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0대 중반

드디어 내 정체성을 확실히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그동안은 친구들이랑 연애 관련 이야기해도 그렇구나~하고, 넌 연애 안 하냐는 얘기에 글쎄~하며 넘겼었음(계속 모쏠이었음)

성인 되고 나서부터는 친구들이 너 무성애자인거 아니냐 하길래 그런갑지ㅋㅋ하고 나중에 인터넷 검색해보니 맞는 것 같아 그때즈음부터 스스로를 무성애자로 생각하고 살았었음. 

그런데 올해부터 연애라는 것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채로 죽는 건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그냥 주변 사람들이 다 연애얘기만 하고 연애하고 그러니까 은연중에 든 생각일지도) 그러다 최근 고백받고 사귀는중인데, 받아준 것도 '연애하면 과연 내가 바뀔까?' 라는 생각에 실험적으로 받아준 것이 크고, 아무리 생각해도 얘랑 키스 혹은 그 이상의 것을 못하겠는거임(그 친구는 하고싶다는 의사 피력해왔음, 내가 거절함)

그렇게 어영부영 지내오다가 결국 오늘 애인한테 너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더니 걔가 한참뒤에 나보고 혹시 넌 무성애자가 아닐까, 라고 얘기함. 그 뒤로 계속 인터넷 뒤지다가 이 갤 발견하고 쭉 정주행했는데 세상에 나같은 사람이 꽤 많이 존재하는구나 라는 걸 알고 굉장히 기뻐하는중. 그리고 나에 대한 생각도 확실해졌고.

일단 내가 나를 무성애자로 정의?한 근거들

1. 어릴적부터 누군가를 좋아해본 경험이 전무함.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보면 조각상같다, 옆에서 구경하고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음. 

2. 내가 섹슈얼한 상황에 놓인다는 상상만 해도 역겨움. 그런데 ㅇㄷ이나 히토미 이런건 되게 잘 보고 오히려 좋아하기도 함. 아까 갤에서 보니까 오토코리스? 그런거라고 하던데 맞는거같음ㅇㅇ +스킨쉽 자체는 좋아하는 편인데 좀 건조한? 손잡기나 포옹정도까지만 허용되고 그 이상은 너무너무 싫음. 불결하고 역겹다는 생각밖에 안 듦

3. 성욕이 전무한 수준임. < 사실 이건 무성애랑 별 상관없긴 한데 난 주변 사람들이 ㅈㅇ한다는 사실 듣고 개 충격받았던 기억이 있음. 그런거 없이도 잘 살아왔어서 세상 모두가 그런 줄 알았음... 진짜 트루먼쇼당한 기분

4. 연애든 뭐든 그런 쪽에 전혀 관심이 없음. 올해부터 든 연애해봐야겠다는 생각조차 주변에서 연애는 해봐야한다고 해서 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 이번에 시작한 연애도 그 친구를 연애대상으로 좋아해서 한다기보다는 친구로서 괜찮은 성품이라 받아준거고(쓰레기같다고 해도 맞말임...), 창작물(만화, 소설, 드라마, 영화 등)조차 로맨스물은 좋아하는 편이 아님. 

이정도? 

무성애자라고 정의하긴 했는데 에이로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서 보류해두는중

((뭘 좋아해봤어야 알지...

하여간에... 종종 동질감 느끼러 찾아올 듯 합니다. 다들 행복하세요.