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 썰] 유성풍의 주인 - 5. 너 묘영이 아니구나?앱에서 작성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06 00:35:13
조회 4540 추천 46 댓글 19
														

39a9c727f79f6af63cec86e24488696f6808f7e49be4a6b840653a3173c2f5a54bccdd5c0f1e0b4304b7

전쟁 북의 희미한 맥동, 그리고 소음이 음악에 끼어들며 만들어낸 부조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묘영은 세 번째 차를 따랐다. 찻물은 서서히 맑아지기 시작했고,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개완을 다시 상에 올려놓았다.
예의바른 손님이라면 떠나야 한다는 신호이기도 했고, 그의 누이가 치파오를 입고 안주인 역할을 하는 걸 끔찍하게 싫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원백은 일어설 준비를 했다. 하지만 묘영은 그보다 먼저 새로운 찻잎을 개완에 더하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다시 차를 우려냈다.

'기다려.' 그녀가 말했다. '안주인으로서 하는 말이야.' 그녀는 이제 짙은 적색으로 우러난 차로 잔을 마저 채웠다. '차를 다 마시지 않았잖아.'

원백은 눈을 좁혔다. 묘영이 전투에 참가하는 것을 자제한다니, 그녀답지 않았다. 접대에 선심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였고.
그의 도움이 남리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야 충분히 예상한 바였다. 묘영은 그러기에 너무 자존심이 높았으니까. 하지만 이제 원백은 그녀가 의도적으로 그가 전장에 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는 직감이 들었다. 설마 주둔군이 방치되고 사교의 무리가 성벽 안에 들끓게 한 것도 그녀의 책임이란 말인가? 남리와 같은 대도시가 순순히 파멸을 받아들일 수 있게 강요할 권력을 지닌 자가 캐세이에 용들 말고 또 누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가 유일하게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은 '어째서?' 였다.

묘영이 찻잔을 다시 채우는 동안, 원백은 감사 표시로 상에 손가락 하나를 두드렸다.

그녀는 두 손으로 찻잔을 든 채, 자신의 입술에 가져다 대었다. 폭풍의 구름처럼 하얗게 휘몰아치는 눈에는 웃음기가 드러났다.

무표정을 유지하며, 원백은 차분하게 자신의 차를 다 마셨다.
아까 전부터 의심스럽기는 했지만, 이제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찻잔을 내려놓고, 검은 콧수염을 손으로 가다듬었다.


74e4d27fbd8160ff3cef8fe11484276b2781d2c12c209923f62b45de1b2b115a0ea518b7fe08e9206b9b22f3b5bee24ebc40

'그대는 묘영이 아니로군.'

그녀는 분노로 차갑게 빛나는 눈으로 원백을 쏘아보았지만, 반박하는 대신 조소했다. 무지갯빛 광채가 반쪽짜리 미소를 앞서며, 묘영의 차가운 상아빛 피부를 일순 수천 수만가지 색깔의 깃털로 바꿔놓았다가 곧바로 이전 상태로 돌아왔다.

'그 지긋지긋한 다도 때문이었군, 안 그래?' 목소리는 분명 묘영의 것이었지만, 말투나 표정은 묘영의 가죽을 뒤집어쓴 무언가였다.

'찻잎의 배열이 어긋났나? 주전자를 다시 상으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엄숙함이 모자랐던 건가?'

원백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뭘 알아챈 거지?'

'다도 실력은 완벽했지만, 내 행동에 대응하는 걸 깜빡했더군.' 원백은 검지와 중지를 찻상에 두드렸다. '처음 차를 마셨을 때는 이렇게 감사 표시를 했지. 하지만 방금 전에는...' 그는 중지를 굽히고 검지만으로 찻상을 두드렸다. '이렇게 감사 표시를 했단 말일세. 이건 손님이 자신보다 신분이나 계급이 낮은 주인에게 감사를 표하는 방법이라네. 진짜 낭고의 폭풍룡이라면 이런 모욕을 그냥 넘기지 않았을 것이야.'

묘영이었던 것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 안 그래도 슬슬 이 형상에도 질려가던 참이긴 했어.'

으르렁거리며, 그녀는 가득 찬 찻잔을 원백에게 집어던졌다.

원백은 손을 수평으로 그으며 한 마디 언령을 읊었다. 찻잔은 그에게 명중하기 전 허공으로 사라지더니, 이내 같은 장소에서 다시 나타나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묘영은 태연하게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였고, 찻잔은 날아가 바닥에 부딪혀 산산조각났다. 악사들이 갑자기 연주하던 것을 멈추며, 곡조도 잔이 깨지는 소리처럼 거칠고 불안정한 음색으로 끝나버렸다.

