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까지도 아니고 진짜 단상이다 단상ㅋㅋㅋ


천팀장 캐릭터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음. 재호에 대한 분노든 초조함이든, 마지막엔 흔들리긴 했어도ㅋㅋㅋ사실 불한당 인물들 중에 가장 냉정해보이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잖아. 민철이한테 하는 대사도 그렇고 천팀장 자체가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그리고 77 월타대관때 천본이 천팀장캐에 대한 어느정도의 플러스 정보를 더 얘기해주셨지ㅋㅋ천인숙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정의감, 작전이 빠그라질지 모르는 순간에 현수를 독려하기 위해서 더 독하게 말했다는 것, 재호를 감으려다가 실패했다는 사실...여기까지 알았을 때 좀 아리송했음. 그럼 천팀장은 대체 어떤 캐릭터일까.

천팀장은 경찰 조직 내에서 감정이 거세된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생각함. 아니면 스스로 거세하고 총경까지 올라간 것일수도 있고.

사회에서 감정은 아주 양가적으로 다뤄짐. 감정적인 사람에 대한 집단의 평가는 아주 가차없음. 그런데 또 반대로, 한 집단에서 감정을 가장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람은 그 안에서 가장 힘있는 사람인 경우가 잦음.

결국 집단 내에서 감정이란 권력있을 때만 정당화되는 것이고, 권력이 없으면 가차없이 거세당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는거지. 뿅뿅뿅 씬에서도 왜 상관이 성질 좀 죽여!라고 하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소리 친건 그래도 총경이라는 짬바가 있기 때문일거고.

이 프레임에 가장 쥐어짜이는 존재는 다름아닌 여자들임. 감정적이라고 존나 쳐맞고, 올라가려고 노력하다보면 감정적 대응을 거세하고 오로지 '능력'으로만 증명하라는 압박에 맞설 수밖에 없음. 여자상급자 중에 남자들보다 더 경직되고 카리스마 있어보이는 사람이 많은건 그래서라고 생각한다.(물론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임ㅋㅋㅋ)


결국, 조직의 검열을 벗어나기 위해서 여자는-천팀장은 아주 목표지향적으로 감정을 신경쓰지 않는 인물이 되어갔을거라는 거지. 그리고 정작 필요한 순간에 감정적으로 기능하지 못해 일을 빠그라지게 만들게 된 것은 아닐까...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0707때 천본이 현수 총에 맞기 전에 굳이 무슨 말을 한다면 아마 '다 끝났어 현수야'라고 말하지 않았겠나...하는 캐해석이 매우 맴아팠따,,,




그리고 갠적으로 내기준 제일 롬곡씬 병갑이 공동회장씬이거든 동시에 제일 의아한 씬이기도 했음. 굳이? 굳이 서열정리 갓 끝난 타이밍에 세상 예민한 직급 문제를 하필 병갑이가 얘기를 한다고?

가끔 그장면 곱씹으면 막...사실 하고싶은 말은 '그래도 내가 제일 친하지? 내가 니 오른팔인거지?'였지 싶다. 하필 누가 들어도 예민할 회장직 언급을 굳이 한게 너무 초조해서가 아니였을까. 누구나 말을 참을 수가 없을 때가 있으니까.


아니면 재호는 감정적인 말에는 반응해주지않고 오로지 일이나 이성적인 말에만 응답해줬기 때문에 '재호의 언어'로 '나 좀 봐줘'한 것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고병철한테 존나 쳐맞고 멍이 들어서 이거봐~하는데 재호는 사실 거기에 제대로 반응해주지 않잖아. 지금봐도 웃긴 장면이긴한데 함흥냉면 씬 사실 병갑이 입장에서는 머쓱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그래서 병갑이가 자기도 모르게 재호가 응답해줄 방식으로 말한게 아닐까.

이1동진 평론가가 우리 영화더러 '클리셰의 뻘밭에서도 맥동하는 감정'이라고 평가했잖아. 진짜 감정이 늘 문제인 영화란 생각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