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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한민족의 성곽은 후진적일까? : 2천년 메쌓기 전통

lemie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06 12:12:00
조회 7392 추천 138 댓글 30
														

 우리 조상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성을 쌓아왔습니다. 세조 시기 집현전 직제학 양성지는 "신이 생각하건데 우리 동방은 성곽의 나라입니다.(然臣以爲吾東方, 城郭之國也)"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역사상 많은 전쟁들 속에서 성곽은 한민족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죠. 


 이 과정에서 우리 성곽의 전통에 대해 자주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재가 있습니다.


 과연 한민족의 축성기술은, 삼국시대나 통일신라, 고려, 조선 전기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으로 볼 때 동시기의 세계의 축성기술과 비교할 때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죠.


 예를 들어 문화재청은 삼국시대 신라의 삼년산성에 대해 설명하는 소개에서 5세기 신라인이 이루어낸 상상을 초월하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축성술이란 표현을 합니다. 조선 후기 수원 화성에 대해서는 18세기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당대 최고의 축성술을 드러낸 결정체라고 묘사하죠.


 이건 진짜 맞는 말일까요?


 물론 왜 다른 나라, 다른 지역, 다른 문명과 우리 기술을 굳이 비교할 필요가 있는가? 국뽕스러운 위와 같은 표현도 문제지만, 굳이 다른 국가나 문명의 역사와 우리 역사를 비교해서 그 우열을 가린다는 생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교는 우리의 축성기술이 왜 그렇게 이루어졌는지, 무엇이 그런 영향을 미쳤을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비교하기 전까지 매우 당연한 일이, 비교를 해보는 순간 당연하지 않은 일이 되고, 왜 이러한 차이가 난 것인지 고민하게 하고, 우리 역사를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동시기, 또는 다른 문명권이나 국가와 비교했을 때 더 나았는지, 더 떨어졌는지는 흥미진진하고 논쟁적이죠. 저는 역사학자가 아니고 아마추어이고 취미를 위해 역사를 공부하면서, 재미를 위해 이 주제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조선의 축성기술을 관통하는 주제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 주제는 무엇일까요? 


 바로 메쌓기(Dry stone)입니다.



한민족 석성(石城) 건축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엇일까?



 우리 조상들의 성곽 축성기술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대체로 많이 나오는 답변은 역시 산악지형을 활용한 산성(山城)일 겁니다. 다만 한반도의 성곽에는 산성만 있지는 않고 평지에 건축된 성들도 적지 않습니다. 고려시대에 주로 산이나 구릉지대에 위치하던 치소성과 달리 고려말이나 조선 전기에 평지의 읍성들이 대거 축조된 것이 좋은 사례입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돌로 성을 쌓는 석축(石築)이 있습니다. 물론 삼국시대에 백제는 석성보다는 토성(土城)을 많이 쌓았고, 고려시대에 석성보다는 토성 위주로 축성되었긴 하지만, 삼국시대부터 돌로 성을 쌓은 석축성이 적지 않을 뿐 아니라, 조선시대부터는 읍성들도 돌로 쌓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특히 남송 이전까지 대부분 토성(土城)을 쌓았던 중국이나 16세기 들어와 석축인 이시가키(石垣)이 본격 도입된 일본과 비교할 때 동북아시아의 성곽에 있어서 한국 성곽의 석축(石築)은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보면, 돌로 성을 쌓는 것은 그렇게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유럽이나 중앙아시아, 아랍, 페르시아나 인도에서 성곽이나 요새를 건설하는데 돌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었으니까요.


 그럼 한민족의 축성기술, 특히 석축 성곽에서 가장 독특한 특징은 무엇일까요?

 저는 메쌓기(Dry Stone)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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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돌담길. 이렇게 돌을 쌓는 방식을 메쌓기라고 합니다.----


 메쌓기란, 석회와 물, 모래등을 섞어서 만든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고 돌을 차곡 차곡 쌓는 건축방식을 말합니다. 영어로는 Dry Stone이라고 불립니다. 모르타르를 사용해서 석재를 결합하는 방식은 찰쌓기라고 합니다.

 메쌓기는 위의 이미지의 시골 돌담길처럼, 인류가 석기를 다루던 시절에서부터 사용한 아주 간단하게 돌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건축방식입니다. 아직도 세계 각지의 시골에서는 돌담이 이런 방식으로 지어지곤 합니다.