'늙은이 치고는 나쁘지 않군. 하지만 내가 다음에 던지는 건 찻잔이 아닐 거다.'

원백은 조용히 그의 빈 잔을 내려놓았다. 남리의 황실 다기는 서방에서 숭배하는 신들이 아직 어렸을 적에도 이미 오래된 물건이었다. 하나 하나에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유물.


7cead471b38539a739e6d7e445847c6b4fab4636fc3f349ad00d4e6b01b3342d

'나를 늙었다 생각하지 말게나. 지혜롭다는 뜻과 같으니 오히려 기분이 좋다네.'

묘영은 짜증스럽게 으르렁대며 두 손을 내뻗었다. 손가락 끝을 타고 푸른 화염이 찻상 위로 번져나갔다. 원백은 손짓 한 번으로 불딜을 꺼트리고, 주문을 나지막히 읊어 고드름 세례로 반격했지만 묘영은 웃음을 터트리며 손을 튕겨 고드름을 무지개로 뒤바꿨다.

'아무래도 마법에서는 우리가 동등한 모양이군.'

'그대가 생각하기에는 그럴지도 모르겠지.'

'상황을 좀 더 흥미롭게 만들어보자고.'


35e4d27ee4c332bf7eeed0ed479f343341b77d6b393a8889716da148cefe

묘영이 박수를 치자, 다실의 악공들이 커튼 뒤에서 걸어나왔다. 남녀 모두가 은빛이 감도는 푸른 한푸 차림이었는데, 옷과 장식이 움직이며 형상과 색이 바뀌었고, 빛과 구도에 따라 매번 모습이 변화하고 있었다. 금색의 새 가면이 얼굴을 가렸다. 모든 이들이 치안치의 화염에 휩싸인 눈을 어떤 식으로든 몸에 지니고 있었다 - 팔찌, 반지, 손등의 문신. 호로금과 비파 대신, 쇠뇌와 짧은 박도가 손에 들렸다.

원백은 그저 미소지었다. '이걸로 동등한 승부가 될 거라 생각하는군?'

'내가 사용한 단어는 '흥미롭게'였을 텐데.'

'아, 뭐 그렇다면야,' 원백은 연주에 대한 감사 표시로 사교도들에게 목례하며 옷소매의 주름을 가다듬었다. '공정함보다는 재미를 원한다니 그렇게 해 드리지.'

전광석화와 같이, 그는 마법을 썼다고밖에 납득이 안 되는 속도로 일어나 움직였다. 하지만, 그것은 순수한 육체의 힘이었다. 찻상은 그가 뚫고 지나간 탓에 말 그대로 반으로 갈라져 무너졌고, 진귀한 다기들 역시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났다. 원백의 반지를 낀 주먹은 묘영의 턱에 정확히 꽃혔고, 묘영이었던 무언가가 비틀거리던 사이 사교도들이 달려들었다.



