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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1

[연재] 설교를 당한다-3앱에서 작성

ㅇㅇ(175.195) 2019.09.02 23:15:33

조회 775 추천 10 댓글 8

viewimage.php?id=39b8c832e2d335a3&no=24b0d769e1d32ca73ded87fa11d02831b24d3c2d27291c406c42f12d1b573e4d042d82097be6914856ac875828db54aba7844b5d478105e395bf06c4242028f9daa952d097df1058ec35f484b0ecab

당신은 침대에 앉아있는 에이키 앞에서 앉지도 서지도 못한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에이키는 당신을 말없이 쏘아보며 팔짱을 낀 채 손가락으로 자신의 팔뚝을 톡톡 두드리고 있었다. 한참을 말이 없던 에이키는 혀를 차고는, 움찔하는 당신에게 앉으라고 명령하고 팔짱을 풀었다.

"당신, 내가 어제 뭐라고 말했나요?"

에이키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한마디에 당신은 눈에 띄게 허둥대며 자신이 오늘 얼마나 바빴는지 변명하기 시작했다.

아무말 없이 고개를 숙인채 손끝으로 무릎을 톡톡 두드리며 당신의 이야기를 듣던 에이키는 무릎을 두드리던 손가락의 움직임을 멈추며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노려보았다.

"나는 당신에게 내가 어제 뭐라고 말했는지 물었습니다. 변명은 대답이 되지 않아요."

당신은 고개를 푹 숙이고 땀을 뻘뻘흘리며 어제와 같은 시간에 에이키의 방에 찾아오라고 했었다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에이키는 한숨을 쉬며 벽에 걸린 낡은 추시계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지금은 몇 시?"

현재 시각은 오후 8시. 당신이 어제 에이키의 방을 나선 시각은 오후 6시이다.

"설마 약속 시간도 지키지 못할줄이야... 이건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난감하네요."

일방적인 통보는 약속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속으로 투덜댄 당신의 마음을 읽은것처럼 에이키에게서 흘러나오는 불쾌하다는듯한 기운이 강해졌다.

"아시겠나요? 시간 약속을 지키는건 대인관계의 기본입니다."

"이 번은 처음이니 이 정도로 봐드리죠. 두 번은 없다고 생각하세요."

부처의 얼굴도 세번까지라지만 저는 부처가 아니라 염라니까요. 묘하게 잘난듯한 태도의 에이키에게 아니꼬운 감정이 북받치는것을 참고, 당신은 에이키에게 무슨 볼일로 고귀하신 염라님이 자신같은 미천한 조교사를 부른건지 불쾌한 표정 지으며 물었다. 에이키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고귀하신 염라님에 미천한 조교사라... 당신, 비꼬는건가요?"

살벌해지는 공기를 감지한 당신은 얼굴이 창백해져 필사적으로 자신의 실언을 사과했다. 에이키는 그런 당신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당신말이죠... 아뇨. 시간도 늦었으니 그만하죠."

"당신을 부른 이유... 당신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당신의 입으로 듣고싶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당신의 모습을 만든건 과거의 당신."

"따라서 당신의 인격을 교정하려면 당신의 과거를 알아야한다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염라다운 위엄을 그 몸에 두르며, 에이키는 당신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만약 거절한다면? 당신의 물음에 에이키는 염라답지 않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자신은 말하고싶지 않은 것을 털어놓게 하는 방법을 수없이 많이 알고있다고.

그 속에 담긴 불길하기 짝이없는 울림을 눈치챈 당신은 재빠르게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각색없이 상세하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어린시절과 가정사, 학창시절과 교우관계등의 이야기를 에이키는 말없이 듣고있다.

"...그렇군요. 당신의 이야기만 들어본다면, 당신의 과거는 흑이라고 하기는 어렵네요."

"계속하세요.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는 법. 조금 더 듣다 보면 뭔가 실마리를 잡을 수 있겠죠."

당신은 부모에게서 독립한 무렵, 학교 선배가 데려간 어느 조직에서 큰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말에 웃돈을 주고 조교사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할당이란 명목으로 에이키를 떠맡은데다 에이키의 몸값으로 매달 할부금까지 갚고 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쯤되니 에이키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도 못한채 경악하고있다.

"그런 바보같은 일로 이런 외도에 발을 들이다니... 애초에 성적인 행위만으로 굴복할 만큼 여성은 무르지 않다고요? 아니, 그런데 그 조직이란거 혹시 다단계 같은것 아닌가요..?"

"...순진한건가요 멍청한건가요? 보아하니 둘 다 일것같네요."

"당신 목 위에 달린 그건 장식인가요? 조금은 생각이라는걸 하고 사세요."

"단언하겠어요. 당신, 이 일을 계속한다면 죄를 짓기도 전에 살해당할거에요."

분노를 넘어서 한심하다는듯이 당신을 바라보며 설교하던 에이키는 지쳤다는듯 깊은 한숨을 내쉬며 양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당신은 정좌한채 에이키의 숨을 죽이며 눈치를 살피고있다.

"뿌리부터 악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설마 이 정도로 못난 사람일 줄은 몰랐습니다..."

손가락 틈 사이로 당신을 노려보던 에이키는 당신에게 당장 이 일에서 손을 씻으라고 명령했지만 당신은 난색을 표하며 거절했다. 조직과의 계약을 어기면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약금을 물어주게 되면 당신은 한푼도 없는, 말 그대로 알거지가 된다고 에이키에게 애원했다. 에이키는 신경질적으로 손톱을 물어뜯으며 흑입니다 흑이에요 절대로 흑입니다 라고 중얼대며 당신을 죽일듯이 노려보고있다.

(아아...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 코마치... 제발 도와주세요...)

잠시동안 괴성을 내지르며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리던 에이키는 히스테릭한 어조로 호통을 치며 당신에게 퇴실을 명령했다.

에이키의 스트레스 +500

당신은 치욕각인 LV3을 취득했다.

하루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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