 삼국시대의 돌로 쌓여진 산성 유적부터 조선 후기의 읍성과 산성 유적에 이르기까지, 한국 역사상의 거의 모든 성곽들의 체성(體城), 즉 성벽은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고 돌을 쌓아 올려서 만들어졌습니다.


 세종시기 도성의 축조와 문종 시기 온성과 종성읍성, 단종 시기 함흥읍성의 축조 과정에서 석회의 사용기록이 남아 있으나, 이는 성벽을 쌓는 용도라기 보다는 성가퀴인 여장(女牆)을 건설하는 용도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원 화성의 여장, 포루, 옹성, 공심돈 등에 벽돌과 석회가 사용되기는 했으나, 성벽 자체에는 석회가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극히 예외적으로 조선 후기 벽돌성을 시험적으로 축조한 강화외성 정도를 제외하면 한민족의 석축 성곽은 메쌓기 방식으로 건축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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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녀산성과 수원 화성 성벽 비교. 성돌의 가공은 다르지만 둘다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았다. ----


 고구려 최초의 산성이라고도 추정되는 오녀산성의 축조시기를 고구려 건국인 기원전 37년 내외로 가정한다고 하면 1873년 대원군 집권 시기의 동래읍성 축성까지 1900년 동안 한민족은 돌로 성을 쌓는 방식에 있어 메쌓기 방식을 고수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녀산성은 건국시점의 환도성이 아니라 위나암성으로 추정되기도 하므로 그 시기는 서기 3년으로 40년쯤 밀릴 수도 있습니다. 여튼 거의 2천년간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고 돌을 쌓는 방식을 고수해왔죠.


 오랜 석축성곽의 역사를 가진 국가가 메쌓기 방식을 근대화 이전까지 고수한 것은 다른 지역이나 문명권들과 비교할 경우 매우 놀랍고 특별한 사례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석축성곽의 보다 세부적인 축조 방식, 예를 들어 돌을 어떻게 가공하고(쐐기돌, 막돌, 소성석, 대성석등), 엇갈려 쌓았는지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연구는 많은 편이지만 왜 우리 조상들은 메쌓기 방식을 고수했는지, 왜 이러한 특징을 가졌는가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아마도 동북아시아 역사에서는 모르타르를 사용한 석조건축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이런 무관심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메쌓기란 대체 무엇일까요? 어떤 특징을 가질까요?




메쌓기란 대체 무엇인가?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메쌓기란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고 돌을 쌓아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 흥미로운 건축방식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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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기와 같은 돌탑----


 메쌓기의 본질은 묘기와 같은 돌탑 쌓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돌 위에 돌을 올리고 이 구조가 유지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위의 돌탑이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는 것은 돌과 돌 사이의 접촉면의 마찰력과 돌에 가해지는 중력이 만드는 마술입니다.


 메쌓기 역시 돌과 돌 사이의 접촉에 의한 마찰력과 중력에 의존해서 성벽이 유지되도록 만듭니다. 영국이나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메쌓기, Dry stone은 전통문화의 일종일 뿐만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조경수단의 하나로 현대에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를 참조해서 메쌓기의 구조적 특징을 이해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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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읍성 동남벽 외벽, 우리 성곽도 하부의 성돌이 더 크고 위로 갈수록 작아지는 편입니다.--- 


 메쌓기로 쌓는 돌담의 가장 하부에 있는 주춧돌, 우리 성벽의 경우 기단석은 지반을 잘 고르고 필요에 따라 자갈이나 쇄석을 깔아 정리된 지면 위에 설치됩니다. 이 주춧돌이나 그 바로 위에 있는 돌은 전체 벽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큰 돌이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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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 Stone wall의 기울기와 구조, 철근으로 기울기를 맞추면서 쌓고 있습니다.----


 그리고 점차 더 작은 돌들이 올라가며, 벽이 안쪽으로 조금씩 들어가게 되는데 이는 구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영국에서는 Batter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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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석축 성곽의 이시가키의 기울기 형태 扇の勾配---


 돌담 형태가 아니더라도 옹벽이나 일본 성곽의 이시가키(石垣) 구조의 기울기인 오기노코바이(扇の勾配)에서 유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는 석축 구조는 돌의 접촉면의 마찰력에 의존해야 하므로 성벽의 위로 갈수록 좁아지면서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Dry Stone 방식의 돌담은 높이가 6인치가 될 때마다 벽이 양쪽에서 1인치씩 좁아지는 1:6에서 10인치마다 1인치씩 좁아지는 1:10이 일반적인 범위가 됩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적용되는 기준은 방어용 구조물이 아니라 작은 돌담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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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메쌓기 방식, 좌측은 한줄한줄, 중간은 막돌로 어긋나게 쌓았다.----