7ceb8174b7816bf63ee883e5479f233416166bb4347d0bb55376d6d1fd3c

충분히 발달한 피지컬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아니 진짜 안 된다고




- dc official App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46

고정닉 19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1710014 공지 뉴비들을 위한 종족별 저예산 입문 가이드 [60] 브라우닝자동소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23 28376 52
1708121 공지 (완장 확인 바람) 토탈워 갤러리 운영기준 및 신문고 [3] 주둔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18 10219 11
1378031 공지 토탈 워 갤러리 종합 가이드 [23] Mirabili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09 206596 29
1656695 공지 토갤 막고라에 대하여 [28] ▩슈빠르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4 12563 37
1547365 공지 [뉴비 필독] 토탈 워: 워해머3 구매 가이드 [47] 브라우닝자동소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0 50645 61
1011638 공지 40k랑 아오지 떡밥에 관하여 [26] ▩슈빠르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5.13 32181 81
1830571 🔨모드 몰트킨의 귀환 업로드 [16] 라루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716 12
1830537 💬 ㄱㅇㅌ) 개고기집에서 RTS한다길래 짤 구경 좀 해봤는데 [28] ㅇㅇ(59.30) 05.31 1735 23
1830500 🖌창작 마니또 망한 카이로스와 쿠가스 [2] 빵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407 11
1830486 📚 썰 아다드 슈마 우슈르와 바빌로니아 [3] ㅇㅇ(202.14) 05.31 687 10
1830474 💬 파탈워) 정식 참전 확인된 마이너 팩션 위치 [3] ㅇㅇ(182.230) 05.31 1046 12
1830392 💬 햄탈3 다이렉트 게임즈에서 다시 할인 중 [14] ㅇㅇ(223.131) 05.31 1457 14
1830367 🖌창작 전율반 돌봄교사 아카온 [27] 빵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199 44
1830341 📸짤 파라오 스타트포스 추가 편집.jpg [8] Wōtanz(122.44) 05.31 1326 12
1830281 💬 파탈맵이 중세 십자군 배경이면 [22] o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094 30
1830198 💬 ㅋㅋㅋ 승리의 파라오 참칭자면 개추 [17] 언더시티거주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1921 16
1830188 📚 썰 파탈워 시기 아시리아 상황 [8] 메자이(202.14) 05.31 1510 13
1830152 💬 파탈워 메소포타미아 등장기념 관련 메소포타미아 역사 공부 영상 [5] 다리우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410 10
1830130 💬 하니갈바트(미탄니)랑 바빌론 문양 의미 [3] ㅇㅇ(112.187) 05.31 409 10
1830080 📚 썰 파라오썰)이번에 나오는 아시리아 팩션리더는 누구인가 [9] ㅇㅇ(112.187) 05.31 1394 15
1829971 💬 파탈워 업데이트 개쩌는게 [6] 암흑대공의애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1997 19
1829935 💬 솔직히 브트파에서 파라오는 빠져야 한다 생각해요 [6] 랜서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894 31
1829925 💬 병신 [11] ㅇㅇ(14.37) 05.31 3328 21
1829897 💬 말탄 군주 모션 병신인 이유 찾아냄. [55] ㅇㅇ(14.39) 05.31 4362 61
1829884 💬 얘네 진짜 참전할줄 몰랏으면 개추 ㅋㅋ [16] 코호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4433 36
1829874 💬 엌ㅋㅋ 낙타입갤 [8] 트라키아서약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782 17
1829867 📖정보 파탈워 새 문화권 번역해옴 [12] 암흑대공의애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430 25
1829860 💬 메소포타미아는 "최초의 승마 정주문명"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808 24
1829857 💬 파탈워) 소피아가 올팩션을 지원한다!! [10] ㅇㅇ(182.230) 05.30 2486 18
1829839 📖정보 파탈워 기병 아가멤논 프리아모스 입갤ㅋㅋㅋㅋㅋㅋㅋㅋㅋ [16] Bed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268 29
1829815 📖정보 뱀코....뱀코를 알려주겠다 - 뉴비용 괴수 및 야수 편 [20] 하나도모르겠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775 31
1829626 💬 이 새끼가? [2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306 36
1829497 📚 썰 카를 프란츠가 Prince and Emperor인 이유 [8] 브라우닝자동소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867 10
1829465 💬 토갤 요즘 볼수록 조현병 갤러리 같네 [33] 병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934 45
1829450 🖌창작 고트렉, 펠리스 그리고 울리카 마그도바(풀컬러) [18] 빵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911 40
1829428 💬 우엘하다가 깜짝놀란 장수이름 [9] 병신맞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267 28
1829394 🖌창작 개추 유도하는 울리카 마그도바 [12] 빵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348 50
1829369 📖정보 뱀카 유닛 리뷰 (2) 마법전차 [38] 샤로시리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715 27
1829286 💬 반그림자 '의' 추 인데 왜자꾸 [23] 병신맞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036 41
1829282 💬 공성추문추천근추반그림자추게섰거라 [10] 롬파이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119 52
1829263 💬 반그림자추에 개추박히는 세태가 한탄스럽다 [18] 고-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858 48
1829261 💬 반그림자추 진짜 병신됬네 [24] 툼킹조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444 35
1829213 🖌창작 제 1회 올드월드 일요 미식회 [4] 빵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1352 23
1829192 📖정보 햄탈워3_뉴비 입문 및 구매 가이드 [29] abc(220.116) 05.30 2658 29
1829181 🔨모드 퀸베스 여왕님을... 석방하라... [31] 냉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259 30
1829174 🖌창작 스카스닉 그렸어! [15] 맘모스탄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120 41
1829170 📖정보 뱀코는 더이상 사격팩션이 아니다 [3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351 23
1829163 🔨모드 카오스 침공 1시 에 패치 예정 [14] Wōtanz(122.44) 05.30 1898 19
1829134 📖정보 스케이븐-찍찍이 로스터 공략이다 그래-그래! [3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2330 32
1829107 💬 토갤 로스터 공략 최대 아웃풋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2135 4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