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김. 그리고 루리웹 주의.

루리웹 캡콤격겜 게시판에서 주말 대전회(비슷함)가 매주 활성화 되던 시절임. 내가 군대가기 전에 몇 년동안 그 모임에서

재밌게 놀다가 군대다녀오고나서 좀 시들해지고 나중에 폭파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8~10년인가 유지되던 걸로 기억함. 이

건 내가 대전회 초기 멤버가 아니라 잘 모름. 대전회 초기 멤버가 A류, 모자류, 페르소나, 풍꼬, 그리고 이름 잘 기억 안 나는

한명(이 사람도 앞에 나이 있는 멤버들이랑 실력 동급이었음. 캐미픽 있는 조합이 메인이었다고 들었고, 실력도 A류 수준이

었다고 전해들음)이 신촌 연세대 근처에 있는 오락실에 들어온 기계로 시작했다고 어렴풋이 기억.

그리고 홍대앞역 2층에 있는 태영오락실이던가? 여기서부터 수도권에 있는 cvs2 나 캡콤격겜 팬들이 찾아오던 걸로 기억

을 한다. 내가 듣기로는 여기가 당시 버파 쪽 성지이기도 해서 배틀이 거의 매주 있었다고 들었음. 상당히 잘 되던 게임장임.

난 인천 부평역전에 있는 1층 대형 게임장에서 놀다가, 어느날 루리웹 캡콤격겜 게시판 소식을 듣고 거기서 주기적으로 동

호회형식으로 겜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홍대 태영오락실에 토요일인가에 처음 갔는데, 놀랍게도 부평역전에서 cvs2 하면서

자주 마주치던 두 그룹이 거기서도 보이더라. 한 분은 장기에프'만' 하던 분이고, 다른 남남 그룹은 그 중에 한 명이 동호회

에서 주욱 게임하는 멤버가 됨.

보통 주말이나 휴일마다, 최소 격주에 한 번쯤은 홍대앞 태영에서 모여서 게임을 했는데, 맨 처음 언급했던 노땅 멤버들이

랑 말 트고나니 모임이 순식간에 커졌다는 얘길 들었다. 이때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풍림꼬마랑 디비쿠파(당시ID추창)가 있

었다.

오락실 이름들은 잘 기억 안 나지만, 오락실 기계가 빠지거나 레버를 관리 안 해준다거나 다른 오락실에 접근성이 좋거나

서비스를 잘해주는 게임장이 생기면 장소를 아예 옮기곤 했음.

신촌-홍대-노량진-고대 안암-이수역 테마파크-신당 순으로 옮겨갔던 걸로 기억을 한다. 이 중 홍대랑 이수역은 아주 유

명한 게임장들이라 매주 주말 놀러가면서도 소리지르면서 겜하다가 민폐끼치고 그랬음.

cvs2 게임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음. 발매 초기 이후로 전국대회를 일본 국내TV 프로그램에서 특설로 중계해주고 그러

던 시절임. 내 기억으로 이때 아마 제로3 이후라서 스파3서드, 스파제로3, cvs2 격겜 3가지가 같이 흥하던 시절임.

그리고 1~2년 동안도 일본 내에서 참 흥하다가 어느 대회 결승에서 토키도가 c그루브로 롤캔을 대회에서 처음 보여주는

장면이 있고부터 게임이 주욱 나락으로 떨어짐. 물론 토키도가 우승했고, 그 이후로 모든 대회에서 롤캔이 조금씩 연구되

면서 롤캔장풍, 롤캔돌진기가 연구되었는데 절정기가 연타 기술인 블랑카의 일렉썬더, 베가의 롤링 크리스탈 플래쉬 같은

이득을 크게 가져가는 필살기들이 롤캔으로 나오면서 게임 밸런스가 요단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롤캔 이후로 P, S, N 그루브는 대회에서 자취를 감췄고 C, A, K 그루브만 쓰였는데 A그루브는 명실상부 밸런스 붕괴 옵션

이었고 캐릭빨도 오지게 받았다. C그루브는 대충 무난했고, K그루브는 분노 게이지 폭발 이후에 터지는 포텐셜이랑 저스트

디펜스 때문에 사랑받았음. 대회 보면 거의 모든 사용자가 A그루브였고, INO 같은 골수 K그루브 유저들이 대회를 아주 자

주 우승해서 결코 밀리는 이미지가 아니었지.

국내에도 롤캔 얘기가 나오면서 게시판에서 토론 분위기가 있고 그랬는데 당시 대전회 내의 분위기는 쓰는 사람 따로, 아

예 손도 안 대는 사람 따로였음. A류, 모자류, 페르소나 세 노땅들은 롤캔에 거부감 이전에 일본에서는 현역으로 허용해주

는 테크닉(?)이라는 인식이 있었는지라 모임 내에서 분위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지 않았고, 킹오파 어퍼금지나 킹

오파 배틀 분위기를 극혐하던 사람들이어서 롤캔금지 같은 얘기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마인드가 남다른 사람들이었음.