 쌓을 돌의 형태에 따라서 어떻게 돌담을 쌓아나갈지는 다양하게 달라집니다. 돌의 높이가 일정하고 평평한 형태일 경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위의 좌측 이미지처럼 한줄 한줄 쌓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방식을 바른층 쌓기라고 합니다. 이 때 구조적 안정성을 위해서 위층과 아래층의 돌 연결부인 줄눈을 어긋나게 쌓습니다.

 가용한 돌이 이런 모양이 아니어서 층층이 쌓을 수 없을 때는 중간 이미지처럼 돌담이 구성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방식을 허튼층쌓기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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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 Stone Wall의 끼움돌 Pinnings이 표면석 사이에 끼워져 있다.----


 Dry Stone Wall의 제작방식에서는 돌담을 지탱하는 면석(Face Stone)을 보다 튼튼히 고정하기 위해 쐐기돌(wedge stone)을 내부에 끼웁니다. 쐐기돌을 벽 안쪽에 배치하는 이유는 벽 바깥쪽에서 끼워넣을 경우 점차 바깥으로 빠져나가서 벽을 무너뜨리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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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읍성의 잔돌끼움, 팬저의 국방여행 블로그 참조---


 조선의 성벽에서는 이런 잔돌끼움이 외부에서 발견되는데, 돌담처럼 소규모 벽을 쌓는 것과 달리 성돌의 크기가 크고 내부에서 섬세한 작업이 어려웠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고대 미케네나 아테네의 성벽에서도 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잔돌이 점점 빠지면 성벽의 붕괴가 발생하기 쉬워졌을 것입니다.

 잔돌끼움 방식은 성벽을 구성하는 석재의 가공비용을 줄이면서 석재간의 마찰력을 높여서 메쌓기 방식의 성벽을 유지하는데 기여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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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 Stone Hearting, 양쪽 면석 사이에 잔돌들을 채워넣는다.---


  돌담을 구성하는 면석의 사이는 석재를 완벽하게 가공하지 않는 한 공간이 발생합니다. 돌담이 무너지지 않게 하려면 이 사이를 메꾸는 작업은 필수적입니다. 내부를 제대로 채우면서도, 이 안에 들어가는 잔돌이 면석을 밀어내서는 안됩니다. 내부의 잔돌들은 충분히 크고, 불규칙한 형태여야 합니다. 강자갈이나 작은 돌들은 내부에서 마치 볼베어링처럼 움직여서 벽을 구성하는 면석을 밀어낼 수 있으므로 마찰을 증가시킬 수 있는 불규칙한 형태로 가능한 큰 깨진 돌이 적합합니다.


 Dry Stone Wall에서 이 뒤채움석을 채우는 작업은 전체 작업시간의 절반을 소모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이는 아마도 석축 성벽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아마도 더 중요했을런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을 설명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메쌓기 방식의 주요 구조적인 특징들을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구조적 특징들은 메쌓기 방식을 성곽에 적용했을 때 어떤 장점과 단점들을 제공할까요?

 위의 요소들을 보신 분들은 이미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이미 다 떠올렸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혹시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메쌓기 건축의 구조적 장점


 메쌓기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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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웨일즈 지방의 돌담----


 근처의 석재를 사용하여 간단한 가공을 하거나, 가공을 하지 않고도 돌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모르타르를 제작하기 위해 석회석을 구워서 석회를 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르타르가 등장한 이후에도 메쌓기 방식의 높은 가성비는 구조적 안정성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 시골의 돌담들을 현대에 이르러서도 메쌓기 방식을 유지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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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옹벽의 배수공---


 메쌓기 방식의 또다른 강점은 배수입니다. 현대의 콘크리트 옹벽의 경우, 우천이나 지하수가 배출되지 않으면 후방의 흙의 부피가 증가하여 측압이 발생하여 붕괴할 수 있으므로 배수를 위한 파이프를 설치합니다.

