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났어도 기억이 나거든

08년 08월05일 입대 10년 06월19일 제대

멋도모르고 신교대에서 체력왕타서 100일휴가 5박6일로 가라니까 좋긴했는데

근데 체력왕되니까 수색대대 차출1순위....

대한민국 1프로의 군생활을 해보고싶지 않냐며 그때온 3중대 행정보급관 성모씨... 날데리고갔지

자대가니까 이새기가 체력왕탄놈이냐고 이번기수는 쓸만하겠네 하며 나간

첫작전 유탄수였는데 풀군장에 방탄조끼에 작전조끼에 대검 탄창 유탄몇알 구급낭 등등 

첫작전이라서 쉬운보직줬다는데  68~70 이였던 내 몸무게가 100은 넘어갔던 기분이였다

전투화로 흙길걸어가면 땅바닥에 발자국이 푹푹 찍혔거든 

평지나 걸으면 몰라 거의 등산수준으로 속보로 걸어다녔다 

연천 철원쪽 통문으로 작전다녔으니 이쪽근무한 사람들은 알거야 길이 얼마나 엿같이되있는지

유탄수로 이등병 잘보내고 적응좀 할라던 찰나에 

우리소대 K-3사수가 전역몇달안남아서 부사수를 구하네 ㅋㅋㅋㅋㅋㅋ

그래 허리병신되기 제일좋은 케쓰리 일병부터 달고다니기 시작해서 

케쓰리 기본무장

기관총 . 완전군장 . 방탄조끼. 작전조끼. 예비총열 . 탄통몇백발들은거 침낭 등등

유탄수는 천국이였다는걸 느끼면서 마지막까지 케쓰리로 병장전역했다

휴가는 대충 백일휴가 일병 상병 병장 격오지 특급전사 태권도 등등 한 60일정도는 탔던거같고 

어떤식으로 근무하냐면

주말 새해 빨간날 명절 다필요없다 무조건 작전은 진행한다 쉬는날은 없고

다른부대 다 축구차고놀때 60타고 위장크림 떡칠해가며 dmz통문으로 작전하러갈땐 눈물난다

남들은 훈련할때 뭐 신문지로 군장넣고 한다던데

실제작전 뛰러가는거라 내 목숨아까우면 그짓거리 못한다 

위장크림이 피부를 상하게한다고?

위장크림은 니 헤드샷을 지켜주는크림이다

3개월작전하고 1개월부대정비기간인데

1개월 부대정비기간마저 행군및 타부대훈련 다 하고

그래도 난 운이좋았던게 유격을 안해봤다 맨날 작전이랑 겹쳐서 ㅋㅋㅋ

혹한기는 두번해봤는데 원래하던거에 비하면 진짜 애들놀음이더라 재밌게 했었고

행군도 뭐 실탄 수류탄 다빼고 가니까 뭐 그냥 산보하는 느낌이였다 본래 무게보다 체감상 절반은 가벼운느낌이였음

이렇게 엿같은 군생활하면서 휴가나올때마다 전역할때마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긴했었다 이것마저 버텨낸 나는 어떤 어려운일도 할수 있을거같았거든

군생활할때 좋은점도 있어 내가 느끼기엔 몇가지있는데

매복할때 고요한 dmz에서 벌레소리나 멀리서들리는 짐승소리에도 놀라고

매복끝날때 산길계곡길 오르막내리막 다 거치고나서 통문으로 나왔을때 

안개로 덮혀있는 dmz의 웅장한 풍경과

긴장감 다 풀리며 덜컹덜컹 60트럭타고 자대복귀할때 그 느낌 

수행해냈다는 느낌 , 내 목숨을 걸고 다녀왔다는 느낌 

그 느낌들이 난 좋더라 그래서 버티면서 전역했던거같다

수색대 많이힘들다 후배들아 그래도 다녀올만 한것같다

그때의 힘듦과 인내심으로 서른셋에 나는 아직도 군생활을 기억하고

원동력삼아 쉽게 포기하지않고 도전에 망설이지않는다

어영부영 군생활하는것보단 기억에 남는 추억을 남겨줘서 고맙다고 생각한다

2년이 아깝지 않았다 평생 가지고 갈 추억과 마음가짐이 남아있다

다들 수색대대로 와라 ^^

(수색대대 예행연습하고싶으면

 백팩에 10키로짜리 원판 두개넣고 뒷동산이라도 한번다녀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