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11월 23일자 동아일보 광고.

1990년 한국에서 개봉당시 상당한 화제가 되었던 영화다.

미국에서 흥행 1위였고 한국에서도 초대박이 터졌던 영화.

요즘과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무려 350만명이 관람해 역대 흥행 1위 자리에 올랐다.

주제곡 언체인드 멜로디 (Unchained Melody) 역시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 대히트.

영화의 한국어 제목을 그냥 유령, 귀신이라 하지않고, 영화 포인트에 맞게

'사랑과영혼'이라 지었는데 한국어 제목을 잘 지은 영화로 한때 칭송이 자자했던 영화다.

스토리는

한 연인이 있었는데 어떤 나쁜놈들과 격투가 벌어지면서 남자가 사망.

하지만 남자는 하늘로 안가고 계속 연인곁에 남아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되고 결국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 여자는 대감동.

결국 사랑도 얻고 복수도 마친 다음, 남자는 여자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간다는 이야기.

솔직히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는 아니었다.

사랑과영혼은 1990년 11월 24일 개봉했고,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2는 1990년 12월 1일 개봉했는데

나는 동네 누나, 친구들하고 몰려가서 서울극장에서 사랑과영혼을 보고

건너편 단성사에서 다이하드2까지 보고 왔다. 하루에 두탕...

1990년 12월 1일자 한겨레신문 광고.

다이하드2도 엄청난 화제작이었는데, 다이하드2는 예스마담으로

유명한 양리칭의 중간인이라는 홍콩영화와 같은 날 개봉했다.

(중간인은 저런류의 홍콩영화가 하도 많아서 기억도 안남.)

사랑과영혼에 출연한 패트릭 스웨이지,

데미 무어, 우피 골드버그 모두 탑스타가 되었고

이들의 당시 나이는

패트릭 스웨이지 38세, 데미무어 28세, 우피 골드버그 35세였다.

(페트릭 스웨이지는 2009년에 췌장암으로 사망.)

90년 당시 데미무어는 다이하드2의 브루스 윌리스와 부부 사이였지만 2000년에

이혼했고, 흑인 여배우 우피 골드버그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사랑과영혼에서 이 장면이 엄청 유명했었다.

1990년 11월 24일자 매일경제신문 기사.

위 기사에서 영화의 주제곡이었던 언체인드 멜로디를 언급하고 있다.

언체인드 멜로디는 1955년 Alex North 작곡, Hy Zaret 작사의 곡이 원곡이지만,

670명이 넘는 뮤지션들이 1500회 이상 리메이크해서 이제는 원곡조차 묻혀버린 레전드 곡.

미국과 영국에서도 서로 다른 사람들이 부른 언체인드 멜로디가 여러차례 차트 상위권에 오르내렸다.

그리고 언체인드 멜로디의 레코딩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남성 듀오 라이처스 브라더스 (The Righteous Brothers) 버전이다.

1965년에 발매된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언체인드멜로디 싱글 독일반 자켓.

1965년 7월 17일에 발매된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언체인드멜로디 싱글 미국반 사진.

라이처스 브라더스는 빌 메들리 (Bill Medley), 바비 하트필드 (Bobby Hatfield)

2인조였는데, 위 영상을 보면 바비 하트필드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왜일까?

당시 빌 메들리와 바비 하트필드는 자신들의 앨범에 솔로곡을 한 곡씩

넣기로 했었고 둘 모두가 언체인드 멜로디를 솔로로 부르고 싶어했다.

하지만 동전 던지기 내기에서 바비 하트필드가 이기게 되었고

결국 언체인드 멜로디는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이름으로

발표되기는 했지만 바비 하트필드가 솔로로 녹음하게 된 것.

그래서 위 영상에서 역시 자막에는 라이처스 브라더스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바비 하트필드가 혼자 나와 노래를 부르고 있고, 싱글 레코드에도 솔로곡이 들어있었다.