 메쌓기로 쌓여진 돌담은 그 사이의 간격으로 물이 흘러가므로 별도의 배수처리 없이도 이러한 현상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산성을 많이 사용했던 한국의 성곽의 경우 산악지형을 활용해 삭토하거나 내탁방식으로 성벽을 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 메쌓기 형식의 석축 성벽은 물을 배수시키는데 보다 용이했을 것입니다. 다만 한국의 산성들 중 일부는 성벽을 관통하는 수구(水口)를 만들어 성벽 뒤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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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최초로 지어졌던 Wardour old Castle, 모르타르가 침식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의외일런지 모르지만, 모르타르를 사용한 성벽보다 메쌓기식 성벽이 정말 제대로 잘 쌓기만 한다면 더 잘 보존될 수도 있습니다. 중세의 모르타르는 장기간 비에 노출될 경우 분해될 수도 있으며, 계절에 따른 온도변화와 동결-해동으로 인해서 돌에 접착되어 고정된 모르타르가 움직이면서 균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메쌓기로 건축된 성벽은 배수가 용이하므로 물이 고이는 일도 없고 물에 의해 분해될 일도 없습니다. 온도변화에도 고정되어 있지 않은 구조로 인해서 파괴될 가능성이 적습니다. 지진이 발생할 때 너무 심한 지진만 아니라면 유연한 구조는 석재가 움직이도록 허용해서 파괴되지 않도록 해줍니다.


 즉 제대로 원칙을 지켜서 잘 쌓여진 메쌓기형 성벽은 모르타르를 사용한 성벽보다 더 오래 잘 보존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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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잘 쌓지 못한 메쌓기 방식의 성벽이나 돌담은 비가 내리거나, 강풍에 의해, 또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해서 그냥 알아서 혼자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확히는 매우 잦다고 하는게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는 메쌓기식 성벽의 또다른 강점을 보여줍니다.


 자연석으로 쌓은 돌담이나 성벽은 무너질 경우 그냥 그 돌을 사용해서 다시 쌓으면 됩니다. 인류역사상 가장 많이 무너진 것은 아마도 이런 시골 돌담들이었을 것입니다. 아주 작은 인력으로도 이러한 돌담이나 성벽을 다시 쌓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약간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무관심해지기만 해도 성벽은 계속해서 무너질수도 있습니다. 이는 구조적 요인만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서도 가속화되는데 특히 메쌓기형 성벽은 석재가 필요할 때 매우 쉬운 절도 대상이 되고 이는 성벽을 해체하는 매우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메쌓기 건축방식의 구조적 단점


 이렇게 좋은 메쌓기식 성벽에는 장점만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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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사의 사탑은 기초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충분한 깊이까지 기초부가 형성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좋은 사례입니다. 하지만 피사의 사탑은 동시에 메쌓기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모르타르를 사용한 석조 건축물의 강점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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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의 사탑 기초부 단면도---


 피사의 사탑은 지면 밑으로 기초부가 연장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기초부가 의미있는 것은 기초부로부터 이어진 탑의 구조물들이 모르타르를 사용해 하나의 기둥으로 접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피사의 사탑은 기울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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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쌓기 구조는 중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돌과 돌 사이의 마찰력을 통해서 유지됩니다.  돌담의 기울기가 증가하면 마찰력은 감소하고, 당연하게도 돌담은 무너지게 되겠죠.


 즉 피사의 사탑처럼 기초공사를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메쌓기 방식으로 지어진 기단석과 면석으로 이어지는 체성(體城), 즉 성벽은 단지 기초 위에 얹혀져 있는 것 뿐이니까요. 당연하게도 구조적으로 안정적일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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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말보르크 성의 기초부(좌측), 16세기 Cistercian Lure 수도원의 기초부(우측)---


 중세 유럽 성벽들은 지면 밑까지 성벽이 연장되어 있습니다. 기초를 이루는 주춧돌 위에 지면 밑까지 연장된 모르타르로 한덩어리가 되어 있는 성벽이 설치되므로 구조적으로 안정적입니다. 중세 유럽의 성벽이 거의 수직으로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안정성에 기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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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갈리시아 루고의 3세기 로마의 도시 성벽, 내부는 모르타르 및 자갈, 벽체는 화강암, 벽체 외부는 점판암으로 구성된다.---


 후기 로마의 시가지 성벽의 평균 높이는 25~30피트(7.5~9m)이며 거의 수직으로 쌓여져 있습니다.  중세 유럽 성벽의 평균적인 높이는 최대 40피트(12m)까지 올라가며, 너비는 16피트(4.88m)입니다. 너비에 비해 높이가 높고 수직에 가깝게 성벽을 건설할 수 있는 것은 모르타르를 사용한 석조 건축의 높은 구조적 안정성을 보여줍니다.


