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이 시작한 시점부터 여자를 봐도 아무런 성적인 느낌이라던가 감정이 없었음. 그래서 중학생때 '나는 이성애자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음. 기존에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만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성적 지향이 있는 걸 인식하고, 무성애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됨. 그때는 그냥 존재 여부만 알고 넘어감.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다시 한 번 성적 지향성에 대해 고민함. 사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되진 않았는데 그냥 궁금해짐. 다시 나무위키 정독하고, 위키피디아도 읽음. 그래서 먼저 성적 지향이 어떤 건지 알기 위해 포르노 사이트 들어감. 스트레이트부터 시작해서 게이, 레즈, 바이 같은 사이트에 있는 분류는 다 봤는데 아무렇지도 않음. 성적 취향이 특이한 건가 해서 위키에 나오는 모든 장르(페도 빼고) 거의 대부분의 장르를 봄. 히토미도 봤는데 일부는 역겹고, 대부분은 아무 생각이 안 들어서 무성애자라 생각함. 그래서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청소년기엔 유성애인데 헷갈릴 수 있다고 해서 그렇구나 하고 넘어감. 근데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똑같음.

위에서 내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 몇 번 썼는데 뭔 소리냐면, 성적 흥분이 없어서 발기가 안 된다는 얘기임. 근데 몸 자체가 예민해서 병원은 안 가봤지만 1차성 조루 의심될 정도로 심한 조루임. 아무런 성적 흥분이 없어도 물리적인 자극만 있어도 발기와 사정이 됨. 아무 생각 없으면 30초~1분 컷이고, 마음만 먹으면 열 번 내외로 흔들고 쌀 수 있음. 자위가 귀찮은 나는 그냥 편함. 자위가 기분이 좋지 않아서 안 하려고 했는데 너무 안 싸면 병원 가야 할 수 있다고 해서 일주일에 한 번은 하고 있음. 빈도를 줄여야 할 지 늘려야 할 지는 고민 됨. 그리고 평소에 야동 안보냐고 물어볼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음. 중학생 때부터 봤는데 그냥 여자 몸 신기해서 유튜브 내지는 영화처럼 봄.

평소에 누구 안아주는 거 좋아해서 엄마나 동생들 안아줌. 안아주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음. 구체적으로는 감정이 리셋되는 느낌. 친한 친구 두 명한테는 '나 무성애자인 듯'이라고 하니까 'ㅇㅋ' 하고 넘어갔고, 그 두 명도 가끔 안아줌. 나머지한테 하면 게이로 오해 받을까 안 함. 무로맨틱은 아니라 만약 나 좋다 하는 여자애 있으면 사귈 의향이 없진 않음. 손잡고 허그까지는 괜찮은데 그 이상 원하면 헤어짐.

부모님은 내가 여자친구 한 번 안 사귀니까 20살 될 때 여자친구 생기면 월급 150 준다고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말함. 돈이 혹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자친구 사귀느니 돈을 안 받는게 낫다는 생각이 더 컸음.

갤러리 관련된 것 중에 생각나는 거 아무거나 써서 좀 엉망인 것 같음. 그래도 내 경험을 남들과 공유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적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