원래 언체인드 멜로디가 수록되었던 7인치 싱글 도너츠반은 Hung On You와

언체인드 멜로디가 양쪽면에 수록되어 있었고 라이처스 브라더스가 밀고자 했던곡은

Hung On You 였지만 라디오 방송국 디제이들은 언체인드 멜로디에 더 관심을 보였고,

결국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언체인드 멜로디는 1965년, 빌보드 싱글차트 4위에 오르는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1990년, 영화 사랑과영혼에 언체인드 멜로디가

삽입되면서 이 노래가 또다시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영화 사랑과영혼 영상이 삽입된 언체인드 멜로디 음원.

결국 1990년에서 91년에서 걸쳐 언체인드 멜로디는

영국, 네덜란드, 호주등 다수의 국가에서 다시 1위에 오르게 된다.

언체인드 멜로디가 처음 나온 1955년에도 레스 벡스터, 로이 해밀턴등 4명의 가수들이

이 노래를 미국과 영국에서 1위에 올려놓은 바 있었고, 라이처스 브라더스는 1965년과

1990년 무려 두번이나 더블 히트를 시킨 것.

언체인드 멜로디는 그 이후에도 계속 리메이크 되었고,

1995년에는 남성 듀오 롭슨 & 제롬 (Robson & Jerome)이 또 다시 리메이크해서 영국차트 1위에 올랐고,

2002년에는 가레스 게이츠가 또또 리메이크해서 영국,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등에서 다시 1위에 올랐다.

히트곡이 필요하면 언체인드 멜로디를 리메이크하면 되지 않을까? ㅋ

그리고 통산 670명이 넘는 뮤지션들이 다시 불렀던 

언체인드 멜로디는 당연히 한국에서도 리메이크 되었다.

1977년 10월 15일 서라벌 레코오드사에서 발매된 김상범, 박일준 신곡 모음 앨범 자켓. (당시 김상범은 박일준의 매니저이기도 했다.)

위 앨범의 A면에는 김상범의 노래가, B면에는 박일준의 노래가 담겨있었다.

B면의 노래중 당시 의무적으로 넣어야했던 건전가요 '너와 나'를 제외하고

박일준은 총 5곡을 수록했고 그 중 두번째 수록곡이 바로 외국곡인 언체인드 멜로디 (오! 진아!) 였다.

1979년 11월 20일 서라벌 레코오드사에서 발매된 박일준 제3집 앨범 자켓.

노래 '오! 진아!'는 1979년 발매된 박일준 3집에도 수록되었다. (B면 두번째 곡.)

'오! 진아!'는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리메이크곡이라기 보다는 70년대 가요계에서

관행적으로 만들어지던 이른바 '번안곡'이라 생각하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원작자에게 허가를 받고 정식으로 리메이크 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외국곡에 한국어 가사를 붙여 임의로 발표한 노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래 언체인드 멜로디의 공식 리메이크 기록에 

박일준의 '오! 진아!'는 아마도 카운트 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대부분의 번안곡들은 레코드 발표시에도 원저작자 표기가

제대로 되지않고 단순히 '외국곡'이라고만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래의 영상 초입에도 오! 진아!의 작곡자가 단순히 '외국곡'이라고만 표기되어 있다.

박일준이 TV 방송에서 오! 진아! (언체인드 멜로디)를 공연한 영상.

(8, 90년대 가요무대 영상으로 추정된다.)

1991년 3월 8일 동아일보 기사.

1977년 박일준의 데뷔 히트곡인 노래 '오! 진아!'가

영화 사랑과 영혼의 인기로 인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소식을 알리고 있다.

위 기사에 나온 김상범은 위에서 확인한 '김상범, 박일준 신곡 모음'

앨범에서 박일준과 함께 노래를 수록했던 당시 박일준의 매니저다.

박일준은 1991년에는 이미 가요계를 떠나다시피 한 상태였지만,

영화 사랑과영혼과 언체인드 멜로디의 인기가 박일준과 오! 진아!를 재조명 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