저 세 명이 대전회 모임 내 최강자 그룹이었고, 그 바로 아래 풍꼬가 혼자 있었고, 나머지 멤버들은 그 집합 내에서 치열하

게 토론이나 경쟁하던 시절이었는데 대강 이 분위기가 모임 와해 끝까지도 유지됐다고 알고 있음.

하지만 초고수 그룹들은 롤캔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 의식적으로도 잘 하려고 안 함. 이건 풍꼬도 마찬가지라서 롤캔 테

크닉 이전에 넘사벽 실력차로 하위 그룹을 다 조져버렸었다. 당시 롤캔에 크게 찬성인 두 명이 있었는데, 이 중 한 명이 스

파4 당시 초고수 진영에 있던 래프였음. 미국에 살다온 그 친구는 역시 마인드가 개방적이라 롤캔에 적극적이었고, 실력도

나름 준수했다. 그리고 풍꼬랑 래프랑 같은 85 라인에 있는 친구 한 명이 나중에는 A류도 꺾고 모임 내 최강자가 되었음.

근데 롤캔을 쓰는 거랑 안 쓰는 거랑 게임 내용이 너무 다르다보니 시들해지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음. 사생활이나

자기 일들이 있겠지만, 롤캔 안 썼을 때랑 얼마나 다를까... 게임 내용이 롤캔 전이랑 후가 게임 양상이 너무 다르다보니 질

려서 겜 안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음. 그리고 cvs2 기계를 들여놨던 오락실들이 점차 cvs2 를 등한시하고, 있던 오

락실이 폐장하고 이런 걸 반복하면서 사람들이 스파3 서드로 완전히 돌아섬. 내 기억으로 이때 철권6가 나왔던 걸로 기억

을 한다. 신당에 있는 오락실이 마지막 핫플레이스로 알고 있음.

cvs2 말기엔 A그루브 베가, 블랑카, 발로그, 사쿠라, 혼다 이딴 애들만 나오면서 K그루브 사가트, 캐미, 브랑카 같은 조합

이 아니면 롤캔을 절대 이길 수 없는 메타가 왔다. 그때쯤 일본 cvs2 아케이드도 끝장난 걸로 기억을 한다. 슈스파2X 같이

꾸준하게 돌아가는 게임도 아니게 되는 수준으로 급격하게 몰락했음. 롤캔을 싫어하는 애들도 졸라 많았으니까.

일본은 게임 내 버그가 스파3서드에 있는 것처럼 켄이 중립잡기로 마코토를 K.O시키면 게임이 꺼지는 수준의 치명적인

버그가 아니면 다 허용했음. 무한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얘네는 그 정도로 대전 룰이 널널했음. 한국 킹오파96~98처럼 병신

같은 룰 만들고 이렇게 노는 마인드가 아니었음.

당시 cvs2모임은 오락실에서만 모이고 땡하던 그룹이 아니라 서로 집 놀러가서 놀고, 어디 플스방이나 게임방 빌려서 놀

고, 회비내고 오락실 철야로 빌리고 이러던 모임이라 서로 교류가 활발한 편이었다. 그리고 진성 겜돌이들이라 격겜만 하는

사람만 있던 게 아니라 다양하게 게임을 하면서 모임이 유지됐었음. 나도 개념있게 놀던 시절은 아니라 자세하게 얘기해주

긴 좀 그럼. 다툼도 좀 있었고, 내가 모임 안 나가고 얼마 있다가 내부 다툼으로 몇 명 접고 이런 사건이 있었다고 하더라.

나중엔 거진 스파3 서드 모임으로 변했고, 신당을 마지막으로 대전회가 꾸준히 있지 않았던 걸로 기억을 한다. 참고로 이

게임장은 디비쿠파가 손수 관리하던 곳이어서 게임하기엔 아주 좋았음.

이게 한국 cvs2 씬이 아포칼립스를 맞이하게 된 이야기. 이 모임엔 잘나가는 뮤지컬팀인 NANTA 의 CEO도 있었음. 참 신

기한 모임이었다.

그리고 저 멤버 중엔 디비쿠파와 풍림꼬마를 제외하고는 이제 스파씬에서도 보이지 않음. 초고수 노땅그룹은 나이 때문인

지 안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은퇴 비슷한 듯. 저때 십년 가까이 최강자였던 A류의 실력은 풍림꼬마를 비롯한 그 어느 누구

도 감히 비벼볼 수가 없는 수준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