으니까.



마음을 읽는 나라면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때와는 다르게.



얼마나 걸어갔을까. 나무가 약간 솎아내진 좁은 공터에, 자연과는 다른 인공적인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지붕도 없이 벽만 간신히 남은, 조그만 폐허였다.



요괴의 산은 한 때 오니와 텐구가 양분했던 지역. 이는 떠나간 오니의 흔적인가.



그리고 무너진 오두막 속에서, 공포와 혼란에 소용돌이치는 마음이 보이고 있었다.


미약하게 떨리는 숨소리와 함께.



꿀꺽.

사토리는 침을 삼키며 천천히 그곳을 향해 다가갔다.





폐허 속의 실루엣은 공포와 흥분에 제정신이 아닌 듯, 사토리가 가까이 다가왔어도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남자아이. 인간. 아마도 열 다섯, 아니면 열 여섯?



요괴인 그녀는 인간의 나이를 잘 구분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그 정도 나이로 보였다.
'내 또래처럼 보이려나.'




의식을 세상과 단절한 채 떨고 있던 그에게 사토리는 말을 걸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 아이에게 목소리가 없다는 것을.







---------




후...프롤로그 쓰니까 만족스럽다.


뒷편은 아마 없을듯.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1

고정닉 6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2865 AD 호요버스 신작 <젠레스 존 제로> 7월 4일 오픈! 운영자 24/06/05 - -
30924 연재 칼질한다 [9] ㅇㅇ(221.153) 19.09.03 1246 10
30921 일반 에라k 하는 만화.........jpg [5] ㅇㅇ(218.152) 19.09.03 1231 14
30917 연재 설교를 당한다-3 [8] ㅇㅇ(175.195) 19.09.02 774 10
30911 일반 요즘 야설쓰는 사람 많은데 솔직히 [1] ㅇㅇ(125.180) 19.09.02 801 14
30906 일반 윈도우 10에서 영어-한글간 글씨체 부조화에 관한 조사 결과 [5] ㅇㅇ(121.133) 19.09.02 1894 10
30901 일반 나는 최면사이올시다. [5] 야간공대생후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2 890 17
30897 일반 메가텐) REV+122용 검 카테고리 2420 파일 오류 해결 파일. [1] ㅇㅇ(124.28) 19.09.02 302 5
30888 일반 수태아이템 온건하게 얻는법 [9] ㅇㅇ(223.28) 19.09.02 786 7
30878 연재 치르노가 주인을 임신시켰을 때 [4] 늑댕뭉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2 1164 20
30872 일반 메가텐 사성수 히로인 일러스트 [8] 전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2 1153 8
30865 일반 칼질한다 [13] ㅇㅇ(221.153) 19.09.02 1002 11
30862 연재 설교를 당한다-2 [11] ㅇㅇ(221.153) 19.09.02 899 13
30857 개발 거기 지나가는 텍붕아! [8]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1241 12
30849 연재 설교를 당한다-1 [7] ㅇㅇ(221.153) 19.09.01 1002 10
30847 일반 공략글에 올라온 메가텐 엔딩 다 봤드아아 [10] F.d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703 8
30832 일반 순호랑 친애 찍고 서로 완전히 마음을 허락하고싶다 [7] ㅇㅇ(221.153) 19.09.01 724 12
30828 연재 아나타와의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미마가 보고 싶다 [3] Plo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1200 16
30824 연재 루미아가 주인을 임신시켰을 때 [9] 늑댕뭉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1363 18
30812 일반 AWT 먼짓하는거냐 [11] ㅇㅇ(180.182) 19.09.01 1285 11
30806 일반 텍갤이 함정수사라면? 완장이 인천경찰청 경위라면? [15] ㅇㅇ(121.140) 19.09.01 1231 55
30805 일반 밥먹으면서 딴생각하다가 하나님이 디버그충이라는 결론에 도달함 [2] ㅇㅇ(106.102) 19.09.01 581 10
30797 일반 광기잇 [3] ㅇㅇ(221.153) 19.09.01 820 7
30794 일반 8월 팁글 모음 [5] Crow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1937 7
30777 연재 단순한 섹프였던 아나타한테 연심이 생겨버린 스이카가 보고 싶다 [15] Plo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31 2059 35
30770 일반 메가텐 플라이샷이란 이름은 오역인거같음 [5] 전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31 432 7
30766 일반 정리 [2] Crow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31 532 6
30721 일반 커맨드 : [정상위 애널] [19] ㅇㅇ(112.171) 19.08.30 1270 13
30705 개발 오늘의 ym 포팅작업 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30 273 11
30692 연재 마리사가 주인을 임신시켰을 때 [10] 늑댕뭉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30 1909 29
연재 사토리의 새 애완동물 -프롤로그- [8] ㅇㅇ(211.36) 19.08.30 900 11
30676 연재 주인 임신하면 전용구상 없는게 아쉬워. [6] 늑댕뭉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30 1717 28
30673 개발 SHOP에서 스테이터스 출력하게 만듬 [1] 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30 434 11
30660 일반 당신은 유카의 항문을 상냥하게 핥았다 [10] ㅇㅇ(175.195) 19.08.29 1043 12
30649 일반 반발각인3 개꼴려 히히 [6] ㅇㅇ(175.195) 19.08.29 1433 15
30645 일반 메가텐)이능자,딸 성격별 화상 전환 패치 Ver 2 [8] ㅇㅇ(124.28) 19.08.29 494 7
30644 개발 오늘의 ym 포팅작업 [2] 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29 369 6
30637 일반 생각해보니까 괘씸하네 [9] ㅇㅇ(58.237) 19.08.29 941 9
30615 연재 [234] 술을 마시게 한다 [6] ㅁㅁ(115.21) 19.08.29 1192 20
30614 일반 메가텐 아나타의 화상을 바꿔보자. [1] 늑댕뭉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29 1235 11
30613 일반 아니야 시발 그만둬 코이시 [8] おかし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29 1171 8
30609 일반 유카리와 보내는 휴일 [2] ㅇㅇ(221.153) 19.08.28 1048 11
30606 일반 전주인님들은 못이기겠네 [11] ㅇㅇ(175.195) 19.08.28 1439 7
30595 일반 악마메이드 가는길 [2] ㅇㅇ(121.144) 19.08.28 1237 8
30590 일반 아무도 관심없겠지만 인스쿨 AA초상화 간단 추가하기 [3] ㅇㅇ(218.153) 19.08.28 1176 16
30570 일반 메가텐은 함락후에 다시 조교할 생각이 안듬 [11] ㅇㅇ(115.145) 19.08.28 911 8
30552 개발 노예는 파라미터창을 만들었다 [6] 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28 1118 23
30531 일반 상냥하게 한다 [207] [6] ㅇㅇ(175.195) 19.08.27 1064 15
30517 연재 니 애미 모코우 [23] ㅁㅁ(175.223) 19.08.27 2637 40
30514 일반 메가텐 이능자 클래스 별 소질 [9] ㅇㅇ(112.148) 19.08.27 1234 8
30513 일반 메가텐)이능자,딸 성격별 화상 전환 신버전판 75% 작업 완료. [4] ㅇㅇ(124.28) 19.08.27 407 8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