 반면에 메쌓기로 일정 높이 이상의 석축 성벽을 쌓고자 할 때는 위에서 메쌓기의 Batter구조를 설명한 바 있듯이 성벽 하단 기저부의 너비가 충분히 넓어야 합니다. 특히 성벽의 내부를 잡석과 흙으로 충전했을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Dry Stone Wall이 일반적으로 제작하는 돌담과 달리 방어용으로 건축하는 성벽은 면석(Face Stone)이 감당해야 할 내부의 잡석이나 흙이 훨씬 많아져서 면석 쪽으로 측압을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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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의 성벽 단면도,  https://kids.seoul.go.kr/board/boardDetail.do?p_bbsSn=2134477926 참조


 한반도의 석축성곽의 경우 내탁식 구조인 경우가 많은데, 이때 면석 뒤에는 다양한 석재로 뒷채움을 합니다. 때로는 석재만이 아니라 흙이 섞여 들어가거나 흙으로만 채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돌담과 달리, 성벽의 경우는 방어에 필요한 높이가 높을 뿐만 아니라, 성벽 상단에는 수비군이 배치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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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 제주성지 성벽의 배부름 현상, 우측 : 복원된 동래읍성의 배부름 현상----


 이 때 면석 뒤를 채우는 뒤채움석들이나 흙은 보다 소규모의 돌담과는 달리 성벽 표면의 면석에 대해서 상당한 측압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외벽만 돌을 쌓고 내부를 모두 흙으로 채울 경우에는 수평으로 압력을 강하게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돌담의 기울기인 Batter나 일본 성곽의 오기노코바이(扇の勾配), 우리나라 성벽의 면석이 위로 갈수록 안으로 기우는 들여쌓기 방식은 이러한 측압을 줄여줍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메쌓기 방식이 성벽이 높을수록 불안정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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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이찬희, "홍성 홍주읍성 성벽의 보존상태 및 축성유형과 안정성 고찰"---


 또한 이렇게 흙을 뒤채움에 사용했을 경우에는 비가 내릴 때 부피가 증가하여 성벽 내부의 측압을 발생시키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물에 의해 침식되어 내부에 빈공간을 만들거나 식물이 생장하여 뿌리가 근압을 발생시켜 성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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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 문명의 석재가공과 메쌓기. 마찰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돌을 섬세하게 가공한다.---


 메쌓기 방식으로 모르타르를 사용한 석축 성벽보다는 부족하겠지만, 구조적 안정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있습니다. 성벽 표면의 면석(Face Stone)을 보다 큰 것을 사용하고, 섬세하게 가공하고 성돌이 접촉하는 면적을 극대화하도록 가공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국사의 그렝이 공법이 대표적입니다.


 또는 뒤채움을 하지 않고 성벽 전체를 잘 가공한 납작한 돌로 차곡차곡 쌓을 수도 있습니다.(유사한 사례들은 뒤 글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방법을 총동원할 경우 메쌓기식 성벽은 보다 구조적인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고, 더 높고 튼튼하게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런 방식은 성돌을 섬세하게 가공하고 잘 쌓을 수 있는 숙련된 작업자와 석공(石工)이 필요합니다. 또한 매우 크고 튼튼한 석재(예를 들어 화강암), 또는 가공이 용이한 석재(석회암), 또는 차곡차곡 쌓기 좋게 얇고 납작한 석재, 예를 들어 점판암을 대규모로 확보가능해야겠죠. 

 

 문제는 이렇게 되면 메쌓기의 가장 큰 장점이 사라지게 됩니다. 낮은 비용으로 쉽게 쌓을 수 있는 가성비 말입니다. 돌의 크기, 특정 석재의 소요, 석재의 가공, 석재의 수송과 같은 요소들은 메쌓기가 제공하는 가성비의 장점을 퇴색시킵니다. 

 게다가 이렇게 비용을 투자해서 잘 쌓는다고 해도 모르타르를 사용한 석축 성벽과 같은 수준의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는 없습니다. 


 자 이제 메쌓기로 성벽을 쌓는다고 볼 때의 장단점을 부족하게나마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장단점은 전세계 성곽 및 요새의 발전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한국의 성곽 이외에는 메쌓기로 성곽을 쌓는 전통을 유지한 다른 나라는 없었을까요?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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